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최저임금위원회 파행이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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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12년 3월) 결과에 따르면 월 임금총액 기준 120만 원 이하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 1,742만 명 가운데 507만 명(29.1%)이다. 반면,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조사해서 발표하는 「생계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1인 가구 노동자 월 평균 생계비는 141만 원이다. 즉, 최소한 507만 명의 노동자는 열심히 일을 해도 매월 20만 원 이상 빚을 지고 살아야 하는 형편인 것이다. 

그리고 국민소득 중 노동자가 가져가는 소득을 나타내는 노동소득분배율은 59.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인 70%에 한참 못 미친다. 기업 운영에서 발생한 이윤을 노동자가 공정하게 분배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부당한 원하청 계약으로 이윤 보장도 어렵다. 이렇듯 대기업으로 이윤이 집중하는 반면, 그 피해는 저임금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현실인 것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2008년과 비교해 2011년 절도와 강도 등 5대 범죄는 13.6%, 112 신고는 42% 증가했다. 그리고 범죄 발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경제적 양극화 심화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왜곡된 경제구조로 인하여 또 다른 사회 문제와 경제적 손실이 발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회 범죄와 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 안전망 확충과 비정규직 철폐가 중요하며, 특히, 근로빈곤층(working poor)을 줄일 수 있도록 최저임금법을 개정하여 최저임금이 생계비 수준을 보장할 수 있도록 현실화해야 한다.

1. 2012년 최저임금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문제점

매년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공 각각 9명, 총 2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임기는 3년이다. 2012년 4월부터 제9대 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었는데, 구성 과정이 비민주적으로 진행되었고 이로 인하여 2013년 적용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과정이 매우 파행적으로 운영되었다. 즉, 제9대 위원회는 구성부터 운영까지 최저임금법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 

1)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의 문제점

제8대 최저임금위원회 임기가 2012년 4월 종료함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제9대 위원 추천 요청 공문을 노사에 발송했다. 양대 노총은 이에 따라 근로자위원을 추천하였고, 또한 제8대 최저임금위원회 마지막 회의이자 2012년 제1차 전원회의(4월4일)에서 우리나라가 2001년 비준한 ILO협약 제131호(최저임금결정협약)에 의거, 공익위원 위촉 과정에 노사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의견을 정리한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위촉 관련 양대 노총 공동의견서」를 제출하였고 정식으로 접수되었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위촉 결과 양대 노총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을 뿐 만 아니라, 최저임금 정책의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가 위원으로 임명되었다. 근로자위원 위촉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전체 9명의 근로자위원 중 1명을, 상급단체 변경 무효 판결로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 조합원에게 배정한 것이다. 

국민노총 전체 조합원 중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의 상급단체 변경은 이미 법원에 의해 무효임이 확인되었다. 당연한 결과다. 노동조합 규약으로 상급단체를 규정하고 있을 경우, 상급단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규정된 절차(조합원 과반수 참석과 참석 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를 따라야 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고 상급단체를 변경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6일 고등법원도 같은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공무원노조나 청년유니온처럼 합법적인 노동조합 설립신고는 반려하는 반면, 법원에서 상급단체 변경 무효판결이 난 국민노총은 즉시 설립필증을 교부하였다. 

민주노총 조합원을 국민노총 위원장으로 정부가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에 국민노총 지분으로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조합원을 위촉한 것이다. 법원의 무효 판결이 났고 대법원의 판결 내용이 어떻게 될지 충분히 예상됨에도, 직권을 남용하여 양대 노총 권리를 고의적으로 제한한 것이다. 결국 양대 노총은 지난 5월4일 대통령과 고용노동부 장관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다.

2) 최저임금위원회 운영의 문제점

제9대 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되고 개최된 2012년 제2차 전원회의(4월27일)에 양대 노총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은 참가할 수 없었다. 제9대 위원 위촉 과정에서 나타난 비민주적인 절차를 철회하고 최저임금위원회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양대 노총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최저임금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 고발 및 집회 등을 계속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위원회는 양대 노총 위원을 배제한 채 회의를 강행하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하였고, 이와 같은 위원회 파행을 거쳐 결국 6월30일 새벽 전체 위원 27명 중 10명의 찬성으로 2013년 적용 최저임금을 시급 4,860원으로 의결했다. 노‧사‧공 위원 모두가 참여하는 전원회의 외에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임금수준전문위원회와 생계비전문위원회 그리고 연구위원회도 양대 노총의 참여는 보장되지 않았다. 

결국 양대 노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은 7월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9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총사퇴와 최저임금법 전면 개정을 촉구하며 먼저 위원직을 사퇴했다. 2012년 최저임금위원회는 파행으로 시작되어 파행으로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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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원회 구성 및 운영 경과 요약

- 3월19일 고용노동부가 노사 단체에 제9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추천 공문 발송
- 3월30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2013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 요구
: 법정기한 6월28일(최임법 제8조 ②항: 심의요구일로부터 90일 이내 심의의견서 제출해야 함)
- 4월4일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서 양대 노총은 ILO협약 제131호에 따라 「공익위원 추천 시 노사단체 의견수렴 요청 의견서」 전달
- 4월24일 고용노동부와 대통령은 양대 노총 의견 묵살하고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위촉
- 4월27일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 양대 노총 불참하고 “최저임금위원회 파행 조장 규탄! 사태해결 촉구” 기자회견 개최 및 민주노총 투쟁 결의대회 개최
: 4월27일 제2차 전원회의부터 양대 노총 위원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불참
- 5월4일 양대 노총 “이명박 대통령 및 이채필 장관 대검찰청 고발” 기자회견 및 집회
- 6월4일 양대 노총 ILO협약 위반 관련 한국 정부 제소 기자회견
- 6월29일 최저임금위원회 제12차 회의 2013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의결
: [시급 4,860원. 월급 1,015,740원)
- 7월9일 “최저임금법 개정 촉구 및 양대 노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사퇴”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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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저임금위원회 정상화를 위한 과제와 향후 투쟁방향

2011년 5월 현재 국제노동기구(ILO)의 「1928년 최저임금결정제도 협약」(제26호)을 비준한 나라는 104개국이고, 「1970년 최저임금결정 협약」(제131호)을 비준한 나라는 51개국이다. 이들 두 조약 중 어느 하나를 비준한 나라는 모두 120개국이며,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나라도 대부분 최저임금제를 실시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임의주의 전통이 강한 영국이 1999년, 아일랜드가 2000년, 오스트리아가 2009년부터 새로이 최저임금제를 도입했고, 단체협약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 온 독일도 2009년 2월 최저임금과 관련한 「강행근로조건법과 최저근로조건법」을 가결했다.

최저임금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의 최저임금 결정방식은 사회적 협의기구인 위원회가 결정하는 방식, 정부가 결정하는 방식, 의회에서 결정하는 방식, 노사 협상으로 결정하는 방식 등이 있으며, 네덜란드와 같이 자동계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계기로 저임금 노동자의 최소한 생활보장을 위해 1988년부터 사회적 협의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법정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있다. 

1) 최저임금위원회 정상화를 위한 과제

최저임금위원회는 사회적 협의기구로서 최저임금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의 대부분이 위원회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위원회가 사회적 협의기구로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위원회가 노‧사‧정 등 특정 세력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하며, 국가의 이익을 위한 공익성이 있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사용자 측에서 매년 근거 없이 동결을 주장할 경우, 노사 간 대립이 극명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사실상 최저임금은 공익위원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공익위원의 중립성과 공익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12조 “공익위원은 노동부 장관의 제청에 의하여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규정에 따라, 정부가 일방적으로 임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익위원의 구성이 달라지는 등 공익위원의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집권한 이후 공익위원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집권 이전 평균 인상률이 11%인 반면, 이명박 정부가 위촉한 위원회가 결정한 최저임금 인상률은 평균 4.9%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따라서 최저임금위원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공익위원의 독립성과 공익성, 그리고 전문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2) 향후 투쟁 방향

매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특히 지난 2011년은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는 노사 측 위원 및 일부 공익위원이 사퇴하는 등 사상 초유의 파행 사태를 겪었다. 그리고 2012년 최저임금위원회는 위원회 구성부터 파행으로 시작되어, 결정까지 파행으로 끝났다. 이는 그간 문제로 지적되어온 최저임금위원회의 전문성 결여와 비민주적인 운영방식, 그리고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으로 인해 문제가 증폭된 결과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최초로 2011년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으로 선정되었다.

(1) 최저임금법 개혁 투쟁 강화

최저임금법의 문제점에 대해 매년 제기되었던 문제를 모아 최저임금연대(양대 노총과 참여연대 등 30개 노동‧시민‧학생단체와 정당이 참여하는 연대단체)는 2011년부터 최저임금법 개혁 투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내부 세미나와 워크숍을 통한 요구안 정리, 국회토론회, 최저임금법 개혁 촉구 기자회견 및 집회 등 다양한 투쟁을 전개했다. 투쟁의 과정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당론으로 최저임금의 최저 수준 도입, 공익위원 선출방식 개선 등 최저임금연대가 요구한 최저임급법 개정 요구안 중 일부를 발의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을 예정하고 있다.

 

최저임금법 개정 법률안을 발의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투쟁과 교섭을 병행할 것이다. 이미 8월20일부터 24일까지 새누리당 중앙당사와 16개 광역시‧도당 앞에서 최저임금법 개정 촉구 1인 시위를 진행했으며, 중앙당사 앞에서는 계속적인 집회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8월22일 있었던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환노위 간사) 면담을 시작으로 새누리당 국회의원에 대한 면담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2012년 정기국회 회기 중 9월1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될 수 있도록 언론사업, 집회 등 전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다. 그리고 본회의 의결을 위해 10월5일부터 예정된 국점감사에서 최저임금법과 최저임금위원회의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인 문제제기를 할 것이다.

(2) 저임금 노동자 조직화와 연대투쟁 강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11년 8월)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약 189만 명이다. 그런데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조합원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하면 없는 것으로 나온다. 정확히 표현하면, 과거에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였지만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가입한 이후 노동조합에서 최우선 과제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기 때문에 현재는 최저임금 미만 조합원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미조직 노동자 상담 및 조직화 사업을 더욱 강화하여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최저임금 수준이 생계비 수준까지 인상될 수 있도록 저임금 노동자 조직화와 연대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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