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노동존중 평등사회’ 향한 대전환의 시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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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정세 특징 
 
2017년 정세의 특징은 우선 작년부터 지속되어 온 박근혜 퇴진·체제청산을 요구하는 광장 촛불투쟁의 연장에 있다는 점이다. 경제적으로는 재벌체제의 모순과 결함이 저성장 국면의 고착화와 구조조정으로 나타나고, 사회 전반의 불평등과 불안정이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의 종식과 함께 1987년 헌정체제 재편을 둘러싼 논쟁이 전개되는 정치적 분수령이며, 노동운동의 주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1987년 이후 민주노조 운동 주력 세대가 ‘은퇴’하는 시기로 노동조합 세대교체와 모든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민주노총)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2017년은 촛불투쟁의 연장에서 조기대선이 치러지면서 정치·경제 등 우리 사회 모든 측면에서 기존 체제의 문제점이 폭발하는 격변기이자, 탄핵으로 발생한 정치적 진공상태를 누가 메울 것인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투쟁이 전개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박근혜 퇴진 촛불투쟁은 소위 박근혜-최순실-재벌 게이트로 촉발된 상층권력의 부당한 행태, 비정상적인 헌정 질서에 대한 반발과 분노로 촉발되었다. 그러나 근원에는 지난 수 십 년에 걸친 시민들의 사회·경제·정치적 박탈과 배제, 재벌 독식구조에 따른 경제적 이익의 소수 집중, 노동자·서민의 생존권 위협 등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노동자·서민의 삶은 말 그대로 ‘헬조선’이라 표현하기에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악화일로에 있다. 지난 2월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2016년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9만 9,000원으로 전년 대비 0.6%(2만6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오히려 0.4%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가구소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균 근로소득은 294만 8,000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 역시 역대 최저 증가율이다.  
또한 전체 노동자 2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며, 4명 중 1명은 저임금 노동자이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임금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 보장은 언감생심 엄두도 내지 못한다. 상위 10%와 하위 10% 노동자 간의 임금격차는 2014년 5배, 2015년 5.25배, 2016년엔 5.63배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증가하여 OECD 국가 중 불평등이 가장 심하다. 법정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무려 266만 명에 달한다. 2016년 11월 기준으로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8.2%까지 상승했다. 박근혜 정부 첫 해인 2013년 3.1%였던 실업률은 2016년 3.8%로 0.7%포인트 상승했고, 같은 기간 청년실업률은 8.0%에서 9.9%로 치솟았다. 하지만 청년층 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 입사시험 준비생(잠재경제활동인구) 등 ‘고용보조지표 3’에 해당하는 인원을 감안하면, 통계청에서 발표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무려 22%에 달한다. 여기에 ‘비자발적 비정규직’과 ‘그냥 쉬고 있는 청년’까지 포함하면 청년 체감실업자는 179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보고되고 있다. 
 
 
2017년 민주노총의 4대 핵심투쟁
 
민주노총은 2017년 4대 핵심투쟁으로 △박근혜·재벌체제 청산 투쟁, △한국 사회 대개혁을 위한 조기 대선 투쟁,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등을 위한 6월 사회적 총파업, △노조할 권리·노동법 전면 개정 투쟁을 설정했다. 올해 전체를 꿰뚫는 효과적인 투쟁 조직화를 위해 「최저임금 1만 원·비정규직 철폐·재벌체제 해체·노동법 전면 개정 총파업투쟁본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박근혜·재벌체제 청산 촛불투쟁
 
2017년 투쟁은 이미 광장의 촛불로 시작되었다. 박근혜 퇴진·체제 청산 투쟁은 작년 말부터 흔들림 없이 계속되고 있다. 촛불민심은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에 함축되어 있다. 이는 박근혜와 부역자들에 대한 분노와 더불어 이들이 파괴한 민주주의와 민생을 되살려야 한다는 열망이 담겨 있다. ‘헬조선’에서 ‘흙수저’로 태어나 ‘N포세대’로 살아가며 박탈감과 좌절감에 빠진 청년들에게 ‘돈도 실력’이라며 대못을 박은 정권, ‘사오정’, ‘오륙도’의 가시밭길을 지나 가까스로 정년에 이른 ‘58년 개띠’들에게 자식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부모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씌우며 ‘노동개악’을 합리화한 정권,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이고 월 200만 원 이하의 임금으로 살아가는데도 ‘쉬운 해고, 낮은 임금, 평생 비정규직’을 강요한 정권에 대해 국민은 주권자로서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촛불 민심은 박근혜의 퇴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벌 독식 체제, 저임금·비정규직 일터, 위험사회, 군사적 긴장, 공안통치 등 박근혜·재벌 체제의 완전한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을 넘어, 적폐청산·촛불개혁이 실현될 때까지 광장의 촛불투쟁을 확산시키고 함께 하는 것이 2017년 민주노총의 핵심 투쟁 중 첫 번째라 할 수 있다. 
 
 
 
2017년 조기 대선, ‘노동존중 평등사회’ 향한 대전환의 시작
 
2017년 조기 대선은 ‘박근혜 정권 퇴진·체제청산’ 촛불투쟁의 연장선에서 포스트(post)-박근혜 체제의 상과 내용을 둘러싸고 치열한 투쟁이 전개되는 공간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대선을 ‘박근혜 퇴진 대중투쟁이 만든 조기 대선, 한국 사회 대개혁 대선’으로 규정하고, △ 한편으로는 촛불 민심의 요구를 계승해 권력 교체와 박근혜 체제 청산,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적으로 노동자·민중 정치세력화의 대중적 기반 마련을 목표로 대응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재벌 체제 청산과 노동존중 평등사회 건설’을 핵심 기치로 하여 박근혜 적폐청산․재벌 독식 체제 해체, △최저임금 1만 원 실현, 비정규직 철폐, 죽고 다치는 지옥일터 개선, △노조 조직률 30%·단체협약 적용률 50% 실현, 노동3권 보장, △연 1,80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와 공공·안전 인프라 확충으로 100만개 ‘좋은 일자리’ 창출, △7대 영역(보육·교육·고용·주거·노후·의료·빈곤) 평생복지 달성과 사회공공성 강화를 핵심 요구로 제시한다.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하면서, 보수야당들은 저마다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광장의 적폐청산‧사회 대개조 요구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례로 촛불투쟁을 이끌고 있는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 제기한 6대 긴급현안 등 30대 우선 개혁과제 중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다. 보수야당들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핑계 삼아 개혁입법 처리를 주저하거나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노총은 이번 대선에서 ‘촛불 민심의 요구를 계승해 권력 교체’에 복무하면서, 동시에 ‘진보진영 후보를 지지하고’, ‘의제‧투쟁을 중심으로 한 대선 대응사업의 성과가 이후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기틀’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1만 원, 새 정부 성격 보여줄 첫 시금석
 
매년 6월은 ‘최저임금의 달’이다. 차기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6월에 집중적으로 개최되고, 이에 따라 사회적 관심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조기대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올해 6월은 이미 새 정부가 출범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올해 최저임금 이슈는 새 정부의 성격을 보여줄 상징적 현안이 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대폭인상은 저임금 ‘나쁜 일자리’를 그나마 괜찮은 일자리로 전환하고, 극단적인 소득불평등을 개선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턱 없이 낮다. 2016년 현재 최저임금은 시급 6,470원·월 1,352,230원(주 40시간 기준)인데, 이 금액은 2015년 비혼 단신 노동자 실태생계비(1,673,803원)의 80% 수준으로 혼자 살기에도 벅차다. 더구나 대다수의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2∼3인의 가족 생계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은 턱 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최저임금 1만 원은 2∼3인의 가구 생계비를 감당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다.  
최저임금 수혜자는 여성, 학생과 저학력층, 청년과 고령자, 숙박음식점업, 서비스직과 단순노무직, 영세사업체,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시간제노동자, 임시직과 일용직, 무노조 사업장, 비조합원 등 가장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저임금 대폭인상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노조로 조직되어 있지 않은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일자리 질을 제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6월은 최저임금뿐만 아니라, 새 정부 들어 첫 번째 임시국회가 열리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법을 포함한 개혁입법의 실현 역시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또한 대표적인 저임금 노동자인 건설노동자의 임금조건 개선을 위한 적정임금(임대료)제도 도입 등 저임금 타파 역시 중요한 요구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민주노총은 6월에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을 포함한 5대 핵심 요구 즉, △비정규직 철폐·최저임금 1만 원 쟁취·저임금 타파 △재벌총수 구속·재벌체제 해체, △국가기구 개혁·사회공공성 강화, △노조할 권리 쟁취·노동법 전면 개정, △박근혜 구속·부역자 구속 및 처벌·체제 청산을 내걸고 사회적 총파업을 조직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오는 6월30일부터 7월8일까지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설정하고, 총파업·파상 파업 등을 조직하고 7월8일 미조직 노동자를 포함하여 각계 기층 민중과 촛불시민이 함께 하는 대규모 행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새 정부가 최저임금 1만 원·개혁입법 실현으로 노동과 민생을 우선 챙기는 정부로서의 면모를 분명히 드러내는 6월이 되길 바란다.  
 
 
노조할 권리·노동법 전면 개정투쟁
 
민주노총은 올해 노조할 권리·노동법 전면개정을 전면화하고자 한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첫 번째 정기국회인 하반기가 노동법 개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노조할 권리’ 보장은 우리 사회 핵심 문제로 대두된 ‘불평등’ 해소를 위한 필수 요건이다. 노동자 스스로 임금과 고용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노조할 권리’를 보장할 때 우리 사회는 평등사회로 한 걸음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노조에 대한 공안탄압과 현행 노동관계법의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노조하기 가장 어려운 나라이다. 
특수고용, 간접고용 등 비정규 노동자들은 노동자성이 부정되거나, ‘진짜 사장’과 교섭할 권한이 봉쇄되어 있는 등 ‘노조할 권리’가 근본적으로 제약되어 있다. 공무원, 교사, 교수는 단결권조차 인정되고 있지 않으며, 파업권은 업무방해죄, 손해배상·가압류 등 민형사상 제약으로 인해 무력화되고 있다. 사업장 단위에는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제도를 악용한 부당노동행위가 만연하고, 천문학적 손배·가압류로 인해 노조활동이 범죄화되고 있다. 또한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공공부문 ‘정상화’ 계획을 통한 공공부문 노조 활동 억압 및 공공부문 대정부 교섭 불응, 공격적 직장폐쇄 남용, 산별교섭 형해화, 단체협약 일방해지권 남용, 필수공익사업 노동자의 쟁의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 헌법상 노동기본권이 심각히 침해당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노동기본권 탄압 국가이다. 
비정규직(간접고용·특수고용 등) 등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간접고용 원청사업주의 사용자책임 인정, △공무원·교사·교수의 노동기본권 보장, △사실상의 ‘노조설립허가제도’ 개선, △타임오프 제도 폐기·노사자율 보장, △부당노동행위 근절, 노조 활동 탄압 금지, △이주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등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을 실질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강제제도 폐기·자율교섭 보장, △산별교섭 등 초기업단위 단체교섭 의무화 및 효력 확장, △공공부문 노정교섭 보장, 산별교섭 의무화, △정리해고, 정부 정책 등에 관한 쟁의권 보장, △노조활동 및 쟁의행위에 대한 업무방해 적용 금지, △노조 활동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압류 금지, △필수유지업무 조항 폐기·최소유지업무 신설, △쟁의행위 시 원청 대체인력 사용 금지 등의 법·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노동자 대투쟁 30주년,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2017년은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 3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사회 전체의 민주화를 노동 현장의 민주화로 연결시켰던 87년 노동자대투쟁의 의미를 되살려,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미조직·비정규 조직활동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가맹산하조직 미조직·비정규 사업 현황 조사와 분석 등 전략조직사업의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선, 사회적 총파업 등 다양한 국면을 활용하여 노조의 사회적 역할과 인식 제고를 위한 사업을 펼치고, 이를 노조 가입으로 연결시키는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조직할 계획이다. 계급대표성을 강화하여,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우뚝 서기 위한 조직혁신 노력은 한시도 중단될 수 없다. 
 
 
2017년, ‘노동존중 평등사회’ 향한 대전환의 시작으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옥중 서신을 통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촛불은 이제 먹고사는 문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라 외치고 있다”며 “보수정치의 선을 넘어 촛불민심의 요구를 삶의 혁명으로 완수하자”고 호소하였다. 민주노총은 2017년 한 해 동안 촛불민심이 왜곡되지 않고, 박근혜 적폐를 청산하며, 박근혜 체제 이후 새로운 민주공화국 건설을 위한 디딤돌을 놓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재벌 독식 불평등사회’를 지양하는 ‘노동존중 평등사회’를 향한 대전환을 요구하며 촛불시민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다. 
박근혜·재벌체제의 온전한 청산, 비정규직 철폐와 좋은 일자리로의 전환 및 창출,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사회공공성·사회안전망 대폭 확충, 민주주의·평화사회 건설을 위한 대전환은 이미 시작되었다. 촛불투쟁으로 들어설 새 정부가 촛불민심을 배신하지 않고, 노동과 평등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올곧게 실현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 누구도 원치 않는 ‘불만의 겨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주) 이 원고는 2월6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 제출된 2017년 사업계획(안)을 기초로 작성되었다. 2017년 사업계획은 3월7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며, 일부 수정될 수 있음을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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