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직 노동자 이익 대변하는 사업체협의회의 제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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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선국면에서 고용 및 노동의 과제와 관련된 화두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는 노동시장이 1부 리그인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25%)과 2부 리그인 중소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75%)로 나뉘어 그 사이에 임금과 근로조건 등 처우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 식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기업별 체제에 의해 확대 재생산 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우리의 기업별 노사관계에 의해서도 확대 재생산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 정규직으로 고용된 노동자들은 기업별 노조로 비교적 잘 조직되어 있어서 교섭력이 강하기 때문에 자기 기업 내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에 힘써 왔고 그 결과 상당한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서는 독자적으로 노조를 만들기도 어렵고, 기업별 노조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교섭력이 약하고 근로자들의 이직이 잦기 때문에 기업별 노조를 유지하고 운영하기도 쉽지 않다. 비정규직들은 고용이 불안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 연계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나 네트워크가 부족하여 노조를 만들기 더욱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 노동자들이나 비정규직들은 자신들의 임금이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단체교섭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자가 결정하는 대로 임금과 처우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우리나라 노조는 외형적으로는 산업별 노조로 개편되었어도 실제로는 기업별 노조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무노조 중소기업 노동자들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거나 포용하는데 나서지 않았다. 정부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현재 각 노조들(산업별 노조, 산업별 노조연맹)의 지향이나 의지 등으로 볼 때 압도적 다수의 무노조 중소기업 노동자들을 노조로 조직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무망하다. 그렇다고 노조 조직화를 정부나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없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대안인 사업체협의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을 위해서는 2부 리그에 속해 있는 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다차원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압도적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무노조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이들 무노조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채널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오스트리아식의 노동회의소나 독일과 서유럽국가들의 사업체협의회(works councils, 혹은 사업체 평의회)이다. 사업체협의회는 무노조 중소기업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기업 공공부문 유노조 기업 노동자들이 갖고 있는 산업적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업체협의회의 도입은 현재 30인 이상에서 의무적으로 구성하여 설립하도록 되어 있는 노사협의회를 발전적으로 개편하면 되고, 설립이 비교적 용이하며 완전히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저항이 적을 수 있다. 즉 현재 노사협의회(노사 양측의 대표로 구성된 하나의 조직)에서 근로자 측 대표들만으로 별도로 사업체협의회를 만들도록 하되 현재 노사협의회에 사업체협의회가 근로자들을 대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사업체 내의 정규직만이 아니라 사업체 내에서 일하고 있는 직접고용 비정규직, 간접고용 비정규직(사내하청, 파견직, 6개월 이상 도급근로자) 등도 사업체협의회 근로자대표 선거에 참여하여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갖도록 한다.  
 
 
사업체협의회, 기업별 체제 한계 극복할 수 있어
그러나 현재 노사협의회가 유명무실한 것을 감안할 때 이것으로 크게 부족하다. 따라서 사업체협의회의 근로자대표들은 반드시 현장 근로자 전체(사무직 등도 포함)의 직접 무기명 투표로 선출해야 하며, 현재 노사협의회보다 중요한 현장문제에서 더욱 강한 의결권과 각종 협의권, 정보권을 가져야 한다. 물론 사업체협의회의 근로자대표들은 파업권을 갖지 않는다. 
또한 정부는 노조와 함께 근로자대표인 사업체협의회의 대표들이 1년에 일정한 시간(예를 들면, 1년에 4시간씩 분기별 1회, 총 4회 16시간) 사업체협의회의 역할과 의무 및 활동(의결권, 협의권, 정보권의 내용과 행사방식)에 대해서 교육을 하도록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산업별 노조나 산업별 노조연맹들도 많은 무노조 중소사업체의 사업체협의회와 연계하여 사업체협의회 근로자대표들이 현장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업체협의회 근로자대표들이나 근로자들이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 노조를 결성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사업체협의회를 통해서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수많은 무노조 중소기업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확대재생산해 온 기업별 노조체제가 갖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거나 크게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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