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법 실효적 적용을 위한 법적 쟁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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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운영과 결정과정에 대한 문제점이 주된 쟁점이 되어왔다. 반면,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된 이후 최저임금 인상을 회피하려는 사용자들의 시도가 이어지면서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둘러싼 법적 쟁점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아래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위에서는 통상임금 확대로 짓눌러  
 경제언론사들은 재계 고위관계자의 푸념을 소개하며, 최저임금 산입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기하고 있다. 재계의 주장은 통상임금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최저임금을 통상임금과 같은 범위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 통상임금의 범위가 좁게 해석되었던 시절, 기업은 낮은 통상임금을 기반으로 초과노동을 더 싼 값에 사용하면서 최저임금은 통상임금보다 더 넓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통상임금이 정상화되었으니 최저임금 인상을 피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 범위를 더 넓게 확대해야 한다는 것은 마치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초과노동에 대한 비용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인상분으로 대신하겠다는 셈법으로 보인다.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이 모두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종 두 개념 간의 혼동이 있지만, 각 규범목적에 따라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은 개념을 달리한다.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는 임금을 정해 통상임금과 달리 최저임금법상의 규범목적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법원은 ‘통상임금과 최저임금에서 비교대상임금은 그 개념이 상이하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아니함을 이유로 비교대상임금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마찬가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더라도 1월을 초과하는 사유로 발생되는 임금, 현물급여의 성격을 갖거나 생활보조적 성질의 급부는 최저임금의 정기적인 생활안정성에 비추어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다.
 
근로시간수 기준 정립 필요
 월 단위 임금을 받는 경우 시급단위로 환산할 때,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수로 나눈 금액’을 최저임금에 적용하도록 하고 있고, 노동부는 유급휴일도 소정근로시간에 포함해야 한다는 행정해석을 근거로 유급휴일의 근로시간을 산입하고 있다. 이는 최저임금 산입대상이 되는 월 단위 임금에 주휴수당 등 유급휴일 임금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최저임금 계산을 위한 월 단위 임금에 주휴수당 등을 포함시키면서도,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기 위한 근로시간수에는 유급근로시간수를 포함하지 않았다. 규범목적에 따른 논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통상임금 산정시간수에 유급근로시간수를 포함하도록 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최저임금법 시행령에는 소정근로시간수만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엄격한 문언해석에 따라 유급근로시간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그런데 재계에서는 최저임금을 통상임금으로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최저임금 비교를 위한 시간급 환산 근로시간수를 산정할 때,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와는 달리 유급근로시간수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주 소정근로에 대한 주휴수당을 받는다면 주휴수당 역시 최저임금 수준에 부합하게 지급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즉, 재계의 주장이 일관성 있으려면 유급휴일에 따른 임금이 최저임금 산입대상이 될 경우 시간급 환산을 위한 근로시간수에도 반영되어야 합리적일 것이다. 
 월 단위 임금의 시간급 환산과 관련해서는 사실 통상임금 산정을 위한 근로시간수 기준부터 검토가 필요하다. 월 단위 통상임금을 시급환산을 하는 경우, 매월 소정근로를 하면 발생하는 유급인정임금은 소정근로에 따른 임금이지 가상적으로 유급근로시간수를 만들어 시간급 환산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법정기준근로시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인 ‘소정근로시간’개념만을 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1주 동안 소정의 근로인 40시간의 근로를 제공한 경우 주휴수당이 지급되는 것임을 유의한다면 주휴수당에 대해서 8시간이라는 주휴수당 산정기준시간이라는 것을 관념적으로 설정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임금항목 변경을 통한 최저임금 인상 회피 꼼수 
 올 7월,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자마자 기업을 상대로 경제언론매체와 인사노무관련 교육기관들뿐만 아니라 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자체 산하출연기관인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 등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대비한 기업대응 교육을 배치하여 △상여금이나 식대 등 최저임금 산입제외대상을 기본급화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노동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회피하기 위한 상여금ㆍ수당 조정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탈법적 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근로감독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기업을 상대로 한 상당수의 교육에서 임금총액 감소 없이 임금항목만 변경하는 것은 불이익변경이 아니라면서 노동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교육하고 있어 노사 간 분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상여금의 산정기간 자체를 1개월 단위로 변경하여 지급하도록 하거나 △단기간 노동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3개월만 일하는 경우에도 1년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수습근로자 최저임금을 10% 감액하여 지급하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하고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하여 휴게시간을 2시간으로 늘려서 실제는 1시간 반만 휴게를 주는 방식으로 기본급 자체를 낮출 수 있다고 탈법을 안내하기도 한다. 
 그러나 명칭이 정기상여금이라도 소정근로에 상응하여 상여금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지급시점에 재직자일 것을 요하거나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요건으로 하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에 대한 직접적 대가로서 최저임금의 본질적인 성격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최저임금 산입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상여금ㆍ각종수당이 이미 통상임금 산입대상이어서 기본급 등으로 항목을 조정하여 통상임금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통상임금이 일부 인상되더라도 실제 초과노동 등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사업장인 경우, 지급기간만을 월단위로 바꿔 지급총액에 아무런 변화가 없고 오로지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는 효과만 있게 된다. 따라서 최저임금 위반을 회피하는 것이 임금조정의 주된 목적이라고 판단된다면, 이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해당되므로 사용자가 노동자 과반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 지급하거나 노사협의회만을 통해 임금항목을 바꾸는 행위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수습근로자가 아님에도 최저임금 삭감을 위해 수습근로자로 위장하거나 실제 휴게시간을 더 길게 변경하여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근로시간 자체를 줄이는 방법은 직접적으로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 위반에 해당된다. 
 
최저임금법 위반 제대로 규제되고 있나
 최저임금은 국민의 생활안정이라는 목적을 노동자의 임금개선이라는 수단을 통해 사회적 차원의 빈곤을 개선하기 위한 통일적인 일반기준이자 헌법상 기본권이다. 
 재계는 지역경제 여건에 따라 최저임금도 지역별 차등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최저임금의 기본권적 성격을 약화시키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지역별 임금격차는 최저임금 감액을 위한 근거가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격차를 줄여야 할 대상이다. 지역별로 임금의 차등을 두는 것은 노동력 이동이 매우 유연화된 지금, 최저임금이 낮은 지역의 구인란을 초래하여 지역경제를 더욱 공동화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그동안 최저임금 보장을 위해 시행된 최저임금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사용자들의 탈법적 시도에 그 실현이 막혔다. 그러나 정부는 탈법행위를 막기 위한 적극적이고 실효적인 규제지침을 내놓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2007년 택시노동자들의 저임금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서 사납금제도에 의해 임금을 최저임금에서 제외하도록 법개정이 이루어졌지만 택시업계는 최저임금 인상분에 맞추어 근로시간수를 거꾸로 줄이는 방법으로 최저임금 위반을 회피해왔다. 택시노동자들은 한 달 250여만 원의 월급을 받아가려면 매일 11~15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해야만 하지만, 단체협약상 소정근로시간을 5~6시간으로 점점 줄여 마치 최저임금 위반이 없는 것처럼 탈법을 반복해왔다.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해 단체협약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노사 합의는 그 자체로 무효라고 봐야 하지만 정부는 근로감독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최저임금 적용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탈법행위에 대한 노동부의 행정지침들이 구체화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헌법상 최저임금의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저임금법상 사용자의 최저임금 준수의무와 책임을 분명히 할 법적 근거를 명시해야 한다. 현행 최저임금법에는 오직 제6조 제1항과 제2항에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추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처벌규정만을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임금액을 삭감하지는 않지만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기 위해 기본급화나 월할지급 변경 등 온갖 편법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법 제6조 제7항은 도급사업에서 도급인의 최저임금 책임범위를 도급계약 체결 시를 기준으로 국한하고 있어서 도급계약기간 중 최저임금이 인상되어도 도급인에게 최저임금 수준으로 도급계약을 변경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결국 수급인이 도급계약을 변경할 수도 해지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는 상황이 발생해도 현행법상 도급인에게 아무런 제재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 이행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어렵다. 최저임금법이 제대로 적용되기 위해서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기업의 외부화ㆍ다단계 하도급화 단계에서 도급계약 체결 시만이 아니라 계약기간에도 최저임금이 담보될 수 있도록 원청ㆍ도급인의 책임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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