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지나친 임금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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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동연구원은 『매월노동동향』 2003년 8월호에 게재한 이종훈 교수의 “최근의 임금변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를 통해, “우리나라 임금은 줄곧 생산성 증가율을 앞질러 왔으며, 특히 2002년에는 그 폭이 급격하게 늘어났음.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인상이 이루어질 때 우리나라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우려하게 됨. 제조업 단위노동비용의 변화를 국가 간에 비교하면 특히 2002년의 경우에는 다른 국가들은 모두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하였는데도 우리나라만 (그것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음”이라 주장했다. 8월 12일자 한국경제신문은 ‘노동비용 한국만 가파른 상승 추세’라 하여 노동연구원 주장을 1면 톱으로 보도했고, 매일경제신문은 ‘단위노동비용 급증 수출경쟁력 약화 주범’, 한국일보는 ‘단위노동비용 미·일보다 높아’, 동아일보는 ‘생산대비 인건비 한국만 증가세’ 등의 제목으로, 노동연구원 측 주장을 보도했다.

2. 그러나 노동연구원의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이 이루어졌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2-1) 1995년 이후 노동자수는 1998년 단 한 해를 제외하면 계속 증가했고, 취업자 대비 노동자 비중도 1997년과 1998년 두 해를 제외하면 계속 증가했다. 특히 2002년에는 노동자 수가 1,418만 명으로 전년 대비 52만 명 증가했고, 취업자 대비 노동자 비중도 2001년 63.3%에서 64.0%로 증가했다. 따라서 노동연구원 주장대로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이 이루어졌다면 당연히 노동소득분배율이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1996년 64.2%를 정점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은 2000년 59.4%까지 계속 하락했고, 2001년에 일시적으로 62.0%로 개선되었으나 2002년에 다시 60.9%로 하락했다. 따라서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이 이루어졌다’는 주장은 사실일 수 없다.

2-2) 그럼에도 노동연구원이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한 것은, 생산성 지표는 ‘취업자 1인당 GDP 증가율’을 사용하면서, 임금통계는 ‘10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임금증가율’을 잘못 사용한데서 비롯된다. 노동부가 집계하는 ‘10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임금’ 통계는 전체 노동자 1,418만 명(2002년) 가운데 510만 명(2002년)만 조사대상으로 할 뿐, 10인 미만 영세업체와 임시일용직 노동자 908만 명을 조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성 지표로 ‘취업자 1인당 GDP 증가율’을 사용할 때는, 임금통계 역시 한국은행 국민계정에서 피용자 1인당 월보수총액(월임금총액)을 계산해서 비교해야 한다. 취업자 1인당 GDP 증가율과 피용자 1인당 임금 증가율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2]와 [그림3], [표1] 참조)

첫째, 2002년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147만 5천원으로 1996년 149만 4천원에 못 미친다. 아직까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둘 째, 2002년 명목임금 증가율은 3.0%로 명목생산성 증가율(5.2%)에 못 미치고, 실질임금 증가율은 0.3%로 실질생산성 증가율(3.5%)에 못 미친다. 따라서 2002년에 ‘생산성을 상회하는 과도한 임금인상이 이루어졌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셋 째, 1995-2002년 연평균 증가율을 살펴보면 명목임금 증가율은 5.9%로 명목생산성 증가율(6.5%)보다 낮고, 실질임금 증가율은 1.9%로 실질생산성 증가율(3.9%)보다 낮다. 따라서 명목임금과 실질임금 기준 모두 1995년이래 노동자들의 임금인상률은 생산성 증가율에 못 미쳤다. 이처럼 생산성에 못 미치는 낮은 임금인상으로 노동자수는 증가했음에도 노동소득분배율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넷째, 비교대상 기간을 1985-2002년 또는 1990-2002년으로 확장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비교대상 기간을 1985-2002년으로 할 때 연평균 명목임금 증가율은 9.3%로 명목생산성 증가율(9.8%)보다 낮고, 실질임금 증가율은 4.2%로 실질생산성 증가율(4.4%)보다 낮다. 비교대상 기간을 1990-2002년으로 할 때 연평균 명목임금 증가율은 8.8%로 명목생산성 증가율(9.4%)보다 낮고, 실질임금 증가율은 3.5%로 실질생산성 증가율(4.3%)보다 낮다. 따라서 “우리나라 임금은 줄곧 생산성 증가율을 앞질러 왔으며, 특히 2002년에는 그 폭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3. 노동자들의 임금이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3-1) 통상적으로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비교할 때는 제조업 시간당 임금 또는 노임단가지수(미국달러기준)를 사용한다. 노동연구원 “2003년 KLI 노동통계”에 따르면, 노임단가지수란 “단위생산물 당 임금을 나타내는 자료로, 통상적으로는 노동비용에 대한 자료가 불충분하여 노임단가지수와 노동비용 두 가지 지표를 무차별하게 사용한다”(138)라 하고, “노임단가지수(미국달러 기준)는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로서 월 임금(미국달러 기준)에 비하여 노동생산성을 고려한 임금의 비교라는 장점이 있다”(139)라 하고 있다.

3-2) 먼저 미국 노동성의 “제조업 생산직 시간당 보수비용 국제비교, 2001” 보고서에서 OECD 22개 국가의 시간당 보수비용을 살펴보면, 노르웨이(23.1$), 독일(22.9$), 덴마크(22.0$), 스위스(21.8$), 벨기에(21.0$), 미국(20.3$) 순으로 높고, 한국(8.1$)은 멕시코와 포르투갈 다음으로 낮다.

3-3) 노동연구원 “2003년 KLI 노동통계”에서 노임단가지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1995년을 100으로 할 때 2001년 45.8로 다른 나라보다 크게 낮다.([표2]와 [그림5] 참조) 따라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이 국제경쟁력 약화 요인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아직 2002년 통계가 제공되고 있지 않지만, 대미달러 환율이 2001년 1,291원에서 2002년 1,251원으로 절상되었음을 감안할 때, 2002년 노임단가지수는 증가했을 수 있다. 그러나 50 선을 넘어서지는 못 했을 것으로 추론된다.

3-4) 이종훈(2003)은 제조업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을 비교한 결과 “특히 2002년의 경우에는 다른 국가들은 모두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하였는데도 우리나라만 (그것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라 강조했고, 언론은 이 점을 크게 보도했다. ‘한국노동연구원과 미국 노동통계국(BLS) 자료 등을 이용하여 계산’했다고 만 밝히고 있어 정확한 자료 출처와 계산 방식은 알 길이 없지만, 이종훈(2003)의 계산에 따르더라도 단위노동비용은 1995년을 100으로 할 때 2002년 57.8로 다른 나라보다 낮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이 국제경쟁력 약화 요인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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