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파견법 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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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19대 국회의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여러 쟁점 법안들의 국회 통과를 위하여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으며, 이 중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개정안을 비롯한 노동 관련 법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새누리당은 2015년 9월16일 소속 의원 전원이 연명하여 파견법 개정안 등 노동 관련 5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으며, 정부는 이들 5개 법안의 통과만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고 청년실업을 줄일 수 있다며 대국민 압박에 나섰다. 특히 정부와 여당은 불법파견을 양성화하고 저임금에 노출된 하도급, 용역근로 등을 근절하며 고령노동자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위 파견법 개정안의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해 왔다.
그러나 실제 새누리당의 파견법 개정안은 산업 전반에 널리 퍼진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부여하고 헌법과 노동법의 핵심적 가치인 직접고용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비정규노동의 확대와 남용에 기여할 뿐이다.
이하에서는 새누리당 파견법 개정안의 개요를 살펴보고, 파견법 개정안에 담긴 전제의 부당성을 검토한 후 구체적인 파견법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2. 새누리당 개정안(의안번호 16869)의 주요 내용
 
가. 파견과 도급의 구별 기준과 관련하여 ①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작업배치권 및 작업변경권을 행사하는 경우, ② 업무상 지휘․명령을 하는 경우, ③ 근로시간․휴가 등의 관리 및 징계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④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경우 파견으로 의제하고(제2조의 제1항), 위 ① 내지 ④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도급과 파견을 구별하되, 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경우, ⑥ 도급인이 수급인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을 위하여 수급인에게 훈련비용, 장소, 교재 등을 지원하는 경우, ⑦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의 고충처리를 위하여 지원하는 경우, ⑧ 도급인이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금을 수급인을 통하여 수급인의 근로자에게 분배하는 경우, ⑨ 기타 ⑤ 내지 ⑧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이를 파견의 징표에서 제외한다(개정안 제2조의2 제2항).
 
나. ①「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소정의 고령자(제5조 제2항 제3호), ②「통계법」 소정의 한국표준직업분류상 관리직과 전문직(제5조 제2항 제4호) 중 고소득자, ③「뿌리산업 진흥 및 첨단화에 관한 법률」소정의 뿌리기업에서 뿌리기술 활용업무 및 뿌리기술에 활용되는 장비제조업무에 대하여는 파견법 시행령 제2조 소정의 절대금지업무 및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모든 업종에 파견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① 및 ②의 경우 2년을 초과하여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다(개정안 제6조 제4항). 
 
다. 「선원법」 및 「유선 및 도선 사업법」 소정의 선원, 「철도안전법」소정의 철도종사자 업무 중「철도산업발전기본법」 및 「도시철도법」 소정의 여객운송업무, 「산업안전보건법」소정의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의 업무를 파견 절대금지업무에 포함한다(개정안 제5조 제3항 제3호, 제5호, 제6호).
 
 
3. 전제에 대한 검토 
 
가. 파견근로에 관한 가장 큰 문제는 무분별한 남용 
2014년 고용형태 공시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 소속 노동자 436만 명 중 162만 명이 비정규직이고, 이 중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은 87만 명(10대 재벌그룹의 사내하청 등은 36만 명)이다. 같은 해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집계된 파견(용역 포함)의 규모가 약 80만 명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 재벌·대기업의 간접고용 규모는 엄청난 숫자이다. 
특히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재벌·대기업의 사내하청 상당수는 이미 법원에서 불법파견으로 확인되었다. 더욱이 불법파견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금속산업은 물론 서비스, 유통, 시설관리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어 그 구체적인 실태의 파악도 쉽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전국의 주요 공단에서는 일시적·간헐적이라는 미명하에 불법파견이 난무하고 있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즉 경제활동 부가조사와 고용형태 공시 결과만 종합하더라도 한국의 파견노동 비율은 전체 노동자의 약 8.9%(167만 명)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파견을 확대하려는 새누리당의 개정안이 발 딛고 있는 현실은, 파견의 확대보다 파견의 규제와 실효성 있는 근로감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대법원까지 불법파견으로 인정되어 직접고용 책임이 인정된 사업장(가령 현대자동차 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 파견법의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최소한이고, 비용절감만을 위하여 파견의 확대를 강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노사정 합의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발점이다. 나아가 정부는 불법파견을 합법파견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불법파견을 근절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나. 파견의 확대가 위장도급·불법파견 문제의 해결책인가?
정부와 새누리당은 현재 만연해 있는 위장도급과 불법파견 사업장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도급의 경우 노동법상 노동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전무한 반면, 이에 대해 파견법을 적용할 경우 사용기간의 제한 등 사용사업주에 대한 노동법적 규율을 통하여 노동자에 대한 보호가 가능하므로, 현재의 도급 수요를 파견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법제상 파견이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파견근로를 포함한 간접고용은 우리 헌법 제32조 제1항(근로의 권리), 제3항(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근로조건 기준의 법정주의), 근로기준법 제1조의 목적, 제6조의 균등처우원칙, 제9조의 중간착취의 배제 원칙, 제23조 및 제24조의 해고제한법리 등으로부터 도출되는「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한 직접고용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예외적으로만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현재 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은 앞서 살펴 본 직접고용의 원칙에 입각한 구체적이고도 치밀한 근로감독을 통하여 시정되어야 할 대상이지, 파견의 확대를 통하여 합법화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다. 
2015년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노동통계 중 ‘비정규직 고용형태별 취업자 수’ 자료에 의하면, 대대적으로 파견의 범위를 확장하였던 2007년 파견법 개정 이후만 보더라도 전체 비정규직 고용 중 용역근로의 비중은 2007년 10.4%에서 2008년 11.8%, 2009년 10.8%, 2010년 10.7%, 2011년 11.2%, 2012년 11.5%, 2013년 10.9%, 2014년 9.9%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는 바, 파견의 확대가 용역근로의 감소를 불러온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나아가 이미 지난 2007년 파견법 개정과 그 이후의 진행 과정에서 우리는 허용되는 파견의 범위를 확대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합법파견의 주변부에 광범위한 불법파견이 양산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광범위한 불법파견을 합법화하자는 것은 파견법 개정 당시 논리의 재탕일 뿐으로, 문제해결은 요원하고 불법만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될 것이다.
 
 
4. 개정안의 문제점
 
가. 파견 판단 기준의 명문화 
우선 파견 판단 기준을 명문의 규정으로 정하는 것은 과거 전문가그룹 논의 결과 보고에서는 언급된 바 없다가 이번 노사정 합의 과정에 이르러 새로이 등장한 내용이다. 이러한 기준의 법률화는 기존 불법파견 사업장을 합법화시키기 위하여 논의되어 온 「사내하도급법안」의 좌절에 따른 우회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대법원은 이른바 파견과 도급의 구별 기준과 관련하여, ⅰ) 계약의 내용, ⅱ) 계약의 이행, ⅲ) 계약당사자의 적격성이라는 범주를 설정하고 해당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살펴 실질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 2015년 2월26일 판결들은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⑤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개정안은 법원이 제시한 3개의 범주 중 원청이 도급으로 가장하기 어려운 ⅰ) 계약의 내용(계약 목적의 특정성, 일의 완성 후 인도와 수령의 필요성, 일의 완성 전 대가 청구의 가부, 담보책임 등)과 ⅲ) 계약당사자의 적격성(자기자본, 자신의 시설과 기술, 도급 종료 이후 사업의 지속 수행 가부 등) 범주는 모두 제외한 채, 도급으로 가장하기 용이한 ⅱ) ‘계약의 이행’ 범주만을 제시하였고, 계약의 이행 범주와 관련해서도 기존 판례보다 대폭 완화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즉, 기존 판례는 원청의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작업 배치·변경, 지휘·명령, 근로시간 및 휴가 등에 관하여 ‘간접적이고 상당한’ 정도로 관여해도 파견 징표로 볼 수 있고 하청업체의 징계권 행사는 파견을 부정할 요소로 보지 않았으나, 개정안에 따르면 원청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하청노동자들에게 상기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도급으로 볼 개연성이 높게 되어 기존 판례 법리보다 도급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지게 된다. 
개정안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른바 “근로조건 향상, 산업재해 예방, 직업능력 개발 등을 위한 지원을 실시하는 사항” 등에 해당하는 내용은 파견의 징표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한 것이다. 이와 같은 제외사유로 말미암아 앞서 살펴 본 계약의 이행과 관련한 징표 중 상당수가 파견의 기준에서 제외되게 되므로, 결국 파견의 기준을 입법화한다는 명분 아래 위장도급 사업장의 대부분이 파견법의 규제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훈련비용 및 장소의 지원은 하청노동자의 직무교육에 원청이 관여하는 것으로, 하청업체의 도급 수행 능력의 부재나 직무교육 등을 통한 작업지시의 징표로 볼 여지가 있고, 고충처리는 매우 포괄적인 것이어서 인사노무관리나 작업지시도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작업장 안전과 작업지시는 구분이 쉽지 않고 실제로 사용자들은 관련 재판에서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업무지시를 안전에 관한 사항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원청이 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개정안은 이와 같은 사정들을 근로자파견의 징표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토록 법률에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교육훈련, 산업재해의 예방을 위한 조치사항, 근로자의 고충처리, 성과급의 분배 등은 업무상 지휘․감독 및 임금의 지급 등 기존의 파견 판단 표지들과 쉽게 구별되지 아니하여 불법파견의 파견사업주에 의한 악용의 우려가 있다. 또한 파견 징표 중 제외할 요소들을 시행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여 향후 파견 징표와 관련된 요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이와 같이 파견의 주요 징표를 제외하려는 새누리당 개정안의 내용은 현재 사법부가 제시한 파견과 도급의 구별에 대한 해석론조차 왜곡하여 축소 입법하려는 것이다.
 
나. 파견의 전면적 확대: 뿌리산업, 55세 이상 고령자, 관리직·전문직
 
1)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의 확대
개정안은 “뿌리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불법파견을 양성화”하기 위해 뿌리산업의 업무에 대한 파견을 전면적으로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뿌리산업의 인력확보 방안은 이미 현행 뿌리산업법 제3장 ‘뿌리산업 인력양성’하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고, 정부가 이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와 관리를 했다면 이미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을 문제이며, 파견을 허용한다고 하여 인력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것은 논리적 연관성도 없다. 
나아가 개정안에는 뿌리산업법에 규정된 뿌리산업의 기초 공정 뿐만 아니라 뿌리기술에 사용되는 각종 장비 제조 업무에까지 파견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제조업 공장에 기계장치와 장비를 납품하는 업무까지 파견을 허용하는 것이고, 이러한 기계장치 및 납품 사업체는 대부분 관리직과 연구직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기계장치의 용접·가공 등 구체적인 제조에 필요한 근로자는 필요에 따라 별도로 채용하여 해당 제품을 생산․제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또한 여기에 채용되는 상당수의 인력은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이다. 따라서 개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이들 사업체의 생산직 인력은 기계장치·장비에 대한 수요가 있을 때에만, 그것도 파견직으로만 고용될 수 있게 되고, 이는 해당 산업의 주요 종사자들은 모두 1∼2개월 초단기 파견근로자로 대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의 전면 허용은 현행 파견법이 금지하는 자동차·조선·기계금속 등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과 건설업에 대하여 전면적인 파견을 허용하자는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는 이미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으로 확정된 대기업 사내하청을 합법화시켜 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뿌리산업에 대한 파견 전면 허용 시 ‘상용형 파견’을 보완책으로 도입할 것을 주장하나, 영세한 파견업체의 비용으로 상용형 파견을 감당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사용업체 비용으로 상용형 파견을 추진한다면 사용업체의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므로 결국 실효성이 전혀 없다. 현재 파견법에서 상용형을 금지하지 않음에도 현실에서는 상용형 대신 모집형 내지 등록형이 전부인 것이 이를 대변한다. 그리고 상용형 파견 안착을 위해 파견업체에 대한 국가의 지속적인 지원도 한계가 있고 다른 사업체와 비교하여 형평에 반하는 문제도 있다.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 등은 2011년 상용형 파견의 경우 파견기간의 제한을 없애자는 취지의 파견법 개정안(의안번호 13376)을 제출한 바 있었는데, 이러한 과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결국 상용형 파견 도입의 일관성 있는 근거도 없고 도입 의도 자체가 불분명하며, 상용형 파견이 도입되어도 근로자파견계약의 해지에 따른 파견업체의 해고는 합법적 정리해고로 인정될 여지가 있어 고용안정 보장성이 낮다. 
일본에서도 ‘특정근로자파견’이라는 형식으로 상용형 파견이 도입되었으나 한계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뿌리산업(제조업)의 파견 허용을 위해 상용형 파견을 도입하는 것은 최소한의 상용형 파견의 의미조차 탈색되고 오로지 파견의 증가만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결국 상용형 파견 주장은 뿌리산업(제조업) 파견의 빗장을 열기 위한 트릭에 불과하다. 
 
2) 고령자에 대한 파견의 확대
개정안은 5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하여 파견법 시행령 소정의 파견절대금지업무 및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에 파견할 수 있도록 그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안의 취지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변경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제19조)」의 개정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이다. 노령연금과 같은 고령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고령자에 대한 파견 확대는 사실상 고령자에 대한 직접고용 원칙의 폐기에 해당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용역근로자의 평균임금보다 파견근로자의 평균임금이 더 높다는 2014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이러한 고령자 대상 파견을 확대하는 취지는 고령자에게 용역근로보다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은 파견고용의 기회를 제공하여 용역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파견근로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파견을 확대한다고 하여 용역근로 내지 도급근로가 축소되지 않는다는 것은 경험을 통하여 증명된 바 있다. 나아가 정부의 주장과 같이 용역근로보다 파견근로가 근로조건이 양호하다면 도급사용자가 파견을 활용할 아무런 유인이 없을 것이므로, 정부가 생각하는 도급 내지 용역에서 파견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없다.
 
3) 관리직 및 전문직에 대한 파견 확대
고소득 관리직 및 전문직의 파견 허용은 한국표준직업분류의 총 9개의 대분류 중 2개의 대분류에 해당할 만큼 광범위하고(세세분류 기준으로 볼 때는 현행 187개의 업무에서 고소득 전문직만 총 486개의 업무가 추가 허용되는 것임), 이에 대해서도 파견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광범위한 업무에 대한 파견의 전면적 허용이 추진되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관리직, 전문직 파견에 더하여 앞서 살펴 본 고령자에 대한 파견이 확대허용될 경우, 그 대상은 전체 노동자의 26.8%에 달하는 약 504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러한 파견의 확대는 현행 파견법상 파견허용업무에 대한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의 규제를 사실상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으로 전면 변경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더욱 광범위한 파견 확대를 향한 징검다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4) 기타 
파견계약에 있어서 파견대가의 항목을 구분하자는 논의의 전제는 2015년 3월17일 전문가그룹 논의 내용 중 파견 규제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기초한 것이며, 이러한 의견의 주된 근거는 현재의 도급 수요를 파견으로 전환하기 위해 파견 규제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앞서 살펴보았던 바와 같이 파견의 규제 완화와 도급·용역 근로의 감소는 직접적 관련이 없으며, 파견계약에 있어서 파견 대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파견 문제에 있어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다.
개정안에서 거의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안전과 관련한 일부 업무를 파견금지업종에 추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도 파견의 확대와 결부되어 함께 추진된다면 전체적으로는 개악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나아가 안전과 관련한 업무는 여객운송업 이외에도 무수히 존재하며, 단순히 여객운송업의 안전관련업무와 다른 업종의 해당 업무를 달리 차별할 이유가 없으므로, 새누리당 개정안과 같이 여객운송업에만 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주: 해당 내용('2. 새누리당 개정안의 주요 내용' 이하)은 2015년 11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노동위원회가 발간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민변 자료집 1: 4대 노동법 개악 반대의 논거」 19~27쪽 기재와 같습니다. 필자는 민변 노동위원회 소속 변호사로서, 위 자료집 중 비정규직 관련 부분 집필에 참여하였으며, 민변 노동위원회로부터 해당 부분의 재게재에 대하여 허락받았음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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