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룸어텐던트 노동과정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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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 노동과정과 실태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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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 노동과정과 실태> 연재 순서
 
① 카지노 딜러 노동과정
② 유통 판매직과 계산직 노동과정
③ 멀티플렉스극장 스태프 노동과정
④ 병원 간호사 노동과정
⑤ 병원 의료기술직 노동과정
⑥ 헤어숍 헤어디자이너와 스태프 노동과정
⑦ 패스트푸드 스태프 노동과정
⑧ 의류전문점(SPA) 판매직 노동과정
⑨ 커피전문점 바리스타와 스태프 노동과정
⑩ 스터디 모임 공간 스태프 노동과정
⑪ 제빵제과 베이커리 스태프 노동과정
⑫ 감정노동 대응 규제양식과 노조 개입
⑬ 패밀리 레스토랑 스태프 노동과정
⑭ 콜센터 상담원 노동과정
⑮ 사회복지사 노동과정
⑯ 호텔 룸 어텐던트 노동과정
⑰ 은행 텔러 노동과정 (다음호)
 
* 지난 연재분은 연구소 홈페이지(www.klsi.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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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지난 10월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의 ‘레드카펫’ 행사가 언론에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영화제 본연의 취지와 달리 여배우들의 과도한 드레스 노출이 논란이 되자, 올해부터는 주요 초청작품의 인사들만 레드카펫을 밟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국제적인 영화축제처럼 영화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해 하나 더 이야기하면 영화제에 초청받거나 혹은 참석한 사람들이 묵는 호텔, 바로 그 곳에서 일하는 객실 청소노동자의 99%는 월 130만 원 미만을 받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웨스틴조선, 파라다이스, 파크 하얏트, 그랜드, 센텀, 씨클라우드  등 거의 대부분의 호텔은 객실 청소업무(룸 어텐던트)를 외주화했다. 반면 부산 해운대 지역 중 유일하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노동조합이 있는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만 아직 정규직 룸 어텐던트가 있다. 통상 룸 어텐던트(room attendant)는 호텔의 객실(방) 청소를 담당하며, 일반적으로 룸 메이드(room maid) 혹은 플로어 하우스키퍼(floor h ousekeeper)라고 불린다. 
현재 국내 호텔업 내 여성노동자가 다수인 객실 청소 직무는 모두 외주화되었다. 또한 고급스럽고 포근한 호텔 내 객실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룸 어텐던트는 이미 ‘투명인간’이 된 지 오래다. 호텔 내에서 객실, 식음료 등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하고 판매하는 전방 부문(front of the house) 종사자와 달리 룸 어텐던트는 지원부서로서 고객과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데다 고객 접객 부서의 업무를 지원하는 후방부문(back of the house)으로 분류되어 좀처럼 사업장 내에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드러나 있지 않은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노동실태는 어떠한가. 이 글에서는 청소노동자의 고용관계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호텔의 객실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룸 어텐던트의 노동과정과 실태를 살펴볼 것이다.
 
 
2. 호텔 현황과 실태
우리나라 서비스산업 내 개인서비스업의 비중(13.1%)은 주요 선진국(OECD 평균 9.3%)에 비해 높은 편이다. 개인서비스업에 해당되는 우리나라 호텔산업은 규모의 성장을 추구하면서 양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10여 년 동안에는 콘도, 펜션 등 다양한 숙박업 형태가 등장하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에 따라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8년 사이 국내 관광숙박업 중 호텔 사업체는 약 12개 증가(2006년 591개 → 2012년 603개)했으나, 종사자 수는 오히려 500명 정도 감소(2006년 37,943명 → 2012년 37,483명)했다. 호텔업의 경우 비즈니스호텔의 증가와 함께 규모(특1급 호텔)와 지역(서울, 제주, 부산) 등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하다. 실제 서울시의 허가를 받은 서울지역의 호텔만 보더라도 2010년 139개에서 2014년 209개로 약 70개 정도 증가했다. 
 
 
호텔업도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경영합리화의 일환으로 IMF 경제위기 이후 간접고용의 활용이 급속히 진행되었다. 우리나라 호텔의 고용구조와 고용관계는 주로 핵심업무(객실, 식음, 사무행정)를 제외하고 거의 외주화가 진행되었다. 호텔업의 고용구조는 현재 용역(주차 안내, 청소, 세탁, 보안경비, 기물관리) 및 파견근로(사무보조)가 진행되고 있거나 외주화가 완료된 직종(룸 어텐던트, 시설관리), 그리고 파견근로가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직종(웨이터, 회계)까지 다양하다. 
2010년 고용노동부의 조사 자료를 보면, 300인 이상 주요 호텔 사업체는 총 45개(하청 노동자 1,990명) 하청업체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었다. 국내 1,000인 이상 주요 호텔(3개)의 경우 평균 8개 하청업체(하청 노동자 수 평균 405명)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데, 300~1,000인 미만 사업체의 하청 업체는 평균 3개였다. 물론 IMF 경제위기를 전후하여 주차 안내, 청소(공공지역, 외부지역, 주차장), 세탁, 보안경비, 기물관리, 룸 메이드 등의 직종을 외주화했고, 2000년 초중반에는 시설관리, 룸 메이드 직종을 외주화했다. 그리고 2007년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부터 현재까지 린넨(세탁대행), 식당(직원), 전산, 발렛파킹, 각 사업부(클럽 등)를 외주화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8개 호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 최근 회사 경영문제 등을 이유로 “본인 업무가 외주화 되었다”는 의견은 10%(객실 청소 19.4%)였으며, “본인 이외의 업무가 외주화 되었다”는 의견은 55.3%(객실 청소 70.9%)였다. 반면 지난 2007년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정규직 업무가 외주화 되었다”는 의견은 41.7%(객실 청소 23.7%)였다.
이를 반영하듯 2014년 3월 기준으로 국내 300인 이상 상시종사자를 고용한 대형 호텔숙박업(약 23개)의 고용형태를 보면 전체 노동자 3만 7,016명 중 비정규직이 1만 7,387명(48.1%)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고용 상위 3개 업체(SIFC호텔 99.7%, 용평리조트 74.1%, 호텔아이파크 69.3%)는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전체 노동자의 3분의 2를 넘는다. 국내 주요 호텔업 고용형태별 규모를 보면 직접고용 종사자 2만 8,636명 중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8,337명(21.9%)인데, SIFC호텔(63.2%), 알펜시아(51.5%), 이랜드파크레저(44.6%) 등 3개 업체는 절반가량을 직접고용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었다.
문제는 국내 대형 숙박업의 외주화가 다른 산업 못지않게 심각한 상황으로, 대형 숙박업 전체 비정규직(1만 7,806명) 중 간접고용 비정규직(9,469명)은 26.2%나 되었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용평리조트(62.9%), 호텔아이파크(39.5%), 센트럴호텔(38%), SIFC호텔(36.4%), 조선호텔(34.7%) 등으로 거대 자본들이 진출한 곳들이다. 
현재 호텔업 중 여성이 다수 직종이면서 간접고용으로 활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업무는 호텔 방 청소를 담당하는 룸 어텐던트 직무다. 호텔업 룸 어텐던트 업무 외주화는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진행되었으며, 국내 일부 사업장(밀레니엄 힐튼, 부산 노보텔 일부)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간접고용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IMF 이후 호텔 지배구조 변화(M&A) 시기에는 단기 경영실적이 중요하므로, 객실 청소나 시설관리 같은 주변 업무로 인식되는 직종들을 외주화했다. 아래는 국내 한 외주업체에서 호텔을 대상으로 한 룸 메이드 아웃소싱 제안서로 객실 점유율과 적정인원 산정, 인력수급 장단점, 운영계획 등의 프로세스를 설명한 것인데, 주로 인력과 비용절감 차원의 내용을 담고 있다.
 
 
3. 호텔 룸 어텐던트 노동과정
 
1) 주요 업무 및 하루 일과
가. 주요 업무
현재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주요 업무는 고객이 사용하는 객실을 정비‧정돈하는 것으로 침대 시트 교체 및 객실 청소와 필요한 물품의 교체다.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직무수행에서 핵심적인 태도는 성실, 청결, 섬세함, 정직성과 건강 등이다. 통상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들이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교육수준은 고졸 이상이며, 특별한 사전 직무경험은 요구되지 않는다. 주요 호텔 객실 청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약 1개월 정도의 현장 경험이 필요하며, 호텔 방 청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숙련 소요기간은 약 3개월로 추정한다. 객실 청소노동자 채용은 외부 공개 채용이 일반적이며, 경력개발은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주요 호텔 객실 청소 외주업체들은 취업자들을 대상으로 직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체로 교육은 매주(1일 4시간) 진행되며, 주된 교육 내용은 △룸 어텐던트의 역할과 중요성, △객실 상품 생산에 따른 절차와 방법(이론과 실습), △근무 시 필요한 호텔 객실 용어, △린넨 및 소모품 관리, △고객만족 서비스 등 5개로 구분된다. 호텔 룸 어텐던트(객실관리원)로 취업 시 외주업체는 초임으로 월 120~150만 원 정도를 약속하나 상황은 각 업체별로 다르다.
통상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업무는 ‘호텔 구역 청소’와 ‘호텔 객실 청소’로 구분된다. 호텔 청소는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비상계단, 화장실’ 등의 청소를 의미하며, 객실 청소는 룸(room) 청소만을 의미한다. 현재 호텔 룸 어텐던트에 대해 객실 청소만이 아니라, 호텔 구역 청소 업무도 병행시키는 곳들이 많다. 예를 들면 호텔 내 복도 등 공공구역의 정비 및 정돈 업무를 담당하는 퍼블릭 에리어 클리닝(Public Area Cleaning, PAC) 담당자와 호텔 구역 및 객실 청소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외부 업체의 경우 객실 청소노동자에게 해당 업무를 부가적으로 시키기도 한다.
호텔 객실 청소는 ‘입실’과 ‘재실’로 구분되는데, ‘입실’은 신규 고객의 방 청소를, ‘재실’은 기존 고객의 방 청소를 의미한다. 통상 재실 청소는 침대 시트 및 욕실 청소 등 간단한 정리 정도여서 업무강도가 낮은 편이다. 그러나 호텔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력 규모를 갈수록 줄이고 있기에 내부 노동강도는 강화되고 있다. 2011년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 설문조사 결과 기본적으로 호텔은 객실 청소를 최소 인력으로 운영하기에 청소노동자가 담당해야 할 객실(방 청소)이 초과할 경우 “하루에 청소해야 할 객실이 정해져 있으므로 최대한 시간 내에 마무리”(45.5%)하거나 “하루에 청소해야 할 객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1개 객실 룸 청소 시간을 줄여서라도 마무리”(30.3%) 혹은 “주위 다른 직장 동료가 일부 도와주어 해결”(15.2%)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재 각 호텔별로 객실 청소 업무 기준은 명확하지 않고, 추가적인 객실 청소 보상(OT)도 상이하다. 특히 외주화 된 간접고용 노동자는 휴일휴가 및 연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본인의 휴가 사용 여부에 따라 급여 차이(월 10만 원 수준)가 매우 크다. 때문에 저임금을 받는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들은 급여 손실을 우려하여 휴일도 없을 정도로 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래의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 이야기를 통해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저임금 구조를 확인 할 수 있다.
 
한 달에 4번 쉬면 110만 원 정도 받아요. 연차를 쓰는 등 6번 정도 쉬면 100만 원 정도 받는 것 같아요. 우리가 특급호텔 중에 OT(방 추가 청소 수당)가 제일 작아요. 방 청소 개수도 13개로 제일 많아요. 옆 호텔은 예전에 12개였는데, 지금은 11개래요. 사람들이 자주 바뀌니 힘들어서 일을 그만두나 싶어 한 개를 줄였대요. 우리는 OT가 3,000원인데 거기는 3,500원이에요. 호텔 객실(방)이 깨끗하면 30분 만에 청소할 수 있는데, 가족들이 사용하면 30분도 더 걸리죠. 그렇게 되면 할 일은 많고, 시간도 오버돼요. 아무래도 많이 힘들어요. 요즘 하루에 방 청소를 15~16개씩 하는데 OT금액이 작다 보니까 솔직히 일할 기분은 안나요. 누구 말대로 정말 열심히 해도 합쳐봐야 받는 돈은 얼마 안 되니까요(호텔 객실 청소 간접고용 노동자1).
 
현재 호텔 객실 청소 업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배치 등에 있어 차별이 존재한다. 예를 들면 정규직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낮은 층의 객실(더블 혹은 비즈니스 고객 객실)을 담당하고, 간접고용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높은 층의 객실(싱글, 가족–단체 여행 고객, 항공사 직원 객실)을 담당한다. 이 같은 문제는 업무 규정(로테이션)을 통해 해소할 수 있지만 내부 직원의 업무기피(새벽 출근)로 인해 사업장 내 차별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은 13층부터 16층까지 담당하고, 우린(비정규) 8층부터 12층을 맡고 있죠. 거기(정규직)는 더블이 많고, 외국손님이 많죠. 비즈니스로 온 손님도 많고요. 방부터 다르겠죠. 15층과 16은 거의 싱글이 없고, 16층은 싱글이 한 층에 2개 정도예요. 세 개짜리도 없죠. 비정규직은 8층에 2명, 9층에 1명(1명 퇴사), 12층에 3명(새벽출근) 배정돼요. 메이드 12명이 계속 돌아가며 일해요. 만약 8층에 2명이 있잖아요. 그럼 두 달 일하고, 9층으로 로테이션 하는 거죠(호텔 객실 청소 간접고용 노동자2).
 
나. 하루 일과
현재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주요 업무는 출근해서 그날 객실 업무보고(모닝 리포트)를 받은 이후 각자 맡은 구역 내 청소, 객실 룸 청소, 물품 정리 등이다. 근무형태는 거의 대부분 2교대(주야) 형태로 운영된다. 주간 근무(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야간 근무(저녁 9시 출근, 아침 5시 퇴근) 형태이며, 일부 사업장의 경우 3교대 형태도 아직 남아 있다. 근무 시간은 사업장 규모나 지역에 따라 1~2시간 정도 차이가 있다.
객실 청소노동자들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출근하여 담당 지역(비상구, 계단, 엘리베이터 등)의 청소를 진행하고, 객실 내 물품을 확인(체크)하는 일을 한다. 객실 청소노동자의 룸 작업 과정은 ‘객실 진입 → 커튼 오픈 → 미니바 체크 → 쓰레기 정리 → 침대(베드) 시트 교체 → 욕실 청소 → 객실 정리 및 청소 → 정리 입력(CL)’ 순으로 진행된다. 객실 청소노동자들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고객의 체크아웃(11시~12시)과 체크인(오후 2시) 시간대가 업무량이 가장 많은 편이다.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하루 평균 객실 할당량은 11개 정도이나 객실 수요 공급과 인력부족으로 평균 13~15개(설문조사 13.9개)가 할당된다. 2011년 설문조사 결과 호텔 전체 노동자의 본인 업무는 평균 2.3개 정도인데, 객실 청소노동자의 평균적인 본인 업무는 약 1.2개(정규직 1.5개, 간접고용 1개)로 확인된다. 각 호텔별로 IMF 이후 지속적으로 객실 청소 인력을 감소한 상태여서, 객실 청소노동자들은 1일 평균 2~3개 이상의 객실 룸을 추가 할당받고 있다. 물론 호텔 객실(룸) 1개당 추가 수당(4천 원 내외)을 받고 있으나 1개의 객실 청소에 33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휴게시간(점심 식사)조차 부족하다.
 
점심시간은 대중없어요. 식당 문 여는 대로 먹고 싶은 때에 가서 먹어요. 짬나는 대로 밥을 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시죠. 바쁠 때는 밥 먹고 바로 일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제 일한지 오래돼서 요령이 생기니까 10~20분 정도는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데 사실 마음은 편하지 않죠. 청소해야 할 방 개수가 너무 많으니까요. 그래서 밥 먹다가 올라가는 일하는 경우도 있어요(호텔 객실 청소 간접고용 노동자3).
 
2) 지위감독과 통제
 
가. 지시 감독
룸 어텐던트의 지휘 감독과 통제는 사실상 외주업체의 관리 담당자가 수행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호텔에서 객실 노동자의 업무상 지휘 감독은 프론트 데스크와 객실 담당자를 통해서도 전달된다. 물론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호텔 내 담당자(업체 파견 소장‧관리자)를 통해서 업무상 지시 감독을 받지만 일상적인 업무는 호텔 내부 객실 담당자, 슈퍼바이저, 매니저 등을 통해 전달되는 경우도 많다.
호텔 내 객실 담당인 ‘캡틴’은 해당 구역의 서비스를 지휘‧관리‧감독하고, 스케줄 관리 등을 포함하여 인력을 관리하는 한편 고객 응대를 담당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불편이 발생할 경우 객실 담당 청소노동자에게 업무상 지시 감독도 수행한다. 또한 영업장의 영업 및 운영을 총괄하는 ‘매니저’는 영업 준비 및 서비스 관리‧감독, 직원교육, 비품 및 소모품 관리 등의 업무를 하기 때문에 업무상 객실 청소노동자에 대한 지휘감독이 가능하다. 
 
업무와 관련해서 과장님과 미팅을 해야 돼요. 미팅은 보통 20분 정도 걸려요. 보통 오전 9시에 하는데 주의사항을 전달 받아요. 또한 일을 하다보면 어떤 때는 호텔 직원들이 “고객이 예상보다 빨리 들어오니 빨리 정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이 있거든요. 그럼 해야 하죠. 고객이 12시 체크아웃 때 나가면 바로 룸을 봐달라는 이야기도 해요(호텔 객실 청소 간접고용 노동자 4).
 
결국 호텔 내 객실 청소 업무의 지시감독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 외주 업체(고용사업주)의 관리 담당자의 지휘감독을 받지만, 일상적인 업무 과정에서는 정규직 직원(매니저, 캡틴, 정규직 객실 청소노동자)의 지시 감독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객실 청소노동자들은 일상적인 업무지시는 호텔 내에 제공된 외주 업체 사무실에서 받는다. 하지만 일상적인 지시 감독이 호텔 직원을 통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원하청 구조상 간접적으로 묵시적인 고용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는 불법파견의 법적 쟁점의 소지가 될 수 있다.
 
나. 노동조건
호텔 전체 종사자의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5.5년이나, 객실 청소노동자의 경우 근속기간은 10.1년(정규직 13.2년, 간접고용 5.7년)이다.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이직률은 그만큼 낮다. 2011년 조사 당시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1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40.8시간(정규직 42.2시간, 간접고용 39.3시간)이며, 통상 1주일에 1.6회 정도 연장근무(정규직 1.6회, 간접고용 1.4회)를 하고 있었다. 한편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118만 원(정규직 144만 원, 간접고용 96만 2천 원)으로 나타났다. 
호텔 객실 청소 간접고용 노동자는 고용안정성 문제 이외에도 노동조건과 복지제도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표5], [표6]에서 알 수 있듯이 조사대상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의 부가급여 및 복지제도 적용 실태는 미약하다. 무엇보다 객실 청소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 명절 상여금(9.1%), 연말상여금(16.7%), 상여금(10%), 여름 휴가비(23.1%), 교통비(8.3%), 교통비(28.6%), 자녀 및 본인 학자금 지원, 학원 수강 지원(0%) 등의 항목 적용률은 채 30%가 되지 않았다.
 
3. 맺음말
2011년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우리 사회의 몇몇 간접고용 청소 업무가 직접고용으로 전환되거나 일부 처우 개선 조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같은 시기 호텔산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수 여성노동자들의 직무인 객실 청소 업무는 외주화되면서 저임금 비정규 일자리로 고착됐다. 비슷한 청소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왜 호텔 객실 청소노동자들은 사회나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가 화려한 호텔 속으로 들어가는 룸 어텐던트의 현실을 잘 알지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 대학이나 사무실의 청소노동자들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호텔이라는 사업장은 일반인들이 자주 접하는 공간이 아니다. 또한 자본이 호텔 룸 어텐던트(혹은 룸 메이드)라는 낯선 이름으로 노동의 사각지대를 만든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호텔 객실 청소 업무의 간접고용 활용은 다음의 내외부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국내 관광산업의 변화와 호텔 간 경쟁심화에 따른 비용절감 요인이 컸다. 노사관계 차원에서 보면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 외주화에 따른 노조 조직력 약화도 일부 확인된다. 이미 호텔업 내 임금체계는 직무급제로 형성되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객실 청소노동자의 임금 격차는 4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중저가의 비즈니스호텔, 콘도, 리조트 등의 숙박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객실 청소노동자의 고용형태는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서비스의 사회화 시대에 이 같은 고용관계는 과연 바람직한가. 이제라도 서비스산업의 특성에 맞게 객실 청소 근무형태(교대제)를 변화시키고, 이에 맞는 고용형태(직접고용 풀타임-파트타임)와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구상하는 것은 최소한의 요구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바람직한 고용관계 모델을 형성하기 위한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설문조사 결과 호텔 객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 과제로 비정규직 정규직화(36.1%), 비정규직 차별 및 처우개선(24.1%)을 꼽았다. 결국 호텔 간접고용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현재의 고용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개별 사업장 내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일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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