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중소상공인 지원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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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주도성장의 세계적 흐름과 최저임금 인상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전략은 가계소득을 증가시켜 민간소비를 진작하고 내수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때 가계소득 증대정책의 핵심 중 하나가 최저임금 인상이다. 임금주도 성장전략은 저성장의 늪에 빠진 세계경제의 출구전략으로 OECD, ILO 등의 국제기구도 제안하는 정책으로 문재인 정부만의 독특한 것은 아니다. 1980년대 대처, 레이건 노선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운영기조 이래로 노동생산성 향상보다 임금인상이 낮아지면서 소득분배가 악화되었고 노동자들 상당수는 신빈곤층으로 전락했다. 그 결과 저성장기조가 정착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각국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임금주도 성장전략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연방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였다. 하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지지부진하자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는 연차적으로 15달러까지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법안을 별도로 통과시켰고, 시애틀은 이미 15달러 최저임금을 시행하고 있다. 대처정부 이래 최저임금 인상을 억제해 왔던 영국의 보수당 정부도 최저임금과 별도로 2020년까지 25세 이상의 노동자에게 9파운드의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국가생활임금제도를 도입하였다. 법정 최저임금 제도가 없었던 독일도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하였다. 미국과 영국의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15달러나 9파운드(1파운드는 1,470원 정도)는 한국의 최저임금 1만 원과 같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보편화 된 수준의 최저임금이 정치적 목표로 설정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왜 ‘소득’주도성장으로 바뀌었나?
한국의 ‘소득주도성장’은 서구 유럽의 ‘임금주도성장’과 다소 내용에 차이가 있다.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자영업자) 사이의 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제품구입 강요, 판매목표 강제 등 다양한 불공정행위가 만연하다. 그 결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계속 낮아지고, 중소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는 저임금 탓에 신빈곤층으로 떨어졌다. 1980년대만 해도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은 대기업의 90%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50% 수준으로까지 임금이 떨어졌다. 세습을 통한 재벌총수 일가의 사업 떼어주기로 재벌의 사업영역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영위하던 골목상권, 식품·의류, 공구·문구 등의 적합업종영역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사이의 격차를 줄이지 않고서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 고용된 저임금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은 어렵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 임금주도성장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소득을 함께 끌어 올리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보다 강화되었다. 노동빈곤층을 중산층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화 같은 노동정책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하도급·가맹·대리점 사이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단체가 대기업과 이익공유제 같은 동반성장교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정경쟁정책과 대기업이 중소상공인 적합업종영역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생정책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은 재벌이 나눠가져야
영세중소기업의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6조 2항은 원재료 가격변동에 따른 하도급대금 조정제도를 두고 있는데, 원재료 가격변동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변동에 대해서도 하도급대금을 조정 할 수 있어야 한다. “가맹점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14조 2항은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처럼 가맹점 본사와 가맹점주단체가 상생협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있는데, 국가시책으로 추진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가맹점 본사와 가맹점주가 나누어 부담할 수 있도록 가맹점수수료 등을 조정하는 교섭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중소기업, 자영업자 같은 乙(을)의 부담을 재벌대기업인 甲(갑)도 어느 정도 분담해야 최저임금 인상 등 시대적 과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란 시대적 과제의 불가피성을 중소상공인에게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한편, 중소상공인이 대기업과 그 부담을 나눌 수 있는 상생교섭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도급·가맹·대리점주 단체의 교섭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임대료인상 규제, 신용카드수수료 인하, 골목상품권 활성화 정책으로 자영업자의 부담을 낮추고 소득을 증진시켜야 한다. 이러한 대책은 시행령 개정이나 정부정책만으로도 가능한 것이어서 중소기업부의 행정이 시작되면 첫 과제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乙의 “연대”로 최저임금 문제 풀어야
  2017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16.7% 인상되자 저임금 고용으로 버텨오던 2·3차 하청밴드에 속한 영세 중소기업이나 편의점주, 식당주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보수언론에서는 이를 문재인 정부 지지층에 균열을 낼 수 있는 뇌관으로 보고,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갈등을 확대하려는 양상마저 보인다. 영세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저임금 노동에 의존해 생존하는 현상은 대기업과 하도급·가맹·대리점주 사이의 불공정 관계나 적합업종영역으로까지 진출하는 상생이 결여된 것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중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의 세계적 조류를 받아들여야 한다. 한편, 노동조합은 영세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처한 대기업과의 불공정개선을 위한 감시운동이나, 임대료인상규제, 신용카드수수료인하, 중소상공인단체 교섭력 강화 등의 중소상공인 보호제도 개선운동에 동참해 乙 간의 연대에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 소득증대정책을 통해 과거 신자유주의 국정운영기조를 극복하고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는 노력은 문재인 정부의 이념적 편향 때문이 아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서구선진국 대부분이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국정철학에서 나온 것이고,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지 않다. ‘乙(저임금 노동자)’과 ‘乙(자영업자)’ 사이의 갈등이 아니라, 빈부격차를 줄이고 포용적 성장을 추구하는 세계사적 조류에 乙이 연대하여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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