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포럼] 20대 국회의 노동시장 개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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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 20대 국회, 노동시장 개혁 과제 무엇이 되어야 하나? -노동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 과제-
○ 일시: 2016년 5월 11일(수) 오후 3시
○ 장소: 국회의원 회관 2층 제3세미나실
○ 사회: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
○ 발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토론: 강성태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김영훈 전국철도노조 위원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정미 정의당 부대표 
○ 주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후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한국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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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보: 4.13 총선이 지난 지 벌써 1달 가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3주 후면 20대 국회가  열립니다. 향후 새 국회에서 여러 의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를 두고 벌써부터 논의가 활발합니다. 특히 노동계에는 노동개악, 구조조정 문제, 성과연봉제 도입 등 만만찮은 문제들이 많습니다. 이런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국회는 무엇을 할 것인지 미리 알아보자는 차원에서 오늘 토론회를 마련했습니다. 우선 발제자의 발표를 듣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 의원들을 비롯한 토론자들로부터 노동시장 개혁 과제와 관련한 의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유선: 우선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총선 결과로 보건대 정부와 재계가 추진해 온 이른바 ‘노동4법’ 내지 ‘노동5법’ 개정은 사실상 수명을 다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간제법 개정은 정부가 이미 포기한 바 있습니다. 정부와 재계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핵심은 파견법 개정인데, 이는 노동계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야당도 파견법만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조율이 가능하다는 얘기까지 했는데, 정부는 계속 파견법 통과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개정은 주당 근로시간 문제에 대해 약간 조율하면 될 듯합니다. 이처럼 파견법과 근기법의 일부 내용을 제외하면 여야 합의도 가능했을 것 같은데, 진전이 거의 없었습니다. 
노동개혁에는 재계의 요구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노동개혁 발표 당시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상상하기 힘든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왜 이런 내용들을 내세웠는지 궁금했는데, 작년 하반기에 미디어오늘(2015년 9월15일) 보도를 보고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4 규제개혁 종합건의’를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했고, 11월에는 전경련 등 재계가 ‘규제기요틴과제’ 153건을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이러한 재계의 요구가 고스란히 노동개혁안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ILO, “고용보호 유연화는 고용사정만 악화시킨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IMF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상당히 강하게 구조조정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IMF가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니, 경기 위축기에는 고용보호 완화가 경제성장과 고용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ILO가 지난해 펴낸 문헌을 보면, 노동보호를 제거하는 것은 오히려 불평등의 확대를 초래할 뿐이라고 합니다. 또한 실증연구 결과 고용보호 유연화는 노동시장 약자들의 고용사정만 악화시킨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ILO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포용적 노동시장을 위한 재규제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IMF 외환위기 이후 고용보호를 완화하고 사회보호, 사회적 안전망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고용보호는 단순히 사회적 안전망으로 대체할 수 있는 등가물이 아닙니다. 고용규제는 사회보호 성격과 더불어 소득안정, 고용안정, 고용기회 균등 부여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용규제의 개혁과 혁신은 필요합니다. 현행 법체계에는 포괄되지 않는 것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안은 보편적 사회보호와 포용적 고용보호 제도를 촉진하고, 사용자에게 더 많은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며 노조가 갈수록 약화되는 현실을 고려하여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입니다.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일자리 정책
노동시장 개혁과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고용의 양과 질, 미취업자 등 세 가지 차원의 과제가 있습니다. 최근처럼 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경제성장을 통해 고용확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 확대방안을 일차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산업 차원에서는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일자리를 늘릴 여지가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연평균 노동시간을 2020년까지 OECD 평균수준으로 단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근래 우리 노동시간이 연평균 2,100시간 정도인데 지난해에는 오히려 노동시간이 늘었습니다. 따라서 법적, 제도적 노력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주5일제를 예로 들면, 지난해 기준으로 66%의 사업장에서 주5일제를 시행 중인데, 여전히 시행하지 않는 사업장도 꽤 있습니다. 그래서 법을 준수하는 것과 더불어 초과근로시간 한도를 주12시간에서 유럽연합 지침인 주8시간으로 단축하는 방향으로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고용의 질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발표했다시피, 공공부문의 상시·지속적인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실제 정부 정책을 보니, 대상을 공공부문 직접고용으로 한정했더라고요. 또한 민간의 경우에는 제재가 쉽지 않으니, 고용형태 공시제를 통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공약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민간 기업의 경우 지난해 자료를 보니 비정규직 규모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따라서 민간의 자율적인 노력만으로는 안 되고 어느 정도 강제가 필요합니다. 민간 부분 전체에 적용하는 것이 무리라면, 10대 재벌기업으로 한정해서라도 상시·지속적 일자리의 정규직 전환을 강제해야 합니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9988’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88%가 중소영세업체에서 일하고 있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는 통계적 착시현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를 보면, 300인 이상 대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는 230만 명으로, 전체 노동자 중 12.2%입니다. 반면 임금근로일자리 행정통계를 보면, 정부 소속 노동자는 222만 명(13%)이고 민간 대기업의 노동자는 516만 명(30.3%)입니다. 왜 차이가 나는지 분석해보니 사업체와 기업체의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큽니다. 예컨대 현대자동차 영업소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기업체 기준으로 하면 대기업 소속인데, 사업체 기준으로 하면 대개 한 영업소에 4~5명이 일하므로 5인 미만 사업체 소속으로 분류됩니다. 738만 명(43.3%)을 고용하고 있는 정부와 대기업이 비정규직을 해소하는 방향에서 노동정책을 운용하면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 확대와 관련해서 정부가 내놓은 안에서 지급수준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늘리고, 지급기간을 30일 정도 늘리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반면, 기여요건에서는 가입기간이 기존 180일에서 270일로 늘어나 청년층, 비정규직은 실업급여를 받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하한액도 최저임금의 90%에서 80%로 끌어내렸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안입니다. 더불어 고용보험에 가입할 기회조차 없었던 사람들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구직촉진수당 등을 도입해야 합니다.
 
 
“법만 지켜도 노동자들의 상황은 크게 나아져”
그동안 최저임금만 얘기됐는데 최고임금제 도입도 필요합니다. 야당은 최고임금제 대상을 일부 대기업의 임원으로만 한정하는데, 전체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더 분명합니다. 보수제한의 기준은 사회적 논의를 통해 정하면 되는데, 제 의견은 법정 최고임금의 몇 배라는 식으로 정하는 것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노조조직률 추이를 보면 단 한 번도 20%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진 못해도 단체협약은 적용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프랑스의 노조조직률은 한국보다 낮지만 단체협약 적용률은 95% 수준입니다. 우리도 기존 법에 단체협약 효력확장제도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활용할 수조차 없습니다. 따라서 노사 쌍방이 초기업 수준에서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해서는 노동부 장관이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해당 부문에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노동기본권 확립도 중요합니다. 한국이 ILO 회원국이 된 지 벌써 25년이 지났는데 정부는 ILO 기본협약인 제87호(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와 제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관한 협약)를 비준하지 않고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는 제87, 98호 협약을 비준해야 합니다.  
아울러 여소야대의 20대 국회가 개원한다 해도 여야 각각 일정한 의석이 있는 만큼 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겁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유행했는데, 법 개정이 쉽지 않으니 기업에 유리하게 법을 해석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기업이 법을 지키지 않아도 눈감아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222만 명(11.5%)이고, 주52시간을 초과해서 일한 노동자는 357만 명, 불법파견 소지가 있는 사내하청은 10대 재벌기업만 해도 40만 명 정도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이 법만 제대로 지켜도 지금보다는 상황이 많이 나아질 것입니다. 
 
 
야3당의 노동공약 조율과 입법 과제
20대 국회의 노동시장 개혁과제와 관련해, 각 당의 총선 공약을 비교해봤습니다. 새누리당은 노동 공약 자체가 없었습니다. 야3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은 공약을 충실하게 내놓은 반면, 국민의당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집단적 노사관계와 관련해서 노동회의소 설립 공약이 있기는 합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대선 때는 집단적 노사관계와 관련한 공약이 있었는데 총선 때는 없었습니다. 각 당은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토론 때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우선 야3당은 지금까지 내놓은 공약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특히 노동공약이 빈약한 국민의당은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보강할 것인지 답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공약을 조율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이라는 과제가 남습니다. 19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법안이 717건입니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여서 19대 국회보다 정치지형이 유리하다고 하지만, 야당 간에 조율이 없으면 여소야다로 갈 가능성도 큽니다. 
새누리당은 총선 때 내놓은 노동공약이 하나도 없습니다. 정부정책이 지금보다 나아질 여지도 잘 안 보입니다. 그럼에도 내년에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새누리당이 지금과 같은 스탠스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국회가 행정부의 탈법적인 지침과 행정해석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묻고자 합니다. 또한 노동현장의 3대 불법(최저임금 위반, 주52시간 초과 근로, 불법파견)을 일소하기 위한 국회의 역할도 궁금합니다. 이상으로 발제를 마치겠습니다. 
 
 
< 토론 >
 
 
김영훈: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은 시대착오적이면서, 경제위기를 타개할 리더십이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자본은 스스로 자본주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주도적으로 위기 타개책을 썼고, 핵심전략은 수량적 유연화에서 총수요 확장정책으로의 변화였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기에 역행하고 있죠.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3년까지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의 임금이 대기업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보도도 있고, IMF 역시 소득불평등 완화가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쉬운 해고, 취업규칙 변경 등 거꾸로 가는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작용한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총선이 기존 기업국가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정초(定礎)선거는 아닐까 하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질문입니다.  
두 번째, 진정한 노동개혁을 위해서는 권리의 불평등을 완화해야 합니다. 노동의 입장에서 볼 때 노동시장 이중화의 출발은 자본과 노동간 권리의 불평등에서 시작됩니다. 권리의 불평등은 결과적으로 사회 양극화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우리가 양극화, 사회적 불평등을 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든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를 주어서 자기들의 목소리를 내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예비노동자인 취업 준비생 혹은 청년 실업자들이 노조에 가입한다 해도 노동조합과 관련한 규제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과연 권리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요. 또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강성노조, 또는 과보호론으로 비판받고 있는데, 노조를 조직할 권리는 있어도 사실상 교섭의 권리는 박탈당한 상태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공공부문을 앞세워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아무런 임금 결정권이 없는 공공기관장과 교섭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뒤에 숨어서 지침대로 하지 않으면 임금을 삭감하고 기관장을 해임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한국 사회 노동의 권리는 조직되었든 조직되지 않았든, 저임금이든 고임금이든 모두 광범위한 무권리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미조직 노동자 위한 ‘3대 기구의 정상화’
우리 사회의 참혹한 현실과 관련해 일단 주류 노동운동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깊게 토론할 문제지만 오늘 주제에서 비켜나 있기에 일단 법제도 차원에서 몇 가지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첫째, 제대로 된 공공부문 선진화가 필요합니다. 공공부문 개혁을 두고 이명박 정부 때에는 ‘선진화’, 박근혜 정부는 ‘정상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일종의 프레임 전쟁입니다. 따라서 집권 여당의 선전용 프레임에서 벗어나 야당과 함께 제대로 된 이름을 찾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 출발은 ILO 기본협약의 비준 문제를 정치·사회적 의제로 만드는 것입니다. 기본협약은 ILO의 기준을 지키는 것으로, 협약에 따라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노사관계의 진정한 선진화를 위해 야당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기본협약 비준 캠페인을 벌이는 등 정부가 기본협약을 비준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광범위한 미조직·미권리 상태의 노동자 보호를 위한 중앙노동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등 ‘3대 기구의 정상화’입니다. 미조직 노동자들은 고용이 불안한데다 임금도 적고, 일하다 다치면 바로 쫓겨나는 3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3대 기구 모두 노사 대표가 참여하여 논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그 균형추는 사실상 상실되었습니다. 그래서 미조직 노동자들은 다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도 국가나 사회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20대 국회가 미조직 노동자 보호를 위해 직접 나설 수 있는 것은 3대 기구의 정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기구가 최소한의 공정성을 갖춘다면 억울한 일을 겪는 노동자들은 최대한 줄 것입니다. 
셋째, 20대 국회가 낡은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10%의 노조조직률을 넘어 ‘노동할 권리’는 ‘조합원이 될 권리’라는 목표를 제시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더 나아가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권리의 불평등 해소로부터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정치적 의제를 던지는 국회가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제 토론을 마칩니다. 
 
 
김성식: 토론에 앞서 제가 당의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지만, 오늘은 국회의원 당선자 개인의 입장에서 말씀드린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노동문제와 관련해 여러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우선 무권리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의 문제가 심각한데, 왜 노조 조직률은 10%를 넘어서지 못 하는가 입니다. 권리에 대한 의식은 높아졌지만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주변부 노동자들이 엄청 늘어났고, 중심부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현 정부의 노동개혁은 수명을 다했다는 발제자의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노동개혁과 관련해 고용의 이중구조 문제를 개혁하자는 말은 이해하는데, 노동을 개혁하자는 정부의 말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고용안정을 위해 고용보호를 강화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절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어 이 역시 고민입니다. 반면 정부와 재계는 이중구조 완화를 위해 고용보호를 줄이자고 하는데 그러면 고용안정성은 전반적으로 떨어질 겁니다. 그래서 영세중소기업 노동자, 비정규직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둔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데, 중심부 노동자들이 어떤 연대를 보여줄지도 고민입니다. 
기업별 노조체제와 이에 따른 협상력의 차이가 현 노동체제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비정규직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이 문제를 풀기란 매우 어렵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럼에도 ‘정규직이 과보호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고용정책은 고용안정화의 바탕 위에서 실시해야 합니다. 
노동계에서도 노동시간 단축 문제, 연공서열형 임금 혹은 모기업과 협력업체 노동자 간의 임금격차 등의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야 노동운동이 재계의 일방적 자기관점을 넘어서 전 국민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노동자에게만 부담 떠넘기는 정부‧재계
정부는 그동안 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해왔습니다. 노동부가 근로감독만 제대로 했다면 우리 사회의 격차가 이렇게까지 극심하게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정부가 사실상 문제를 외면해왔습니다. 또한 해고의 자유와 ‘반값’ 저임금의 자유를 동시에 누리고자 하는 재계의 의식은 바뀌어야 합니다. 기업은 고용 경직성이 문제이기 때문에 해고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노동자들에게 똑같은 임금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 기업들은 해고와 저임금의 자유를 모두 쥔 채 노동자들에게 비용을 떠넘기고 있죠. 우리 사회는 포용적인 사회가 아니라 부담을 떠넘기는 ‘전가 사회’입니다. 노동계도 기업별 노조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진정으로 노력했는지 자문자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노사정위원회는 과연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현 노사정위는 한국의 노동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합니다. 전경련은 임금, 고용구조 등 사실상 모든 문제를 결정하는데 왜 노사정위에 참여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일까요. 또한 비정규직은 왜 노사정위에 참여하지 못할까요. 현재의 노사정위는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상생 구조는 물론, 사회적 타협도 절대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비정규직 문제, 고용의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가 나서서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하며 노사정위와 함께 또 다른 합의의 축을 만든다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진전할 수 있을 겁니다. 
 
 
비정규직의 사회적 발언을 높일 노동회의소
정리해고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정리해고의 법적 요건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재의 법적 요건이 적용되도록 하고, 경기가 좋아졌을 때 정리해고자들이 먼저 복직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비정규직의 사회적 발언을 확대하기 위한 제반 제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노동회의소를 설립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내놓았는데, 솔직히 아직 구체화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비정규직의 발언권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노동계와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이 밖에도 대기업의 원청 노동자들과 사내하청 노동자 간의 임금 격차 문제를 풀기 위해 SK하이닉스의 ‘임금공유제’ 사례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임금인상분 10%와 회사 기여분 10%씩 총 66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협력업체 직원의 처우와 복지향상에 쓰기로 했죠. 아울러 그동안 정부는 근로소득을 증대시키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의 ‘근로소득 증대세제’를 시행해 왔는데, 이제는 대기업이 하청업체에게 단가를 높여주면 세제를 감면해주는 것으로 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이정미: 정부 노동개혁에 대한 정의당의 입장은 자료집에 정리되어 있으니 이를 참고해 주시고, 저는 발제자께서 제기한 토의주제를 중심으로 얘기하겠습니다. 입법 과제들을 어떻게 조율하고 실현할 것인지, 또한 정의당의 입장은 무엇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야3당 공동 입법 우선순위 정해야”
여소야대 정국이 16년 만에 형성되었습니다. 야당은 이 상황을 능동적,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단지 야당의 의석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준 민의를 반영해 서민과 약자의 목소리가 더 큰,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이전의 양당체제와 달리 이제는 야3당으로 다당체제가 되었습니다. 각 야당들은 정책의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해 경쟁하기보다 시급하고, 상식적이며, 합리적인 기준을 갖고 야3당이 의견 일치를 이룰 수 있는 법안 중 3당 공동의 ‘입법 우선순위’를 정하고 순차적으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가령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 아래 근로기준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 최저임금의 현실화를 위해 최저임금법을 어떻게 바꿀지,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업체와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어떻게 현실화시킬 것인지 등 야3당은 유사한 입장을 가진 정책을 이미 제안한 바 있습니다. 
특히 야당은 삼분지계(三分之計)가 아닌, 3자 동맹의 관점으로 노동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노동관련 입법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협의기구인 ‘노동정책 3당회의(가칭)’ 구성을 제안합니다. 노동 분야에서 3당의 협력이 가시화된다면 다른 사회‧경제 분야에서의 정책공조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상생, 공정, 평등과 같은 각자의 가치에 따른 선의의 경쟁도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입법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협력해야 합니다. 
 
 
야당, 노동정책에 대한 당론 명확히 정해야
저성장 시대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고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는 노동개혁에 반대한 노동세력, 정규직 노동자, 야당 때문에 경제개혁이 실패했다며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길 겁니다. 따라서 20대 국회에서 야당은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제가 19대 국회를 보며 느낀 답답함 중 하나는 정부가 노동5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했을 때 야당이 “기간제법, 파견법을 제외한 3법 개정은 가능하다”고 했을 때입니다.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 등 정부의 노동3법 개정안의 내용이 과연 합의 가능한 수준인가요? 그 안에도 독소조항이 상당합니다. 고용보험법 개정안의 내용만 봐도 사회 안전망의 폭을 더 좁히겠다는 것인데, 그에 대한 야당의 입장은 당대표, 원내대표, 개별 의원마다 다르고 당론은 불분명합니다. 따라서 20대 국회에서는 각 야당들이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려는 노동정책에 대한 당론을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야3당의 공통된 정책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나가야 합니다. 
노동부의 양대지침과 관련해 정의당은 20대 총선 공약으로, 입법부의 지위를 무력화시키는 행정지침 남발을 규제할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행정입법 감독권을 강화하고, 국회 내 각 상임위원회 안에서 분기별로 해당부처의 행정입법의 심사를 의무화하며, 행정입법 심사지원 전담부서를 국회에 신설하고 국회차원의 ‘위임입법 데이터베이스(가안)’를 만들어서 유권자들에게 상시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행정부의 탈법적 지침에 따른 문제가 심각한데, 다른 야당들도 이에 대해 동의하는 만큼 제도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노동현장의 3대 불법을 일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해당 근로감독관의 책임 범위가 너무 넓은 만큼 이를 축소해야 합니다. 또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명예근로감독관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제도가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용자단체와 노동자단체가 추천하는 명예근로감독관을 위촉하여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근로감독 체계가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강성태: 우리 사회에는 공정하고 효율적이며 탄력적인 노동시장과 노동관계가 필요합니다. 제 생각에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작은 성공으로부터 큰 성공이 나오는 법이므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손쉬운 것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20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 노동입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20대 국회서 우선 다뤄야 할 5가지 노동입법
첫째, 공평하고 손쉬운 고용서비스가 필요합니다. 옛날에는 임금근로자와 사장과의 구별이 분명했습니다. 지금은 동네 치킨집 사장, 영세 프랜차이즈업체의 사장이 근로자와 얼마나 다른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은 취약계층에게 취업의 문이 열려야 하고, 임금근로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경영인도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시작은 고용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초의 법인 직업안정법의 개정으로, 고용서비스와 고용안정의 대상을 모든 취업자로 확대해야 합니다. 이미 독일은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므로, 입법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둘째, 적정한 임금을 보장해야 하고 최저임금을 올려야 합니다. 적정한 임금은 경제와 복지의 건강성과 지속성을 위한 출발점입니다. 따라서 최저임금을 올려야 합니다. 또한 형식만 독립적이고 자신의 결정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현재의 최저임금위원회 방식은 바뀌어야 합니다. 사실상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하지만, 이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물론, 공익위원들 중에는 자신의 양심을 걸고 중립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들의 전문성, 독립성을 어떻게 상시적으로 확보하겠습니까. 모든 독립성은 책임으로부터 나옵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대통령 혹은 국회가 최저임금을 직접 결정하는 방식이 제도 고유의 성격과 기능에 더 부합합니다. 최저임금은 절대로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체적 상황을 고려해서 내리는 정치적 결단입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국회가,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최저임금을 결정합니다.  
셋째, 시민적 활동을 위한 시간의 확보가 필요합니다. 야간근로와 연장근로는 단순히 근로시간만 양적으로 약간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굉장히 ‘나쁜 근로’입니다. 따라서 근로시간의 총량만이 아니라, 야간‧휴일근로 및 연장근로의 연간한도 등을 특별히 제한해야 합니다. 
지난해 노사정위가 근로시간 개혁을 위한 첫째 과제로 2020년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1,800시간으로 줄이겠다고 합의했는데 이는 굉장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노사정위가 근로시간 단축의 실무 역할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정부 기구인 탓에,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실무기구가 빠르게 구성되어 작동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따라서 20대 국회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800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노동계 역시 큰 결심을 해야 합니다. 저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휴식을 금전으로 바꾸는 현재의 노사담합을 180도 바꾸어 완전한 시간보상 체제로 가야 합니다.
넷째, 안전하고 인격적인 직장환경입니다. 우선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산업재해 발생 시 계약상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지지 말고, 장소를 지배하는 사람과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지금은 계약서 등에 표시된 업무의 분담 등에 기대어 누가 잘못했는지를 따지니 회사들은 산안법 위반죄의 무죄를 받는 반면, 해당 사업장의 안전담당 관리자만 책임을 지는 겁니다. 실질적으로 원청 사업장에서 위험을 관리하는 방식과 수준을 결정하고, 이를 통해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원청 ‘회장님’뿐입니다. 또한 기본적 인권이 지켜지는 직장이 만들기 위해 직장 괴롭힘을 금지하는 입법도 필요합니다.
 
 
구조조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다섯째,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프랑스 사례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는 구조조정 시 사용자로 하여금 고용보호 계획을 세우고 행정관청이 사전에 이를 심사합니다. 또한 노동조합이 공인회계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우리도 이러한 제도를 도입해야 쌍용자동차의 사례에서 보듯 기업의 회계 조작에 의한 구조조정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임시로 조선업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정책 등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늦출 수 있는 조치를 우선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선업은 산업 특성상 경기 변동이 굉장히 심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침체가 얼마 동안 지속될 지 자신할 수 없다면 일단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지금 노동부가 내놓은 정책인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고용정책기본법 제32조(업종별ㆍ지역별 고용조정의 지원 등)에 기초합니다. 그런데 이 제32조에 결정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이 법은 기본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는 사업자와 근로자를 주 대상으로 합니다. 9개 조선대기업의 경우 이 법에 의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나, 노동자 다수를 차지하는 동시에 노동부가 우선대상으로 삼겠다는 협력업체는 해당 정책을 적용받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따라서 제34조(실업대책사업)를 끌어와야 합니다. 또한 조선업에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많지만 최근에는 개인사업자, 물량팀 노동자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들은 법적으로 근로자가 아니기에 해당 법을 적용받기가 대단히 어렵지만, 실업대책의 대상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34조를 시행하면 제35조(실업대책사업의 자금 조성 등), 제36~37조(자금의 차입‧관계 기관의 협력)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노동부는 서둘러 구조조정 대책반을 구성하고 전문가, 고용전문가들을 각 지역에 파견해 현황을 파악하는 동시에, 각 지역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지원할 수 있는지 현지 모니터링도 실시해야 합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노동공약과 정책 과제는 자료집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짤막하게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은 노동의 입장에서 볼 때 굉장히 나쁜 것으로, 꼭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노동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노동법을 개정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야3당이 공조해야 법 개정이 가능할 텐데, 정부가 제시한 5개 법안의 6개 핵심 조항과 관련해 야당의 의견이 일치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야3당이 공조해서 의견 일치를 이룰 수 있는 부분부터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둘째, 정부의 양대지침은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제어해야 합니다. 총선 결과에 따라 국회가 노동부를 어느 정도 견제하고 제어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일반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정부 지침과 가이드라인의 문제를 정치쟁점화해서 노동부를 통제, 제어해야 합니다. 이는 20대 국회의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사안을 개별 단위사업장의 문제로 국한하지 말고, 양대노총을 중심으로 전체 노동진영이 역량을 응집하고 여기에 정치권이 가세해서 정부 정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 정부가 밀어붙이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기존의 임금체계를 흔들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정부와 재계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재편의 귀결점 같은데, 환노위에서 단위사업장의 문제를 방어하거나 지원하는 수준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 우리나라 핵심 산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조만간 구조조정, 정리해고 문제가 올 것입니다.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인데, 선제적으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고 거기서 사회적 딜, 사회적 타협을 이뤄내는 방식이 어떨까 합니다. 노동계에 모든 책임과 희생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구조조정에는 반대해야 하지만, 우리 사회의 경제적 위기가 깊어지고 그 과정에서 핵심 산업에 위기가 온다면 정리해고를 반대하며 맹렬히 싸우는 방식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국회가 사회적 대화를 제기하고, 사회적 딜을 통해 타협을 이뤄냄으로써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어떨지 고민 중입니다. 
첫째, 둘째 안에 대해서는 청중의 대부분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 셋째 안은 저 역시 아직 고민 중입니다. 그래서 최근 노동계에 계신 분들께 물어보고 또 이러한 방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안들도 많겠지만 이상의 세 가지가 현재 핵심 사안이라고 봅니다. 20대 국회에서 이 사안들을 새로운 과제로 점검하고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함께 논의했으면 합니다.  
 
 
< 질의응답 >
 
참석자1: 우리 사회가 비정규직 수를 줄이는 문제에 있어 자포자기에 빠진 것 같습니다. 비정규직 규모를 어떻게 줄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차별을 실질적으로 시정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강성태: 비정규직 정책은 사실 약과 같아서 내성이 생기면 바꿔야 합니다. 법이라는 것은 아무리 외견이 비슷한 것을 가져와도 작동 방식이 다르면 전혀 다른 결과를 냅니다. 독일의 경우 기간제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50%가 넘습니다. 독일에서 기간제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은 시간을 두고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와 같이 기간제를 고착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독일의 비정규직법을 도입한다 해도, 애초 의도와는 달리 작동할 것입니다. 
비정규직 정책의 핵심은 일자리 수와 임금 액수로, 그 두 목표가 분명히 서면 그저 그 방향으로 정책을 실시해나가면 됩니다. 기업이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것에 편리함을 느끼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부담을 느껴야 기업가들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 사용을 줄여나갈 겁니다. 기업이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부담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그 부담만큼 기업이 세금을 내게 해야 합니다.
이정미: 비정규직 문제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철학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첫 직장을 가진 청년들의 일자리를 살펴보니 60%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나쁜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고, 이는 가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경제가 이런 상태로 유지되어도 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할 때입니다. 
정의당은 2020년까지 매년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을 70만원씩 인상해서 전 국민 평균 월급 300만원 시대를 열고자합니다. 이와 더불어 노동시간을 줄여 나가면서 청년 복지를 위한 사회적 바탕을 만들고, 공공기관부터 선도하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 정책을 이미 마련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성으로, 이 같은 정책들을 충분히 실현할만한 조건이 마련되었다고 봅니다. 정치권에서 어떻게 합의해 나가느냐가 큰 과제죠. 20대 국회가 총선 결과와 그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석자2: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강성태 교수께서 1,800위원회를 말씀하셨는데 이 기구는 국회 내 설립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참여 주체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인영 의원께서 사회적 대화를 얘기하셨는데, 현재의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틀은 어떠한 형식일지, 참여 주체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강성태: 1,800위원회는 노사정위 합의에서 나온 안이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계속하여노사정위 구조 하에서 그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노사정위를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노사정위를 포함해 결성하되 국회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주도적으로 위원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국회 내에 두자는 것은 아니고, 빨리 만들어져서 운영될 수 있도록 야3당이 힘을 기울여 달라는 부탁입니다. 
이인영: 저희들이 지난해 사회적 대화를 얘기할 때에는 좀 수세적, 방어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총선 결과에 따라 정치지형이 달라지고, ‘협치’의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협치에 대해 아직 깊은 확신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달라진 상황에서의 사회적 대화에 대한 논의는 조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노동이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다면 상황을 쉽게 돌파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사회적 대화를 더 선제적으로, 능동적으로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임금, 노동시간 문제, 비정규직 문제, 산업 구조조정의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대안을 찾고 이를 기업이나 정부에 요구해서 양보를 획득해 나가는 과정이 될 수 있겠죠. 당연히 현재의 노사정위로는 이러한 사회적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국회가 일정한 역할을 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참여 주체들을 현 노사정위에 한정하지 않은 채 더 넓혀 다양하게, 때로는 주제에 따라 구성원을 달리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틀을 운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 20대 국회가 달라진 환경 속에서 보다 진취적으로 노동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고, 또 촉구하는 의미에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그 취지에 맞게 지난 10~20년 동안 거듭된 노동문제들이 모두 이야기되었고, 해법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해보았습니다. 
물론 국회의 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기에 사회적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국회가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노동계, 학계, 시민사회단체, 언론 등이 모두 연대해 힘을 실어줘야 할 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힘을 보태주시길 바라고, 연구소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발제자, 토론자 및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이것으로 제126차 노동포럼을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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