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은 정규직화 대책에서 왜 소외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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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 되어 버린 학교
학교에는 많은 비정규직이 일하고 있는데 그 인원으로는 약 38만 명, 전체 교직원의 41% 비율을 차지한다. 공공부문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장 많은 비정규직이 일하고 있는 곳이 바로 학교이다. 이런 점에서 학교를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학교비정규직을 크게 나누면 교육지원·행정·교육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과 직접 교육업무를 담당하는 교원·강사 비정규직으로 나눌 수 있다. 학교 급식을 만드는 노동자, 교육지원과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 도서관의 사서, 과학실과 전산실의 전문인력, 초등돌봄교실의 돌봄전담사, 상담실의 전문상담사, 특수교육을 지원하는 노동자, 스포츠강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업무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학교비정규직이 없다면 학교라는 교육공동체가 운영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대책 요약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났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다. 이어서 지난 7월20일,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대책에서는 △공공부문의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한 정규직 고용원칙 확인과 제한적 예외 인정,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기관별로 충분한 노사협의를 통해 전환을 자율적으로 추진, △9월까지 로드맵을 마련하고, 기간제는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7년 말까지 전환, 파견·용역은 노사 및 전문가협의를 거쳐 계약기간 종료시점에 전환, △무기계약직 차별해소 및 처우개선, △전환에 필요한 정원·제도 개정, 소요예산 반영 등의 조치가 담겨있다. 
이번 정부대책 중 △무기계약직에 대한 차별 해소 및 처우개선의 필요성 제시, △기간제의 정규직 전환대상 확대, △파견·용역 같은 간접고용을 정규직 전환대상에 포함, △정규직 전환 예외사유라도 기관의 상황을 감안하여 정규직 전환이 가능, △전환예외자도 차별해소, 처우개선, 고용안정 방안 모색, △필요한 재원을 정부 본예산에 반영, △노동조합 의견수렴 및 참여보장 등에 대한 내용은 이전의 정부에 비해 진일보하였다. 이는 정부 스스로가 모범적인 사용자로서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일정정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학교비정규직에 관련한 정부 대책의 문제점 
하지만 학교비정규직은 이번 정규직화 대책에서 제외되었다. 그 대책이 문제라 할 수 있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살펴봤다. 
먼저, 학교비정규직의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해 부실조사에 대한 논란이 있다. 작년 교육부 국정감사 등을 통해 파악된 유·초·중등학교에 일하는 학교비정규직 인원은 무기계약직 11만 6천여 명을 포함하여 38만 명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대책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대학까지 포함한 교육기관 전체 비정규직 인원은 216,464명(무기계약직 104,287명, 기간제 88,621명, 파견/용역 23,556명)에 불과하다. 이번 대책발표에는 유·초·중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중 거의 절반이 넘는 노동자가 파악되지 않고 누락되었다. 이전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규모를 축소하여 조사․발표한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같은 논란이 있는 것이다. 부실조사는 부실대책을 만들 수밖에 없다.
둘째, 저임금과 차별적 처우를 받는 무기계약직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 학교비정규직 중 무기계약직 11만 6천여 명은 최저임금 수준(2017년 기본급 시급은 6,360원으로 최저임금 6,470원보다 110원이 적고, 교육부 기본급인상안을 적용하더라도 겨우 110원 높은 수준임)의 저임금을 받고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의 차별로 인해 동일․유사한 업무를 하는 정규직(교원․공무원)의 동일근속 임금과 비교하여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대책에는 무기계약직의 일부 복리후생 처우개선 외에는 임금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향제시가 거의 없다. 대통령 공약사항이던 정규직 대비 80%의 임금수준으로 개선하는 계획도 없고, 학교비정규직의 차별적 임금체계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근속반영 임금체계 도입도 제시되지 않았다. 학교를 포함한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에 대한 대책이 거의 없다는 것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정규직화의 완성으로 생각하던 지난 10여 년 동안의 정부 대책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무기계약직은 ‘비정규직인 기간제와는 동일하게, 정규직과는 다르게 관리’되고 있다. 학교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실태를 볼 때 ‘무기계약직’은 상대적으로 고용만 안정된 ‘무기한 비정규직 신세’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종착역을 처우개선 없는 단순 ‘무기계약직’으로 보는 정부의 정규직화 대책은 바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독 교육분야에 대해서 포괄적인 전환예외 사유를 정한 것은 문제이다. 이번 정부대책은 전반적으로 기간제법상 기간제 사용기간의 예외사유와 비교할 때 예외사유를 제한적으로 제시하였고 예외사유에 해당하더라도 기관별 심의를 거쳐 전환대상으로 포함시킬 수 있도록 열어놨다. 하지만 교육분야에 대해서만큼은 예외 사유로 ‘타 법령에서 기간을 달리 정하는 등 교사․강사 중 특성상 전환이 어려운 경우’를 명시하였다. 관계부처 합동대책이 ‘특정 분야(교육)’에 ‘특정 직종’을 예외사유로 콕 집어 표시한 것은 큰 문제다. 그 의미도 불분명한 ‘특성상 전환이 어려운 경우’를 제시하여 상시지속적인 업무라 하더라도 전환예외자로 분류될 수 있게 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일부 교원과 교대생 등 교원 임용준비생들의 정규직화 반대여론을 의식하여 전환대상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으로 떠넘긴 셈이라 할 수 있다. 유·초·중·고등학교 현장에는 26만 명이 넘는 기간제 또는 간접고용 노동자가 있다. 이번 대책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의 구체적인 모습이 담길 것이라 기대했던 많은 노동자가 크게 실망했고, 정부와 교육부처가 마치 핑퐁을 하듯 노동자의 생존권을 떠넘기는 모습에 분노하고 있다. 
 
전환심의위원회 구성과 심의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
정부대책 발표 후 교육부는 8월 초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전국의 17개 시도교육청은 8월 말이 되도록 위원회 구성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전환과정에서 정부와 교육부가 그랬듯 이번에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전환심의원회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조합들과 전환대상 선정 등 여러 쟁점사항에 대한 교섭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심의위원회 구성에 비정규직 노조의 의견은 존중받지 못했고, 심지어 교육부 전환심의위원회에는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교원단체의 임원이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간접고용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 
분명한 원칙 없이 정부가 책임 떠넘기기식 대응을 하는 동안 교육분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싼 현장의 갈등은 더 커지고 있다. 일부 정규직 교원과 교대 및 사대생 등 임용준비생들은 반대의견을 집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학교현장에서는 소수자이면서, 또한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심각한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한 예외 없는 정규직화 필요 
정부는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해 정규고용을 원칙으로 밝혔다. 그 원칙이 유독 교육분야에서만 예외로 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상시지속적 업무라면 고용형태와 직종에 관계없이 예외 없이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등 고용안정대책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저임금과 차별적 임금해소를 위해 정규직과 비교하여 최소 80% 수준으로 구체적인 임금차별 해소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정규직화를 둘러싼 교육현장의 갈등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와 교원·공무원 정원 등 정규인력 확충문제에 대하여 분명한 원칙과 입장을 가지고,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끝으로 정규 교원에게 교육현장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함께 연대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 교육노동자가 불안해하고, 차별받는다면 교육도 불안해지고 차별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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