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노동부문 국정감사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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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핵심 노동정책 관통하지 못해
올해 국정감사는 박근혜 정부 4년차이자 20대 국회 첫 국감인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출발부터가 온전하지 못했다. 여당이 사상 최초로 국감 보이콧에 나섰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표결에 부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릴레이 1인 피켓시위를 벌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감도 하태경 간사를 제외한 새누리당 의원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반쪽짜리’로 치러졌다. 
이번 노동부 소관 국감에서는 상대적으로 현안 이슈가 많이 제기됐다는 평가다. 성과연봉제, 철도파업, 조선업 구조조정, 2대 지침, 노동 4법, 갑을오토텍, 삼성전자 백혈병 등 첨예한 이슈가 제기됐다. 그만큼 노동현장이 들끓고 있는 셈이다. 또한 비정규직 문제, 산재은폐, 임금체불, 취업성공패키지 같은 전통적인 이슈도 빠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올해는 야당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드러내기 위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과 최순실 씨를 둘러싼 비선실세 논란에 초점을 맞추면서, 환노위도 청년희망재단에 대한 노동부 개입 의혹 제기로 보폭을 맞춰갔다. 반면 여당은 주로 노동 4법과 노조의 고용세습 논란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증인 논란도 있었다.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쉽지 않았던 데다 우여곡절 끝에 채택이 됐어도 거부하는 증인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10월13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 중이다. ⓒ김삼화 의원실)
 
 
노동부, 노사관계 개입으로 산업평화 깨
환노위의 노동부 국감에서는 우선 노동부가 성과연봉제와 단체협약 시정명령, 2대 지침을 통해 노사관계에 개입하면서 산업평화를 깨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노동부 장·차관과 기획조정실장이 주재하는 산하기관 회의를 열고 시나리오별 대응매뉴얼을 만들어 성과연봉제를 추진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노동부는 올해 3월과 4월, 6월에 수차례 산하기관 회의를 주재했는데 여기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건이 배포된 뒤 회수됐다. 결과적으로 이 문건대로 노동부 산하기관은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 강행 등의 방법을 통해 모두 6월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했다. 
성과연봉제 논란은 노동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도 부각됐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노사발전재단 설립 취지는 노사 주도의 자율적 상생 노사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것인데 외려 노사관계 파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무총장 전결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장애인고용공단에 대해서도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하고 전임자 복귀명령을 내리는 등 노사갈등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성과연봉제에 대한 이기권 노동부 장관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이 장관은 그 동안 틈만 나면 “성과연봉제를 중심으로 한 임금체계 개편을 법적으로 의무화했다”고 주장해 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환노위원장)과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정년연장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9·15 노사정 합의 어디에도 성과연봉제가 거론된 바 없다”며 “장관이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성과연봉제·단협 시정명령·2대 지침 도마 올라
노동부가 단협 시정명령을 통해 개별 노사관계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용득·한정애·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동부가 최근 3년간 단협 시정을 권고한 사업장이 28곳에 불과하다”며 “올해는 6월 현재 1,503곳에 이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단협 시정명령은 법률적 근거 없이 과도하게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문제제기했다. 
노동부의 2대 지침이 저성과자 퇴출제를 위해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정 법인이 만든 문건을 공개하면서 “일부 업체들은 벌써 저성과자 퇴출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에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옥주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 내부보고서를 통해 “인권위는 2대 지침이 판례법리와 근로기준법 취지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며 “정부의 탈법적 노동유연화 정책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용득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 임금·단체협상을 이유로 한 노사분규가 더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노사분규는 2013년 72건, 2014년 111건, 2015년 105건, 2016년 8월 현재 68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분규기간은 2013년 1,679일, 2014년 5,577일, 2015년 3,785일, 올해 8월 1,095일을 보였다. 파업 참가율은 2013년 49.9%, 2014년 53.9%, 2015년 48.8%, 올해 8월 67.7%로 늘었다. 
이 의원은 “단협 시정명령을 통한 노사관계 개입이 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중재자 역할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업 구조조정, 고용대책 효과 의문 제기돼
올해 또 다른 이슈인 조선업 구조조정 문제도 제기됐다. 조선업 대량해고 사태에 대해 노동부의 고용지원 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조선업 종사자 20만 3,282명 중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16만 1,897명이다. 나머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4만 1,385명 대부분은 이른바 물량팀 노동자들로 추정된다. 노동부가 이들을 대상으로 피보험자격 특별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9월12일 현재 추가 가입자는 2,302명(5.6%)에 그쳤다. 
이 의원은 “실직자에게 재취업을 알선하기 위해 실시한 네 차례 채용행사에서 겨우 16명만이 일자리를 찾았다”며 “실효성 있는 고용대책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10월4일부터 여당이 국감에 복귀함에 따라 환노위 새누리당 의원들도 6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지방고용노동청 국감에 참여했다. 이날 문진국 새누리당 의원은 “조선업 구조조정과 경제불황으로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발생한 실업자가 15만 9천명(올해 8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만 6천명(41.1%) 증가했다”며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고용유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장석춘 의원은 “노동부는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비해 고용유지지원금 468억 원을 확보해 6천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10월5일 현재 44개 사업장 520명에게 5억 8천만 원을 지원한 게 전부”라며 “연말까지 기간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집행액이 낮다”고 지적했다.
 
 
최순실 게이트 발맞춰 청년희망재단 의혹 제기
청년희망재단 문제도 환노위를 관통한 이슈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이 전체적으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을 제기할 때 환노위 차원에서는 청년희망재단 문제를 걸고넘어졌다. 노동부 국감 첫 날인 9월26일 야당 의원들은 청년희망재단 모금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노동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이기권 장관은 “민간기관이기에 어렵다”고 거부했다. 
이어 같은달 29일 노동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청년희망재단에 산하기관 직원들을 파견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이용득 의원은 “노동부는 지난해 10월2일 산업인력공단·고용정보원·사회적기업진흥원에 청년희망재단 지원 전담인력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해당 기관들이 ‘청년희망재단 설립지원 TF 구성안’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도 “청년희망재단은 11월에 설립됐는데 설립도 되기 전 민간단체에 파견이 필요한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10월13일 노동부 종합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1988년 국회 5공화국 비리조사 특별위원회는 일해재단 기금조성 비리 청문회를 실시한 바 있다”며 “당시에도 자발적으로 돈을 냈느냐 강제로 거뒀느냐가 문제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희망재단도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희망펀드 1호에 가입한 뒤 12만 명이 참여해 1,444억 원을 모았는데, 정권 차원에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노동 4법과 고용세습 문제 집중 추궁
노동 4법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10월6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지방고용노동청 국감에서는 한국노총 여성담당 부위원장 출신 임이자 새누리당 의원이 “안산·시흥에 공익적 기관을 설립해 상용파견직을 시범운영하자”고 주장했다가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그동안 정부가 주장해 온 뿌리산업 파견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한국노총과 금속노련은 각각 성명을 내고 “뿌리산업 파견확대는 재벌대기업의 민원과 요구를 충실히 대변하는 것”이라며 “원·하청 불공정거래, 비정규직 차별, 불법파견 문제의 해소 없이 재벌대기업 논리를 국감장에서 설파하는 임 의원에게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기권 장관은 “국감이 마무리되면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노동 4법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고 화답했다. 이어 노동부는 10월19일 장년 고용서비스 강화 방안의 하나로 비영리 파견사업체를 양성해 장년층 파견을 활성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태경·신보라 새누리당 의원은 노조의 고용세습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신 의원은 “얼마 전 서울고법에서 업무상재해 조합원 자녀 고용세습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며 “노동부가 이런 점을 가지고 단협 개정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 의원은 “고용세습 같은 위법·불법적인 단협 시정명령은 더욱 확대하고, 위반 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늘고 산재사망 집중, 증인 불출석 논란
올해 국감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비정규직 남용을 막고 차별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소속 의원 33명으로 공동 국감TF를 꾸려 13개 상임위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현황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았다. 이 결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경우 외주화 인력이 크게 증가했고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용역업체 직원의 피폭량이 정규직보다 8.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로위는 “박근혜 정부의 비정규직 5% 목표관리제가 허구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비정규직이 위험업무에 노출되다 보니 산재사망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문진국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주요 업종별 30개 기업에서 발생한 산재사망 노동자의 95%가 하청노동자였다”며 “반면 원청 책임자가 구속된 사례는 단 1건에 그쳤다”고 폭로했다. 
이 밖에 노동부 대상 국감 마지막 날인 10월13일에는 증인과 참고인이 대거 참석했다. 환노위는 증인과 참고인 24명(증인 10명·참고인 14명)을 불렀으나 증인 6명이 출석을 거부했다. 주인공은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제임스김 한국지엠 사장·남상현 대전일보 사장·정종환 전 한국지엠지부 지부장·고지섭 전 한국지엠 노무담당 상무다.
참석자 중에는 이재명 성남시장·김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정재륜 삼성전자 부사장(이상 증인), 한혜경 삼성LCD 기흥사업장 근무경력자·안영철 동양시멘트지부 지부장·한정우 갑을오토텍지회 대의원·박희국 갑을오토텍 이사·전병호 한국수력원자력 복직자·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김준오 갑을오토텍 협력사 제이엠텍 대표(이상 참고인)가 눈에 띈다.
 
 
“정부 노동정책 제대로 파헤치지 못해”
20대 첫 국감이 막을 내렸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을 날카롭게 파헤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감을 보이콧하던 여당이 중간에 복귀했지만 노동부 소관 4번의 국감 중 절반인 2번이 날아간 뒤였다. 여당이 만회하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또한 여소야대 국면임에도 야당은 실력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했다. 노동현안과 정치이슈 중심으로 너무 분산되면서 올해 국감을 관통하는 이슈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내년에는 대선 때문에 국감에 집중할 여력이 되지 않아, 박근혜 정권 4년차인 올해가 정부 노동정책을 제대로 파헤치기에는 좋은 기회였음에도 역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밖에 20대 전반기 환노위가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6명이나 포진하고 있음에도, 노동정책 전문성을 보여주거나 참신한 제안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초선 의원이 많다 보니 충분한 국감 경험이 없어서 전반적으로 전략이 부재했다고 볼 수 있다”며 “각 의원실마다 현안을 중심으로 다루더라도 기조를 세워서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을 점검하고 이행을 위한 역할을 주문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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