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정부·자본 동향

글쓴이 :

 

 
2002년 10월 [제69호]
 
  
조회수: 809

[정부자본동향] 10월 정부·자본 동향
 

 
이명규 (『노동사회』 편집차장)
  lee@klsi.org
 

행자부, 공무원 노조 불허 고수

정부는 공무원단체들이 요구해온 공무원노조 설립과 관련해 노조 명칭을 허용하지 않고 공무원조합으로 하기로 확정했다. 행정자치부는 9월16일 이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공무원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확정하고, 9월18일 입법예고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공무원단체의 명칭은 ‘공무원조합’으로 하며, 공무원 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단결권과 보수 및 근무조건에 관해 협상할 수 있는 단체교섭권은 인정했다. 그러나  협약체결권과 단체행동권은 제한했다. 따라서 급여 수준 등을 놓고 정부와 협상을 할 수는 있으나, 최종 결정권은 국회와 정부가 갖는다. 또 다른 직종의 노동조합 및 노동단체와 연대하거나 공동으로 집단 행위를 할 수 없게 했다. 이와 함께 국가 및 지자체의 정책결정·조직·인사·예산편성 등과 관련된 사항은 조합의 교섭 대상에서 제외했다. 

행자부의 기획관리실장은 “정부는 공무원 노조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법적 근거없이 노조 명칭을 사용하면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무원 단체와의 대화에는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공무원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속내이다. 

가입 대상 공무원은 6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과 이에 준하는 별정직·계약직·기능직·고용직 공무원 등이며, 철도나 체신 등 이미 노조가 조직된 현업노조대상자나 관리직 공무원, 인사·예산·공안·질서 업무 종사자 등은 제외됐다. 조직 형태는 국가직의 경우 전국 단위로, 지방직의 경우 광역시 및 도 단위로 구성할 수 있으며 교섭당사자는 전국단위는 중앙인사위 위원장, 지역단위는 광역단체장으로 했다. 조합전임자에 대해서는 무급휴직을 조건으로 허가하며, 복수조합의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설립을 허용했다. 공무원 조합의 시행시기는 법 제정 3년 후인 2006년 1월로 결정했다. 

전경련, 온실가스 부과금 반대

국내기업 상당수가 국회에서 입법추진중인 온실 가스 배출 부과금 제도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도입은 시기상조이며 산업계가 수용여건을 갖출 때까지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월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구온난화 대책법안에 대해 회원사(63개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기업의 50.8%가 배출부과금 제도에 반대했으며 찬성기업은 27.0%에 그쳤다. 반대기업들은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저감시킬 수 있는 기술과 시설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부과금을 물리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생산원가를 상승시켜 산업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출권 거래제도에 대해서도 반대기업 41.3%, 찬성기업 22.2%로 나타났다. 주된 반대 이유로는 온실가스 측정기술 및 장비미비, 자료축적 미흡 등 배출권 거래제도 시행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지 못했으며 배출권 거래를 수용할 만한 여건도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꼽혔다. 한편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자발적 협약제도의 도입에 대해서는 50.8%가 찬성했으며 이 기업들 대다수는 자율적 협약이 실천되려면 정부의 기술 및 투자지원, 세제 등의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 발효와 온실가스 저감이행 의무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법률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기업의 생산활동을 위축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제도 도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와 관련, ‘지구온난화 방지대책에 관한 법률 안’과 ‘지구온난화 가스저감대책 법안’ 등이 상정돼 있다.

경제5단체, ‘규제 철폐’ 요구

전경련, 대한상의, 무협, 중기협, 경총 등 경제5단체는 9월26일 금융, 무역, 안전, 환경 등의 분야에서 기업들이 요구한 규제개혁과제를 종합해서 재경부, 산자부, 규제개혁위원회 등 정부측에 전달했다. 경제5단체 공동규제개혁과제 건의는 2000년 9월 정부와 재계가 분기별로 규제개혁과제를 발굴, 개선방안을 공동 모색키로 합의한데서 나온 것으로, 이번 건의에는 금융·세제(4건), 무역·관세(9건), SOC·건축(4건), 환경(7건), 안전 (8건) 등 6개 부문 총 35건의 규제개혁과제가 담겨있다. 경제5단체는 이번 건의서에서 미국 등 세계경제의 회복지연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수출증대를 위해 관세부문에 있어 세율적용 착오와 세율 변동시 환급절차의 개선, 과세 품목분류 변경에 따른 소급적용 금지, 관세체납 징계의 사업장별 구분 시행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세제부문에서는 업무용 소형승용차에 대한 매입세액공제 허용, 과점주주에 대한 취득세 부과제도 폐지, 대출서류 절차 간소화 등이 조기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문에서는 배출시설 설치·변경 관련 규제 완화, 오폐수 병합처리시 폐수중의 특정수질 유해물질 규정 개선,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 수질검사 횟수 축소 조정 등을 중점 건의했다. 안전부문의 규제와 관련해서는 압력방출장치의 검사주기 조정, 고압가스 제조시설내 저장탱크의 제품 변경저장에 대한 변경허가 개선, 작업환경측정 완화 등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압가스 제조시설내 저장탱크의 경우 저장 제품 변경시마다 기술검토서 제출과 지자체 변경허가를 얻어야 하고 기간도 30일 정도가 소요되어 수급 동향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며 허가대신 신고로 변경 저장이 가능하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경제5단체는 옥외광고물의 흑색 및 적색규제 개선과 렌터카 사업의 관리위탁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정부, 내년 연기금 10조원 주식투자
 
정부는 10월2일 국무회의에서 내년 기금운용계획안을 확정,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기금운용계획안은 각 부처가 제출한 47개 기금의 운용계획안을 기획예산처가 협의, 조정한 것으로 올해 처음으로 국회심사를 받게 된다. 발표된 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주식투자 규모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올 3대 연기금의 주식 직접 투자 규모는 국민연금 1조 9천억원, 공무원 연금 500억원, 사학연금 3850억원 등 총 2조 3천억원 수준이다. 내년엔 국민연금 4조원, 공무원 연금 3천억원, 사학연금 6천억원등 4조 9천억원으로 올해의 2배를 웃돌게 된다. 그리하여 곧 3대 연기금의 직접투자 잔액은 올해 말 5원(추정)에서 내년 말에는 9조 4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획예산처는 추정하고 있다. 수익증권을 통한 간접투자를 합치면 내년에 새로 증시에 들어갈 자금은 6조원을 넘을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의 주식투자액은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에 불과하지만 정부가 침체 일로에 있는 증시에 투자함으로써 주식시장의 안정에 기여하지 않겠는가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내년 기금운용계획 중 주식의 직·간접 투자 비율이 제일 높일 뿐 아니라 부동산 간접 상품등 대체투자를 처음으로 시도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국민연금기금 수입은 △연금보험료 수입 15조1천66억원 △운용수익 7조325억원 △투자원금 회수금 20조6천766억원 등 42조8천157억원으로 추산한다. 이 가운데 △연금급여지급 2조6천737억원 △생활안정자금대여 등 복지사업 96억원 △공단관리운영비 등 1천664억원이 배정됐고 나머지 여유자금 39조9천660억원을△주식 4조원 △대체투자 7천억원 △채권 및 금융상품 35조2천660억원으로 각각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벤처와 부동산 간접상품, 사모증권, SOC투자 등을 총칭하는 대체투자와 주식투자의 경우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계획안의 +15%범위내에서 조정,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논평에서 ‘국민연금으로 인위적인 증시부양을 꾀하여 국민노후를 위협하는 운영계획안은 철회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연금기금 운용안이 증시부양책에 대한 무비판적 추종과 부동산 투기붐에 편승하는 편의주의적 태도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가 연기금을 투기성 투자로 인해 큰 손실을 보고 결국 은퇴자와 연금 수령자에게 손해만 가져온 것을 인용, 보건복지부의 포트폴리오(투자자산들) 구성이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국민연금 고갈설이 여러 연구기관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포트폴리오 재구성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라며 기금안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규제개혁위원회, 주5일제 개악

규제개혁위원회는 10월2일 오후 정부종합청사에서 본회의를 열고 노동부가 제출한 주5일근무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심의해 “법정근로시간 단축에는 동의하되 시행시기는 산업 여건의 성숙도에 따라 재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상당수 민간위원들의 의견으로 농업 이외 전체 산업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4시간 이하에 달하는 시점부터 시행, 2003~2006년으로 예정된 시행시기를 2003~2009년으로 대폭 늦출 것 등을 제시했다. 이번 결정에는 “경제에 끼칠 영향을 볼 때 주5일근무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민간위원들의 의견이 크게 반영됐다. 이에 노동부는 10월4일 “규개위의 권고를 존중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시행시기 조정 문제를 조만간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논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일 “규개위의 의견을 달아 입법예고안 원안대로 차관회의, 국무회의에 올리겠다”는 방용석 노동장관의 당초 입장에서 한발 후퇴한 것이다. 내주 초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는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시행시기를 늦추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국회 일정이 11월 8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개정안이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통과하더라도 국회 제출이 늦어질 수밖에 없어 정기국회 회기내 입법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규개위의 권고는 사실상 노동부의 주5일근무제안을 더욱 후퇴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산업 평균 주당 노동시간이 44시간 이하로 낮아진 후에 주5일제를 실시한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권고안이다. 현재 한국의 노동시간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임금노동자 노동시간이 주 평균 49.6시간에 달한다. 따라서 규개위의 권고처럼 농업을 제외한 임금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이 줄기 위해서는 약 5.6시간의 단축이 필요하다. 그러나, 노동부의 매월노동통계조사에 따르면 89~91년 법정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실노동시간이 줄어든 경우를 제외하면 실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는 1998년 행정규제기본법 제23조에 의거, 대통령직속 기관으로 설치되었다. 규개위는 정부의 규제정책을 심의·조정하고 규제의 심사·정비 등에 관한 사항의 종합적 추진을 목적으로 한다. 규개위는 과거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완화시킴으로써 ‘기업하기 좋은 나라, 생활하기 편리한 나라’를 만들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일차적으로 기업환경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폐지 내지는 개선을 권고한다. 행정규제기본법에 따라 제출된 안에 대해 규개위가 결정을 내리면 그 결정에 대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받아들여야 한다. 규개위는 국무총리(당연직 위원장), 민간공동위원장, 민간위원 12인, 정부위원 6인 등 총 20인으로 구성된다. 현재 인원 구성은 학계와 언론계(매경)를 제외하면 기업가, 전경련 부설 연구원, 한국 무역협회 부사장 등으로 이루어져 노동계 의견을 반영할 대표가 사실상 없다. 

한나라당, ‘임금피크제’ 공약

한나라당은 10월6일 50세 이후 중장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정 근무년수 후에는 일정비율로 임금을 차츰 낮춰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 검토, 대선 공약에 반영키로 했다. 임금피크제도는 생활비가 많이 들고 가장 활동적인 연령에 봉급액수가 최고에 달했다가 정년이 가까워지면서 점차 줄어드는 체제다. 이상배(李相培) 정책위 의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중장년층 실업대책을 발표, “이와 함께 기업연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현재 5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최장 6개월간 15만~30만원을 지원하는 고령자고용촉진지원제도의 대상연령 및 보조금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연령에 따른 차별 철폐 △계약직.촉탁직과 같은 고령자에 적합한 고용형태 확산 △비영리조직과 같은 제3섹터에서의 반(半)자원봉사 확산 등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노총은 10월7일 성명서를 통해 “40대 연령층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50대 이상의 임금은 84%로 30대의 92.1%보다 크게 낮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중장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낳기 보다 이들의 임금 수준을 크게 떨어뜨리고, 고용을 불안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철회할 것을 밝혔다. 

경총, ‘부당노동행위’ 신설 촉구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사용자에게만 인정하고 있는 부당노동행위를 노조에게도 적용토록 하고 노사정위원회는 자문, 협의기구로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근로자의 노조가입을 의무화한 유니옵숍(Union Shop) 규정을 관계법령에서 삭제하고 중고령자 실업난 해소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경총은 10월9일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노동, 사회복지 부문의 대선 공약 정책건의서인 ‘경쟁력있는 국가건설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작성, 각 대통령후보 진영에 배포했다. 경총은 건의서에서 노사간 힘의 균형을 맞추고 노조의 불공정한 노동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현재 사용자에게만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 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규정을 신설할 것을 건의했다. 경총은  △정당한 이유없는 단체교섭 거부 △경제적 요구사항이 아닌 주장 또는 활동 △주요시설물 점거 농성행위 △노사합의 없는 근로시간 중 조합활동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했다. 경총은 이와 함께 기업에 입사할 때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노조에 강제로 가입토록 한 유니온숍 규정이 근로자의 단결선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관련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경총은 현행 법정퇴직금 제도를 폐지하되, 노사간 협의를 거쳐 개별기업 실정에 맞는 기업연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이밖에 △기업단위 복수노조 금지 △공익사업의 최소서비스 제공을 위한 협정근로 법제화 △쟁의행위 이후 위법행위 면책관련 합의 금지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가입자간 형평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혁 △학교교과 과정내 경제교육 내실화 △출자총액한도 폐지 △집단소송제 도입 유보 등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건의서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 획기적인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부담 경감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제작년도:

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