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섹션:

부 제목: 
태미 오버비 암참 부회장 인터뷰

글쓴이 :

lee@klsi.org

10월 1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빌딩 45층에 자리잡은 암참 사무실을 방문해 오버비 부회장을 만났다. 사무실 앞에는 전경들이 서 있었다. 지난 번 부시 대통령 방한때 한총련 대학생들이 점거 시위를 한 이후부터 전경들이 암참 사무실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윤영모 연구소 국제정보센터 추진위원과 함께 태미 오버비 부회장을 만나 암참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암참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암참은 비영리단체입니다. 우리 임무는 단순합니다. 한국 경제를 키우는데 일조하고 싶어요. IMF로 한국이 고통 받을 때 우리도 고통 받았어요. 저는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IMF 경제위기라고 하고, 외국 친구들과는 경제위기라고 말합니다.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에 많은 오해가 있어요. 제 생각으론 많은 사람들이 IMF의 일부 처방이 야기한 가혹함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민 대부분이 IMF가 한국이 회복되는 것을 도왔다는데 동의한다고 생각합니다. 

주한 미대사관과는 어떤 관계이고, 암참의 조직 현황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미대사관과 긴밀하게 일하지만, 독립적인 기관이며,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죠. 미대사가 명예직이자 명예회장입니다. 직원은 적어요. 상근자는 17, 18명입니다. 회장은 보잉 코리아 사장인데 여기선 일하지 않고 일이 있으면 오는 식입니다. 저와 스탭들은 임원과 이사들이 디자인한 정책 집행을 돕습니다. 그리고 산하에 6주나 8주마다 회의를 갖는 화학, 제약, 자동차, 정보통신, 금융서비스 등 30개의 부문별 위원회가 있습니다. 이들 위원회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죠. 암참 전체 회원 모임이 있고요. 내일 주한미사령관인 라포트 대장을 초청해 한미안보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회원 모임을 갖습니다. 

한국 사용자단체와의 관계는 어떠합니까.

친구를 찾아 함께 일한다는 게 암참의 철학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전경련과 모임을 가졌습니다. 주제는 비자 문제였죠. 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경총 등 5개 경제단체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경총과는 2년 전에 함께 세미나를 공동 주최한 적도 있습니다. 그때 외자기업과 한국기업이 같은 문제와 도전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죠. 세금, 규제, 노동 문제 등에서 말입니다. 한배를 타고 있는 것이죠. 

외국 기업들이 중국보다 임금이 10배나 높은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선택하고 있어요. 물론 임금 때문만은 아니죠. 지난번 상하이를 방문했는데 미국 기업가의 이야기가 중국에서 유일하게 싼 것은 노동이라는 겁니다. 다른 건 다 비싸다는 거죠. 중국 역시 기업을 하기에는 혼란스런 곳이에요. 많은 미국 기업들이 그곳에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에서 많은 개선이 이뤄졌죠. 게임의 룰도 훨씬 분명하고요. 잘 교육받은 인력과 세계 최고로 발달된 IT 산업도 장점입니다. 신기술을 시험하고픈 기업에게는 한국이 최고의 시장이죠. 한국의 국내 시장도 매력적인 대상입니다. 4천8백만 인구와 새로운 기술을 좋아하는 사회 분위기도 좋고요. 

노동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오늘날 세계 경제는 취약합니다. 미국 경제는 이제 상승세로 돌아섰어요. 한국에 도움이 될 거라 봅니다. 한국의 산업 기반은 튼튼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긍정적인 변화가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 한국은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고 봅니다. 미래를 위해 용감하고 과감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임금인상률을 봅시다. 생산성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요. 임금인상률이 생산성을 앞서게 되면,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다음은 노동법의 유연성 부족 문제입니다. 한국에서는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맞춰 노동력을 조정할 수 없어요. 노동비용은 고정비용이에요. 미국 경제의 강점은 매우 유연하다는 겁니다. 제철업이 경쟁력이 없다면, 사람들은 금융이나 서비스 등 다른 분야로 가야 합니다. 그러면 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되죠. 이런 게 국가경쟁력 아니겠습니까.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일부 언론은 노동자들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노동 문제의 세 번째 측면과 관련되어 있다고 봅니다. 조심스런 이야기입니다만, 노동운동의 전투성(labour militancy)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을 잘 몰라요. 이들은 외국 언론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는데, 불행하게도 지면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화가 난 파업 노동자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북핵 문제나 반미감정, 그리고 미국 국기를 불태우는 사진도 그렇습니다. 한국을 잘 모르는 이들은 이런 사진들을 보고서 한국이 전투적인 노조로 가득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실제로 그렇다는 게 아니고, 인상이 그렇게 박힌다는 말입니다. 현실은 노조조직률이 12∼13%대에 불과합니다. 언론이 나쁜 뉴스 쓰기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좋은 뉴스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에서는 노사분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도 노사분쟁을 겪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언론이 다루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KT는 노조와 협력해서 어려운 구조조정을 마쳤습니다. 이 소식은 조그맣게 실렸습니다. P&G는 매년 임금을 조정하기 위해 제3자를 지정해 이런저런 조사 사업을 합니다. 교섭은 하지 않지만, 서로 신뢰하고 협력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언론이 다루지 않아요. 그래서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가장 큰 문제가 노동 문제라고 보게 되는 겁니다. 

외국 기업이 한국 노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당신의 말을 언론이 딴 적이 있는데요.

암참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자들은 그렇게 쓰기를 원하고, 제가 그렇게 이야기 하기를 원하겠죠. 하지만 잘 살펴보면 암참이 그렇게 말한 적이 없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대단히 주의해 왔습니다. 물론 한국의 노동 환경에 문제가 있죠. 하지만 이 나라는 과도기에 있어요. 이제 막 출발한 민주주의죠. 미국과 일본이 전투적 노동 환경에서 협력적 파트너십으로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렸어요.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물론 시간이 걸립니다. 한국은 더 많이 유연해져야 합니다. 강한 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경쟁력이 있어야 하고, 유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시장들이 그러하듯 한국도 더욱 유연한 노동시장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연구소가 행한 연구에 따르면 한미 두 나라 대기업의 이직률을 비교하면 한국이 미국보다 짧다고 합니다.

정말로요. 놀랍군요. 어디서 그런 통계를 모았습니까. 정부 통계라고요. 재벌기업 종업원들은 어떠한가요. 아마도 ILO에서 얻은 정보가 아닐까 싶은데요. 어느 경제지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이 대단히 유연하다고 하더군요. 이 자료를 본 한 기업인이 도대체 이런 데이터를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다고 묻더군요. 물론 한국의 임시직과 계약직이 불균형적으로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건 기업의 생존 방법입니다. 경기가 좋다가 나쁠 수 있는데 정규직만 채용할 순 없잖아요. 경쟁력을 잃게 되니까요.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도입해야 이런 문제가 없어집니다. 하여튼 비정규직 통계는 제게도 충격이었어요. 사회 문제라고 봅니다.
 
한국 정부에 어떤 제안을 할 경우 정부의 태도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한국 정부에 요구(demand)를 하진 않습니다. 물론 제안(suggestion)은 합니다. 제안을 택하는 것은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경제위기 이후 정부 태도에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올해 정부 관리를 만나 한국이 허브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안보와 평화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금융시장과 기업의 관행과 더불어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도 이야기했죠. 지적재산권 문제나 제약산업과 자동차산업 문제도 다뤘습니다. 법률시장 문제도 이야기했죠. 재미난 것은 한국 기업이든 외국 기업이든 홍콩이나 동경으로 날아가서까지 외국의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영화산업 문제도 이야기했고요

지난번 현대자동차 노사합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현대자동차는 최선의 결정을 했다고 봅니다. 우리는 합의문을 보진 않았습니다. 신문에서 읽은 것을 갖고 말씀드릴 뿐입니다. 감원이나 해외투자를 할 때는 노사가 교섭한다는 합의였죠. 정상적인 케이스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하지만 합의를 부정적으로 보는 리포트도 있었습니다. 경영권 문제인데, 미국 기업은 결코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국 노조가 그걸 요구한다면, (미국) 기업들은 떠날 겁니다. 

암참을 종업원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사용자 단체로 볼 수 있을까요.

그런 경험은 별로 없습니다. 담당할 사람도 없고 자원도 없어요. 단지 노조가 외국 경영진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암참의 활동이 한국 경제와 한국 사회의 이익을 위해서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니 흥미롭습니다. 암참은 로비 단체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강한 한국이 회원들의 최고 이익입니다. 한국 경제가 약하면 한국민들이 물건을 많이 못 삽니다. 여러분이 힘들면 우리도 힘듭니다. 로비 단체인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렇다면 영광이죠. 많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니까. 우리는 회원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원 대부분에게 한국은 영업하기 좋은 시장입니다. 노동, 교통, 오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만, 늘상 겪는 문제죠. 

암참의 보고서나 권고안은 미국무부에서도 자주 인용하는데요.

그들이 우리 보고서를 읽는다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실에 충실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요. 완벽하진 않죠. 실수도 합니다. 1996년 전에는 암참도 별 다른 영향력이 없었죠. 한국 정부의 장관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어떨 땐 국장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이제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영광스럽게도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방문단의 일원으로 회장과 저를 초청했어요. 미국 친구들이 묻더군요. 왜 한국대표단에 이름이 올랐냐고. 그래서 제가 그랬죠. 우리는 이 정부를 지지한다고요. 나는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일들이 미국 기업을 도울 거라 봅니다. 암참 회장이 얼마 후 미의회에 가서 미정부의 엄격한 비자 발급이 미국 기업의 영업활동을 해치고 양국 우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증언할 겁니다. 여기 기업을 대신해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의회의) 신뢰를 얻을 것으로 봅니다. 


 

제작년도:

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