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사건에서 드러난 불법파견과 원청의 직접고용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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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법원은 한국마사회(경마진흥) 사건에서 불법파견을 한 한국마사회의 직접고용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마사회가 장외발매소(지점)를 운영하면서 자회사인 경마진흥과 도급으로 위장한 파견계약을 체결하여 경마진흥 직원을 자신의 직원처럼 사용하여 오던 중, 노동부에서 한국마사회와 경마진흥 간 계약을 불법파견으로 판정하고 불법파견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리자, 도리어 도급계약을 해지하는 방법으로 노동자를 부당 해고한 사건이다. 당시 수원지법과 서울고법의 1심, 2심 판결은 불법파견은 인정하였지만,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구 근로자파견법이라고 함) 제6조 제3항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한국마사회의 고용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를 파기하고 위와 같이 판단한 것이다. 

경마진흥 사건은 불법파견 노동자들이 당해온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마사회는 도급계약으로 위장해서 불법파견을 사용하였고, 노동부 진정에서 이 사실이 드러나자 불법파견을 반성하고 그 때부터라도 직접고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급계약을 해지(표면상으로는 “더 이상 불법파견을 하지 않겠다”는 이유를 들면서)하여 문제제기를 한 노동자들을 전원 해고하고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 한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노동자들의 집회와 투쟁에 대해 사측은 가처분과 고소고발에, 손해배상 및 가압류로 답변하게 된다. 마사회 노동자들이 이 판결 이후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튼튼한 노동조합을 살려낼 수 있기를 바란다. 

불법파견에도 적용되는 ‘구 파견법’의 직접고용간주 규정

한편, 위 판결은 2008년 9월18일에 선고된 이른바 예스코(구 극동도시가스) 사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이다.(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그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를 옮겨보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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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코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은, 근로자파견이 같은 법 제5조에 정한 파견의 사유가 있는 경우라거나 또는 같은 법 제7조에 정한 근로자파견 사업의 허가를 받은 파견사업주가 행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할 것을 그 고용간주의 요건으로 들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같은 법은 제6조 제1항, 제2항에 파견업무에 따라 그 기간을 달리 정하여 근로자파견 기간의 제한에 관한 규정을 두고 제3항에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둠으로써, 위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의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간의 고용성립의제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의 제한을 위반한 데 따른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따라서 위 직접고용간주 규정은 같은 법 제2조 제1호에서 정의하고 있는 근로자파견이 있고, 그 근로자파견이 2년을 초과하여 계속되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근로관계가 성립한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그 근로관계의 기간은 기한의 정함이 있는 것으로 볼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기한의 정함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달리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같은 법 제5조에 정한 파견의 사유가 있고 같은 법 제7조의 허가를 받은 파견사업주가 행하는 이른바 ‘적법한 근로자파견’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축소하여 해석하는 것은, 위 규정의 문언이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아무런 근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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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구 근로자파견법 제6조 제3항은 법 내 파견뿐만 아니라 불법파견, 즉 파견대상업무가 아닌데 파견을 사용하거나 무허가파견을 한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것이고, 이와 같이 2년 시점에 직접고용이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규직, 즉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본다는 내용이다. 직접고용이 되었는데 다시 기간제라면 그 뒤에 기간만료로 얼마든지 해고당할 수 있어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고 나서, 에스케이 와이번스 사건, 아이캔 사건, 인플러스 사건, 그리고 한국마사회(경마진흥) 사건 등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판결이 선고되었다. 

법 개정 후, 불법파견 직접고용 문제 어디로 가고 있나

이 전원합의체 판결은 1998년 근로자파견법이 제정되어 시행된 이래, 구 근로자파견법 제6조 제3항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불법파견에도 적용되는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하여 10년 만에 결론을 내린 것이다. 2007년 이미 해당 조항이 개정되어 ‘직접고용의무’ 조항으로 변경되었고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불법파견을 행한 사용사업주(원청업체)의 직접고용 책임을 명확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2007년 7월1일 이전에 2년 이상 불법파견을 행하였다면, 비록 지금 법이 개정되었지만 이 판결은 여전히 적용될 수 있다. 개정된 현행 근로자파견법의 직접고용의무 조항은 2007년 7월1일 이후 불법파견 기간이 2년이 된 경우에 적용된다. 

한편, 개정법의 해석을 두고 과태료만 내고 손해배상 책임을 질지언정 고용책임을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위 대법원 판결에서 밝힌 ‘불법파견 엄격 규제’라는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쟁송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이 경우 직접고용의사표시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이나, 상당기간이 지난 후에는 직접고용이 된 것으로 보고 근로자지위확인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해석을 이끌어내기까지는 또 다시 많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이중 착취’ 용인은 심각한 사회문제 야기할 수 있어  

올해로 근로자파견법이 만들어져 파견제도가 법에서 용인된 지 10년이 지났다. 한국사회에서 파견제도는 이중 착취를 합법화한 것이고, 사용자가 노동법상 책임을 합법적으로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를 열어준 것이었다. 

최근에도 강남성모병원에서 2년간 파견으로 사용되어온 노동자들이 2년이 되었다고 해고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파견계약이 해지되고 다른 노동자로 교체되었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의견서를 작성하면서 사실관계를 조사해 보니, 파견업체는 그냥 고용관계로 등록만 해두고 임금을 나눠주는 역할 정도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파견업체는 노동부로부터 ‘우수업체’로 지정된 곳이라고 한다. 이런 업체가 이 정도이니, 파견업 허가를 받아서 하는 다른 곳들은 더 이상 이야기할 것도 없다. 원청업체는 사용자책임을 회피하면서 파견고용이라는 이유로 1차적인 착취를 하게 된다. 그리고 중간에 있는 파견업체가 이윤의 형태로 2차 착취를 한다. 그리고 남은 돈을 파견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그 대가로 원청업체는 파견 노동자에 대하여 사실상 노동법상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권한과 이익은 챙기면서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를 합법화한 것이다. 

따라서 파견제도의 철폐는 무슨 이상적인 구호도 아니며, 대단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정상’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2009년 7월 100만 비정규직 해고대란설’을 유포하면서 다시 기간제 사용기간과 파견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려고 한다. 심지어 불법파견을 해도 4년이 지나야 직접고용의무가 생기도록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였다고 한다. 

근로자파견법조차 지키기 싫어서 도급계약으로 위장하여 불법파견을 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간접고용의 이름으로 사용자책임을 지지 않고 노동자들의 노동 3권을 무력화하는 현실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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