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포럼] 노사관계 사각지대에서의 조직화 사례와 노동조합의 역할

 
발표_ 오세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지회장
         이미지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지부장
         이조은 참여연대노동조합 위원장
         신정욱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사무국장
         박완규 서울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 탠디분회 분회장
사회_ 정경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토론_ 유형근 부산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정경은 노동 존중 사회라는 말이 2012년 대선에도 나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각 후보들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합법적으로 만들 수 있지만 막상 만들려고 하면 힘든 조건들이 있죠. 오늘 모신 노동조합들은 기존에 노동조합을 만들기 힘들었던 분야에 설립되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촛불혁명 이후로 누적된 불만에 대한 노동조합 차원의 단결로도 볼 수 있고, 주로 소위 사측으로의 관리자로부터의 갑질에 대한 반응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감이 높습니다.

[발표 1]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오세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지회장 오세윤입니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검색포털서비스이자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의 이름입니다. 1999년 설립이 되었고 네이버를 중심으로 신규서비스 개발 및 서비스 운영을 위해 설립된 40여 개의 계열사가 있습니다.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 AI 플랫폼 클로버 등이 이들 계열사에서 제공하는 대표적인 서비스입니다.
네이버 안에 있는 서비스가 다양한 만큼 직군도 다양합니다. 보통 네이버라고 하면 개발자만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서비스 기획/운영, 연구/개발, 디자인/UX, 제휴/영업, 서버 및 인프라 관리, 고객응대 및 CS, 그리고 기본적인 회사운영 하는 인사/재무/회계 등의 직군이 있습니다. 작년에 나온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네이버 직원만 2,700여 명이고요 계열사까지 합하면 대략 8천 명~9천 명 사이를 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남녀 비율을 모두 확인하지 못했지만, 네이버에 한정해서 보면 여성 비율이 약 35% 정도 되고요, 이것은 국내 대기업 및 해외 유사업종 기업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프리랜서 인력은 아마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사원노조의 정식명칭은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이고, 별칭으로 ‘공동성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8년 4월 2일 설립되어 현재 전 계열사를 통틀어 가입자 수는 매일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터넷, 게임업계에서 노동조합이 생겼다는 게 이례적이라서 이 자리에 초대된 것 같은데요. IT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IT유니온)이라는 곳이 있고,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산하에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오라클 등이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IT산업은 여전히 노동조합의 볼모지라고 할 수 있어서 저희가 이례적이라고 평가되는 것 같습니다.
노조 설립 이유는 크게 특정 문제가 불거져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노동조합이 당연히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회사의 일방적인 소통 문제로 회사와 노동자가 대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의 필요성이 노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처음에 소셜미디어 익명방에서 노동조합 설립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습니다. 정의당의 ‘비상구’와 화섬식품노조의 도움으로 안정적으로 노조를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IT산업은 이직이 많고 그래서 평생직장 개념이 옅다 보니 노조가 생기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종사하는 분들 스스로가 노동자라는 자각을 하지 않는 점도 이 업계에 노조 설립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게임업계에는 ‘크런치 모드’주1)라는 말이 있는데요, ‘크런치모드’라는 이름으로 과다노동을 요구하고, 그것 때문에 과로사나 자살과 같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벤처정신, 열정이라는 이름하에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거고요. 이런 이슈들을 보면서 IT산업의 맏형이라 볼 수 있는 저희가 나서지 않으면 어떤 곳도 노동조합을 설립하기 힘들 거라고 도 생각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이고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일 때, 다른 동종 기업들도 저희 보고 힘을 내서 노조를 설립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요즘 좀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노동조합이 설립되고 회사 반응은 원론적이었습니다 “노조 설립 자체는 헌법에 명시된 근로자의 기본권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관여할 수도 없고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입장은 없다.” 첫 교섭에서도 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조합 활동을 막을 생각은 없다라고 했고 현재까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는 없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회사에서 시설관리권을 폭넓게 적용해서 조합활동이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노동조합의 사내메일 사용을 막고, 강당 사용을 불허한다든지, 홍보물 배포활동 때 여러 이유를 들며 활동을 자제를 요청하는 정도 일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정도는 예상했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밴드나 카톡, 출근 전후 홍보 등 가능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조합 활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교섭 중이기 때문에 교섭을 통해 안정적인 조합 활동을 보장받고자 합니다. 저희는 5월 11일 첫 단체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회사와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현재 16개 법인의 교섭대표노동조합입니다. 사실 전 계열사를 아울러서 노동조합 결성하는 게 많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다같이 네이버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분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함께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16개 법인 교섭대표 조합이고, 네이버가 나머지 15개 법인에 대한 사실상 지주회사기 때문에, 저희는 16개 법인에 대한 일괄교섭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단체교섭 대상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16개 법인의 대표이고, 회사가 아직 이것에는 대한 답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교섭방식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회사 측에서 이를 두고 충분히 심사숙고한 이후 다음 교섭 때 이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교섭을 위해 세운 세 가지 원칙은 첫째, 공정성과 투명성의 원칙을 정립한다. 둘째, 휴식권 보장을 중심으로 한 복지제도 개선한다. 셋째, 보편적 권리 보장을 위한 항목의 명문화입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7월 시행 예정을 앞두고 있어서 현재 사내에서 활발히 논의 중인 근무제도는 교섭과 별개로 특정 독소 조항을 제거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파업 관련해서 질문 주셨는데 저희 이제 만 두 달 돼서 파업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노조 설립하고 기반 다지는 단계고 아직까지는 파업을 할 만한 갈등상황도 발생하지는 않았어요. 물론 파업은 헌법상 보장된 단체행동권이고 사실 노조가 힘을 가지는 게 단체행동권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인 거잖아요. 그래서 그거에 대해서 그냥 원론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파업의 상황이 왔을 때 조합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이건 별개의 문제라 생각됩니다. 일단 파업을 포함한 노동조합의 투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건 없지만, 일단 상급단체가 있으니까 화학섬유식품노조 산하에 함께 연대를 해주실 많은 지회가 있습니다. 다만 화섬식품노조에 처음 IT 기업으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유사한 산업군에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가 드물어 같은 업계에서 연대가 어렵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고요.
계열사마다 당연히 조합 가입 비율이 다르다 보니 계열사에 있는 다른 분들도 가입 해주시기를 굉장히 바라고 있고요. 본사인 네이버는 그나마 많은 분들이 가입해주셨고, 네이버와 비슷한 근무 여건에 있는 곳에서는 조합 가입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자회사, 손자회사로 가면 조합 가입률이 좀 낮은 상황이에요. 사실 노동조합이라는 게 결국 사람이 힘인 거잖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가입하고 그 사람들이 얼마나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서 노동조합의 실력이 결정 나는 거니까. 계열사가 많다 보니까 춘천에도 있고 가산 등 여러 곳에 퍼져 있는데요, 가입률이 낮은 계열사는 찾아가서 홍보물을 나눠주고, 비공개 간담회도 개최하는 등 조합원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IT업계에는 노동조합을 낯설어 하거나 노동조합이 어렵거나 무섭다는 이미지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신경썼던 부분은 밝고 젊은 노동조합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공동성명’이라는 별칭도 만들고, 집행부나 간부라는 표현 대신에 ‘스태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도 약간 붉은색 많이들 쓰시던데 저희는 약간 붉은색을 배제해서 친근한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홍보물에 쓰이는 글씨체 하나, 문구 하나도 블라인딩 하시는 분들이 따로 신경쓰고 있습니다. 회사에 이런 일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받아 문구 하나하나 신경 쓰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어요. 스티커도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만들어진 이유가 소통의 부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소식들을 회사보다 빨리 여러 가지 채널로 전달해서 조합원들과 함께 호흡하려 합니다. 조합 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여러 교육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합에 스태프로 참여하려고 하면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서포터’라고 해서 홍보물 돌릴 때만 약간 와서 도와주는 등 조금이라도 노조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있어요. 노조에 더 친숙해지고 나중에 더 깊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려고요.
노동조합을 낯설어 하시는 동종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오프라인으로는 찾아가는 문화 행사를 준비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연락이 오면 힘이 닿는 선에서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이 열심히 활동해서 모범적인 선례를 남기는 것이 동종업계에 노조가 생길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발표 2]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이미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지부장 이미지입니다. 2003년 MBC 공채시험에 합격해서 작가가 됐고 16년차 작가입니다. 지금은 tbs에서 ‘김어준 뉴스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이디어 내고, 섭외하고, 프로그램 틀 짜는 일을 하고 있고, 국내 최초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이 라디오 청취율 1위가 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방송작가이기 때문에 그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노조에 상근자가 없어서 매일 새벽방송을 하고 현장에 가고 있습니다.
사전 질문지 받고 방송작가 노조가 얼마나 특수한 지 깨달았습니다. ‘해당사항 없음’ 답변이 너무 많았고 답변할 수 없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송작가 직군을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방송작가들은 전국에 소재한 다종다양한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채널, 지역 방송국, jtbc로 상징되는 종편, tvn이라고 상징되는 케이블 채널들…. 정말 수백 수천 개입니다. 이런 곳에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외주 제작업체 사람들이 방송작가입니다. 
방송작가는 주로 기획, 취재, 섭외, 구성, 대본집필, 후반작업 등 방송제작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프로그램 뼈대를 세우고 내용을 채우는, 핵심인력이라고 말합니다. 간단히 한 마디로 말씀 드리면 여러분이 보시는 모든 프로그램에 작가가 있습니다. 뉴스도 작가가 있습니다. 손석희씨가 jtbc로 가면서 뉴스 역량 살리려면 좋은 작가가 필요하다며 ‘시선집중’에 있던 작가들을 데려갔습니니다. 앵커 브리핑 역시 다 작가가 쓴 겁니다. 팩트체크 역시 그렇습니다.
제가 방송작가 지부장 되고 나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방송작가 몇 명이나 되냐는 겁니다. 대답은 ‘모릅니다’입니다. 통상 1만 명 정도 될 거라 고 이야기를 합니다. 2016년 방송작가 실태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지만 94.6%가 여성이라고 하는데 저는 더 높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규직, 계약직은 극소수이며 프리랜서 비중은 거의 99%에 가깝습니다.
저희는 2017년 11월 11일에 설립됐습니다. 방송작가들이 노조결성 움직임은 10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방송작가 직군이 노조 만들기 어려운 이유는 준비 기간이 2년 됐음에도 한번 모이기가 어렵습니다. 모든 사업장이 다 떨어져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은 낮에, 어떤 사람은 밤에, 어떤 사람은 주말에 일합니다. 그래서 특정 시간에 모여 회의 한 번 할 수가 없었고요. 종사하는 프로그램마다 연차별로 필요와 요구가 너무 다양한 직군입니다. 그래서 실제적으로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관련된 전문가분들은 방송작가 지부 결성 자체가 기적이라는 분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상급단체는 언론노조고요. 조합원 중에 70% 가까이가 지역 작가입니다. 그 이유가 더 힘들고 어려워서입니다. 해당 사업장 내에서 일하는 지역 작가들은 불이익을 당할까봐 전원 가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KBS 부산총국에서 17명이 기습적으로 어제 예고하고 오늘 가입하였습니다. 일할 때는 거의 pd(사측)의 지시를 받는데, 노동자의 권리가 딱 들어가는 순간 ‘너희는 프리랜서’라고 말합니다. 일할 때는 노동자 같은데 권리를 주장하는 순간 ‘프리랜서야 너희는 자유롭잖아’ 이러십니다. 이러한 이중성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이유입니다.
놀랍게도 대구 MBC에서 최초로 단체협약을 했습니다. 서울지부가 결성되고 대구지회, 대전지회가 결성됐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했는데 출범 6개월 만에 단체협약을 하게 된 겁니다. 이는 노조측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동안 작가료가 동결됐음에도 작가료 인상을 요구하지 않았고, 단체협약이란 형식을 받아들이면서 노사가 대타협을 이뤄서 달성한 성과입니다. 그래서 다음은 부산 MBC가 될 예정이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방송작가를 노동자로 인정하고, 내년부터 1년에 한 번 정규직 임금 인상시 방송작가도 함께 임금인상 테이블에 올리자, 과격하고 급격한 인상 요구는 하지 않겠다는 협약에 대구 MBC 대표가 수락하고 사인한 큰 성과가 있습니다. 이를 사업장에 확산시켜나갈 계획입니다.
방송작가는 ‘너 오늘 일하자’하면 ‘네’ 하고 ‘너 오늘 그만둬’ 하면 그만두는 계약서가 없는 직업입니다. ‘얼마 받아요?’ 물으면 ‘싸가지가 없네’라는 소리를 듣는 상황입니다. 줘야 받는 상황이고, 임금체불 신고를 하려고 해도 계약서가 없으니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모든 방송작가가 적어도 내가 얼마받고, 하는 일이 뭔지 명시된 계약서를 작성하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사측이 임의대로 유리하게 계약서를 작성해서 문제가 되었던 일이 SBS뉴스 사태인데요. 그럼에도 이전에 비해 진일보한 상황이라고 판단합니다.
언론노조 산하다보니 조합원이 많은 곳이 KBS랑 MBC인데요. 거기는 정규직이어서 노조가입 자체가 탄력적이지 않거든요. 방송작가지부 가입률을 50% 달성해서 조합원이 5천 명이 되면 저희가 언론노조를 접수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많은 분들이 연대해서 처우를 개선하고 방송 불공정관행 근절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저희 출범식이 굉장히 성대했다는 평가 받았는
데요, 저희는 잘 몰랐어요. 노동부 장관 화환이 오고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 했거든요. 그게 직군 특성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역량 필요하신 노조와 함께 연대하면서 노동자가 더 좋은 세상 함께 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정경은 그동안 작가 직군이 무슨 노동자냐, 프리랜서지 하는 이야기를 들어온 방송작가들의 노동조합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다음은 너희가 활동가지 무슨 노동자냐는 이야기를 듣는 참여연대 이조은 노조위원장님입니다.
 
[발표 3] 참여연대 노동조합
 
이조은 안녕하십니다. 참여연대 노동조합 이조은이라고 합니다. 저희 2016년 12월에 발간한 『좋은 노동은 가능한가?』라는 책에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를 잘 대변해주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비영리, 사회적 노동 섹터는 총체적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 새로운 활력소가 될 20대, 30대는 이렇듯 현재의 판에 들어와 그들의 흥미와 열정을 북돋는 대신 오히려 실망과 분노를 키우고 있고, 허리 세대인 30대, 40대는 이런저런 이유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젊은 세대와 리더 세대 사이에는 위와 같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페이스북 ‘시민사회활동가 대나무숲’이라는 페이지를 보면 정말 많은 활동가의 고충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 고충들을 모으기 위해서 한 달 전쯤에 시민사회활동가 대나무숲 운영진분들이랑 참여연대 노동조합이랑 공동기획으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시민사회에 있을 수 있을까‘라는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을 고민하는 간담회였습니다. 거기서 나온 활동가들의 문제의식을 정리했을 때 다 카테고리화 할 수 없지만, 대략적으로 △위계적인 조직문화 △저녁과 주말 없는 삶 △과도한 노동 강도를 일종의 열정, 헌신성으로 버텨야 되는 문화 △어느 조직이나 있겠지만 성희롱, 성추행 △저임금으로 인한 생계 어려움 이런 부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시민사회단체가 최저임금 1만 원을 주장하지만 그 많은 활동가들에게 현재 최저임금을 주는 것조차도 버거워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대폭적으로 올렸을 때 이거 분명 시민사회단체 탄압하고 불법단체를 만들기 위한 거라고 자조적으로 농담할 만큼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임금문제는 녹록치 않은 상황입니다.
고충을 토로하는 청년 활동가들을 예외적인 것이라고 보기 힘든 게 최근 3~4년 사이에 상당히 공론화가 많이 있었어요. 함께일하는재단, 평화박물관, 손잡고, 유엔인권정책센터 코쿤, 푸른사람들, 5.18기념재단 등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에서 조직 내 민주주의 문제, 부당해고와 같은 노동 문제들이 계속 터졌어요. 예를 들어서 ‘손잡고’ 같은 경우에는 해고 후 손배소송 당하는 노동자를 위한 단체인데 정작 거기 상근으로 일하는 단체 활동가가 부당해고를 당하고, 해고당할 위기에 처한 활동가 돕던 사람들이 손배소송에 당하고 있다는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 있기도 했습니다.
1999년 경실련에서는 사무국 의사결정구조의 비민주성과 인사원칙 부재, 리더십 부재 등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냈고, 이후 28명의 상근자가 집단 사직서를 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오랜 문제지만 개선이 전혀 되지 않아 십여 년전부터 지금까지도 활동가들이 모이면, ‘지속가능성도 보이지 않고 진짜 너무 힘들다’, ‘중간연차 활동가 없어서 시민사회단체가 노화되고 있다’ 등의 이야기를 지금도 반복하고 있습니다.
중간연차 활동가들은 실망해서 빠져나가고, 그럼 신입활동가들은 버틸 수 있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학생운동이 소멸된 지 오래되어 운동을 경험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거의 없다보니 내 한 몸 바쳐서, 내 한 몸 갈아서 여러 인권과 민주주의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훈련된 활동가가 별로 없습니다.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청년 활동가들이 들어오지만, 관성처럼 조직을 운영하는 시민사회단체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커져있기도 하고요.「 참여연대노동조합 창립선언문」에도 이런 취지를 담았습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자조를 섞어서 ‘평화단체에 평화 없고, 인권단체에 인권 없고, 복지단체에 복지 없고, 노동 단체에 노동만 있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웃으면 안 되겠다 웃을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2016년 4월부터 노동법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조합 결성으로 이어졌습니다. 특정한 큰 갈등이 있다기보다 10년 넘게 축적됐
던 문제들로 인한 것 같습니다.
1년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2017년 10월 27일에 창립했고, 참여연대 전체 상근자 56명이고 이 중 3분의 2 이상이 노조원입니다. 노조에 가입한 이유는 되게 다양한데요, 시민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노조를 만들자고 이야기하신 분도 있고, 여기 썼던 것처럼 나를 소진시키지 않은 노동,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수준의 임금, 평등하게 의사결정 참여할 수 있는 조직문화 만들고 싶다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모였고, 조합원 수만큼 다양한 이유로 노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규에도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향상 및 참여연대의 민주적 운영”을 노조 목적으로 규정했습니다.
노조 이전에 ‘평간사협의회’라고 간사들이 목소리내고 소통할 수 있는 기구가 있었어요. 2015년에 이 간사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내부인력이 얼마나 소진됐는지 심리적, 물리적 상태를 조사했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너무 힘들어서 1년 이내에 심각하게 사직을 고민했다는 상근자가 60%였습니다. 그리고 구성원 상당수가 동기부여가 안 되고 노동 피로도, 우울증 지수도 아주 심각한 정도였습니다. 이런 부분도 노조를 만든 이유인 것 같습니다. 
창립 이후 공식적인 활동은 아직 많지 않습니다. 올해 초 상근자 1, 2호봉의 임금이 최저임금 미달인 상태가 돼서 사측에 ‘최저임금 미달분 보전 요청’ 공문을 보내서 지금 보전 중에 있고요. 올해 초에 참여연대 신임 사무처장 취임하여서 축하성명을 발행했습니다. 처음에 노조 만들었을 때 우려하는 분들이 많아서 전략적으로 잘 지내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동료 구성원으로서 잘 해보자는 차원에서 축하성명을 냈습니다.
현재 임금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초기엔 누가 사측이냐가 가장 큰 화두였었는데 이런 공익단체에서는 사측이 누구냐, 어떤 회원 분들은 내가 사장이냐고 우려의 목소리 표하고 계시지만, 저희 노동조합에서는 실제적으로 인사권 가지고 있고 운영에 있어서 결정권 많이 가지고 있는 사무처장, 사무국장을 사측으로 보고 그 분들이 대표단으로 임단협에 나와 달라 이야기했습니다. 상임집행위원에서도 2명의 비상근 임원이 대표단에 참여했습니다. 현재 참여연대 노조에서도 4명이 대표로 나와 4:4로 협상 중입니다. 사용자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운영에 있어서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 분들을 사용자로 규정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노조 내실을 다지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참여연대 활동가들은 아무래도 인권 감수성 예민한 분들이 많이 계셔서 최대한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행부를 5인으로 구성하고 있고요, 집행부는 큰 권한을 가지기보다는 실무자, 즉 일꾼으로서의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조 내부 목표는 ‘전 조합원의 간부화’입니다. 소그룹 모임을 통해 개개인이 노조에 어떤 걸 바라는지 알아내고 있고 하나씩 실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연구위원회를 꾸려서 10여 명 정도의 조합원들이 함께 연구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거버넌스를 진단하면서 어떻게 더 민주적이고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을지 방안을 연구하여 관련 보고서를 낼 예정입니다. 보고서 바탕으로 하반기 단체협상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참여연대 나름대로 건강한 편이고 갈등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구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립선언문에도 적혀 있지만 우리가 꿈꾸는 사회는 우리가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요. 많은 활동가들이 ‘노동자들에게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하라’고 성명 하면서 야근하고 최저임금 인상, 생활임금 도입을 요구하면서 정작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 받으면서 일하는 게 현 상황입니다. ‘노동조합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그곳엔 노동조합이 없기도 하고요. 작년에 92개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노조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를 출범했습니다. 그런데 92개 단체 중 노조가 있는 곳은 한두 군데 정도였습니다. 결국은 자기모순에 빠진 운동은 누구도 설득할 수 없고 우리가 목소리 낸다면 최소한 우리가 있는 곳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노조가 최초의 시민사회단체 노조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전에 엠네스티, 그린피스에 노조가 있었습니다. 참여연대노조 창립 이후에도 서울노동권익센터에서 노조가 만들어졌고, 몇몇 시민사회단체에서 노조 설립을 준비 중이고 관련해서 비공식적으로 저희에게 자문 요청을 하시기도 합니다. ‘활동가는 노동자인가’에 대한 오랜 질문에 활동가들은 실천으로 답하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은 활동가이자 노동자이다’라고 하고 있고요.
참여연대노동조합은 상급단체 없이 기업별노조로 운영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에 노조가 계속 생기고 나름의 역량이 갖춰지면 시민사회단체 산별노조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비롯해서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 노조가 생겨야 된다고 보고 기존 노조와 어떤 관계를 맺으면서 활동할지는 아직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더 많은 공익단체에서 노조가 생겼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경은 네이버 노조에서 IT업종 ‘크런치 모드’라는 말씀 해주셨는데 방송작가도, 시민사회단체도 크런치 모드가 공통된 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엔 대학원생노조 신정욱 사무국장님 소개드리겠습니다.
 
[발표 4]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신정욱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에서 사무국장 신정욱입니다. 저희 노조의 공식명칭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입니다. 대학원생노동조합이란 명칭은 언론에서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간단히 이렇게 적었습니다. 일단 저희 노조의 명칭을 듣자마자 많은 분들이 ‘대학원생이 무슨 노동자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세요. 저희도 대학원생이 노동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대학원생들이 대학 내에서 다양한 노동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학생신분이라는 것을 빌미로 해서 노동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대학원생들이 하고 있는 노동은 크게 세 개입니다. 하나는 고등교육법상조교입니다. 조교는 또 세 가지로 나뉘는데요, 학과 및 학내 행정/연구기관 등에서 행정업무를 하는 행정조교, 대학 교수들의 수업보조업무를 하는 교육조교, 학내 연구소의 연구업무보조를 하는 연구조교. 학교마다 명칭이 다르지만 이렇게 나뉩니다. 두 번째로 ‘학생 연구원’이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특히 이공계학생들이 실험실에서 하고 있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요 실행/행정/연구 등 복합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대학원 학생 중 정부출연 연구를 하는 경우 작년부터 노동자성을 인정받고 근로계약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회 간사’는 학술지 발간/학술대회 진행/행정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 문제의식은 이 세 직군에게 노동자성이 있는 거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과 별개로 대학원생들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굉장히 자주 보도되고 있고, 그 중 지도교수 및 학과 교수와의 관계 속에서 폭력, 위계형 성폭력 문제 등이 최근 미투 운동 통해 퍼지고 있는데요. 저희 노조 역시 복합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들을 총괄하는 형태로 노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대학원생 노동자성에 대한 논란은 10년 전부터 있었고, 이에 저희가 용기내 노동조합을 만들어보자고 한 확실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2016년 동국대 대학원생 총학생회장을 할 당시, 학교 측은 대학원생 행정조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각종 노동에 대해 보상하지 않았습니다. 그 문제로 총장을 고발했고, 현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입니다.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우리가 학생 신분이자 노동자일 수 있겠구나 하고 고무적인 분위기가 조성됐어요. 그동안 대학원생을 노동자로 인정해야 된다고 표방하며 여러 간담회가 진행되었고, 노조 결성까지 오게 됐습니다.
2016년 기준으로 대학원생들은 전체 약 33만 명으로 그 중 노동을 하고 있는 대학원생은 1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공계 학생들 중 대다수가 실험실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고, 그 사람들도 노동자로 봐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생 노동권에 대해서 선례가 분명히 남아있지 않아서 저희도 준비를 많이 해 법적 선례를 만들내려고 합니다. 저희가 노동법상 노조에 해당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대학원생 내에서 다양한 형태가 있기때문입니다. 설립신고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로부터 지부인준 필증은 받은 상태입니다. 설립총회는 2017년 12월 23일에 했고요. 노조 설립 이유를 하나 더 덧붙이자면 북미권 대학원생 노동조합이 굉장히 오래 전부터 활동해왔습니다. 1960년부터로 알고 있고, 파업과 교섭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분들의 활동 소식을 직간접적으로 들으면 서 노조 결성에 많은 용기를 받았습니다.
저희 노조가 설립됐을 때 대학본부에서 직접적으로 코멘트를 한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교육부에서 설립신고 여부를 묻는 전화가 한 번씩 오더라고요. 저희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교수들이 각종 칼럼이나 여러 채널로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학생들이 어떻게 노조를 만드냐는 반응과 한편으로 교수사회가 얼마나 이 지경까지 됐으면 학생들이 오죽하면 이러겠냐고 하는 등의 복합적 반응입니다.
아직까지 단체교섭 내지는 그런 것들을 시도해보지 못했습니다. 노동자성이 분명한 학교를 조직해 단체교섭을 해보자고 집행부 내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그러기 위해서 조직을 키워야 된다고 논의 된 상태입니다.
저희 주된 의제는 △교수의 갑질 근절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장시간 노동 △사적 업무 지시 △SNS 통한 업무 지시 등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습니다. 교수들도 우리가 사용자냐고 하십니다. 저는 현 제도하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으나 교수가 가지고 있는 권한들은 대학으로 넘겨 장기적으로는 대학본부와 학생노동자 간의 노사관계로 재정립해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파업은 아직 고민해보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대학원생은 학위과정에 있기때문에 짧으면 2년, 길면 6~8년 정도 머물다가 대학을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교섭이나 파업 시점 등을 잡기가 난감합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일단은 교섭과 파업이라는 전통적인 노조 활동 방식 외에 어떤 활동방안이 있을까고민하고 있습니다.
연대활동으로는 대학 쪽에는 민주노총 유관 가맹(대학노조, 교수노조, 한국비정규교수노조)이 굉장히 많고, 학생회, 청소경비 노조, 대학원생들 주축이된 진보적인 학술단체도 있습니다. 이런 곳들과 연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노동단체는 상급단체와 연계하는 과정에서 청년사업에 결합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대학 내 위계형 성폭력 근절 위한 대책위를 시민단체, 학생회, 노동단체와 꾸려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등교육재정법 제정을 위한 공대위에 결합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경은 다음으로 16일 동안 파업 투쟁하신 박완규 탠디분회 분회장님으로부터 탠디와 탠디 노동조합 소개, 그리고 최근 투쟁과정까지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발표 5] 서울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 탠디분회
 
박완규 서울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 탠디분회 분회장 박완규입니다. 제가 현장 노동자로서 이런 발표 자리를 경험한 적도 없고 오늘 무슨 이야기 할 지도 막연한 상태였습니다. 사실 이 자리 오기 겁났지만 저희 현장 제화공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탠디 파업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탠디에서 얼마 근무를 안 했습니다. 제화공은 평생직장 개념이 없습니다. 짧게는 한 달도 못 채우고 이동하는 경우 가 상당히 많습니다. 1년 견디면 2년 되고, 3년이 되는데, 사실 그 1년을 채우기가 힘듭니다. 드럽고 치사하면 옮기는 식이다보니 불합리성이나 억압에 대해 항의를 못 하고 피하는 식이에요.
언론 통해 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탠디가 8년 넘게 임금을 동결했어요. 그런데 이게 탠디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수동은 제화공들에게 고향같은 곳입니다. 지금 성수동에는 2천 명의 제화공이 있습니다. 그 분들은 15년 동안 임금을 못 올렸어요. 사실 대한민국 제화공 현실은 관악구에 입주한 탠디보다 성수동이 훨씬 더 열악합니다. 탠디 본사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더 열악한 성수동도 하고 있는데 더 좋은 조건들로 당신들을 대우해 주는 데 당신들은 왜 파업합니까? 그런데 그건 자기들의 논리고 입장인 거죠. 저희가 하루에 15~16시간을 일합니다. 밥 먹는 시간이 채 5분도 안 될거예요. 저희가 경주마처럼 스타르타 식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게 ‘도급제’ 때문입니다. 저희는 일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 하는 관리자가 없습니다. 왜냐면 그 물량 끝나야 퇴근하고 그래야 다음 날 일을 하기 때문에 죽어라 스스로 15~16시간을 일합니다. 그렇게 버는 돈이 월 300만 원쯤입니다. 제가 32년차입니다.
대한민국 노동자라면 하루 8시간 근무가 기본인데, 결국 한 달에 150만원, 170만 원을 벌게 됩니다. 32년 경력자인 제가 그 정도고, 저보다 더 일하신 40년차 넘는 선배님들은 힘이 딸려서 더 못 법니다. 보너스가 전혀 없고 ‘개수 임금제’라고 해서 하루 만든 수만큼 임금이 되는 거예요. 힘이 떨어지면 당연히 소화를 못 하겠죠. 저희는 몸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경험이 쌓이고 연륜이 쌓이면 보답과 대우 받는 게 아니라, 막말로 쓰레기 취급 받는 거예요. 자리만 차지하는 게 돼버리니까요. 인력을 배치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 물량이 안 빠지니까 알게 모르게 탄압 받고 억압 받습니다.
저희는 여성분들을 보면 신발을 봐요. 직업병인데, 구두를 보면 디자인이 천차만별입니다. 하루에 20켤레를 만들면 13만 원을 받는데, 디자인따라 하나당 2시간을 더 걸리기도 합니다. 이런 어려운 일을 어르신들에게 줍니다.싫으면 나가라는 거죠. 이런 현실입니다. 전화를 돌려 4월 4일에 낙성대공원에 무작정 모였습니다. 하청업체 5개 업체가 다 같이 일손을 놓으면 본사에서 우리 입장 들어주지 않겠냐, 대화하지 않겠냐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본사앞에서 집회 신고를 하고 농성을 했습니다.
점거 농성 20여 일 했는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형님들이라 한 달이 넘어가면 분열될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많이 떨어져 나갔고요. 그래서 일단 쳐들어가자 하고 무단침입을 했습니다. 오전 집회만 했어요, 안에서 16일을 농성했고요. 전체적으로 한 48일 정도 만에 내려왔어요.
 
정경은 저희 노동포럼에서 여러 분들을 모셨는데 네이버는 산업 최첨단에 있는 노동자들인 것 같고, 탠디 분회는 노사관계 책에서 읽던 19세기 미국제화공 이야기 같기도 하고, 전태일 시대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처한 현실은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단 다섯 분 발표를 마쳤고, 조직화 관련해서 오랫동안 연구를 해오신 유형근 교수님을 멀리 부산에서 모셨습니다. 차분하게 새로 생긴 노동조합에 대해서 정리를 해주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정 토론]
 
유형근 반갑습니다. 제가 언론 매체나 기사 통해서 접했던 조직화 사례들이 었는데요, 섭외 요청을 처음엔 고사했습니다. 그 이유가 제가 자세한 노조결성 내막 모르는 상태에서 토론한다는 게 저어됐었기 때문인데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저는 사회학을 공부했고, 거기서 노동사회학을 했습니다. 연구자이다 보니 충분하게 조사를 통해 뭔가 연구자로서 확신이 서서 이야기 하지 못하는 환경이 되면 사실 힘든 게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오신 노조가 어떤 식으로 결성됐고 어떤 고민 하시는지 궁금했고 잘 듣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오늘 발표 내용과 언론에서 다룬 여러 기사들을 보며 든 생각들을 몇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노사관계 사각지대’라고 했나요? 이런 표어를 가지고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최근 여러 군데에서 노조 결성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왜 그동안 노동조합 손길이 닿지 않았던 곳에서 노동조합이 만들어질까? 이런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학문적 설명이 있긴 합니다만 그걸 떠나서 우리 사회에 몇 가지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나름대로는 ‘조용한 혁명’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기간에 급격하게 진행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되다 보니까 아주 오랜 시간 지났을 때 크게 보면 변화가 보이지만, 막상 매일매일 살아가는 사람들 눈에는 잘 안 보이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나오신 노조들 특징을 보면, 네이버 경우는 정보통신산업, 참여연대는 NGO, 방송작가는 방송, 대학원생은 연구나 교육, 탠디분회 같은 경우는 제화입니다. 탠디 제외한다면 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고, 여성 비율이 높습니다. 전통적인 제조업이라고 할까요? 아니면 뭔가를 팔아서 이윤 파는 기업이라기보다는 서비스 내지는 비물질적인 것을 드러내는 게 많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몇 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조용한 혁명이라고 한 것인데요,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가 상식화됐다는 거예요. 쉽게 이야기하면 정치 영역이든 사회 영역에서든, 아니면 자기가 일하는 조직 영역에서든 권위주의라는 걸 못 참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건 어떤 이념적인 성향하고 전혀 다르고, 제가 볼 땐 체화된 감수성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가 상식화되어 있고 그래서 권위적인 조직 문화에 대한 원초적인 반감이라는 게 널리 퍼져있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기존 노사관계나 노동교육에서는, 기존에는 별로 이야기가 안 됐습니다만, 저는 고등교육의 보편화가 87년과 비교해서 지금의 노동운동을 설명할 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가 노동운동이나 각종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짚어봐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전되는 것도 분명히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서 노동조합이 확 확산됐던 80년 대 중후반만 하더라도 옛날 고전적 모델이죠. 신문을 찍어서 사람 편에 전국 배포선을 통해서 뿌렸는데, 지금은 커뮤니케이션을 수평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전파시키는 기술적 수단을 보통의 노동자들도 사용할 정도로 보편화됐습니다.
또 하나는 노동조합이 사실은, 노동조합운동을 하고 있는 분들은 이걸 본인의 노력들을 과소평가할 수 있지만, 제가 볼 때는 우리나라 노동조합이 이미 상당히 전국적으로 여러 업종과 지역에서 많이 퍼져있습니다. 그걸 일반 시민들이 많이 접해요. 예전 20, 30년 전에 비하면 훨씬… 조금만 노력하면 노동조합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엔 여러 가지 장벽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부분이 분명이 있습니다. 이런 것이 지금까지 노동조합 사각지대라고 여겨졌던 부문에서 노동조합 결성의 새로운 움직임들이 생겨날 수 있는 외부적인, 환경적인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제가 이번 발표를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보통 우리가 노동조합을 결성해 노동3권을 행사하죠.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노동조합 활동은 어떻게 보면 단체교섭을 어떻게 잘 실현할 것인가에 굉장히 중점 두고 있었거나, 또는 단체행동 즉 파업을 어떻게 하면 사용자나 정부 대상으로 위력적으로 행사함으로써 노동자의 힘을 과시하고 그 과정에서 의식 있는 노동운동 활동가들을 양성해내고 조합원과 노동자들의 의식을 각성시키고 이런 것에 중점을 뒀죠. 그런데 사실은 단결권association이죠, 결사라고 하기도 하고. 이 결사association 내지는 단결이라는 것을 어떻게 하면 단체교섭과 단체행동을 위한 수단이나 그릇이 아닌, 그 자체로 노동조합 활동의 권력으로서의 association의 결성·유지에 대해 포커스 맞추는 노동조합 활동은 저는 별로 없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오늘 다섯 분 발표 들으면서 든 생각은 association으로서의 노동조합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동법상으로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한 이유에서든지, 너무나 사용자의 존재가 퍼져있어서 교섭 자체가 힘든 상황이든지, 여러 이유 때문에 단체교섭권이 있어도 실효적으로 못 하는 경우가 많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청년유니온, 예술인유니온과 같은 유니온도 마찬가지고요 사실은 교섭이라는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조건이 됐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 파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동조합이라는 게 교섭을 통해서 임금과 근로조건 향상시킨다고 교과서에 쓰여 있죠. 그런 것이 잉태됐던 시대적 환경과 지금 2018년 시대적 환경과는 상당한 시대적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직업적 결사체로서의 노동조합의 기능 같은 것을 본격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방송작가지부, 대학원생노조 같은 경우 결사체를 어떻게 튼튼히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전통적인 노동조합의 활동에 중점을 두지 않더라도 그 결사체를 구성해내고 그걸 토대로 다양한 활동 통해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을지를 창의적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급 드릴 것은 발표엔 빠져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중요한 것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네이버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국민 대부분이 매일 접속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이지만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라는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란 측면을 네이버지회가 고민을 깊이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비자와의 연대라고 할까요? 네이버를 접속해서 이용하는 사람과의 연대 같은 부분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 참여연대노조의 경우에, 결국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참여, 움직임 이런 것이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차원에서 시민단체나 공익단체가 예를 들면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것과 비교했을 때 노동조합이란 형태로 만들어졌을 때 차이점이랄지, 왜 노동조합을 선택하셨는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내부에서 논의가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대학원생 노조의 경우에 결국 궁극적으로는 대학의 기업화라고 하는 것이 밑에 깔려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미국의 경우 ‘60년대 68혁명’ 때 버클리대학교 이런 데에서 처음 대학원생 노조가 사립대 쪽에 만들어졌고 그때 교섭권을 획득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아이비리그 사립대학에서 대학원생노조들이 결성되고, 인정받으면서 교섭이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대학원생노조 결성은 미국 전체 사회운동 흐름의 일환이었습니다. 월스트리트 점령운동부터 시작해서 최저임금 인상운동, 민주당 샌더스 후보지지 흐름, 이런 것이 합쳐지면서 대학 캠퍼스 내에서의 민주화와 결합됐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요. 스스로 그런 것을 자기 정체성으로 명확하게 내세우면서 대학 내에서의 운동 흐름을 일구어 나가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원생 노조는 교섭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제가 볼 땐 당분간 대학 내의 운동집단으로서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탠디분회의 경우에 회사와 하청업체가 있고 개별적인 사업자인 소사장제로 되어 있는데 이 제도가 이번 합의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논의가 돼서 어떤 식으로 풀릴 것 같은지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단순한 제화공의 문제가 아니라 일명 ‘마찌꼬바’라고 이야기하는 도시에 있는 소규모 영세사업장에서 이런 형태의 소사장제가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개혁하는 데 있어서 선례 같은 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 대해 추가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정경은 네, 감사합니다. 일단 유형근 교수님이 질문하신 사항을 발표자 분들께서 답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탠디 분회장님부터 말씀해 주시겠습니다.
 
박완규 탠디 파업에 있어서 요구는 사실 첫 번째가 임금인상이고 두 번째가 소사장제 철폐였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위원장님한테 강력하게 요구했고요.
과거에는 ‘싸롱화’라 해서 자기 브랜드 매장을 두고 있었습니다. 임금협상이나 파업이 없었어요. 매년 사장하고 커피 마시면서 200원이든 300원이든 인상해 달라하면 수용됐습니다. 사장이나 노동자가 부딪친다는 게 이상한거예요. 그런데 매장이 백화점으로 입점되면서 달라졌습니다. 매출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거예요. 과거에는 나라에 매출 신고를 안해도 되었는데, 지금은 매출이 다 뜨고 카드로 결재하다 보니 세금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90년대로 기억하는데 사장님이 회의석상에 불러놓고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명의좀 빌려달라고. 그 때 당시 저희는 퇴직금도 다 받고 있었거든요. 사장님이 퇴직금도 그대로 다 주고 족당 얼마씩 올려 줄테니 명의만 빌려주라, 당신네들이 소득분에 대한 세금은 연 4,800만 원이 넘지 않으면 나라에 내는 건 당신들은 없다고 하고, 계산해 보니 한 달에 4백만 원은 돼야 하더라고요. 공장이 있어야 저희도 먹고 사는 관계고 하다보니까, ‘그렇게 합시다’ 했는데 그 소사장제가 우리의 족쇄가 될 줄은 몰랐던 거죠.
브랜드가 하나하나 백화점으로 들어갔지만 소사장제는 조그만 영세업체들에게도 큰 이득이 되었고, 제화공들은 탠디가 싫으면 나가서 다른 데를 찾으면 되었죠. 근데 이제는 현장이 소사장제 안 하는 데가 없고, 이걸 바꾸자 싸우자 하면 이 분들이 이걸 안 놔요. 회사는 저희들의 명의로 소득을 분할시켜 세금에 대한 부담이 줄은거죠. 소사장제를 철폐하는 게 모든 제화인들의 꿈입니다. 저희가 비록 소사장제를 하고 있지만 노동자성에 가깝다 하더라고요. 그리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아마 이 부분이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해서, 이번 파업에 이 부분은 철폐 못하고 그냥 임금인상 부분과 미래 본사와 하청업체 사장과 저희 노동자들 세 단위가 회의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놓고 내려왔습니다.
 
신정욱 전통적인 방식의 교섭과 파업이라는 틀로는 설명하기 힘든 저희 노조의 책임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교섭과 파업은 저희가 장기적 목표로 삼고 지향하되, 당면한 대학 구조 문제와 사회운동단체로서의 정체성 가지면서 노조 활동 해야겠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조은 저희 참여연대 내부에서 의사결정구조가 이 정도 규모 단체 중에서 많이 민주적이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럼에도 오래된 단체다 보니까 권위주의적이고 결정권과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 개선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서 참여연대의 경우 30인 이상 사업장이어서 노사협의회 설치해서 운영 했었는데요. 분명 개선되는 부분도 있지만 거버넌스 개선 같은 경우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결정자의 선의만으로는 바뀌기 어려웠습니다. 참여연대를 조금 수평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아주 예민하고 민감한 부분을 어느 정도 건드릴 필요가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등한 방식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겠다, 노사협의회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 더 평등한 거버넌스 만들기 위한 강제성과 그만큼의 책무와 권한이 주어졌기 때문에 노조를 만들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 전에는 평간사협의회나 노사협의회를 통해서 시도했었지만 한계에 봉착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오세윤 사실 저희가 일을 하면서 저희가 만들고 운영하는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그것을 통해서 사람들의 생활이 편리해지는 그런 것들을 통해서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사실 저희 나름대로는 깨끗하고 공정하게 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기가 속한 단체를 사람들이 욕하고 싫어할 때 아무래도 저희 기분도 좋지가 않죠.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노조를 만들어서 안에서 감시한다면 문제들이 개선되고 보람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저희 서비스에 대해 갖고 계신 불만들이 저희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대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만 그 분들과 그런 것에 대해서 뜻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형근 여러 노조에서 발표하시고 답변하는 걸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요. 노동조합이라고 하는 기구가 임금이든, 경제적 보상 문제랄지 또는 근로조건 개선을 일차적인 과제로 삼고 있는 조직이라고 이야기하잖아요. 분배 관련된 갈등 이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요. 어떤 학자가 신자유주의 시대는 사회 정의라고 하는 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나는 ‘분배’가 있고, 경제적인 불평등을 시정하려는 것이겠죠? 하나는 ‘인정’이 있습니다. 문화적인 무시라고 해야 될까요? 문화적인 불인정. 나는 내가 노동자라고 생각하는데 사회가 노동자로 생각 안 하는 이런 인정의 문제가 있고요.
세 번째로 그 사람이 강조하는 게 ‘대표’라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분배 문제든 인정 문제든 이것을 결정하는 과정에 우리가 주체적으로 참여해서 그 결정 과정에서 뭔가 목소리가 들어가야 된다, 이런 것이 정의를 구성하는 중요한 차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노동조합운동이 21세기에서 이 세 가지 차원을 조화롭게 녹여낼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 가지 차원에 대한 노동자들이나 시민의 요구라는 것이 굉장히 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습니다. 여러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해주신 발표자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정경은 우리가 처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노동조합이 생겼는지, 노동조합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자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노동조합이 내년, 내후년에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자체가 가져야 될 역량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가 노동조합을 지켜주고 연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번 포럼 마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1 크런치 모드(Crunch Mode)는 게임 등 소프트웨어 개발 업계에서 마감을 앞두고 수면, 영양 섭취, 위생, 기타 사회활동 등을 희생하며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몇몇 게임 개발자들의 과로사와 자살 이후 국내 개발 업계의 근로 환경이 이슈가 되었으며, 크런치 모드는 연장 근무와 고강도 노동을 당연시하는 관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개념으로서 대중적으로 알려졌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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