[142차 노동포럼] 노동조합의 사회연대전략
□ 일시: 2019년 11월 21일(목) 14:00-17:00
□ 장소: 서울 상연재, 컨퍼런스룸 8
□ 주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후원: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ㅇ 사회
- 정경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ㅇ 발표
- 허인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 이명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ㅇ토론
-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
- 김형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실장
-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
- 현광훈 공공운수노조 연대사업실장
-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 한석호 전태일재단 기획실장
정경은 최근에 이 주제가 노동조합 안팎에서 상당히 많은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워낙 쟁쟁하신 토론자들이 발제하실 두 분 선생님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으니 15분 안에 아주 쟁점을 불러일으킬 만한 발제를 부탁드립니다. 일단 허인 교수님부터 발제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발표1_울산지역 사회연대활동 확대 전략
허 인
울산지역노동조합 사회연대 활동 전략인데요. 금속노조 울산지부․현대자동차지부, 현대중공업지부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의뢰하여 정경은 박사와 제가 연구한 결과입니다. 울산지역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메카로 인식됩니다. 87년부터 대규모 노동운동의 진원지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가장 주목받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1998년 IMF 경제위기 이후, 노조가 고용안정 이슈에 매몰되면서 결과적으로 기업의 담장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요. 사회적으로는 노동계급의 분절,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속에서 정규직이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당하였습니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전략은 크게 산별노조 건설운동과 정치세력화 두 가지였습니다. 산별건설 운동은 많은 노동조합이 노력했지만 사용자들의 산별교섭 거부, 또 내부 갈등으로 여전히 건설 과정 중에 있습니다. 정치세력화는 민주노동당의 분당 사태 이후에 현재는 노동의 힘이 굉장히 미약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울산에서 지역연대 활동을 간단하게 살펴보면요. 1993년도에 현대중공업의 산업폐기물 소각장 건설 저지 운동,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 울산시 버스 요금 인상 반대 운동을 포함해서 사실 93년도 현총련이 만들어지면서 지역에서 연대 활동들을 활발하게 벌인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98년 경제위기와 정리해고 국면에서 고용안정 이슈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면서 저런 연대 활동 고리들이 이어나가지 못한 상황이었죠. 반면, 자본이나 사용자측은 소위 말하면 '사회공헌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서 기업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만큼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오히려 지자체장 선거 당선 등을 통해서 지역의 노동복지센터를 포함한 미조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여러 복지 혜택들을 지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요.
노동조합은 노동 시장에서의 역할, 시민사회에서의 역할, 국가와의 관계, 이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노동조합과 사회, 또는 정치가 어떻게 상호작용 하느냐에 따라서 노사관계나 노동계급의 방향성이 정해집니다. 지금껏 한국의 노동조합은 노동시장, 즉, 경제적 영역에서 나름대로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국가와의 관계에서도, 소위 말하면 정치 활동이나 대정부 투쟁 등 여러 활동을 나름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민사회, 즉 사회에서 노동조합의 존재, 노동조합의 가치라는 것이 과연 있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지금까지 노동조합의 연대활동은 사실상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투쟁 사업장 간의 계급 내 연대이고요. 다른 하나인 계급 간 연대는 소위 말하면 민중연대라는 개념으로 농민, 빈민과의 투쟁 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민주노총의 최근 사회연대 활동의 흐름을 간략하게 보시면, 2009년도에 민주노총 조직혁신위의 평가를 보면, 기존에 산별 중심성이 강조되다 보니까 지역에 대한 권한과 개입력이 급속하게 저하된 상태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지역 중심의 노동운동을 새롭게 전개하자는 논의를 했고요. 2015년에 민주노총이 사회연대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설치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평가하면, 민중연대, 기존 연대사업국의 민중연대 활동의 개념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금속노조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현대자동차의 2004년도 단체협약을 통해서 50억원 정도 사회공헌 기금 전액을 사측이 출연합니다. 그 밖에도 경주지부의 사회공헌기금, 경남지부 사회연대 사업들, 다양한 사업이 전개되었습니다. 금속노조의 사회연대활동의 특징을 세 가지 언급하려 합니다. 첫째, 활동 내용이 대부분 현물기부와 재능기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둘째, 조합원의 참여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 또는 사회연대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셋째, 사업을 연속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업장, 사업가, 활동가, 또는 사업 주체가 명확하게 정립이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나름대로 조합비를 통해서 사회연대활동을 굉장히 다양하게 진행했는데요, 올해 모든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새롭게 사업을 평가해서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상황입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업 주체가 사업장 사정상 현장으로 복귀하였기 때문입니다. 향후 노동조합 연대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례들을 충분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산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조합원들은 울산의 미래에 대해서, 경제, 인구, 복지에 대한 전망이 낮고, 노동조합의 신뢰와 영향력을 여전히 기대합니다. 조합원들의 지역복지 서비스 만족도가 굉장히 낮고, 그 과정에서 보건의료 시설에 대한 욕구가 굉장히 높다는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이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하고 있고요. 상당히 많은 조합원들이 기부활동 참여 의사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자원봉사 활동 참여도도 약 14~31% 정도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동조합을 통한 참여가 아니라 대부분 종교단체, 동호회 등을 통해서 참여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대다수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의 사회연대활동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사회연대 활동을 확대한다면 참여의사가 있다는 대답도 77%가 넘게 나왔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노동조합이 사회연대활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이 현재 있는지 물었을 때는 그렇게 신뢰하지 못하는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오히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더 찬성한다는 대답이 40~50% 이상 넘었습니다. 저희가 그 이유를 살펴봤을 때 지금까지 봉사활동이나 소위 사회공헌활동은 대부분 사용자를 통해서 이루어진 경험밖에 없다는 거죠. 노동조합을 통해서 사회연대활동을 한 경험이 없고, 노동조합이 여러 가지 기금이나 활동에 들어가는 재원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지, 그런 능력이 있는지 약간 의구심을 갖는다고 분석됐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저희는 노동의 이데올로기, 문화, 활동력, 재정 등을 통해서 지역사회, 특히 지역사회에서 영향력 확대라는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을 드립니다. 그에 따른 전략으로 계급 간 연대를 해서 가능한 모든 지역 문제에 개입하고 영향력을 확대하자는 것이 주요 전략입니다. 실행조직은 노조로부터 독립적인 기구가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민주노조 집행부 임기가 2~3년이고요. 연대 사업의 특성상 상당히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독자적인 조직이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이기때문입니다. 또 사업 역량은 전문화되어야 하고, 밑바탕에 신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상근 역량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프로세스와 운영 측면에서 기구 설립 초기부터 제 단체들과 방향 설정을 함께 하면서 맞춰 나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한편으로는 노조 파견자, 다른 한편으로는 전문 상근자들을 채용해서 운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조합원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조합원들이 제시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욱 중요하게는 독자적인 활동 공간을 만들어서 다양한 여러 단체들과 공생하고, 거기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사업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결론을 내렸고요. 그래서 가칭 ‘울산노동사회연대센터’를 설립하자고 제안합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울산에서 여러 차례 토론했습니다. 크게 두 가지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여전히 사회연대활동, 노조의 사회연대활동이 무엇인지, 개념과 범위에 대해 생각 차이가 있습니다. 노조 활동가들이 가장 내세우는 논리는 그런 겁니다. 내부의 미조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나 지원도 하지 못하면서 무슨 사회연대활동이냐는 문제제기가 컸습니다. 사실은 다 맞는 얘기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 논리로 사회연대활동의 정당성을 가둬버리면, 사실 사회연대활동은 어렵겠죠. 그렇게 얘기하면 우리 사업장도 제대로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무슨 밖의 연대 사업을 하느냐는 질문과 똑같거든요. 그래서 이 논리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 극복하는 노력이 있어야겠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노동조합이 독자적으로 내부에서 하지 못하는 사업을 외주화하거나 외부화해서 독립시켜서 사회연대활동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 방식이냐는 문제제기인데요. 여기에서는 두 가지 정도 더 세밀한 문제제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노조가 어떻게 통제를 하고 관리를 할 거냐'는 아주 권력적인 하나의 문제가 있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노조와 연대 사업의 독자적인 구조가 어떻게 소통을 하면서 만일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하는 그런 고민도 함께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 관계상 발표를 마치고, 토론 과정에서 더 많은 얘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발표2_노동조합 주도 재단(기금)의 유형과 함의(한국, 캐나다, 독일)
이명규
제가 발표할 내용은 한국의 세 개 재단, 독일의 두 개 재단, 캐나다의 노동자기금 사례를 비교하고 사회연대 전략에서 무엇을 추진해야 되는지 정도를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공공상생연대기금은 2017년에 탄생했습니다. 다섯 개 노조가 참여하고, 설립배경은 성과연봉제 도입 폐기와 함께 인센티브를 사회적 연대차원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좋은 일자리 창출에 사용하자고 노조가 제안하면서 추진된 겁니다. 미션은 상생과 연대로 건강한 노동존중사회 실현입니다. 재정규모가 현재 42개 공공기관에서 기부가 이루어져서 한 505억 원 됩니다. 인센티브 환수된 금액이 1,600억원으로 알고 있는데, 재원의 출처는 이 환수액과 기부자에 의한 기부금 등이 주요 재원입니다. 이사회는 열다섯 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다섯 개 노조 대표자가 있고, 사용자 대표 4인, 시민단체와 전문가 6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업영역은 장학사업, 직장체험 연수프로그램, 연구사업, 울타리사업 등이며 특별사업이 사회공헌활동, 응모전과 아이디어 공모가 있고, 18-19년에 철도역사어린이집을 짓고, 청년공익활동가 대출사업을 하고, 소셜벤처허브센터를 건립했습니다. 창업청년지원. 19년에는 직장 갑질 신고 어플 개발, 창원 중소공단노동자 작업복세탁, 미혼모 휴게시설 설치사업 등을 했습니다.
금융사업공익재단은 설립년도가 2018년입니다. 금융 산업 33개 기관 노사가 모여서 만들었고, 2012년부터 띄엄띄엄 임금인상분 중 일부를 사회공헌기금으로 조성하기로 합의하였였습니다. 2017년 1,000억. 2018년도 1,000억으로 현재 2,000억 원 출연키로 합의한 상황입니다. 사업목적이 일자리 창출, 청년실업 해소,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공헌사업이라고 명시를 하면서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사회는 노동조합 추천 5인, 사용자 추천 5인인데 이 중 노조위원장 1인과 사측 1인이 당연직으로 되어 있고요. 2019년 10개 사업 영역이 있는데, 아이디어 공모사업으로 10억, 위탁공모. 이게 결정이 된 것으로 압니다. 위탁공모사업에 한 344억, 직접사업에 한 6억을 냈는데. 위탁공모사업 344억 중 300억 원이 거점별 어린이집 설치 사업, 그 다음에 직접사업 6억은 소방청 업무협약을 맺고, 방화복 전용 특수세탁기를 제공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희망씨는 사단법인으로, 회원제로 운영됩니다. 2013년에 설립했고, 앞서 두 개 기관보다는 이른데요, 희망연대노동조합 조합원이랑 지역주민이 회원으로 현재 600명, 비중은 6:4입니다. 설립배경은 여기도 마찬가지로 2011년 씨앤엠지부 임단협 때 사회공헌기금을 지역연대사업에 쓰자 해서 모아진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노사관계가 악화되면 사회공헌기금 재원의 불안정성이 노정되면서 사단법인을 만들어 회원제로 운영 중입니다. 사실 사단법인 희망씨는 아동복지법인으로 특화된 사업들을 지역연대와 연결 지어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회원제이다 보니까 앞서 두 단체와는 달리 금액이 적어서, 전년도 기준 1년당 3억 원 정도 됩니다. 여기서 강조하는 활동 원칙은 조합원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사회공헌사업은 무의미하다면서 시혜가 아닌 ‘나눔’, 봉사가 아닌 ‘연대’, 기부가 아닌 ‘참여’, 장기적 성장 지원. 네 가지입니다. 사업영역은 네 가지 정도이고 국내위기아동지원이나 해외위기아동지원이 중점사업입니다. 희망연대노조는 지역연대를 희망씨 사업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독일의 한스뵈클러재단은 1977년에 독일노동조합총연맹이 만들었습니다. 설립배경은 공동결정제도에 따라서 노동자평의회 혹은 감독이사회의 노동이사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서 세워진 기관입니다. 현재 연구, 교육, 공동결정제도에 대한 사상을 지원하고 현실화 등 세 가지 영역이 있습니다. 재정을 보면, 2015/16년 기준기부금과 정부지원으로 약 970억 원입니다. 정부지원사업은 장학사업에만 쓰고, 기부금은 좀 독특한데 노동이사가 이사로서 받는 보수가 있어요. 전액 기부합니다. 전체 재정의 한 65%를 차지합니다. 노동조합 주도의 재단이다 보니까 감사회에 조합원만 참여하고 사용자들은 없습니다. 주요 사업은 장학사업, 대학교와 고등교육기관에서 정치 교육 활동, 연구지원사업을 하는데 매년 100여개 프로젝트를 다음과 같은 주제로 운영합니다. 공동결정제도 지원을 위한 세미나와 교육, 법률, 회계, 상담이 있고 경제와사회연구소 등 한 3개 정도 연구소를 운영합니다.
한스뵈클러재단도 사회연기금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73년에 아옌데 정부에 대한 민주적 칠레정부 수립을 위해서 만들었는데, 재단이 수여하는 장학금 수혜자들이 장학금의 1%를 내고 강사들이 자기들의 강사료 전액이나 일부를 내고 재단이 일대일 매칭으로 두 배 정도 기금을 만들어 운영했습니다. 상황이 바뀐 이후에는 비영리단체 신청을 우리처럼 공모사업 해서 지원금은 1,000-10,000 유로 정도로 연대 프로젝트를 합니다. 10,000유로를 넘는 사업도 특별하게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사회연대기금은 재단 내부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토 브레너 재단은 금속노조가 72년에 만든 건데 목적이 공공의 이익 실현과 민주적 기본권, 사회통합입니다. 주요 주제는 노동조합의 문제점, 일, 고용 및 교육이나 이런 것도 있습니다. 이사회는 금속노조 위원장, 부위원장 및 그 외로 되어 있는데. 사실 오토 브레너 재단은 노동조합이 만든, 노동조합 모형과 관련된, 노동조합의 문제와 관련된 재단의 성격이 강합니다.
(편집자 주-캐나다 노동자기금 사례는 이주희 교수 발표문으로 대체)
사회연대전략이 왜 필요한가. 제 생각에는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의 현재를 키워왔던 연대전략이 지금은 좀 부정적으로 비치는 거죠. 기업별 노조의 강한 집합의식과 동질성이 조합원의 이익 목표와 전략에는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담벼락을 넘어서는 노동조합 사이 연대는 비용이 되는 겁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연대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사실상 꺼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우리'라는 틀 안에 갇히면서 현재와 같은 환경 변화, 노동시장 불평등, 시민사회 연결이 약화된 방식으로 갔고 이데올리기적으로 ‘이기적인 정규직 노조’라는 공세에 몰린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제 생각에 사회연대전략의 사회라는 말은 주체와 이슈 두 가지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사회는 노동자가 아니라, 그 범위를 넘어서는 주체를 얘기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슈에 있어서 노동자, 노동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에 관한 환경, 인권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사회입니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고려된 사회연대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다양한 주체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둘째, 조직 노동의 자원 재분배라고 썼는데. 제가 생각한 건 이런 겁니다. 과거에 국민연금이었나요? 노동조합 양보론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 양보에 대한 문제도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 사회연대전략으로.
재단 사업에 제안 드리고 싶은 건, 장학사업에서 고등학생, 중고등학생한테만 주는 게 아니라 석박사 과정에 노동 연구하는 사람한테 장학사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다시 피드백의 선순환으로 연구조직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회주택입니다. 최근에 청년층은 주택에 대해서는 포기 상태 아닙니까, 사회적 경제 조직이랑 연결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은퇴 조합원, 베이비부머도 사실 지금 가진 아파트 필요 없거든요? 공동주택이나 어떤 사회사업이나, 사회주택사업을 해서 7:3의 비율로 청년이든 비정규직이든 공동주택 중 하나를 임대하는 거죠. 장기임대 있죠. 이미 어디선가 지금 하고 있고, 노동조합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우분투 재단이 라이더유니온한테 5천만 원의 협약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조직 노동, 현재 중간 매개 조직이던 재정이 필요한 많은 사회노동세력이 있거든요? 노동조합이 자원을 배분하는 사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정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토론1_노동운동이 사회연대전략으로 나아 갈 방향
하부영
오늘 오면서 여러 가지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습니다. 허인 교수님께서 울산 지역의 사회연대전략 연구 결과를 발표하셨는데, 연구결과를 가지고 울산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뿌리를 내릴 건지 숙제입니다. 기금 관련해서 이명규 부소장님께서 발표하셨는데요. 실제로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자동차뿐만 아니라 그 각 노조가 기금을 조성해서 사회연대활동이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는데, 현대자동차 노조 경험을 보면 한강에 돌 던지기입니다. 예를 들어 지역아동센터에 한 1억 정도를 지원하는데, 그거 끊으면 지역아동센터 다 문 닫고 모든 원성과 원망은 현대자동차 노조가 듣게 됩니다. 이런 식의 사회공헌과 연대기금 조성해서 하는 활동이 과연 필요한가, 혹은 지속가능한지 의문이 좀 들고요. 희망씨 사례는 전혀 다른 방향을 가기 때문에 유심히 보고 있고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성공하면서 노동조합은 오히려 더욱더 고립되죠. 자본이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데 같이 사진 찍어주고 들러리를 선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퀘벡주 사례나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사례에서 연기금 투자로 노동권을 보호해 주는데 관심 있게 봤습니다만 우리는 아직까지 이런 수준까지는 민주화가 덜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연금이 지금 잘못 활용되는데, 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창구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사회연대전략에 대해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지만, 노동조합은 근본적으로 구조와 시스템이 안 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발제자가 두 가지 이유를 얘기했는데, 같은 생각입니다. 덧붙이면 기업별 노동조합이라는 틀 자체가 어렵다고 봅니다. 조합원 대중들의 표를 먹고 사는 사람들 아닙니까.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야죠. 세상을 바꾸는 사회연대? 실질적으로 표도 안 되고, 관심도 없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노조는 기업별 노조에 익숙해져 있고, 32년을 흘러 왔기 때문에 안 되는 거 아니냐 생각입니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는 공장 담벼락 밖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그런 사업들을 좀 체계적으로 받고 5년, 10년의 장기적인 사업 방향과 과제를 설정해서 추진해야 됩니다. 단일노조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현재 기업별노조 구조로는 안 되니, 별도의 전담기구를 구성해서 노조 내부의 조직이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허인 교수님 결론에 저는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32년 동안 노조활동을 좀 돌아왔을 때, 내가 자본에 부역하는 부자되기 운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자동차 노조사례를 든다면, 연봉 9천에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0%가 돈이 없어서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본주의에서 돈 많이 벌어 인간답게 살고, 행복하게 살려 했던 그 자체가 뭔가 잘못된 방향을 설정한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90%의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 민중들이 기득권을 철폐하자고 혁명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기득권을 지키는 반혁명 세력에 설 건지 90%가 요구하는 봉기와 혁명 세력에 동참할 건지, 지금부터 노동운동 방향을 잘 정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세상을 바꾸자고 우리가 구호는 외치고 있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쭉 해온 것을 돌이켜 보니까 그야말로 정권과 자본에 의존하는 운동만 해왔더라고요. 지난 30여년 저지하고 반대하는 운동을 했는데 오리혀 운동은 자주성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조합원들에게 가서는 정권이 안 도와 주고 자본이 안 도와 주니까 라고 변명하죠. 우리 스스로 세상을 바꾸는 연대를 해서 세력을 확장하고 그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세상으로 가는 연대사업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건 꿈에도 없는 것이 아니냐 생각듭니다.
우리 노동조합 투쟁을 통해서 이룬 성과를 정권과 자본한테 의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결의해서 당장 이행할 수 있는 사안조차 안 하고 있는 것이 뭐냐 찾아야 합니다. 제가 민주노총 울산 지역본부 일하면서 여러 제안을 하면 정당과 노동조합이 돈 없어서 안된다고 합니다. 내가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사업 한 시간 만에 스무 개 적어줬습니다.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사업이 무궁무진한데도 안 하더라는 거죠. 정권과 자본 앞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부터 하나하나 차곡차곡 해나간다면, 중소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열어간다면 현재처럼 퇴행하고 침체된 노동운동을 극복할 방안은 거기서 나오는 것 아니냐 생각합니다. 마치겠습니다.
발표2_노동조합의 사회연대 사업과 노동운동
김형균
반갑습니다. 그동안 구조조정 싸움에 매진하다가 집행부 바뀌면서 뭘 해야 하나, 2014년도에 87년을 경험했던 세대가 젊은 친구들한테 어떤 모습으로 보여져야 할까, 어떤 정신을 이어줘야 하는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연구사업에 참여하고, 이번 토론회 준비로 앞의 과정을 쭉 읽고 공부를 하게 됐고요, 그러면서 반추를 해봤습니다.
저도 하 지부장처럼 많은 고민을 했지만, 여전히 수단으로써의 사회연대사업으로만 생각되고,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측면에서만 많이 바라봤던 과정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고요. 대단히 형식적이거나 기업의 사회공헌운동을 따라하는 방식의 운동을 사회연대운동이라고 지칭했던 거 아닌가 생각도 있었어요. 고민하다 보니 노조 그 자체가 이미 연대체인데, 누구보다 연대를 잘 하는 게 노조잖아요. 모순인 거죠. 노동조합이 사회연대사업을 고민한다는 말 자체가 이미 나는 지금 기업 안에 갇혀 있고, 기업 담장 밖에 누군가와 연대하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니 우리 스스로 또 다른 벽이고 그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거죠. 사업장 안에서도 자본에 의해서 정규직과 하청으로 나눠진 질서에 저항보다 그 질서에 순화되는 과정이 지금까지 우리의 모습이 아니었나 반성을 할 수밖에 없었고요.
참 아이러니하게 87년도에는 저는 노동조합 지키고, 임단협 투쟁 열심히 하면 정말 노조활동 열심히 하는 거고, 이걸 통해서 우리 노동자들이 자기의 삶을 좀 더 윤택하게 살기 위해서 공부도 하고 문화생활도 하고 잔업특근에 목매지 않고 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안 살고 전부 다 큰 차를 사고, 애 학원 두 개 세 개씩 더 보내고 그런 지출을 확 늘려버렸어요. 다시 잔업특근에 목매는 거예요.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걸 확인하는 순간부터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냐는 생각이 들고 어느 날 하 지부장과 같이 만나서 얘기하니까 맞아요. 그냥 똑같은 상황을 목도하면서 반성하게 됐고. 그러면 우리가 뭘 해야 되냐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독일이나 유럽의 산별처럼 되면 좋겠다고 바라봤지만, 여전히 우리한테는 되게 멀죠. 87년부터 투쟁했던 저는 그런 한계가 있었는데, 10여년 동안 있던 어용노조가 노조인줄 알던 젊은 친구들이 2014년에 민주노조로 바뀐 뒤 의식이 달라져 버렸고 저의 87년 느낌을 그들은 2014년도에 느꼈어요. 바로 구조조정 닥치면서 30년 동안 노동운동 과정을 압축적으로 경험하면서 성장했죠. 저 같은 경우는 이 동지들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는 지점이 왔던 거죠. 박근태 지부장도 어제 저와 얘기하면서 우리가 후배들한테 노동조합의 새로운 모습, 직접 느낀 발전의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사회연대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5월 30일, 주총 점거를 하면서 동구 지역이 거의 다 우리 노조 투쟁에 박수를 쳐줘요. 점거는 불법이거든요. 불법인데 다 박수치고, 저녁에 같이 집회에 참여하는 모습이 있었죠. 아무도 시끄럽다고 신고도 하지 않았어요. 이 젊은 친구들이 이제 지역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습니다. 10일간 파업했는데, 하청이 일하면서 다 복구됐어요. ‘하청과 함께 안 하면 안 되겠구나’, ‘우리만 열심히 해봐야 안 되겠구나’ 하면서 하청과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큰 교훈을 얻게 된 거죠. 오랜 투쟁 과정을 평가하면서 워낙 자본의 감시와 통제, 또 사내 하청, 사외 하청 등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조직할 수 없다면, 좀 더 다른 구조를 만들어서라도 진행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생각입니다.
울산 동구는 집단적인 부분이 아주 강하고, 또 월급날이 같고 작업복도 똑같이 입고 다니고 동질성이나 커요. 저녁에 술 먹으러 가도 하청인지 정규직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죠. 지역 사업이 어쨌든 되게 용이하죠. 저는 노조가 지향할 방향으로 지역에 있는 단체들과 함께 신문사업을 통해서 연대사업을 진행하고, 당장 돈이 문제가 아니고, 그들과 끈끈한 교류를 바탕으로 한번 나가보자는 생각입니다. 저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 10명 내외로 똘똘 뭉쳐서 몇 년간 한번 파보자고 생각 중이고 하청 노동자들을 자연스럽게 결합시키는 과정을 해보고 현실 때문에 조직화가 당장 어렵다면 중간 단계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정경은 감사합니다. 시간을 거의 정확하게 지켜주셨습니다. 이명규 부소장이 발표했던 내용은 사무금용노조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의뢰한 사회연대전략 연구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사실 우분투재단이라는 이름이 독특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꽤 있으실 텐데, 이미 사업도 진척되고 있습니다. 아까 하부영 지부장님이 노동조합으로는 안 된다고 얘기하셨는데, 김현정 위원장님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발표3_사회대개혁과 사회연대 활성화를 위해 노동조합이 나서야
김현정
아까 허인 교수님께서 정책 제언한 부분이 사무금융노조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을 만든 것과 맥이 거의 같다고 봅니다. 그런 고민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저희가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하부영 지부장님과 김형균 동지가 사회연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저는 그런 얘기는 생략하고 우리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을 만든 배경과 과정, 주요 사업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분투를 ‘우리는 분노해서 투쟁한다’라고 아시는 분도 계시던데, 우분투는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상생, 연대, 공존을 의미하는 아프리카 코사족 언이입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코사족이잖아요. 그분의 정치적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우분투라는 말에서 영감을 받아서 저희가 우분투 프로젝트라고 명명하고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작하게 된 배경은 우리 사무금융노조연맹이 소위 넥타이부대로 불리는 조직이거든요. 아까 87년 말씀하셨는데, 2017년에 30주년을 맞아 지난 30년을 조망하고, 앞으로 30년을 어떻게 나갈 것인지 구체적인 고민을 해보자고 해서 네다섯 가지 사업들을 일 년에 거쳐서 쭉 했습니다. 12월 12일 노조 창립기념일에 심포지엄도 했는데, 87년에 정치적 민주주의를 위해서 노학연대 투쟁을 했고. 30년이 지난 2017년에는 박근혜 퇴진을 위해서 선봉에서 투쟁했는데, 앞으로는 그 어떤 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것이냐 고민했습니다.
한국사회 진단 끝에 정규직 중심의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가장 큰 문제이고,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전에 국민들은 행복해질 수 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대의원대회에서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재단 설립과 모금 방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저희 명분은 산별노조 법제화와 ‘약탈적 금융’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금융산업에 대한 신뢰도 회복하기 위해 사회연대전략이 필요하다고 노사를 설득했습니다. 사실, 노조는 경쟁 상대가 있기 때문에 설득하는데 더 어려웠습니다. 저희가 진짜 셀 수 없이 수많은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간담회를 실제로 했고요. 2018년 3월에 토론회를 크게 열었고 사측이 참여해서 저희도 놀랄 정도였는데 그렇게 설득 과정을 거쳐 2018년 6월에 우리 사무금융노조가 생긴 뒤 처음으로 300명이 모여 중앙산별교섭이 이루어집니다.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었는데, 오로지 사회연대기금 조성 의제 하나만 가지고 산별교섭을 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에, 사측도 명분상 안나올 수 없었던 거죠. 그 이후에 업종별, 지부별 교섭으로 전환돼서 사회연대기금을 출현하는 기업, 노사가 생겨나기 시작해서 연말까지 12개 지부가 80억 정도의 기금 출연에 합의하게 됐습니다. 2019년 1월 11일 날 공식적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설립 승인을 받았습니다.
저희 사무금융 우분투 재단은 금액이나 공공상생연대기금이나 금융노사공익재단보다 규모는 다소 작지만, 두 재단과 달리 지금도 계속 기금이 출연되고 있습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을 설립한 이후 목표는 명확하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저희 모든 사업은 비정규직 문제에 포커싱되어 있습니다. 재단의 방향은 사회연대 운동,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연대 운동을 주도하는 마중물 역할입니다.
재단의 대표적인 사업을 소개해 드리면, 대표적인 특수고용, 플랫폼 노조인 라이더유니온한테 1억 5천만원 정도 3년을 지원하기로 협약을 맺었습니다. 또 우분투 크레딧이라는 사업인데, 얼마 전에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시, 우리 재단과 노조가 협약식을 체결했는데, 주 내용은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켰을 때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겁니다. 중소기업은 대출금리를 1.5% 깎아줘서 좋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시키는 사회적 의미가 있는 활동입니다. 저희 핵심적인 사업인데요. 서울시랑 체결했기 때문에 16개 시도광역시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노조와 분리된 별도 법인으로 재단을 설립했고, 노동조합은 기금 조성을 서포트하고, 재단 운영은 철저하게 이사회를 통해서 독립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노사가 내니까, 재단사업을 감시하는 역할도 노조가 해야 하기 때문에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인 제가 당연직 이사로 들어갑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상위 10%가 50%의 자산과 부를 갖고 있다는데, 200만명에 해당되는 양대노총 조합원이 상위 10%인 것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정규직 노동자들과 조직된 노동자들이 자기 헌신이나 파이를 내놓지 않는 상태에서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IMF 이후에 30년 가까이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외쳤지만, 양극화와 불평등만 심화되었지 좋아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는 노동조합이 기업의 벽을 넘어서 사회연대운동을 주도할 때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운동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경은 감사합니다. 현광훈 실장님께서는 이 포럼을 위해서 사회공헌 방식으로 진행되는 연대사업에 비판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토론문을 보니 현실에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광훈 실장님께 마이크를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발표4_신자유주의에 맞서는 노동조합의 사회연대
현광훈
네. 일단 사회연대와 관련해서 반신자유주의라는 전략과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이 투쟁을 통한 돌파를 해왔는데 반성적 평가를 하자면, 사회연대와 관련해서 신자유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재구성할 것인지 고민이 이제 시작되지 않았는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과 사회연대에 대해서 이 자리에서 큰 쟁점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는 쟁점이 되는 것 같아요. 사회연대가 발전적 개념이긴 하지만 이것이 실제 사업을 하다 보면 경계 짓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업내용으로 결정되기보다는 행위자들이 어떠한 태도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동일한 내용이라도 공헌이 될 수 있고 연대가 될 수 있는 차이점이 있더라는 거죠. 아까 발표자가 말씀했듯이 노동조합의 준비 정도와 조직역량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지 우리가 취사선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사회공헌과 사회연대를 구별 짓기보다는 오히려 포괄적 사회연대로 사회공헌활동까지 포함하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표하신 내용과 관련해서 두 가지 정도 코멘트를 한다면, 허인 박사가 지적하신 지역사회와 사회연대 활동이 관계가, 노동의 헤게모니전략이라고 제시했는데, 제가 볼 때 현실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있습니다. 김형균 실장님이 ‘지역사회 공동체 생태계 구성’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사회적 관계 관점에서 사회연대를 바라보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저도 공감하고 있고요. 그리고 제언에서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단체가 공동 운영하는 사회연대센터를 얘기하면서 독립적 운영체계를 얘기하는데, 제가 볼 때는 처음부터 독립적 기구라는 개념보다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연대를 지원하는 중간조직 형태로 설정하는 게 쟁점을 완화하고 이해를 돕는데 적절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오히려 지역사회연대에 있어서 중간지원조직 개념으로 가서, 나중에 독립기구로 발전해가는 경로를 제시하는 것이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의견을 제시해 봤습니다.
그리고 반신자유주의 담론과 사회연대모델과 관련된 사항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캐나다 퀘벡의 노동자연대기금 사례는 한국에서도 한 번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에 한국사회에서도 시민단체들이 크게 다양해 지고 있죠. 주로 기업 감시, 정부 감시 활동을 주로 해왔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사회적 경제로 상당히 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활동가들에서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노동조합과 사회적 경제가 어떻게 만날 것인가, 실제로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연대 전략으로 펼칠 것인가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지역사회, 시민사회 활동 역량 자체가 굉장히 기반이 취약하고 열악하고 재생산의 위기입니다. 저는 시민사회 역량에 대한 지원사업을 우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올해 청년재단의 NPO의 경험 활동이라든지, 공공상생연대기금의 공익활동가 협동조합인 동행에 대한 지원 사업이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공공상생연대기금의 지원을 받으면서 지금 1,500명까지 1년 동안 활동하고 있습니다. 큰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시민 활동가들에 대한 지원 사업을 사실은 우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운송노조에서의 연대사업의 고민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사실 길게 가면 2002년 철도․발전․가스 3사의 민영화 저지 공동파업 투쟁을 하면서 그때 우리가 충격적으로 확인한 것은 환경단체, 시민단체들은 공기업 민영화에 대다수가 동의하고 있었어요. 환경단체들은 개발독재 시대의 대규모 공기업은 분할되거나 민영화해야 된다는 정서가 굉장히 강했습니다. 투쟁 이후에 시민사회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 상당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보고 외국에 있었던 여러 가지 민영화 나쁜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이후 사회단체와 연대단위를 꾸려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 성과연봉제 저지 투쟁에 대해 시민단체가 전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해 주면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은 공공상생연대 기금이라고 하는 500억 가까운 기금을 조성하게 되는 결과까지 오면서 앞으로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데, 저는 금속의 고민과 공공부문에서 만들어진 기금을 어떻게 묶어서 민주노총 운동 차원에서 사회운동 전략을 추진해 볼 수 있을지 논의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현대자동차 중심으로 대기업 노조의 고민을 얘기했듯이, 공공기관도 심각합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빠져나가면서 청년 입사자들이 1-2년 이내에는 50%를 넘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청년 조합원 세대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조직적, 집단적 반발을 하고 있고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 1-2년, 길게 보면 3-5년 내에 바뀌지 않으면, 공공부문 정규직 노조 운동은 굉장히 큰 위기에 봉착할 것입니다. 저희도 자체 조사와 토론, 내년 사업을 고민하면서 사회연대사업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겠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토론이 인연이 돼서 한국사회에서 사회연대 원탁회의를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해요. 앞에서 해주신 좋은 얘기들 담아서 하나의 사회연대 담론을 만들기도 하고, 사례 발굴과 보급을 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정경은 감사합니다. 다음에 이주희 교수님께 토론 부탁드리겠는데, 최근 핫한 퀘벡 사례를 연구하셨고 사회연대 활동에 대해서 아주 관심도 크십니다. 오늘 우리 노동조합 간부들의 뜨거운 고민으로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이 현장에서 조언을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발표5_한국사회 사회적 연대의 맥락과 의미: 서구 노동운동의 사회적 연대와 비교
이주희
오늘 얘기가 나온 퀘벡 기금,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 이런 것들이, 노동조합의 시민사회의 권력이라고 본다면 경제 권력에 영향을 미쳐서 다시 국가 권력과 그 경제가 운영되고 그 모든 것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모델로 봐주셔도 될 것 같아요. 사회민주주의는 보통 국가권력이 경제 권력에 영향을 미쳐서 다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고. 사회적 대화는 그 사회민주주의 안에서 택할 수 있는 그 운영체제 중 하나죠. 저는 일단 한국사회에서 사회연대의 정의에 대해 합의는 안 이루어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노동조합이 사회적 연대에 관심을 갖는다면 당연히 정권창출이 목표라고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노조는 정규직 10% 조직하고 있고 노동 계급도 다 조직을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들도 조직해야 하지만, 다 조직해봤자 과반수가 안 됩니다. 이건 스웨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스웨덴에서 초기에는 농민과 연합했고요. 그 다음에 화이트칼라, 중산층들하고 연대했습니다. 그러니까 서구 노동운동에서 사회적 연대는 항상 노동조합의 외연을 어떻게 넓혀서 어떻게 정권을 잡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무리 지금 기업별 노조 체제에서 조합원도 얼마 없고 지리멸렬한 상태라 하더라도 이건 당연히 노동조합의 주요 목표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여기서 틈새적 변혁은 예를 들어서 기금을 만들어서 조금 더 노동 친화적으로, 환경 친화적으로, 그리고 비정규직을 안 쓰는 기업한테 투자를 하는 방식이 계속해서 누적되면 어느 순간에는 우리가 사회주의적인 이상을 꿈꿀 수 있는, 혹은 그와 유사한 형태의 경제체제를 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굉장히 오랫동안 이렇게 축적이 되어야겠지만. 어차피 봉건제도 자본주의로 넘어갈 때 한순간에 넘어간 게 아니라 이런 일들이 누적돼서 넘어갔던 거거든요.
아까도 아동보육센터 지원 말씀이 나왔는데, 일회성 지원은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국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분투의 대출금리 사업은 굉장히 재미있게 들었는데, 그런 쪽으로 더 생각했으면 좋겠고요.
퀘벡 노동연대기금은 금융자본에 대한 통제력 확대라고 하면서 아까 틈새적 전략이라는 게 우리가 지금 기업만 보는데, 기업에 돈을 대는 금융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금융자본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는 과정, 그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는 굉장히 의미 있는 신호라고 생각이 되고요.
퀘벡주는 유럽의 사민주의 국가랑 다르게 기업별 교섭을 주로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직률이 훨씬 높고, 건물을 가지고 있어요. CSN 건물 같은 경우에는 사회적 경제 금융 기관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FTQ도 처음에는 조합원들이 엄청 반대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왜 도대체 노조가 자본가가 되려고 그러냐는 얘기가 나왔고. CSN은 훨씬 더 급진적인 노조고 10년 간 논의해서 그래도 하는 걸로 결정을 내렸다고 그래요.
FTQ 노동연대기금은 중소기업에 5년에서 7년간 '장기인내자본'으로 투자하는데, 노동환경, 거버넌스 구조를 지속적으로 감사하고요. 일단 노동을 탄압한 전력이 있는 사용자에 대한 검토도 하거든요. 얼마나 노동을 친화적으로 대우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사회에 노동을 참여시키는지 다 검토를 해서 투자를 결정합니다. 알려진 것과 다르게 사회적 경제에만 투자를 하진 않습니다. CSN의 행동기금은 네거티브한 일을 안 한 수준을 넘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얼마나 기여하는가까지 평가해서 조금 더 진보적입니다.
노동연대기금의 의의는 일단 노동자가 돈을 내지만 그 돈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은퇴할 때 일시불로 주거든요? 은퇴를 하거나 결혼을 하거나 집을 사거나 그 세 가지 이유가 아니면 돈을 빼 갈 수가 없습니다. 사회적 평가를 통해서 선정된 중소기업에 투자함으로서 제가 보기에는 조직노동과 중소기업 간 상생의 상징성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FTQ는 사회적 경제를 통해서 청년협동조합, 그러니까 청년도 고용해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청년층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도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측은 개인적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고 기업이 투자하면 그들의 어젠다도 들어가야 하잖아요. 왜냐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엄청나게 중요하잖아요. (웃음) 제가 볼 때는 돈이 너무나 중요해서, 지역 친화적 활동이야 정말 자유롭게 하시되, 이제 우리나라에서 저는 지금 기금이 꽤 있고 계속해서 모을 수 있다면 울산이나 지역에서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일단 개인적으로는 오늘 흥미롭고, 공부가 됐고, 도움이 됐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원탁회의건 아니건 저는 노동조합이 여기에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닏. 앞으로 지속적으로 같이 논의를 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정경은 감사합니다, 교수님. (박수) 마지막 토론자로 한석호 전태일재단 기획 실장님 오셨습니다. 예전에 민주노총 사회연대사업 위원장을 하셨고 이 주제를 논의할 때 빠질 수 없는 분이죠.
발표6_노동조합 사회연대전략의 의미
한석호
이제 지칠 때가 되셨을 텐데 마지막입니다. 토론 처음으로 거침없는 우리 하부영 선배를 배치했는데, 마지막으로 또 막 나가는 저를 배치해서 덜 지치게 하려는 게 있는 것 같은데요. 일단 도표들을 가져와 봤거든요. 왜 우리가 사회연대전략을 고민해야 되는지에 대한 답이 여기에 다 담겨있습니다. 첫 번째, IMF 직전인 96년과 14년이 지난 2010년에 우리나라 소득분포가 어떻게 되는지를 나눠본 건데요. 자영업자를 포함한 소득이 17.3%였는데, 14년 뒤 8.5%가 되고 자본소득은 22.2%에서 32.5%로 늘어납니다.
우리 노동자들 중에서 상위 10%에 그 당시에 16%였는데 20.1%로 더 늘어납니다. 그 밑에 임금소득 하위 90%는 46.6%에서 38.8%로 떨어집니다. 한국사회의 계급 계층의 상태들을 보여주는 거 아닌가. 소득 상위 10% 집중도는 미국보다 더 앞서고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극단적인 상태입니다. 자산까지 포함하면 자산이라는 게 원래 그렇잖아요. 부라는 거는 누적되는 거잖아요. 상위 10%가 66%의 자산의 소유하고 있는 거예요. 끔찍한 상황인데요. 하위 50%는 겨우 2%에요.
2015년 보니까 근로소득이 6,432만원이 넘으면 상
노동연대기금, 사회공헌, 연대기금, 사회연대전략, 사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