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개혁특위 활동의 의미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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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은 지난 7월 개혁특위를 발족시켰다. 활동시한은 잠정적으로 오는 10월 말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노총 개혁특위 출범의 배경은 무엇인가. 왜 개혁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한국노총은 88년 이래 지속적으로 변화와 개혁을 주장해 왔고, 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실제 1994년에는 한국노총 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한국노총 전반에 걸친 개혁 방안을 도출하고 실천에 옮겼다. 그 결과 중앙위원회를 부활시키고, 대의원수를 늘렸으며 대의원대회 운영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분과위원회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선거공영제 도입을 통해 노총 위원장 선거가 조직 선거와 돈 선거가 아닌 정책 선거가 되도록 하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와 국민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정도로 괄목할 만한 개혁을 이루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한국노총은 주기적으로 노총 발전과 개혁을 위한 노력을 간단없이 추진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 한국노총 집행부는 개혁특위 독자정당 창당 및 생존권 투쟁 사업과 더불어 한국노총 하반기 핵심 3대 사업으로 설정할 정도로 개혁에 대해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사진은 주5일제 도입 기자회견을 하는 한국노총 지도부  ▷ 출처:한국노총 ]

왜 개혁을 하는가

무릇 모든 살아있는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노동운동을 둘러싼 객관적 정세가 급변하는 속에서 노동운동의 능동적 변화와 적극적 대처는 조직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전제이다. 게다가 IMF 경제위기로 노동운동이 일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운동의 조직 쇄신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현 한국노총 이남순 집행부는 지난 선거에서 한국노총 개혁을 위한 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그 결과 지난 3월 말 한국노총 회원 조합 대표자회의는 개혁특위의 출범을 힘차게 결의했다. 한국노총 집행부는 개혁특위 활동을 독자정당 창당 및 생존권 투쟁 사업과 더불어 한국노총 하반기 핵심 3대 사업으로 설정할 정도로 개혁에 대해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한마디로 개혁의 출발점은 어떻게 하면 현재의 노동운동 위기 상황을 돌파할 것인가와 어떻게 하면 노동자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로 모아진다.

민주적 개혁특위 구성

이번에 출범한 한국노총 개혁특위는 과거와는 몇 가지 점에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제대로 된 개혁, 특히 개혁 과제의 올바른 도출과 차질 없는 이행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먼저 특위위원장을 노총위원장이 당연히 맡도록 하지 않고, 개혁적이라고 평가되는 산별대표자와 노총 내 조직적 신망을 받고 있는 사람 중에서 위촉함은 물론, 특위위원장에게 특위 위원의 위촉 및 활동의 철저한 객관성과 독자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나아가 개혁 과제의 이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특위 자체의 운영 규칙을 특위 스스로 만들도록 하고 예산 편성에도 공동 특위위원장 조직과 한국노총 집행부가 공동으로 마련토록 하였다. 둘째, 특위 위원 구성에서도 형식적 구성을 지양하였다. 

한국노총 산하 각급 조직 중에서 개혁적이라고 평가되면서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간부 중심으로 편성하였고, 한국노총에 비판적인 외부 인사들을 특위 자문 위원으로 대거 편성하였다. 셋째, 개혁특위의 사업방식을 각급 조직의 광범위한 참여와 관심을 유도할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은 개혁 과제의 발굴에 현실성을 불어넣고 개혁 과제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구체적으로 개혁특위의 논의 과정과 결과를 인터넷 또는 한국노총 속보와 외부 언론매체를 통해 각급 조직에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과 개혁 과제의 발굴 과정에서 조합원 및 단위노조 대표자, 그리고 한국노총을 비판하는 사람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로 현장성을 높이고 있다. 이미 각급 조직에 한국노총 개혁특위와 유사한 개혁특위를 만들어 개혁 작업에 힘을 불어넣고 있으며 한국노총 역시 전국을 순회하면서 개혁특위 활동을 설명하고 각급 조직의 참여와 협조를 독려하고 있다. 

개혁특위 활동의 지향점

한국노총 개혁특위 활동은 무엇을 지향하는가. 그 방향성은 개혁특위 운영 규칙에 잘 명시돼 있다. 우선 개혁특위는 '개혁의 주체는 현장이며, 모두가 개혁대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장에서 개혁과제를 끌어내고 현장의 힘을 이용하여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거기서 도출된 개혁 과제는 인적 청산과 제도 개혁 및 의식과 관행 이 모든 것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것이며, 그것을 현장 조합원과 노동대중 및 국민의 힘을 통해 관철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둘째, '통합과 집중 및 통일'을 한국노총 개혁의 방향으로 잡고 있다. 

이것은 '통합과 집중, 하나의 노총, 노동전선의 통일'이라는 슬로건에 잘 표현돼 있다. 유사 산별 및 소규모 산별의 통합, 산별노조 건설을 통한 노동운동 역량의 통일과 집중, 나아가 양대 노총 통합까지 포함한 대안을 노동운동 위기 돌파를 위한 한국노총 개혁의 커다란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참여와 연대,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을 한국노총의 개혁 과제와 정체성으로 하고 있다. 조합원의 참여를 확대하고 연대를 활성화·강화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획득하고 힘을 모아 나가는 방향으로 한국노총을 개혁하고 노총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개혁특위 활동성과

한국노총 개혁특위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 과제를 알아보자. 한국노총 개혁특위는 지난 8월초 개혁특위 전원 워크숍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개혁의 필요성과 개혁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4개 분과를 만들어 지금까지 설문조사와 면접조사 및 개혁 과제의 구체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4개 분과는 운동기조 분과, 조직 분과, 재정 분과 및 의식과 관행 분과로 되어 있다. 운동기조 분과는 한국노총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분과이다. 한국노총이 추구하는 노동운동 이념을 정립하고, 노동운동이 조합원과 국민에게 뿌리 박힐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 운동의 민주성을 높이고 조합원 참여를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각급 의결 기구가 형식적 민주주의로 흐르지 않고, 활발한 토론 공간이 되도록 설계를 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제대로 의결하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책임지고 집행과 실천하는 관행을 만들어 갈 방침이다. 또한 과거 한국노총에 대한 부정적 평판의 근원을 따져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필요하다면 한국노총의 과거 부정적 사례에 대해 솔직한 대국민 선언과 향후 다짐도 담을 계획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한국노총 상을 정립하고 이에 걸맞는 로고와 마크 및 한국노총 노래도 새로이 만들 방침이다. 아울러, 한국노총이 지난 번 전임자 임금지급문제 해결 과정에서 부담으로 안고 있는 복수노조 금지 조항 전면 철폐에 대해서도 다시 새롭게 검토하는 중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어떻게 하면 이번에 도출된 개혁과제들이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할 것인가의 방법론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개혁방안을 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분과는 크게 나눠 통합과 집중 및 통일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유사 산별 및 소규모 산별의 통합과 통합 기준 및 경로와 시기의 마련,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위한 경로 및 시기, 양대 노총 통합을 위한 전제조건과 방법 및 경로, 비정규직 및 공무원 노동조합 조직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재정분과는 한국노총 재정운용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재정자립을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공인회계사를 통한 외부감사의 의무화 및 국고 보조금 문제 등을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의식과 관행분과는 기업 및 기관과의 투명한 관계 유지, 선거제도의 공영제 확대 및 선거제도의 개편, 여성할당제의 도입, 노조간부의 도덕성 확립 등을 논의한다.


[ 노총 개혁특위가 고민하는 것의 핵심은 과거의 잘못된 노동운동의 의식과 관행 및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사진은 한국노총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  ▷ 출처:한국노총 ]

'늑대소년'을 벗어나기 위한 개혁

이번 노총 개혁특위가 고민하는 것의 핵심은 과거의 잘못된 노동운동의 의식과 관행 및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합원의 참여와 지지 속에서 힘을 끌어내어 가능한 한 개혁 과제들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최근 독자정당 창당 등 주요사업이 개혁 성공의 시금석이고 그것 자체가 개혁이므로 개혁적인 방법으로 추진되도록 돼야한다는 것(이러한 입장을 담은 개혁특위의 입장을 한국노총 중앙정치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나아가 한국노총 개혁에 대한 조합원의 기대와 참여 및 지지를 이끌어 내도록 하기 위해 집행부 의지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실천 가능한 단기 개혁 과제들을 도출하여 추진하도록 집행부에 개혁특위의 입장을 제출했다는 것(이러한 단기 과제들로는 한국노총 회원조합 대표자회의 공개, 노총 지역본부 의장 회의 정례화, 한국노총 직원노동조합 실체 인정, 새로운 한국노총 마크 및 노총가 제정이 있다)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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