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노사관계 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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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연구소는 오랫동안 손놓고 있던 교육사업을 재개하였다. 2017년에는 “노조간부라면 알아야 할 경제정책 강좌”라는 주제로 총 8강에 걸쳐 노동조합 활동가를 비롯하여 한국 경제를 이해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강의를 하였다. 당시 경제정책 강좌를 하면서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노조 내 교육에서 만족할 수 없는 교육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연구소는 2018년에는 새롭게 ‘교육사업’을 시도하기로 하고 사업에 착수하였다. 
 
‘노사관계 전문가 육성사업’ 이란?
 “노동존중사회실현을 위한 노사관계 전문가 양성” 교육사업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연구소가 시작한 사업이다. “노사관계 전문가 육성사업”은 노사발전재단이 ‘상생의 노사문화’ 수립을 위해 하는 여러 사업 중 하나로, 노사발전재단이 공개모집을 통해 교육기관을 선정하여 노사관계 전문가 육성과정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시작된 지는 벌써 10여 년이 되어가고, 전국에 8개 기관이 교육기관으로 선정되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18년 1월부터 어떤 주제로 사업을 수행해야 할지를 고민하였다. 여러 주제가 회의 테이블에 올라왔다. 노동존중사회를 테마로 하고 ‘노동존중’의 뼈대는 제시하고, 교육 참여자들이 노동존중의 살을 채우는 방식으로 교육을 추진하자는 견해가 가장 설득력이 있었다. 이 주제로 사업기획안을 준비하고 강사를 섭외하였고 다행히 연구소가 교육기관에 선정되었다.
 연구소는 교육의 목적으로, 첫째 노동존중사회를 위한 현장 노사관계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양성, 둘째 지역 노사관계 파트너십 구축, 셋째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노사관계 패러다임 선도, 넷째 노사관계 실무 역량 강화 등을 내걸었다.
지난 3월 27일에 입학식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동안 서른 한 번의 강의가 있었고, 12월 11일 수료식을 끝으로 2018년 1년간의 교육을 마쳤다. 1박 2일의 국내연수 2회, 그리고 3박 4일의 해외연수까지 하면 총 123시간의 강의였다. 3월부터 12월초까지 약 10개월 동안 매주 화요일에 빠짐없이 퇴근 후 저녁에 3시간의 강의를 듣는 ‘만만치 않은 교육’이었다. 아주 긴 교육이었지만 매주 화요일 강의를 준비하다보니 12월이 되었고, 2018년 12월 11일 제1기 수료식에서 총 9명의 우수 교육생을 선발하여 표창장과 상장을 수여하였다. 고용노동부, 노사발전재단(사무총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전태일재단,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그리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등의 기관에서 상을 제공하였다.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모집 교육인원은 총 30명이었다. 자격 요건은 노동조합의 간부이거나 기업의 인사·노무관리자, 노동행정업무에 종사하는 7급 이상의 공무원 등인데, 2018년부터는 중소기업 미조직노동자(3명 이상)를 포함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중소기업 미조직 노동자의 모집은 어려웠지만, 교육을 끝내고 참석했던 교육생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큰 보탬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노조 사업장뿐 아니라 청년, 여성, 비정규직 등 다양한 부문의 노조 및 이해대변 기구의 노동자들에게 기회를 보장하고 지원하자는 제안을 노사발전재단에 건의한 것이 이 사업에 큰 보탬이 되리라 확신할 수 있었다.
 교육생들이 근무하는 곳은 여러 곳이었는데, 가깝게는 서대문·여의도에서부터 멀게는 용인시와 오송 그리고 인천국제공항까지 다양하였다. 저녁 7시까지 부랴부랴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오는 교육생을 위해 연구소는 샌드위치와 간단한 저녁 식사를 준비해 두었다. 아무래도 저녁을 거르고 오는 교육생이 많았고,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밤 10시까지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 현실성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식사서비스는 필수였다.
 ‘노동존중사회’에 걸맞은 강의를 구성하기 위하여 총 5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강의를 배치하였다. 다섯 가지 영역은 △차별이 해소되고 격차가 완화되는 사회, △일자리가 안정되고 고용기회가 확대되는 사회, △노동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사회, △사회적 시민권이 보편화되는 사회, △노동의 참여확대를 통한 민주적 일터가 실현되는 사회로 구성했다.
 연구소의 교육 베테랑 강사들이 총동원되어 강의를 하였는데, 김금수 명예이사장이 세계노동운동사를, 이원보 전 이사장은 한국의 노동운동과 노사관계를, 김유선 현 이사장은 한국의 노동 2018: 노동시장 진단과 해법을, 노광표 소장은 한국의 노사관계 진단과 교섭구조 개선을, 김종진 부소장은 변화하는 서비스노동과 노사관계를, 박용철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노사파트너십 활동과 과제를 맡아 열띤 강의를 해 주었다. 연구소 이사인 이병훈 교수와 임상훈 교수, 객원연구위원인 이종수 박사, 연구소 회원인 윤효원 인더스트리올 컨설턴트 등도 강사로 참여하여 교육사업을 지원하였다. 2019년에는 더 많은 연구소 연구위원들이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일방적 강의를 피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다. 우선 교육생이 앉는 자리배치를 앞만 보고 듣는 토론회 식이 아니라 6명씩 1개조로 총 6개의 묶음으로 편성했다. 강사와의 대화뿐만 아니라 교육생간의 토론을 감안한 배치였다. 수업 방식은 △강의 후 조별토론, △대선후보 토론회 방식(3명의 강사), △이론과 현장 접목 방식(2명의 강사), △모의 교섭 등 골고루 활용하였다. 조별토론도 강의주제와 연동된 쟁점사항을 미리 강사와 상의하여 정한 후에 교육시간에 교육생에게 토론꺼리를 제시하고, 교육생은 조별 토론 후 발표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하였다. 토론 주제의 제시 방식도 ‘네모박스 기입식 질문지’, ‘의견 정리판’을 이용하여 개인 의견을 정리하여 조별 토론과 공유하고 조별 토론 후 정리된 내용을 대표 발표 방식으로 하게 하였다. 수업 전에는 당일 주제와 관련된 동영상을 틀어 놓고 강의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교육사업이 남긴 과제
 10개 월 가량 교육과정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사례를 몇 개 적고자 한다. 첫째는 마지막 실습시간이다. 12월 마지막 실습 시간에는 지난 강의 주제를 훑어보고 스스로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이 되기 위한 과제(열매)를 그림으로 그려보는 시간이었다. 31강 동안 꽤 많은 주제를 다루었고, 강의를 들은 교육생들이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알아보기 위한 생각이었다. ‘그림그리기’ 방식이 부담될 수 있었지만 교육생들은 자신들만의 그림을 그려 자신이 생각하는 ‘노동존중세상’을 표현하였다. 그림을 큰 화면에 띄워놓고 발표를 하는 교육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진지하고 자신감 있게 얘기했고 논리적이었다. 동시에 발표 과정에서 자신의 사업장에서 활동들을 이야기했는데, 가령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거나 모의교섭에서 배운 기술을 실제 교섭에서 적용했다는 식이었다. 둘째는 교육생들이 토론시간에 보여준 능동성이다. 조별 편성으로 뭔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보고자 하여 준비를 이것저것 했지만 능동성이 발휘되어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강사에게 그다지 질문을 하지 않던 교육생들이 조별 토론시간에는 달랐다. 스스로의 생각을 조원들과 열띠게 얘기했고, 시간이 모자라는 곤란한 상황이 있기도 했다. 엉뚱하게도 강사와의 질문 혹은 토론을 꺼려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조별토론은 매우 성공적인 성과를 낳았지만 강사와의 질문과 토론을 어떻게 끌어낼지는 교육을 기획하는 이들에게 남겨진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3시간이라는 ‘벽’이다. 퇴근 후 세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한 강의도 중요하지만 강의 종료 후 교육생 사이에 교류 기회가 있어야 교육생 사이에 친분이 생기고 이게 선순환이 되어 강의에도 긍정적 효과가 날 수 있을 테니 융통성 있는 강의 시간과 친목 도모 자리 역시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 때문에 교육 시간의 운용은 2019년 제2기 과정의 과제로 남았다.
 이제 2018년 제1기 교육생들은 ‘원우회’를 조직하고 외곽에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사관계 전문가 교육과정을 지원할 것이다. 2019년에는 제2기 과정이 시작된다. 많은 노조 활동가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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