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북미관계, 북한이 주도하다 -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와 시민사회의 대응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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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 간의 ‘세기의 담판’이 끝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상 첫 만남을 갖고 회담을 통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북미 정상이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상봉을 했다.

 

간단명료한 북미공동성명

북미공동성명 전문 모두冒頭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게 안보보장 제 공을 약속했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적시돼 있어, 양국 간에 ‘안보보장 제 공 대 완전한 비핵화’가 맞교환됐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북미공동성명은 4개항으로 되어있는데, 그 골자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위해 공동 노력 △ 북한은 판문점선언 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향해 노력 △미군 전 쟁포로 및 전쟁 실종자 유해발굴 및 즉각 송환 등이다. 단순하지만 명징한 이 합의로 양국은 70여 년 적대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새 시대, 새로운 관계로 접어들었다. ‘한 하늘을 이고 같이 살 수 없는 관계’ 라 할 정도의 ‘불구대천지원수不俱戴天之怨讐’인 양국이 이번 첫 정상회담을 통해 본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북미공동성명을 놓고 김정은 위원장은 “역사적인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하게 된다”면서,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둘 다 오늘 뭔가 이뤄내려고 싶어 하고 이제 시작됐다. 우리는 중요한 문제의 해결을 시작했다”고 감격해 했다. 그리고 이 회담을 중재, 촉진시킨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2일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렇듯 한반도 문제 해결의 세 당사자는 북미공동성명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면서 만족을 표했는데, 그럼에도 특히 미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나 주류 언론들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누가 승자고 패자라며 이번 합의를 승부 차원에서 다뤘다. “트럼프가 속았다”, “얻은 것 없는 빈손 회담”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압권은 공동성명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명문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CVID에 대한 환상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 안에 ‘CVID 대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 보장)’의 맞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공동성명에는 CVID가 아닌 ‘완전한 비핵화CD’만 명시됐다. 회담 후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 밝혀지고 있지만 CVID는 애초부터 무리였다. 보다 정확하게는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아니었다. 북한 측은 처음부터 CVID가 핵심 의제가 아님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CVID는 패전국이나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핵을 가진 국가로서 대등하게 만난 것이다. 승전국과 패전국의 개념이 전혀 아닌 것이다. 나아가 이론적으로도 ‘CVID 대 CVIG’는 애초부터 상호 등가 교환이 될 수 없는 것이었다. 즉 CVID는 가능할 수 있지만 CVIG는 불가능했다. CVID 중에서도 북한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ID’를 할 수는 있지만 미국이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 보장IG’을 해 줄 수는 없었다. 북한이 ID를 했을 시 다시 핵무장화를 할 수 없지만, 미국은 IG를 선언했다고 해도 언제고 북한을 때릴 수 있으니까. 즉 북한의 핵무력 폐기는 한 번 이행하면 되돌릴 수 없지만, 미국의 군사 위협 중지는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정황으로 보아 미국이 핵심 의제로 CVID를 들고 나왔음은 분명한 것 같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정상회담 전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CVID가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면서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영문인지 공동성명에는 CVID가 빠졌다. 북한의 반발로 합의가 어려웠기 때문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협상과정 중에 미국 측 협상대표단이 북한 측의 입장을 받아들였을 공산이 더 크다. 미국 측이 설득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단 ‘완전한 비핵화CD’가 CVID를 포함한다는 것으로 절충이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학습효과’와 ‘트럼프식 비핵화’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 협상대표단이 북한과 만나면서 북한의 입장을 많이 받아들인 듯한 정황이 적지 않다. ‘트럼프 학습효과’라고나 할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측을 변호했다. 특히,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 때는 마치 북한의 스피커 같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CVID가 적시되지 않은 이유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핵화가 즉각 시작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사실상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가 조기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강조다. 마치 북한 측의 입장을 대변해 준 것 같았다. 아울러, 6월 14일 한국을 방문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북미공동성명에 나오는 ‘완전한 비핵화CD’에는 CVID가 다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측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어서인지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당연히 ‘리비아식’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을 도출했음직하다. 기존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처음부터 ‘내가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틈만 나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임 대통령들이 북핵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고 폄하해온 트럼프다운 발상이다. 트럼프식 계산에 따라 다름 아닌 ‘트럼프식 비핵화’가 탄생한 것이다.
부동산업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북한 비핵화’는 꼭 성사시켜야 할 매물인 셈이다. 그런데 ‘거래의 달인’이 보기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CVID를 고집할 수는 없었다. CVID를 고집하는 순간 거래가 깨진다는 걸 직감했을 터다. 그는 창발적 발상을 했다. CVID를 선택하는 대신, ‘20% 비핵화’에 집중한 것이다. 매물을 100% 가격을 다 내고 구입하느니 20%만 지불해도 살 수 있다는 ‘경제적이면서도 깜짝 놀랄만한’ 계산이 선 것이다.
그는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20%만 비핵화 과정이 진행되면 되돌릴 수 없다. 그냥 다 핵무기를 없애자는 식이 아니라 임계점에 도달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VID방식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도 없는데, 왜 그런 오래 걸리는 무모한 방식을 채택해야 하느냐는 반문이다. 100% 완전한 비핵화 단계에서 이중 20%의 단계만 달성해도 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20% 비핵화’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는 “최근 7개월 동안 어떤 핵실험도 없었다”면서 지난 5월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로 더 이상 핵실험을 할 수 없는 상황을 하나의 단계로 설정했다. 그리고 이면 합의 내용으로 북한이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발사대를 파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핵무기를 운반하는 어떠한 탄도미사일도 발사할 수 없도록 발사대를 없앴다는 것이다.
즉, ‘트럼프식 해법’은 핵실험장 폐쇄와 미사일 발사대 파괴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으로, 이는 CVID방식이 아닌, 비핵화 초기 조치 즉 20%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 기준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완전한 비핵화CD’가 곧 ‘CVID’로 되는 등식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CVID보다 신뢰구축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트럼프식 비핵화’를 내놀 수 있는 이유는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상호 신뢰가 구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에 “1분이면 한눈에 상대편을 알 수 있다”, “아니면 바로 나갈 것이다”고 말해왔는데 결과적으로 회담은 아무 이상 없이 진행됐다. 그는 회담을 하고 나서는 “김 위원장은 주민들을 사랑한다”, “김 위원장은 좋은 자질을 가졌다. 재미있고 매우 똑똑하며, 뛰어난 협상가이다”라고 추켜세웠다.
후일담으로 나왔지만, 양국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 당시 단독회담 도중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을 각각 회담장으로 불러 이들을 통해 서로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이 직통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수시로 원활한 소통을 이어가며 신뢰를 회복, 관계를 개선하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거래의 달인’이 보기에 펜으로 서약한 종잇장보다 가슴으로 한 상호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CVID보다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신뢰가 모든 관계의 출발이기도 하다. 과거 1994년 북미제네바합의, 2000년 북미공동코뮤니케, 그리고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 등 양국의 여러 합의문들이 백과전서 식으로 나열되어 있지만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양국 간에 신뢰구축이 안됐기에 약간의 이상기운이 싹트면 초기 단계부터 좌초되기 일쑤였다.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은 포괄적인 원칙만 담은 신뢰구축 회담이 된 셈이다. 나머지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은 제2차, 3차 정상회담 또는 실무회담에서 진행하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이나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즉각 시작될 것”, “김 위원장이 모든 곳을 비핵화할 것이다”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조기에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 대해 ‘무한 신뢰(?)’를 표명한 것이다. 그러기에 북미공동성명 전문 말미에 “상호 신뢰구축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적시된 것은 의도적인 끼워놓기라 볼 수 있다.
미국 내 언론들이 따졌다지만 사실 ‘세기의 담판’을 놓고 승패를 나누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세기의 담판도 협상이기에, 협상은 전반적으로 윈윈게임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엄밀하게 말하면 북미정상회담은 그 결과가 이미 나와 있었다. 이번 회담은 단순화시키면 ‘외교의 달인’ 국가(북한) 대 ‘거래의 달인’ 개인(트럼프)의 협상이었다. 나아가 다소 거칠게 표현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었다. 짧게는 올해 11월 중간선거부터 길게는 2020년 대통령 재선까지,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개인적 명예까지 덤으로 말이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2천 500여만 명 북한 ‘인민’의 생존과 안전을 걸었다. 그리고 북한 체제의 수호와 번영,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까지 걸었다. ‘개인 대 국가’, ‘1 대 2천 500만’ 그리고 ‘노벨평화상 대 한반도 평화’. 어느 쪽이 더 절박하고 명분이 있었을까?
 
북한의 전략 통하다
 
그래서 그랬을까? ‘전략의 나라’ 북한의 전략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여지없이 먹혔다. 지난 3월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되고 6월 12일 성사되기까지 미국 측의 반응은 과하다고 할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미국의 언론들과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연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부터 의제설정에 이르기까지 숱한 보도를 쏟아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리얼리티 쇼를 생중계하듯 회담 진행과정을 연일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북한 측에서는 그리 많은 발언이나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손에 꼽을 정도다. 오직 몇 개만이 김 위원장의 입과 회담 직전 북한 매체를 통해 나왔을 뿐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숱하게 쏟아진 미국 측의 반응과 발언 등은 공동성명에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으나, 북한이 밝힌 몇 가지 발언들은 고스란히 들어갔다.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5일 남측의 대북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 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여기서 ‘체제안전 보장’은 북미공동성명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맞교환됐고, ‘군사적 위협 해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워게임’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해결됐다. 이에 따라 6월 19일 한미가 8월 하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 유예를 결정했으며, 나아가 내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예정된 키리졸브/독수리연습도 중단될 공산이 커졌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대북특사단에게 미국에 대해 “대화의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도 밝혔는데, 이는 정상회담에서 형식적으로는 다소 거친 트럼프가 시종일관 김정은을 동등하게(?) 대우했으며, 내용적으로는 공동성명에서 CVID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노동신문>은 정상회담 직전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라면서 “조미(북미) 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새로운 북미관계, 평화체제, 한반도 비핵화’ 세 가지를 의제로 제시했는데 놀랍게도 이들 요구가 순서도 틀리지 않고 족집게처럼 고스란히 공동성명에 담긴 것이다.
 
민간 통일운동, 판문점선언에 맞는 새로운 방법 창출해야
 
올해 들어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에 전례 없는 평화 분위기가 도래하자 보수와 진보 진영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보수의 경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친미 반북’을 외쳐 온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악수를 나누자 피아 식별에 혼동을 느끼며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다. ‘반미 반전’을 외쳐온 진보는 최근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불러온 한 축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불편한 진실’ 앞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 주도 하에 남북관계가 변화하고 있는 새 시대에서 민간은 무엇을 해야 하나? 앞으로 남과 북은 당국간 차원에서 정상회담, 장관급회담, 군사회담, 체육회담 등이 이어지고 국회회담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기 민간은 독자적인 통일운동세력이었으나 이제 한 부분의 역할만 주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민간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폄하돼선 안 된다. 차별화 전략을 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그간 통일운동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요구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의 안주,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침묵 말이다. 진보와 보수 정권 시기를 거치면서 통일운동은 분열되고 왜소화되었다. 또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남북관계는 민간이 아니라 당국이 나서는 게 당연하다. 그 이전에는 정부가 나서지 않기에 민간이 나서 압박한 것이다. 그렇다고 남북관계를 당국이 주도한다고 해서 ‘민간 패싱’이 되거나 민간의 역할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4.27판문점선언 시대에 맞게 새로운 방법을 창출해야 한다.
4.27판문점선언 시대의 통일운동은 ‘본격적인 대중화’에 있다. 지난 시기 시민참여형 통일운동, 풀뿌리 통일운동 등 여러 대안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제 새 시대, 평화 정세를 맞아 파격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통일운동진영의 단결, 시민사회의 참여 그리고 중앙과 지역의 일체가 절실하다. 중심 없는 운동, 단결 없는 운동은 공염불이기 때문이다. 통일운동은 세력과 시기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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