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2018년 산별교섭 평가와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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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8년 금속노조 산별교섭의 핵심요구

 

1) 산별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노사공동위 구성

금속노조는 2018년 3월 12일 개최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산별교섭을 ‘4대 요구’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4대 요구는 △산별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 구성 △금속산업 최저임금 인상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정규직 사용 △성폭력 예방·금지 등이다. 4대 요구를 잡은 배경에는 2017년 12월 4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수립한 2018년 사업계획이 있다. 2018년 사업 핵심은 두 가지 의제, 즉 ‘양질의 일자리 쟁취’와 ‘산별교섭 제도화’를 중심으로, 대정부 교섭·투쟁과 중앙교섭·지부집단교섭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사업의 중심을 ‘산별교섭 제도화’에 두고 이를 위해 대정부투쟁 및 산별교섭을 통일되게 추진하는 것이며, 그 일환으로 ‘산별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 구성’을 조직 전체가 집중할 핵심의제로 잡은 것이다. 그러나 급격한 기술발전에 대응해 제조업 발전방안을 확보하려 했던 ‘양질의 일자리 쟁취’는, 중장기 과제로 포함하고는 있지만 2018년 교섭·투쟁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4대 요구 중에서 핵심은 산별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이하, 노사공동위) 구성이다. 이를 “통일요구”라는 이름으로 모든 교섭단위에서 다룰 것을 분명히 했고, 또한 “통일요구 합의 없이 임·단협 타결 없다”를 타결방침으로 확립하였다.

산별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노사공동위 구성을 통일요구로 수립한 이유는 산별교섭 진전을 이루는 데 조직의 온 힘을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이십 년간 중앙교섭과 지부집단교섭을 추진해왔지만, 대기업의 거부로 여전히 일부에만 적용되는 한계에 갇혀 있으며, 이를 넘어서기 위해 산별교섭 요구를 최저선으로 낮추어 제기한 것이다. 중앙교섭 참가 사업장에게도 같이 제기했지만 이미 금속산별협약에서 내용상 합의되어 있기 때문에, 노사공동위 요구는 사실상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대부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현대자동차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노사공동위는 산별교섭 참가에 부담을 가지는 미참가 사업장 노사에게, 중앙교섭에 참가하거나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에 가입할 것을 바로 요구하지 않고, 노사 간에 중요한 문제를 함께 다루는 협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즉, 금속노조는 노사공동위가 노사 간에 성실하게 정책협의를 하는 기구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노사공동위는 최저임금·통상임금·월급제 등 기업별 편차로 현장에서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임금체계를 정비해가기 위해 임금체계 공동조사와 정책협의부터 시작하자고 하였다. 또한 현재의 3중 교섭체계와 교섭주기·교섭범위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비해가는 노사협의도 추진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2) 대기업에 대한 하후상박 임금요구

일반적으로 금속노조 임·단투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중앙교섭의 통일요구’와 ‘대기업 요구 중 쟁점사항’이다. 중앙교섭 통일요구는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하는 그 해의 역점사항이기 때문이며, 대기업 쟁점사항이 전국 관심사가 되는 것은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원·하청 관계에 조합원들의 노동조건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018년 임·단투에서는 ‘노사공동위’ 통일요구와 ‘하후상박’ 임금인상 요구가 노사 간, 그리고 노조 내에서도 쟁점이었다.

‘하후상박’ 임금인상을 요구한 취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 간 임금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져 있는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추진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당장 하후상박 임금인상을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통일요구에 따라 ‘산별임금체계’를 만들어가는 것과 함께, 몇 년에 걸쳐 상향평준화를 이루어가는 목표를 가지고 제기한 것이다.

금속노조는 제조업의 연계사슬 최상위 3개사를 1군으로 하고 이외의 사업장을 2군으로 나누어 하후상박 인상요구를 제시하였다. 임금인상률의 차이는 노동소득분배 개선분에서, 1군은 최소한으로 요구하고 2군은 대의원 설문결과에 기초하여 요구하였다. 또한 ‘하청업체 납품단가 인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하후상박 임금인상을 관철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므로, 1군 3개사의 사측에게 ‘적정납품단가 보전방안’을 제안하였다.

 

 

2. 쟁점들의 전개 과정

 

실제 교섭과정의 쟁점은 각 교섭단위에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통일요구는 모든 교섭단위에서 가장 합의가 어려운 쟁점이었는데, 다른 한편 중앙교섭에서는 통일요구 외에도 산별최저임금 및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정규직화 요구 역시 막판 쟁점으로 제기됐다.

중앙교섭은 4월 10일에 금속노조의 21명 교섭위원과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10명의 교섭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상견례를 가지고 교섭원칙을 정리하였다. 이어 4월 17일의 제2차 교섭에서 금속노조 요구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요구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기로 한 제3차 교섭은 사측의 성원 부족으로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였다.

애초에 여름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휴가 이후 두 차례 축소교섭을 한 다음 8월 14일 제 13차 중앙교섭에서 노사 간 의견이 일치하게 되었다. 이는 현대차 지부교섭이 여름휴가 직전에 타결된 것도 크게 작용하였다. 중앙교섭에서는 통일요구와 함께 산별최저임금 및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정규직화가 막판 쟁점이 되었다.

노조에서는 중앙교섭 참가 사업장의 경우는 노사공동위 요구가 기존 합의내용과 같기 때문에 전혀 쟁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여 설득했지만, 4월에 시작해서 7월 중순까지 사용자협의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결과 산별최저임금과 정규직화 요구가 막판에 가서야 쟁점으로 제기된 것이다.

 

1) 산별최저임금

중앙교섭에서 가장 큰 쟁점은 ‘산별최저임금’이었다. 금속산업 최저임금이 법정 최저임금을 크게 상회하지 않는 현실이기 때문에, 올해 산별최저임금을 제출할 당시는 쟁점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5월 28일 최저임금법이 개악됨에 따라 노사 간 산별최저임금 합의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금속노조는 중앙교섭 과정에서 최저임금의 산입범위를 최저임금법 개정과 무관하게 기존 합의대로 할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하였다. 그러나 사용자협의회는 교섭 과정에 석 달 동안 응답이 없다가, 여름휴가 직전에 거부의사를 밝혀왔다. 축소교섭 등을 진행한 결과, 개악된 최저임금법과 무관하게 금속노조 사업장은 산입범위를 기존 합의대로 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사측은 서명날인을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본교섭에서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하자고 요청했으며, 노조가 이에 동의해 의견일치를 보게 되었다.

 

2)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정규직 사용

또 하나의 쟁점은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정규직 사용’이었다. 사용자협의회는 다른 요구에 비해 정규직 사용 관련 제시안을 가장 늦게 제출하였다. 7월 중순 들어 제시안을 냈는데, ‘상시·지속 업무’와 ‘생명·안전 업무’를 구분하자고 주장했다. 그리고 생명·안전 업무에는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하되,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법에 허용된 범위에서 대행기관을 쓸 수 있게 해달라면서, 그 실행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할 것을 제시안으로 냈다. 상시·지속 업무의 경우는 생산라인에서만 직접고용 방안을 협의하자고 나왔다.

금속노조는 생명·안전 업무에 관해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대행기관을 쓰는 것이 법에 허용되어 있다고 각종 편법이나 또 다른 부작용을 발생시키지 말 것을 사용자에게 다짐받는 한편, 상시·지속 업무의 경우 비생산라인에 대해 추후 협의한다는 점을 포함할 것을 요구하여, 의견일치에 이르게 되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교섭이 끝난 후 조합 내에서 문제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생명·안전 업무 종사자가 금속노조 조합원이나 노동자가 아니라 사측 관리자이긴 하지만,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대행기관을 쓰면 생명·안전 업무가 지금보다 불안정하게 된다는 이유였다. 이렇게 사후에 조합 내에 문제제기가 나온 데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이 문제도 최저임금 산입범위만큼 중요한 쟁점이었지만, 교섭 막바지 가장 큰 쟁점인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다. 또 하나는 중앙교섭단의 네 차례 회의와 조합의 실무회의-상집회의-중집회의에서 교섭 쟁점사항과 노사 간 주장 차이를 하나하나 비교하면서 다루었음에도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애초 교섭단을 구성할 때 모든 부서장을 참여시키려고 했지만, 그런 적이 없다는 이유로 지나쳤던 점을 이후 보완해야 할 것이다.

 

3) 성폭력 예방 및 금지 요구

중앙교섭 4대 요구 중에서 남은 한 가지는 성폭력 예방 및 금지 요구였다. 이 요구에 대해서는 교섭 중반경 사용자협의회가 노조 요구의 핵심인 ‘합의’를 ‘협의’로 하자고 하여 공전되어 오다가, 결국 노조가 요구한 대로 ‘합의’를 받아들임으로써 한 단계 넘어갔다. 남은 쟁점은 성폭력 정의를 넣을지 말지였다. 사용자의 경우 협약에서 개념 문제를 다루는 게 맞느냐는 주장이고, 노조는 성폭력 사건은 다른 사안과 달리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정의를 분명히 하는 게 오히려 핵심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큰 무리 없이 노사 간 의견일치를 보기에 이르렀다.

 

4) 하후상박 임금인상 요구

중앙교섭의 쟁점 외에, 현대차를 중심으로 하후상박 임금인상 요구가 노조 내에서도, 노사 간에도 쟁점이었다.

금속노조 2018년 임금인상 요구안을 수립할 때 조합 내에서는 반대발언이 많이 나왔다. 원·하청 계열화와 지불능력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하청 사업장에서 후하게 지불할 가능성이 있느냐, 그래서 하후상박으로 요구하면 결국에는 원청사만 박하게 인상하는 결과가 되지 않느냐, 또 하후상박 요구안을 제출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임금인상을 충분히 올리지 못하는 원청사 지부들에게 면피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였다. 이와 함께 ‘하후상박’이 아니라 ‘하박상박’이 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 사용자들은 ‘하후상후’ 방식이라고 비꼬기도 하였다.

그러나 당장 하후상박을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양극화를 줄여나가기 위해 길게 보면서 이제는 임금의 상향평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또 하후상박 임금인상 요구는 단지 임금 수준의 문제만이 아니라 산별임금체계를 만들어가는 방향과 함께 추진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통일요구인 금속산업노사공동위 쟁취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하후상박 임금인상 요구는 한 해만 추진해보고 마는 방침이 아니다. 최소한 10년 정도 단계별 로드맵을 상정해가면서 추진해나갈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올해 현대차 노사 간에 합의한 500억 원을 나눠주기 식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 근절과 최초계약 납품단가 보장, 업체별 납품계약 시 보장된 임률 적용 여부 노사합동 조사 등 실질적으로 진전시켜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3. 중간평가와 중장기 과제

 

2018년 10월 19일 기준으로 금속노조 산별교섭 현황은, 중앙교섭의 경우 8월 14일 의견접근에 이어 10월 10~1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87%의 찬성으로 가결하여 마무리하였다.

지부별 집단교섭은 대부분 타결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업장보충교섭의 경우, 기업지부들은 타결이 되었지만 지역지부 산하의 많은 지회들에서 추석이 지난 지금도 타결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등 노사관계가 파행적인 몇몇 사업장 외에 대다수는 조만간 교섭을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 2018년 산별교섭 중간평가

올해 교섭 결과를 중간정리 해보면, 산별교섭의 발전이라는 점에서 새롭게 진전된 것을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막바지 쟁점이었던 산별최저임금의 경우 기존 상태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정규직 사용의 경우, 지난 8년 동안에는 제출했던 요구안을 막바지에 포기한 것에 비해, 조금이나마 변화를 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는 없다. 한편 성폭력 예방과 금지 요구에 합의한 것은 남성 위주의 금속산업 사업장에서 일정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평가는 통일요구인 노사공동위 합의 결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노사공동위 합의 사업장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먼저, 기존 중앙교섭 참가 사업장이 64개이고, 다음으로, 미참가 사업장 중에서 노사공동위에 합의한 사업장이 약 15개 정도 된다. 이외에 현대차처럼, 교섭석상에서 노사공동위에 참여하겠다고 발언했지만 서류로 확약하지는 않은, 소위 “구두약속 사업장”이 소수 있다.

결국 노사공동위 요구는 지금까지 10년 이상 ‘중앙교섭 참가확약서’를 요구한 것과 달리, 노사 간 산별 차원의 대화를 요구하는 것임에도, 별달리 진전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80여 개 합의 사업장들의 노사공동위’ 및 ‘현대차와 함께하는 실무협의’의 투 트랙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서 봤듯이, 하후상박 임금인상의 경우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세부방안을 구체화하는 것, 중앙교섭의 경우 교섭단 구성에서부터 조직적으로 힘을 모아서 관련 부서들이 책임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단기 과제라 할 수 있다.

한편 산별노조 차원의 교섭 관장력은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는 평가들이다. 지역지부들은 사업장지회에 대한 관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특히 위원장이 현대차교섭과 기아차교섭에 주요 시점마다 직접 들어가는 등 기업지부에 대한 중앙 차원의 교섭 관장력 높이는 데 주력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대차 지부교섭에서 체결권자의 반대를 남겨둔 채 의견접근을 한 것은 교섭 관장력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 평가된다.

 

2) 산별교섭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과제

산별교섭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올해 교섭 자체를 평가하는 것보다 오히려 중장기 발전 과제를 명확히 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금속노조 산별교섭이 초기에 비해 현격히 힘이 빠지고 위축되어 있는데, 이것은 한 두 가지 부분적인 문제가 아니라 금속노조 전체 차원의 구조적인 상태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는 건설 이후 중앙교섭 성사와 사용자단체 구성, 주40시간제(주5일제)와 산별최저임금 도입, 장기투쟁 사업장과 해고자 지원 등 적지 않은 성과들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무늬만 산별”이라는 말로 함축되듯이, 기업별교섭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노동자 간 격차와 분열까지 나타나고 있다.

산별교섭은 자본의 완강한 거부로 20여 년째 가로막혀 있고, 정부 역시 자본편향 내지 무능으로 방관하는 모습이다. 노조는 경제적 실리주의 등 기업 관성에서 크게 못 벗어나 있고, 사용자의 산별교섭 거부를 강제할 힘을 갖지 못한 상태다.

금속노조는 지금까지 지부집단교섭 및 중앙교섭, 업종별 논의와 그룹사 공동교섭 등 해볼 만한 것은 모두 해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별교섭에 머물러 있고 중앙교섭은 자동차부품사 중심의 집단교섭 성격을 크게 못 벗어나고 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모든 노력들이 무산됨으로 인해 조합 내에는 산별노조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고 산별교섭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가 만연한 상태다. 중앙교섭 참여사업장들도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앙교섭을 받쳐온 지부집단교섭은 중앙교섭 약화에 따라 전체적으로 지부 관장력이 떨어진 상태다.

이런 상태를 반영하여 산별교섭 요구를 최저로 낮추어 노사공동위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필요한 과제는 주체의 전략과 정책을 새로 전환하고 강화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즉, 사용자·정부 대책과 함께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집행과 정책생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각선교섭·업종교섭 등 교섭단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초기업교섭으로 나아가기 위해 중앙집중 규율 등 산별교섭 원칙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단체협약위원회’(이하, 단협위)를 상설기구로 만들 필요가 있다. 규약상의 단협위는 산별협약 생산과 산별교섭 추진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이며, 조직 전체가 참여해서 상시 운영하고 의제선정·교섭과정·의견접근 등을 총괄 진행하는 기관이다. 이렇게 단협위를 애초 규약에 설치한 취지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섭체계 발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조직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의 중앙교섭-지부집단교섭-사업장보충교섭 3중 체계는 특히 대기업 불참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금속노조의 원래 추진방향은 산별교섭 원리에 따라 초기업단위(사회적 의제)와 사업장단위(사업장 특수의제)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다. 즉, 조직 내 논의를 모아 ‘중앙교섭-지부교섭’ 혹은 ‘중앙교섭-사업장교섭’ 등으로 교섭체계를 진전시키며, 이때 교섭체계 발전 정도에 따라 업종교섭을 운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교섭주기의 변화방안도 논의를 모아야 한다. 홀수 년에 중앙교섭-사업장보충교섭, 짝수 년에 지부집단교섭-사업장보충교섭 등 여러 방안들을 검토해볼 수 있다.

협약정책을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과제 역시 중요하다. 산별정책 방향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니까 중앙교섭의 내용이 빈약하고 교섭단위별 의제배분도 체계적이지 않다. 임금체계 등 산별협약체계의 정립은 각 교섭단위를 규정하는 데 필수적인 전제가 된다. 그동안 임금 위주의 기업별교섭으로 노동자의 눈이 공장 안에 머물고 경제적 실리주의가 강화되어 사회연대의식이 붕괴되어 왔다. 지금까지 산별정책 생산과 축적을 진전시켜오지 않고 산별교섭 참가 요구에만 머물렀던 것 역시 산별교섭을 발전시키지 못해온 한 원인이다.

교섭정책 방향은, 임금·노동조건 등 일반적 노동력 판매조건을 산별 차원에서 상향 평준화 해가면서, 사업장 차원에서는 경영참여·공동결정 등의 사업장 민주화에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지금 같은 저성장 시대, 사회 양극화 및 급격한 기술 변화 등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산별정책은 ‘양적 교섭’보다 ‘질적 교섭’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8년 하후상박 연대임금 정책, 기술 변화에 대응한 공정한 전환을 위한 고용안정 정책, 원·하청 관계개선과 사업장 공동결정 등 경제민주화 정책 등이 질적 교섭의 주요 의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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