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실천으로 학교와 세상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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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전국참교육실천대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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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불평등한 교육으로 고통 받는 학교가 아닌, 인권이 살아 숨 쉬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전국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거센 삭풍에도, 정부의 전방위 탄압에도 전교조 조합원들은 참교육이라는 한길을 위해 전국참교육실천대회장에 모여 손을 굳게 맞잡았다. 
 
 
학교혁신․교육제도 개선투쟁으로 공교육 정상화를
전교조는 2016년 1월 12~14일까지 2박 3일 동안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한신대학교에서 제15회 전국참교육실천대회(이하 ‘참교육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규모 행사인 참교육대회는 학교현장의 혁신과 교사 전문성 고양을 선도하는 주요 흐름을 해마다 한눈에 조망하고, 참교육 실천을 결의하는 장이기도 하다. 전국의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참교육실천 사례를 발표하고 공유한다. 참교육대회에는 교사뿐만 아니라 예비교사, 청소년, 학부모가 함께하며,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8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의 총 주제는 ‘학교혁신과 교육제도 개선투쟁으로 공교육 정상화를’이다. 
참교육대회의 역사는 전교조 합법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교조는 지난 1989년 노조 결성 이래 지역별, 교과별, 주제별 교사 모임에서 참교육 실천 나눔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를 계승하여 2001년 2월 전교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전문직 노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제고하고, 의식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을 통하여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구현”하고자, 제2참교육운동의 핵심 사업으로 참교육대회를 제안했다. 
이듬해인 2002년 1월 전교조는 전국 각지에서 1,590명이 참가한 가운데 목원대학교에서 “나누고 함께하는 교육실천의 새 기운을”이라는 주제로 제1회 참교육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진행된 참교육대회의 주제는 △경쟁, 시장을 넘어 교육의 정체성 회복을 위하여(3회), △참교육과정 생산하여 학교를 희망의 교육공동체로(4회), △학교를 나눔과 배움의 공동체로(9회), △협력과 배움으로 학교를 새롭게(12회), △협력을 통한 학교혁신으로, 삶의 교육을(14회) 등이다. 
이번 참교육대회에서는 유‧초‧중등 교과별 마당, 문예 마당, 주제 마당, 혁신교육 마당, 연대 마당에 걸친 26개의 다양한 분과가 운영됐으며, 주제토론마당으로는 △4.16교과서 시안 △인권교육 △노동인권교육 △생태교육 △입시혁명 등 20개 마당이 열렸다. 
일자별로는 첫째 날인 12일에 분과 마당과 개막식인 여는 마당, 지부별 나눔 마당이 열렸고, 둘째 날인 13일에는 분과 마당, 주제토론마당, 분과별 나눔 마당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분과 마당이 열렸다.  
 
(사진: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이 1월12일 열린 제15회 전국참교육실천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전교조가 가는 험한 길이 역사, 세상 바꿀 것”
참교육대회 참석자 전원이 함께 한 개막식은 12일 오후 7시 한신대 체육관에서 개최됐다. 대회의 문은 문예실천단의 풍물공연과 20~30대 교사들의 아카펠라 공연으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흥겨운 전통 가락에 어깨를 들썩였고, 전교조의 미래인 2030 교사들의 화음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경과보고에 나선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실장은 “전교조는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교육과정 개악 저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투쟁, 사립학교 민주화 투쟁, 투쟁하는 전교조를 말살하려는 법외노조 탄압에 맞선 투쟁, 국제적인 교육연대 활동, 노동개악 반대 투쟁 등을 실천해왔으며, 그 밖에도 교육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 참교육 실천투쟁을 힘차게 전개해 왔다”면서 “이런 다양한 참교육 실천 사례를 발표하고, 앞으로도 힘찬 참교육 실천을 결의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전교조는 경쟁, 차별에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함께하는 학부모들, 학교 비정규직 동지들, 지역 사회의 많은 시민들과 학교를 바꿔서 꿈과 미래를 주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절망의 벽이 높지만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가는 이 험한 길이 결국 역사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을 함께 나누자.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변성호 위원장은 이날 열린 단원고등학교 졸업식을 언급하며 “수많은 고통 속에서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면서 “졸업식에 함께하지 못한 별이 된 아이들, 동료 교사들 앞에서 우리는 잊지 않고 행동해서 학교, 세상을 바꾸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다짐을 참교육 실천으로 이뤄내자”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대회사를 숨죽여 경청하면서 “험난한 길이라도 동지들과 함께 그 길을 뚜벅뚜벅 걷겠다. 참교육으로 세상을 바꿀 때까지 힘차게 어깨 걸고 함께 나가자”라는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사진: 4.16 합창단이 참교육실천대회에서 합창을 하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전교조, 세월호 유가족의 손을 맞잡다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들로 이뤄진 4.16 합창단의 공연도 이어졌다. 합창단은 4.16 세월호 참사를 알리며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들 유가족들은 노란색 후드 티셔츠를 입은 채 무대에 올라 노래 <약속해>를 합창했다. “우리가 너희의 엄마다, 우리가 너희의 아빠다. 너희를 이 가슴에 묻은 우리 모두가 엄마 아빠다… 그 누가 덮으려 하는가. 4.16 그날의 진실을. 우리가 끝까지 다 밝혀낼 거야. 세상을 바꾸어 낼 거야. 약속해 반드시 약속해”라며 유가족들이 차분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객석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고, 노래를 부르던 몇몇 유가족도 끝내 고개를 떨어뜨렸다. 
노래를 마친 유가족들은 “때때로 포기하고 나라를 떠나고 싶었는데 가방에 노란 리본, 노란 팔찌를 차고 다니는 많은 학생들을 보며 이 나라의 희망을 보았다”며 “이 희망이 이대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역할이 너무 중요하다.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자가 처벌받고 안전한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그날이 오도록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소매로 눈물을 훔치면서도 유가족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열렬한 박수와 호응을 보냈다.
전교조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과 연대 의지는 참교육대회 곳곳에서 드러났다. 전교조는 대회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교육적 성찰은 교육 패러다임의 전면적 전환을 요구하게 된다”면서 “이는 곧 생명존중의 가치를 다시 세우고 민주주의, 인권, 생태, 노동, 평화의 가치를 지향하는 민주시민교육으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문제의식을 대회 개회식, 각종 주제토론마당(‘416수업을 하다-416교과서 시안 토론’) 등에서 깊이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참교육대회에서 공유하는 문제의식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맞서기 위해 ‘학교 수준’ 교과 교육과정 혁신 운동, ‘국가 수준’ 교육 과정에 대한 비판적 이해 강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투쟁, 교육과정 전면 개정 운동 등을 적극 전개해 나가고, 대회에서 이러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분과 마당과 ‘한국사 교과서 저지 투쟁의 평가와 전망’, ‘초등 사회(역사) 교육 및 교과서의 길을 묻다’ 등의 주제토론 마당도 이어졌다.
또한 전교조는 권위적인 학교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학교자치를 통한 ‘협력’의 내면화로 학교민주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 아래 △배움의 공동체, △학교 폭력과 평화교육, △인권교육, △학교자치와 민주주의 등의 분과 마당을 마련하고, △인권교육 왜 산으로 갈까, △학교폭력법과 정부의 학교폭력 정책, 과연 효과적인가? 등의 주제토론을 준비했다.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내몰고, 훈령 제정으로 강제하는 교원평가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은 △학교혁신 운동과 전교조 운동, △민주노조 운동의 전망과 과제, △자본주의와 평가제도-교원평가제도를 중심으로 등의 주제토론에서 논의됐다.
 
 
참교육대회 첫날 짧은 참여에도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위한 전교조 교사들의 열의와 의지는 피부에 와 닿았다. 분과 마당에 참여한 2030 교사들의 강의실에서는 연신 싱그러운 젊음의 향기와 함께 웃음꽃이 만발하였고, 노동․실업교육에 참여한 교사들의 강의실에서는 더 나은 직업교육을 위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교사들은 나이, 지역을 불문하고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한 올 한 올 참교육의 수를 놓았다. 
지난 1월21일 서울고등법원이 전교조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전교조의 길 앞에 다시금 삭풍이 불고, 거센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그럼에도 전교조는 “(우리) 노력의 결실이 차가운 바람 이겨내고 붉은 동백으로 홍백의 매화로 봄을 부를 것입니다”라는 변성호 위원장의 말처럼 손을 맞잡고 뚜벅뚜벅 걸어 마침내 잘 영근 참교육이라는 결실을 내보일 것이다. 거센 삭풍을 이겨내고 참교육 실현이란 봄의 만들어나가는 전교조의 발걸음에 응원을 보낸다. 
 
 

[노동과 삶이 하나 되는 직업교육을 위하여: 노동․실업교육 분과 참관기]

 
『노동사회』가 1월12일 찾은 제15회 참교육대회의 분과는 ‘노동‧실업교육’ 분과(분과장 조성신)였다. 참교육대회는 올해 26개에 걸친 다양한 분과를 운영했는데, 노동․실업 분과는 관련 교육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10여 명의 참석자 대부분이 특성화고등학교 교사들이었다. 분과 선택은 개인의 자유지만, 대부분 관심사를 반영해 수년째 노동․실업분과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노동‧실업교육 분과의 주제는 ‘노동과 삶이 하나 되는 직업교육’이다. 분과 방침으로는 △직업교육 현황을 총체적으로 파악해 직업교육의 전망과 과제 모색,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수‧학습 지도, 생활지도의 실천적 방안 제시, △특성화고 학생들의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확대 방안 모색 및 취업 현장에서의 작업 환경과 노동자 건강권 살펴보기가 제시됐다. 
3일간의 구체적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1월12일은 △기자의 눈으로 본 유럽 국가의 직업교육 현장 모습, △NCS와 2015 교육과정 적용에서 나타날 문제점 분석, △NCS 연구시범학교를 마치며를, 13일에는 △현장실습 정상화 방안,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과 건강권, △우리나라 직업교육 체제의 역사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 마지막으로 14일에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운영 현황에 대해 발표 및 토론이 있었다. 
 
여는 마당에 앞서 열린 노동‧실업교육 분과 마당의 시작은 시사주간지 <시사IN>의 김동인 기자가 맡았다. 김 기자는 2014년 9~10월에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 직업 교육에 대해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국가들의 고교 직업교육에 대해 소개했다. 세계적인 상용차 회사 스카니아가 세운 스웨덴의 멜라르달렌스 기술고등학교에 대한 소개와 사진이 TV 화면에 띄워지자 강의실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참석자들은 멜라르달렌스의 학생들이 스카니아의 설비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오히려 돈을 받고 학교에 다니며 캐드(CAD) 실습을 위해 새 노트북을 지급받는 것을 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고, 자신의 학생들을 생각하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스웨덴이 학생들에게 교통비 외에 급식과 간식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는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독일 직업교육에서 특이한 점은 노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조합원 600만 명인 독일 노동조합총연맹(DGB)에는 직업교육 담당자가 따로 있다고 한다. 노조는 직업교육에서 어떤 내용을 가르칠지 세부적으로 협의하는 위원회에 참여하고, 특히 직업교육생의 노동조건을 교섭하며, 계약이 제대로 맺어지는지를 관리한다. 정비소 업무를 예로 들면 세차와 청소만 하지 않도록, 즉 직업교육생이 값싼 노동력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노조가 감시자 역할도 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특성화고교 실습생들이 매년 한두 명씩 실습 중 사고사, 과로사 하는데, 독일 사례를 들으니 천양지차인 듯해 씁쓸하기까지 했다. 한 참가자는 “우리나라는 직업교육 시스템이 안정화되어 있지 않다”면서 “교육부는 직업교육을 교육의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으며,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만 고민한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고민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대해 토론할 때 크게 표출되었다. 정부는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소양 등으로, 정부는 학교 교육내용과 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능력 간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NCS 교육과정을 도입하고자 한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NCS 시범도입 사례를 바탕으로 일선 학교의 기자재 부족, 특성화고 교사를 제외한 NCS 교육과정 개발, 무리한 일정의 교육과정 도입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NCS 기반 교육과정의 실행시기 조정, 향후 NCS 개정 및 학습모듈 개정 시 특성화고 교사의 참여 등의 다양한 제언을 내놓았다. 참교육을 향한 이들의 고민과 열정이 학교 현실을 바꿔내는 첫걸음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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