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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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최저임의 파급력이 거세다. 새 정부 임기 시작 이후 첫 최저임금 결정이었고, 정치권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대한 공약 이행을 두고 사회적 관심도 높았다. 이런 분위기가 사상 최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을 만들어냈다. 세간의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의 최저임금 결정 금액은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왔고, 최저임금 결정 이후 여러 형태의 반발과 과장된 공격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 있어왔다. 최저임금 결정 구조가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정권교체 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것은 사회적 협의 기구로서의 최저임금위원회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높아진 최저임금 위상에 부응하는 사회적 결정과정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우선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노동계의 최저임금위원회 복귀
지난해 최저임금 결정 과정은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구조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회의 초기 사용자 측 위원들은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고,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방해하는 발언을 일삼았다. 같이 협의하는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거나 특정 노동에 대한 폄하 발언은 노동자 측 위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런 상황도 공익위원들은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고, 회의가 파행되는 것을 방관했다. 공익위원들은 단순히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이 새로운 수정안을 제출하여 이견의 폭을 줄일 것을 종용할 뿐이었다. ‘김영한 비망록’에서 드러났듯이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익 측이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하고, 사용자 측에서 수용하는 구조로 결정되자 그 방식과 결과에 반발해 노동자 측 위원은 총사퇴를 선언하였다. 
이후 노동계는 지속적으로 최저임금 결정 구조 개선을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국회는 공전하였고, 구조 개선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논의는 어려웠다. 이어 탄핵 인용과 조기 대선 실시로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제도 정치 공간에서 인상 수준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는 4월6일 첫 전원회의를 개최하였으나, 노동자 측 위원 전원 불참으로 파행되었다. 당시 공석이었던 공익위원 2명을 새로 위촉하였으나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면서 전원회의를 열지 못했다. 19대 대선이 마무리된 후, 6월1일에 다시 2차 전원회의가 개최되었으나 노동자 측 위원들은 계속 불참하였다.
최저임금위원회 복귀를 두고 노동계는 장고를 거듭하였다. 당초 요구했던 최저임금 결정 구조나 결정 기준에 대한 제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전 정권에서 임명한 다수의 공익위원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정권 교체가 되었기 때문에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가 가진 사회적 위상과 책임이 있고, 저임금 노동자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했다. 또한 새 정부의 개혁의지와 이에 대한 높은 지지 속에 회의장으로 복귀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 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노동계는 양대노총을 중심으로 최저임금위원회 복귀를 포함하여 그 행동을 같이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하반기 국회를 통한 최저임금법 개선 노력을 약속받고, 6월15일 3차 전원회의부터 복귀하였다.
 
회의 공개 수준 강화 문제와 자영업자 지원 대책 건의안
2017년 들어서 처음으로 노·사·공익 측이 모두 참석한 3차 전원회의에서는 위원장 및 부위원장 선출과 최저임금위원회 내의 전문위원회의 회의 진행과 현장방문 일정을 협의하였다. 일주일 동안 빼곡한 일정을 거친 후, 6월27일부터 3일 연속으로 전원회의를 진행하였다. 4차 회의와 5차 회의에서는 회의 공개 수준과 영세 자영업자 지원 대책에 대한 공동 건의안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직접적으로 최저임금 금액과는 무관하지만 노사의 입장은 팽팽하였다. 노동자 측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 대다수가 미조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교섭의 진행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과 최저임금의 사회적 파급력이나 위상이 커졌다는 점 등을 들어 보다 투명하게 회의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사용자 측은 임금협상을 공개적으로 하는 일은 전례가 없으며, 공개 수준이 높아지면 계층 간의 감정적 대립이 증폭될 것이라며 난색을 보였고, 현행 공개되고 있는 수준에서 잘 전파되도록 할 것을 고민하자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해 어수봉 위원장은 회의 시작 전에 언론공개 모두발언을 진행하고, 회의록을 공개하며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으므로 현재의 회의 운영 방식이 완전한 비공개는 아니라고 지적하며 현재까지 운영해오던 방식에서 보다 공개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이에 따라 다음날 5차 회의에서 노동자 측은 회의 공개 수준을 높이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이를 모두 반대하였고, 위원장은 심의기간 이외의 시기에 토론회를 개최하고 실무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사무국 권한을 통해 공개 수준을 높이는 것을 제안하였다.
노동자 측이 올해 처음으로 제기한 문제는 영세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을 최저임금위원회 차원에서 공동으로 건의하자는 것이었다. 노동자 측은 여기에 제출한 내용을 중심으로 일자리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와의 면담을 진행하였다. 사용자 측은 이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의할 수 있는 성격인지, 그러한 결의가 어떤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지를 제기하면서 ‘자칫 물타기식’으로 받아들여지거나 건의안이 현실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니 그래서 최저임금을 올려도 된다’라는 식으로 논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미 이 내용은 사용자 단체에서도 많이 건의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이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을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건의안을 채택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반대하였다. 따라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공동 건의안 채택은 불가한 것으로 정리되었다.
 
보다 집요해진 사용자 측의 업종별 차등적용 주장
최저임금 심의 법정시한이었던 6월29일에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는 마침내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이 제시되었다. 그 전에 4, 5차 전원회의에서는 사용자 측이 내부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통일된 안을 제출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최초 요구안 제시가 거듭 미뤄졌다. 최저임금 심의는 ① 최저임금 표시 단위, ② 최저임금 업종별 적용방식, ③ 최저임금 금액 수준의 세 가지 안건을 다룬다. 이를 순서대로 결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것인지, 함께 묶어서 논의하여 결정할 것인지도 논의의 대상이었다. 사용자 측은 ② 업종별 적용 방식에 차등을 두어 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를 금액 결정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보았고, 노동자 측은 이를 순서대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평행선을 달린 끝에 결국 순서대로 논의하게 되었다.
먼저 최저임금 표시 단위에 대한 논의에서 노동자 측은 현행 시급 단위만 고지하는 것은 월급 단위에서 주휴수당을 누락하기 쉽기 때문에, 월급 단위(주 40시간 근로기준)를 함께 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 측은 노동시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월급 단위 표기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심지어 현재의 시급 단위에 덧붙여, 월급 단위를 함께 설명하는 방식조차 일터에서는 혼란을 유발시킨다고 주장하였다가 배석해있는 고용노동부 근로기준 과장에게 반박당했다. 노동자 측은 법정시한의 문제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더 이상 주장하지 않고 현행 방식을 유지하는 것으로 대폭 양보하였다.
이어서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서 2016년에도 사용자 측은 6개 업종에 대한 차등적용을 주장한 바 있다. 올해도 사용자 측은 7개 업종(PC방, 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이·미용업, 일반음식점업, 택시업, 경비업)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률 차등 적용을 시범적으로 할 것을 주장하였다. 구체적인 차등적용 방식은 최저임금 인상률의 1/2만 적용하거나 별도의 인상률을 결정하는 방식을 제시하였다. 사측은 그 논거로 해당 업종이 지불능력이 부족하여 고용 감소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노동자 측은 이러한 주장은 일하는 사람의 기본적인 생계를 보장하는 최저임금 제도의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수습 노동자나 감시·단속직 등 최저임금 적용 예외를 줄여온 지금의 사회적 추세와 맞지 않으며 해당 업종의 영세한 상황은 최저임금보다는 사업체 공급 과잉 문제가 더 큰 요인이다. 또한 같은 업종 내에서도 지불 능력의 차이가 크다. 세계적으로 업종별 차등적용은 기본 생계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을 설정하고 산업별로 보다 높은 생산성에 대한 보상 등을 위해서 이루어 진다. 차등적용 대상 업종의 선정이 자의적이며, 차등적용을 주장하는 업종의 종사자 수가 최저임금 제도의 근간을 흔들 정도로 많은 점을 들어 비판하였다. 공익 측에서도 법적 근거에 따른 업종별 근거(노동생산성이나 유사근로자 임금 등) 제시가 어렵고,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나 지불능력에 대한 판단 자료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사용자 측은 이러한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위원장의 표결 제안에도 차등적용에 대한 토론을 계속할 것을 요구하였다. 결국 법정시한(29일)을 한 시간 앞두고 공익 측의 중재로 업종별 적용방식에 대해서는 재논의하는 것으로 하되, 우선 노사 양측의 최저임금 금액에 대한 최초요구안을 제출하기로 하였다. 노동자 측에서는 시급 1만 원·월급 209만 원을, 사용자 측에서는 시급 6625원(155원, 2.4% 인상)을 제출해 2018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법정시한을 넘기게 되었다.
7월3일에 열린 7차 전원회의에서도 사측은 종래의 논의를 반복하면서 업종별 적용방식과 임금수준 논의를 묶어서 결정할 것을 계속해서 주장하였다. 이틀 후 열린 8차 전원회의에서도 사용자 측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였다. 결국 회의는 의사진행 방식에 대한 표결을 통해 업종별 적용방식을 결정하고 금액수준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하고, 차등적용 여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회의 진행에 반발하여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등을 대표하여 회의에 참석한 사용자 위원 5명이 퇴장하였다. 표결은 업종별 단일 적용으로 결정되었다. 사용자 위원 절반 이상이 불참해서 회의는 다시 파행되었다. 7월10일에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도 퇴장한 사용자 위원 5명은 입장을 고수하였다. 이들 중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을 위한 관련 업종 실태조사 실시를 요구하기 위해 1명이 회의에 참석하였다. 공익 측은 예산의 범위 내에서 노사 양측이 요구하는 연구 사업을 요청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최저임금 수준과 산입범위 논쟁, 그리고 1차 수정안 제출
법정 시한을 10일 이상 넘기고서야 노사 양측은 최초요구안에 대한 세부 설명을 진행하였다. 사용자 측은 국가별로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이미 국제적 최저임금은 높은 수준이며, 중위임금의 50%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했고, 최저임금에 영향을 받는 노동자의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을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소득양극화 해소를 위해 지난 3년간 최저임금 결정에서 소득분배 개선분의 평균에 해당하는 2.4% 인상안을 주장했다. 사용자 측이 동결이나 삭감이 아닌 인상안을 제출한 것은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노동자 측은 중위임금의 50% 목표는 합의된 사항이 아니며,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상황에서 중위임금은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였다. 노동자 측은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생계비를 가장 중심적으로 고려했으며, 생계를 위한 소득원이기 때문에 가구생계비를 고려하여 시급 1만 원을 주장하였다.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만이 아니라 상여금이나 초과근로수당 등을 고려하고, 가구당 평균 취업자 수를 고려하면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으로도 가구 생계비가 충족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노동자 측은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상여금이나 수당을 적용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반박하였다. 이러한 논쟁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기도 하였다. 이에 공익 측에서는 오히려 산입범위를 넓히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수용 가능한 것은 아닌지, 실제 현장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각종 수당을 깎고 기본급을 늘리고 있다면 산입범위를 넓혀도 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였다. 결정적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권한 밖의 문제이기 때문에 논쟁은 지속되지 않고 종결되었다.
7월12일 10차 전원회의에서는 불참했던 사용자 측 5명이 모두 복귀한 가운데, 양측의 1차 수정안 제출이 진행되었다. 많은 노동·사회단체들과 함께 ‘최저임금 1만 원’을 외치고 있었지만, 실제로도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쟁취하기 위해서 협상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컸다. 특히 실제 인상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중재자가 존재하는 협상에서 수정안 제출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따라서 1차 수정안으로 시급 9570원·월급 200만 원을 제출하였다. 사용자 측에서는 시급 6670원(3.1% 인상)을 제출하였다. 공익 측에서는 노사 양측의 입장차이가 너무 커서 2차 수정안 제출을 제안하였으나, 노동자 측에서는 공익 측에게 적극적 조정이나 생산적 토론을 주문하였다. 예년과 같이 공익 측에서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는 방식에 대해 사용자 측은 거부하였고, 회의는 더 진전되지 못하였다.
 
최종 표결과 노동자 안의 가결
7월15일은 노동부 장관이 법정 최저임금을 고시하기 위한 날짜상 마지노선이었다. 이날 열린 11차 전원회의에서는 자정을 넘겨서라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만 했다. 공익 측에서는 노사 양측의 입장이 좁혀질 때까지 수정안 제출을 요구하면서, 공익위원 안을 내지 않고 노사 양측의 안을 두고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 측에서는 수정안 제출을 반복하는 방식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최종 표결안 제출 이전의 마지막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따라서 2차 수정안을 노동자 측은 제출을 거부했고, 사용자 측은 제출하였으나 비공개했다. 이어 3차 수정안을 각각 제출하였다. 노동자 측에서는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시급 8330원·월급 174만 원을 제출하였고, 사용자 측에서는 시급 6740원(4.2% 인상)을 제출하였다. 공익 측에서는 예년과 같이 심의촉진구간을 공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 측에는 표결안의 금액 상한선만 제시하고 사용자 측에는 하한선만 제시하여 그 범위 내로 의견이 좁혀지면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공익 측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에 대해 사용자 측은 높은 상한선에 대해 반발했고, 노동자 측은 낮은 하한선에 반발해 한쪽이 퇴장하면서 회의가 파행되는 일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취한 방식이다. 게다가 갑작스러운 조기대선으로 공익위원의 성향도 혼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은 노사 양측이 조금이라도 최종 결정금액을 자신들의 주장에 가깝게 하기 위해 표 대결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했다. 이런 이유로 노동자 측 7530원 대 사용자 측 7300원으로 상당히 그 범위가 좁혀졌다. 그리고 양측 최종안으로 표결을 진행한 결과, 노동자 안 15표, 사용자 안 12표로 노동자 측의 7530원(16.4% 인상, 월급기준 1,573,770원)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결정된 인상률은 2000년에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이래로 최대이고, 인상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공익위원 책임성과 논의구조의 확대 강화가 이루어져야
2017년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주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의 회의 구조 하에서는 공익위원, 특히 위원장에 따라 회의 양상이 극명하게 달라진다. 이는 결정 금액의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기되는 의제를 얼마나 적절하게 조정하고 합의를 유도하는가의 문제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는 위원장이 논의를 진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사실상 없었다. 노사의 중재를 맡는 공익위원은 적극적이고도 책임 있게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임명되어야 한다. 
둘째, 새 정부의 인상률 공약이 회의장에서 강력한 가이드라인으로 작동하였다. 새 정부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공약한 상황에서, 임기 첫해 공약 준수라는 압박이 공익위원들에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는 노사 양측에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노사 양측의 최종제시안은 새 정부의 공약을 의식해 7500원에 근접할 수 있었다. 한편, 이는 ‘최저임금위원회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셋째, 최저임금 결정의 논의 양상을 볼 때, 최저임금 실효성 강화를 위해서는 임금을 둘러싼 보다 넓은 범위의 논의 체계가 필요하다. 월급병기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되는 것은 주휴수당(유급주휴)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15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 계약의 증가로 이어지기도 한다. 산입범위 문제도 임금 체계를 단순화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듯 최저임금은 임금과 관련된 많은 문제와 연결된다. 내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리는 6월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올해와 같은 임금 인상이 내년에도 가능하기 위해서는 임금 체계 전반에서부터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지원 정책까지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단순히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저임금 노동자가 생계에 필요한 수준의 임금을 보장받고, 우리 사회의 소득 양극화가 완화될 수 있도록 보다 깊고 넓은 수준의 최저임금 논의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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