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최저임금은 어떻게 결정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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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급 6030원』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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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최저임금 시급 6,030원. 작년보다 450원 오른 금액이다. 2015년 약 350만 명으로 추산되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지난 7월9일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으로 주당 40시간 근로를 할 경우 주당 유급주휴 8시간을 포함하여 월 126만 270원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 ‘최저임금’이란 말이 지금처럼 널리 쓰이고 익숙해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만큼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떻게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자세한 내용을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시급 6030원-2016년 최저임금은 어떻게 결정되었는가』(청년유니온 외, 북,콤마, 2015)는 세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는 대한민국 청년 비정규직을 대표하는 청년유니온의 위원장과 비정규 노동문제를 연구하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소장이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으로 참가하여 느낀 것에 대한 기록, 두 번째는 이십대 기자 두 명이 최저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 달 동안 체험한 것에 대한 기록, 그리고 최저임금위원회에 배석한 두 사람이 위원회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자세히 기록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이래 처음 참가한 ‘당사자위원’들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으로 참가한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리고 결정되기까지 71일의 여정을 날짜별로 기록하였다. 지난 6년 동안 최저임금을 현실화하자는 주장했던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되면서 청년노동자들을 대표하여 그들의 목소리를 전해야한다는 부담과 뭔가 변화시킬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동시에 품었다. 그러면서 불통의 현실 앞에 얼마나 고뇌하였는지를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위원인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최저임금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온갖 차별과 고용불안을 겪는 청소노동자, 경비 노동자, 대형마트의 노동자들을 대표하여 오랫동안 현장에서 보아왔던 그들의 상황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위원회에 참가한 후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그 동안 비공개로 이루어졌던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 과정을 공개하고, 18세 미혼 남성 근로자를 기준으로 책정했던 최저임금의 선정기준을 비롯하여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의 추천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내어놓았다. 
 
노동만 있고 생활은 없는 삶
두 번째 장은 시사주간지 시사IN의 김연희, 이상원 기자가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고시원에서 쪽잠을 자며 정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동자들의 생활을 한 달 동안 직접 체험한 것에 대한 기록이다.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한 끼 식사할 여유도 없이 일을 하다가 잠시라도 쉴 틈이 생기면 ‘꺾기(손님이 없으면 노동자를 강제로 퇴근시키는 것)’를 당하고 그 와중에도 고된 몸이 쉴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시급이 깎이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또한 기자가 전하는 동료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딛는 사람들을 말 그대로 ‘갈아 넣어’ 유지되는 우리 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주일 내내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했지만 친구들을 만나 커피 한 잔, 술 한 잔 맘 놓고 마실 수 없는 시급 6,030원의 최저임금으로 살아야 하는 삶이란 ‘노동만 있고 생활은 없다’고 한다. 이렇게 매일매일 고된 노동을 함에도 최저임금으로는 사람답게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고, 무엇보다 젊은 노동자들이 더 발전하기 위해 미래를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삶을 살지 못하는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생생하게 경험하게 해준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대한 기록
마지막 장은 최저임금위원회에 배석한 최혜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부장과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이 쫓겨날 각오로 회의장에 들어가 우리가 그 동안 보고 들을 수 없었던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체적인 논의 과정들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실생활비를 근거로 최저임금 1만 원을 제시한 노동자 측과 8년 동안 이어 온 동결안을 제시한 사용자 측의 최저임금액수는 그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국 노동자위원의 전원퇴장으로 사용자위원과 공익위원들만 남아 6,030원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기까지 주고받았던 논의들을 담고 있다. 
그 동안 비공개로 밀실행정을 해왔던 위원회는 타성에 젖어 있었다. 때문에 사용자위원은 노동자들을 폄하하고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위원에게 반말과 욕설까지 하는 ‘막장드라마’를 보여주면서도 사과를 거부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노동자위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결국 최저임금은 노동자위원들의 동의 없이 결정되었지만 회의공개와 관련하여 진전이 있었고, 법으로 정한 주휴수당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시급과 월 환산액을 같이 고시하기로 한 것 등은 작은 성과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새롭게 들어간 ‘당사자 위원’들로 인한 변화는 한꺼번에 많은 걸 바꿀 수는 없더라도 앞으로 천천히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을 놓은 것이다.
 
최저임금의 결정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일
한 번쯤 마음속으로라도 ‘요즘 애들은 말이야~’라고 생각해보았던 기성세대와 ‘나만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라며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언론에서 제멋대로 다루는 추측성 기사들로 이미 판단되고, 제대로 된 발언권조차 가져보지 못했던, 그래서 ‘우리가 진짜 이렇게 살고 있다’고 이야기할 기회조차 없었던 이들의 목소리와 그에 담긴 절실함이 생생하게 들리는 듯했다. 2016년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이 직접 쓴 이 책은 변화를 위해 앞으로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좀 더 구체화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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