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은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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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은 고용 감소를 유발하는가
최저임금제도의 주된 목적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수준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매년 최저임금 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될 때마다 노동자와 사용자 간 견해차이로 인한 갈등이 증폭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주류학자들과 정책결정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 감소의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시장이 완전경쟁 환경에서 작동한다면 시장임금보다 높게 형성되는 최저임금은 고용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과거 실증연구에서 지지를 받기는 하였지만, 최근 국내외 실증연구 대부분은 상반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995년에 발표된 카드와 크루거(Card and Krueger)에 의한 실증연구와 이들 연구에 자극받아 동일한 연구방법을 활용한 다수의 실증연구 등에 따르면 대부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 준실험방법을 활용한 연구와 64개 기존 연구결과를 재추정한 결과를 보면 모두 동일한 실증결과가 나타나, 최저임금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근거가 미약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실증적 연구가 다수 진행된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 고용에 부정적 영향 미치지 않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의 핵심은 현재의 노동시장이 교과서 상에서 제시하는 것과 같은 완전경쟁시장이 아니라 불완전하게 작용하는 영역이라는 판단에 기초한다.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빈일자리 채움효과가 임금인상에 따른 고용감소 효과보다 작지 않으면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노동시장이 노동수요 독점상태라면 사용자의 독점력에 의해서 임금이 결정되며, 이 경우 임금은 시장임금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다. 노동수요 독점력은 저임금 노동자가 시장에서 정보력과 교섭력이 없는 상태에서 노동시장의 마찰에 의해 발생하며, 이러한 환경에서는 사용자가 임금결정 재량권을 가지게 된다. 특히 정보비대칭적 환경은 사용자에게, 특히 무노조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자에게 노동수요 독점력을 강화하여 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권한을 부여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조조직률이 매우 낮아 집단적 교섭력을 가진 노동자의 비중이 낮으며, 영세한 주변부 부문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노동수요 독점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저임금 수준은 시장임금보다 낮게 결정되는데, 이러한 조건에서 최저임금의 적절한 인상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최저임금의 인상은 불필요한 이직을 감소시키며,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에 고용에 대한 부정적 효과를 더욱 감소시킨다. 
최저임금에 관한 고용 효과는 노동시장 정책영역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된 쟁점이다. 국내외 수백 편 이상의 실증적 연구가 진행된 바 있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도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의 핵심 정책수단으로 인식되어 정치·사회적으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최저임금의 고용효과에 관한 실증적 증거는 노동시장의 불완전성을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하며, 부정적 고용효과에 대한 주장이 일면적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최저임금의 소득분배 및 근로빈곤 완화 효과
최저임금제와 관련된 논쟁에서 또 다른 주된 논점은 소득분배 효과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인상 효과 및 파급 효과를 발생하여 임금불평등을 완화시킨다고 확신한다. 2008년에 발표된 OECD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별 및 연령 간 임금격차 축소 경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최저임금 비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임금소득 불평등이 낮다는 사실도 확인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분배 효과가 있다는 실증증거가 다수 제시되기도 하였다. 
반면 최저임금이 소득분배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들은 소득분배는 가구단위로 파악되는데, 최저임금 적용자가 반드시 빈곤가구나 저소득 가구원이 아닐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빈곤완화 정책수단으로는 미약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대로 최저임금 수혜층이 주로 가구 내 주소득원이 아닌 십대 청소년이거나 배우자로 구성되어 있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분배에 큰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이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근로빈곤에 미치는 실증결과를 보면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빈곤 완화에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저임금이 근로빈곤 완화에 효과가 없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는 첫째, 빈곤가구의 주된 문제는 가구 내 일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발생하므로 근로지위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최저임금제는 근로빈곤 완화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 최저임금의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유발하겠지만 고용유지를 어렵게 하여 빈곤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셋째, 최저임금 적용자 집단이 가구 내 주 소득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에 최저임금의 인상은 근로빈곤 탈출에 제한적으로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반면 근로빈곤정책으로 최저임금의 도입을 지지하는 입장은 첫째, 최저임금의 고용감소 효과는 노동시장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미약하거나 거의 없기 때문에 근로빈곤의 탈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둘째, 최근에 고용지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숙련수준이 낮고 고용이 불안정한 저임금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으로, 최저임금 정책으로 인한 임금인상이 빈곤탈출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셋째, 근로빈곤층에는 십대 청소년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인구집단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최저임금의 근로빈곤 완화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근로빈곤 탈출을 돕는 최저임금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빈곤에 미치는 효과를 둘러싼 논쟁은 엄밀한 실증적 방법에 의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최저임금의 변화가 근로빈곤 지위의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실증분석을 통해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활용한 근로빈곤의 동학적 이행행태 분석을 통해 최저임금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빈곤 탈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최저임금제는 근로빈곤 탈출 혹은 빈곤 완화에 별 영향이 없는 무딘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실증결과는 근로빈곤층이 확산되고, 최하위 근로소득계층에서 최저임금 수혜자가 상당 수준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환경에서 최저임금의 인상이 근로빈곤 지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설명된다. 
고용불안정성에 의해 저숙련 노동자와 저임금 노동자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고용구조는 근로빈곤 확산의 주요한 배경이며, 근로빈곤 지위의 탈출은 단순히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최저임금제는 고용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이며, 특히 저임금 근로계층에 관한 정책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근로빈곤의 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분석결과는 빈곤문제의 완화를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근거를 제공한다.  
 
 
최저임금제의 고용구조 개선 및 빈곤완화 효과
최근 국내외 최저임금에 대한 연구결과는 기존 최저임금의 고용효과에 대한 시각이 일면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그 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 최저임금의 인상은 저임금층의 임금인상을 유도해 고용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저임금 비중의 하락세는 최저임금의 인상과 연관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빈곤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근로빈곤의 완화를 위한 정책수단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구조를 개선하고 소득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소비진작에 따른 경제성장률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최저임금이 24% 인상되면 GDP가 0.3%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소비수요 부족에 따른 디플레이션 위험이 점차 증대하는 가운데, 소득 향상 및 내수진작 정책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층을 중심으로 소득향상에 기여하는 동시에 내수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성장동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임금근로자의 임금인상이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통한 임금정책은 유효한 경제 정책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제는 고용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이며, 특히 저임금 근로계층에 대한 정책수단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근로빈곤 구조의 완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구조의 개선뿐만 아니라 빈곤문제의 완화를 위해서 최저임금제도에 관한 정책적 논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최저임금제라는 정책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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