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독일 자동차사업장 단체교섭의 시사점

섹션:

부 제목: 
일관된 전략적 개입과 산업 및 지역혁신 전략이 필요

글쓴이 :

leesangho@jinbo.net

지난 11월3일 독일 금속노조와 폭스바겐사가 ‘미래협약(Zukunftstarifvertrag)’을 체결함으로써 6주간에 걸친 장기교섭을 마무리하였다. 약 10만명이 참가한 경고파업과 항의시위까지 발생한 이번 임단협교섭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번 협약에 대해 경기불황으로 인해 노동조합이 자신의 요구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수세적 교섭의 결과인지, 아니면 기업경영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용안정과 산업입지보장에 대해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한 노동조합의 혁신적 교섭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보장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한 것”

이번 임단협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내용을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2004년 폭스바겐 단체협약의 핵심은 고용안정과 산업입지보장을 사측이 약속하고, 이에 대해 노동조합은 기업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요한 경쟁력 제고에 동의하였다는데 있다.

그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사측은 먼저 2011년까지 경영상의 이유로 기존 인력(10만3천명)에 대해 해고를 하지 않는 동시에, 향후에 어느 산업입지에서 어떤 차종을 생산할 것인가를 기업이 결정할 때 노동조합의 동의를 구한다는 것을 합의하였다. 그 외에 노동조직의 혁신적 재조직화 과정에서 사업장평의회의 협의권을 보다 더 확대하고, 이에 대한 결정과정에서 사업장평의회의 공동결정권을 보장하도록 했다. 또한 폭스바겐 노동자들의 고령화추세에 따라 요구되고 있는 인간적 노동조건을 형성하기 위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합의하였다. 더욱이 청년실업에 대한 노사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여 폭스바겐 전 사업장에서 이미 직업훈련 과정을 밟고 있는 ‘견습생(Auszubildende)’ 전원의 계속고용을 약속하는 동시에, 2005년 9월 이후 사내 현장교육과정에 참여하는 청년취업예정자들을 전원 폭스바겐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합의하였다.

한편, 노동조합은 2007년 1월31일까지 협약임금의 인상을 포기하고 현재의 임금수준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 2년 간의 임금동결은 폭스바겐의 수익성이 최근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과 폭스바겐의 현 임금소득이 해당 지역 내 다른 기업들 보다 15~20%가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한 노동조합의 어려운 선택이었다. 다만 2005년 3월 폭스바겐의 노동자들은 1000유로의 일시급을 기업으로부터 추가로 받기로 하였다. 또한 전체 노동자들이 2004년 11월에 ‘최소보너스(Mindestbonus)’를 수령하고 2006년부터 다시 기존의 ‘성과보너스체계’에 따라 특별급여를 지급받는 것을 합의하였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오랫동안 노동조합이 요구해왔던 사무직과 생산직의 임금체계의 통일안(ERA)을 확정하는 기본사항에 노사가 합의하였다.

이번 협약에 대해 노사정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강조점은 사뭇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교섭의 책임자였던 금속노조(IG Metall) 지역본부장인 하르트무트 마이네(Hartmut Meine)는 이번 협약이 현실적 여건 하에서 폭스바겐 노사가 합의할 수 있는 “공정한 타협안”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폭스바겐 총사업장평의회 의장인 클라우스 폴커트(Klaus Volkert)는 “이번 협약으로 폭스바겐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이 장기적으로 보장되었을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의 각 생산기지가 존재하는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밝은 전망을 제시하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금속산업 사용자총연합 의장인 마틴 카네기서(Martin Kannegiesser)는 “교섭타결을 통해 소모적인 노사간 갈등이 마무리되었지만, 2년 간의 임금동결만으로는 기업경쟁력의 회복이 어렵다”고 평가한다. 한편 “산업입지의 보장을 위해서 노사가 생산성향상과 비용절감에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금속 노동시간 연장” 보도의 허구와 진실

이와 같은 2004년 폭스바겐의 단체협약은,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노사간에 고용보장과 임금동결의 교환이라고 단순하게 평가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왜곡은 지난 몇 달간 국내 경제일간지를 통해 선전된 “독일 금속사업장의 노동시간 연장” 보도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아래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금속사업장의 실제 기업협정(Betriebsvereinbarung)내용은 보도내용과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25일자 『한국경제』와 7월23일자 『매일경제』에 보도되었던 내용은 노사간 협정의 기본원칙과 운영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왜곡보도였다. ‘고용안정과 산업입지보장을 위한 협정’의 핵심적인 내용은 누락된 채, 노동시간의 연장만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지멘스의 경우를 살펴보자. 『한국경제』는 “지멘스 산하 두 개 공장의 해외이전(헝가리 등 동구권)을 사측이 유보하는 대신, 앞으로 추가수당 없이 지멘스의 전체 노동자들이 주당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5시간 이상 더 연장근무를 해야 한다”고 보도하였다. 아래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주40시간의 규정은 전체 사업장이 아니라, 해당 2개 공장 약 6천명에만 적용되는 사항이고, 게다가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이다. 그리고 이 신문은 고용안정을 위한 외주화의 금지, 3천만 유로에 해당하는 신규투자와 인적투자, 협력업체의 국제노동기구(ILO) 노동규준의 준수의무 등과 같은 사측의 약속사항에 대해서는 모른 체 하고 있다.

이러한 보수언론의 태도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사례를 보도한 『매일경제』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 신문은 “해당 공장의 6000명의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대신, 임금인상률을 2006년부터 2.8%에서 1.5%로 줄이고, 추가수당 없이 주간노동시간을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단체협약안을 살펴보면, 노동조합이 임금체계협약(구조개선기금)의 조정을 통해 해당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1.5% 인상하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주간 노동시간의 연장규정은 일부 사무직과 연구개발직에만 적용되는 선택사항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속노조의 계산에 따르면, 이러한 규정을 적용받는 노동자는 전체 진델핑엔 공장의 3만 노동자 가운데 단지 10%에만 해당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노동자의 양보에 대한 대가로 사측은 신규투자, 견습생(청년취업예정자) 전원의 고용보장, 54세 이상 고령노동자의 경우 임금보전을 완전히 한 상태에서 주당 노동시간의 단축을 약속하였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경제일간지의 이러한 왜곡보도는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쟁점이 되고 있던 노동시간단축과 주5일제 근무에 대해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의도가 분명히 깔려 있었다.

기업 구조조정시기의 노조전략은 무엇인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독일의 금속노조는 사측의 해외이전 및 구조조정의 압력에 대해 나름대로의 원칙을 가지고 대응하였다. 먼저 장기적인 경기불황이 예측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노사간 교섭에서는 단기적인 물질적 이해부분을 일정하게 양보하더라도 노동자의 중심적 이해인 고용안정, 노동의 인간화와 숙련 및 직업역량의 강화, 산업입지의 지속가능한 발전(Nachhaltigkeit),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 등에 대한 사측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약속을 받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고용안정과 산업입지보장을 위한 협정’에 장기적인 고용보장, 노동조직의 혁신 및 인간화, 직업재훈련의 혜택확대, 청년예비노동자(견습생)의 취업보장, 인적 자원과 최신설비에 대한 투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고용안정은 신규투자, 특히 인적 자원에 대한 미래지향적 투자를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초기업적 차원의 노동이동성을 보장하는 지역사회의 고용능력(Beschaeftigungsfaehigkeit)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경영진이 추진하는 생산지구화와 기업재구조화를 노동친화적인 방향으로 견인할 수 있는 기제를 개발하고 활용하고 있다. 먼저 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가 연관되어 있는 기업의사결정과정에 더 높은 수준의 공동결정권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조치들(해외이전, 사업 및 생산기지의 변경, 생산합리화와 노동조직 재편 등)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노동조합과 해당 노동자가 사전에 경영전략의 추진계획에 대해 자신의 입장과 대안을 밝힐 수 있고 그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고 평가할 수 있는 시간과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재구조화에 대한 의사결정이 기업경영진의 일방적인 통보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이 그 타당성 여부에 대해 공동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금속노조는 구조조정의 의사결정에 대한 노동자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보다 높은 수준의 통제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구조조정이 초래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노동친화적 기업재조직화의 가능성을 열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고용안정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고용보장에 대한 기업협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산업입지가 경쟁력을 잃고 몰락하게 된다면, 협정에 나와 있는 고용보장에 대한 약속은 한낱 공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에 기반하여 독일금속노조는 장기적인 고용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투자보장협정’을 경영진에 요구하고 있다. 이는 독일의 노동자이해대변조직, 즉 노동조합과 사업장평의회의 대표가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경영감독회(Aufsichtrat)에 참가하고 공동결정권을 행사함으로써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투자보장협정을 통해 산하 각 산업입지들의 미래발전가능성을 위한 투자계획이 확정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신제품개발, 설비현대화, 숙련교육과 직업재훈련 등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생산기지가 입지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노동자 요구에 기반한 ‘경영통제’ 사례 보여줘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독일금속노조는 90년대 초반까지 자동차산업의 경기불황이 발생할 때마다 ‘노동시간단축과 일자리나누기’를 통해 정리해고와 대량실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아 왔다. 9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되살아난 경기회복에 힘입어 노동조합은 임금 및 노동조건의 개선에 진력하는 한편, 견습생일자리의 창출을 통한 청년노동자의 취업확대, 투자협정을 통한 국내 신규투자의 보장, 생산기지간 경쟁을 막기 위한 산업입지선정에 대한 공동결정 등과 같은 적극적 대응전략으로 기업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고용능력을 향상시켰다.

이 때 주목되는 점은 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된 산업입지의 재편과 이전, 부품조달방식 및 조달체계의 합리화, 공장모듈화를 비롯한 기업재조직화 과정에 사업장평의회는 물론, 노동조합이 일관된 전략적 개입을 수행해왔다는 것이다. 기업구조의 재조직화는 직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노동의 재조직화를 필연적으로 파생시킬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노동의 인간화’라는 기회를 극대화하고 ‘고용불안과 노동강화’라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과 경로를 모색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결정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노동조합이 단순히 경영의사결정과정에 참가하여 들러리를 서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에 입각하여 경영전략을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독일자동차산업의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일관된 전략적 개입’ 중요성 시사하는 독일 사례

과연 그렇다면 독일 자동차산업의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경제위기 이후 한국자동차산업, 특히 완성차업체의 노동조합들도 고용안정이라는 목표 하에 기업구조 및 조직의 재편(사업변경, 합병, 이전, 분사, 외주 등)에 대한 개입기제들을 단체협약을 통해 일정한 정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주로 경영진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전 일정시점까지 그 계획을 통보하고, 이에 대해 노조와 협의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수준이다. 물론 고용조정과 직접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노조가 동의권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기업구조조정에 대해서 미리 전략적 개입을 할 수 없다면 경영진의 고용보장에 대한 약속은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이 일상적인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개입기제와 통제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우리 상황에서는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자의 개입기제로서 단체협약이 유일무이하다. 노동자보호 및 보상을 위주로 하는 단체협약의 역할을 폄하할 필요는 없지만, 그 기능이 상당히 방어적이고 단편적이라는 점까지 부인할 수는 없다. 사전적이고 능동적인 개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노조의 참가와 통제력의 확보가 시급히 요구된다.

또 다른 문제는 과연 노동조합이 기업구조조정에 대해 그 근거를 검토하고 그 과정을 감시하고, 그 효과를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경제위기 이후 진행된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대응양상을 살펴보면 조직력으로 대표되는 ‘현장통제력’은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기업의 구조조정전략이 지닌 문제점과 약점을 역으로 이용할 수 있을만한 ‘대안형성역량’은 아직도 미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대안형성역량이 단기간에 확보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기업별 노조체제 하에서 그 능력배양이 객관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면, 개별 노조들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전문컨설팅 및 교육기관을 산업수준에서 혹은 업종단위별로 만들 필요가 있다.

산업 및 지역 차원 연대와 혁신전략이 필요

한편,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독일노동자의 대응과정을 살펴보면서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되는 것은 우리의 경우 기업별 교섭체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조직틀이 긴박하게 요구된다는 점이다. 독일의 경우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자의 전략적인 개입이 기업에 대한 의존성의 강화, 원·하청 노동자의 차별 강화, 기업들 사이 노동자 경쟁의 촉발이라는 부정적인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기업단위를 넘어서 산별단위에서 임금 및 노동조건의 보편적 기준을 맞출 수 있는 임단협체계와 생산기지간 경쟁을 제어할 수 있는 연대조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상황에서 기업별 교섭구조를 그대로 두고 단위노동조합이 기업구조조정 과정에 개입하게 될 경우, 임금 및 노동조건에 대한 교섭이 구조조정의 성과에 의존하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간 경쟁을 노동자간 경쟁으로 전화시키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의 함정에 노동자들이 빠지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선결과제가 바로 기업별 교섭 및 조직체계를 넘어서는 조직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이는 독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산업구조조정과 관련된 사항을 산별노조가 사용자 및 정부와 직접 교섭할 수 있는 법제도적 기제가 아직 미비하기 때문에, ‘고용안정과 산업입지보장을 위한 기업협정’을 체결할 수 있는 기업은 일부 대기업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즉 이러한 기업협정을 체결할 수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결국 사전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사회정책적 혜택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셋째, 현재 우리나라의 금속사업장이 당면하고 있는 공장축소 및 폐쇄, 해외진출과 생산기지이전과 같은 문제를 노동조합이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산업정책과 지역정책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업차원을 넘어서는 산업발전 및 지역혁신전략을 준비하지 않고서는 사양산업화, 산업공동화, 신산업의 과잉화 등과 같은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 기업 틀에 묶여 있는 기업별 노조의 구조조정 대응투쟁만으로는 완성차업체의 해외이전을, 부품산업의 하도급문제를,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탄압을 해결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고용안정을 비롯한 노동조건의 개선투쟁이 산업발전과 지역혁신의 전망과 결부될 때만 그 투쟁의 성과는 사회연대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노동친화적이고 혁신지향적인 산업정책의 개발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지역사회의 생존여부와 직결되어 있는 산업공동화와 고용불안에 대한 연대활동이 시급히 요구된다. 각 공장이 입지하고 있는 지역의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들과 공조하여 지역산업 및 지역사회의 발전적 상을 제시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성장지상주의 세력과 대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폭로해야 한다.

제작년도:

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