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노동, 미래를 위한 연대와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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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제목: 
연구소 창립 20주년 기념토론회

글쓴이 :

 
편집자주) 아래 정리된 내용은 연구소 창립 20주년 기념토론회에 참여한 토론자 및 질의에 따른 발제자들의 발언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문은 연구소 홈페이지(http://goo.gl/jk3jw9)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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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5년 4월 22일 오후 3시
장소: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사회: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발제: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토론: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노진귀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상임자문위원,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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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김태현)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20주년 토론회 개최를 정말 축하드립니다. 20주년 토론회답게 ‘노동, 미래를 위한 연대와 전진’이라는 시의적절한 주제로 토론을 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늘 두 분의 발제 모두 한국 사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그 문제의 핵심으로 재벌 과보호에서 비롯된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파편화된 노사관계를 들고 있습니다. 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저도 발제의 기조에 대해서 동의합니다. 다만 보완되어야 하는 점, 제 생각과 차이가 있는 몇 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고자 합니다. 
 
소득주도성장, 노동의 역할 없이는 유행에 그칠 수 있어
우선 노사정위,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서 이병훈 교수께서는 심의민주적 정책협의를 구현하는 사회적 대화기구로의 전면 재편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신 반면,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중앙 수준의 협의를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중앙 수준의 사회적 협약정치의 토대가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지역이나 산업 수준의 노사관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후 대선에서도 매우 진보적인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판단해 본다면 그동안 민주노총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DJ 정부나 노무현 정부 하에서도 노사정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민주노총 스스로도 이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노사정위원회라는 제도적 틀은 이번 노사정 파탄에서 보듯이 정부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관철하는 통로로 작동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노사의 사회적 신뢰나 중앙단체의 지도력도 취약한 조건이지요. 따라서 현재의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서는 사안별로 노사정의 합의에 따라 국회 주도, 또는 노사정대표자회의 등 제도적 완비된 틀보다는 사안의 성격에 따라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노사정위원회라는 형식적 틀을 중심으로 가져가지에는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중앙 차원의 노사정 사회적 대화보다는 지역, 산업 차원에서 내용적 토대를 갖추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어떤지, 이에 대한 두 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두 발제자 모두 소득주도 성장전략을 제시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ILO(국제노동기구)나 세계적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한국 사회에서는 이 담론이 마치 집권 전략인 듯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의 핵심적인 역할이 규명되지 않으면 소득주도 성장전략은 근본적 해법으로서 한계를 드러내고 일시적 유행에 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임금문제를 강조하고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는 있지만, 임금을 인상하면 경제성장에 즉각 도움이 된다는 식의 논리를 펴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소득의 격차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재벌규제 문제도 동시에 바라봐야 합니다. 현재 논의되는 소득주도 성장전략의 핵심 내용과 함의가 무엇인지, 그것에 따른 정책적 틀 또한 정확히 정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로, 노동시장 양극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등 좋은 이야기들을 하셨는데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대해서도 강조했으면 합니다. 간접고용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는 탓에 노사 간 단체교섭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왜곡되고 불안정한 노사관계 역시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대안의 출발은 노동운동의 재활성화 ‧ 혁신
마지막으로 주체와 관련해 발제자들이 대안으로 제안하신 것들은 대부분 법, 제도 차원의 정책 제안들입니다. 양대 노총도 정책적 제안을 많이 하고 있지만, 사실 정책적 대안을 실현하는 것은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지자체의 새로운 실험을 말씀하셨습니다만, 자치단체장이 스스로 이러한 실험을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은 아닙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진보적 교육감 및 지자체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노동계와 협약을 맺는 지자체장의 당선 등 노동의 요구가 결합됐기에 무상교육, 지자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단기간에 7만에 가까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결집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 것이죠. 결국 제도적, 정책적 내용들의 현실화는 정치의 영역으로, 저는 노동정치가 활성화되지 않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발제자들의 언급이 없어서 두 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노동정치 활성화도 정책의 실현도 결국 주체인 노동운동의 혁신이 없다면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혁신을 위한 핵심 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앞서 얘기한 지자체의 사례나 희망연대노조의 활동,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조직화 사례 등 성과들이 전무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성과가 민주노조운동이 재생할 수 있는 혁신의 흐름으로써 중앙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어딘가 막혀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 제약이 무엇인지, 추상적 문제제기가 아닌 핵심 전략이나 과제에 대해 발제자들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노진귀) 토론에 앞서 연구소의 창립 2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노조운동의 대안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노조운동 자체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과제든 노사관계상의 과제든 노동시장의 과제든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 때문입니다. 
노조운동에 대해 얘기하기에 앞서 주제 발표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겠습니다. 먼저 노동시장 개선과제에 대해 얘기할 때 노동시장 현황과 그 요인분석, 이에 따른 개선과제를 도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경제학자, 경영학자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경제정책 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올바른 진단이 나올 수 있습니다. 김유선 선임연구위원도 재벌의 과보호 문제나 노동조합의 파편화를 노동시장 문제의 요인으로 제기했지만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대응이 가능할 것이며 사용자나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는 불공정거래의 문제
우리나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불공정 거래와 관련이 있습니다. 원하청 간 불공정거래나 식품·음료 부분에서 광범하게 나타나고 있는 유통업자의 제조업자에 대한 불공정 거래가 근본 요인입니다. 불공정거래 문제는 현재의 공정거래법에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직권조사, 정부가 허용만 하면 납품업자들이 집단적으로 원청과 납품단가를 교섭할 수 있는 가능성 등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 일부 있습니다. 물론 근본 문제는 원청의 ‘갑질’과 납품단가 삭감이죠. 공정거래법은 원래 담합행위 등 공동행위를 금지합니다만, 비합리적 거래조건이 있는 경우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 사업자들이 공동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반대로 납품업자의 힘이 강해지겠죠. 이런 경우 공익조정위원회를 두어 조정하고, 원청의 안과 납품업자의 안 중 하나를 취사선택하는 조정전술을 취하면 어느 편이든 과도한 요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정부는 법적인 장치가 있음에도 전혀 활용하지 않습니다. 재벌을 어떻게 할 수 없고 또 상호 유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노동조합이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저는 산업을 초월하여 저임금층을 함께 공동 투쟁에 묶는 임금투쟁을 제안합니다. 과거 최저임금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저임금 일소투쟁이 임투의 주요 고리였습니다. 저임금 인상투쟁을 하고 얼마 미만은 일소시키는 투쟁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고임금자들이 배부른 투정을 한다는 정부와 사용자의 공세를 막아낼 수도 있을 겁니다. 저임금 개선투쟁에는 불공정거래문제 정치투쟁을 결합시킬 수도 있습니다. 저임금 공동투쟁은 업종 간‧기업 간 지불능력 격차로 노동자 간 연대투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어느 정도 타개할 방안입니다. 그리고 법정 최저임금투쟁도 더 용이하게 전개할 수 있을 겁니다. 임투를 통해 단체협약상의 최저임금을 올리면 법정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사용자 측의 저항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불공정거래 해소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납품업체 다수가 저임금을 올리게 되면 그것이 납품단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정부나 원청이 불공정거래 문제를 해결하지 않기 때문에 밑으로부터 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 불공정거래 문제를 해결시키는 ‘거꾸로’의 방식입니다. 
 
기업별체제 고착화 막기 위한 ‘산별강화’의 중요성
산별전환에 대한 평가는 저도 발제자들과 거의 같습니다. 전체 노조운동차원에서 보면 산별전환운동이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연대 없는 기업별 노조화’가 굉장히 심각하게 진전되었는데 금융노조, 금속노조처럼 산별전환을 한 조직에서는 연대 없는 기업별 노조화를 상당 정도 지연시켰다고 봅니다. 그리고 주5일제 도입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있어서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저는 많은 산별들의 경우 산별전환이 어렵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산별전환’보다는 ‘산별강화’를 기치로 내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산별전환을 산별강화의 일환으로 설정하면 될 것입니다. 산별전환이냐 아니냐의 양자택일로 가면 산별전환하지 못한 곳들은 손을 놓게 됩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산별전환하지 못한 곳도 산별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 합니다. 단체교섭 강화, 조직화, 산업정책 등 산별연맹의 역할을 키워가야 합니다. 그래야 연대 없는 기업별 노조화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노사정위원회는 ‘대화의 틀’일 뿐이다
노사정위원회는 그저 하나의 ‘대화 틀’에 불과합니다. 대화 틀이란 대화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해줄 뿐, 특정단체에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노동계에서는 노사정위원회가 노동계에게 유리한 틀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틀 자체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활용이 문제입니다. 현재 한국의 노사정 관계를 감안할 때 노사 간 이해가 대립되는 문제를 노사정위원회에서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노사정위원회가 굴러가도록 하려면 노사 간 이해가 유사한 이슈들을 처리해야 할 것입니다. 이해가 전적으로 같은 이슈란 없겠지만 산업안전이나 직업훈련, 산업정책, 작업장혁신 등 비교적 이해의 방향이 엇비슷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이해공통문제를 처리하다보면 노사발전재단과 같은 조직과 협력해야 할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따라서 노사정위원회와 노사발전재단과 같은 것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편 노조참여와 관련해서는 노조의 참여역량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참여역량이 있어야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참여역량만 있다면 노사협의회 같은 것도 매우 유용한 기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이 제안한 최고임금제는 실현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물가안정법을 보면 정부가 최고가를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이것을 원용(援用)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는 있지만, 임금은 높낮이가 문제가 아니라 부당하고 과도한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부당하고 과도한 고임금 문제를 꺼내면 정부나 사용자로부터 과거 대졸 신규입사자 초임삭감과 같은 문제가 불거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저는 최고임금제보다는 조세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향후 세제개선 문제는 한국 사회가 복지사회로 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가 될 것입니다.  
 
87년 투쟁 관성에서 나와 노동운동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이병훈 교수께서 노조운동의 혁신을 제안했고 그 대원칙으로서 공공성, 연대성, 전략적 지도집행력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노조에서도 공감하여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노조혁신’이라는 얘기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위원장 선거 때 공약으로만 나올 뿐입니다. 혁신 얘기가 안 되는 것은 ‘위기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노조위기론’이 종종 나오곤 했지만 지금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노조란 원래 경쟁이 약해서 기업보다 혁신이 잘 안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거기다 언제부턴가 양대 노총 간 일상적 경쟁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또한 노사관계의 관성이라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사 간의 세력관계란 항상 변화하는 것이지만 위험이 따를 수 있기에 어느 편도 섣불리 기존관계를 변화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 노사관계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거죠. 노조는 힘이 약화되었음에도 정부나 사용자는 과거처럼 엇비슷하게 노조를 어느 정도 인정해줍니다. 물론 노조가 대들면 칼을 뽑겠지요. 어떻든 노조는 정부와 사용자가 노조를 어느 정도 예우하는 척하니까 위기가 없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위기가 있다고 자각증상을 느낄 때는 이미 어쩔 수 없는 상태에 있을 수 있겠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나 사용자 측이 노조 대표성을 얕보기 시작한 측면도 있습니다. 노조에 따라서는 노조 스스로 사용자에 대한 태도를 유화적으로 바꾸고 외주하청 등 간접고용 전환을 받아들임으로써 기존 노사관계를 유지시키기도 합니다. 어떻든 위기의식이 없어 노조혁신도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공공성이나 연대성의 문제도 말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현장으로 파고들지 못합니다. 조합원은 당장의 이익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공공성이나 연대성이 가능하려면 교육 등 지난한 노력이 없으면 안 될 것입니다. 
87년 노동자 투쟁이 발발한지 거의 30년이 되고 있습니다. 한 세대가 지나는 것입니다. 이제 그 관성과 영예로부터 나와 실질적인 노동운동을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노조운동도 조직이니까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긴 하죠. 그러나 그렇게 해서 얼마나 가겠습니까. 노조운동이 그간 87년 노동자투쟁이 만들어준 교섭력을 가지고 운동을 해왔는데 이제 그 힘이 다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간 부모들이 물려준 유산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이젠 곳간의 식량이 다 떨어져가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농사를 지어야 할 때입니다. 모든 걸 다 내려놓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노조운동의 ‘기본’은 조직 확대와 강화, 교육, 단체교섭 강화 등 흔히 교과서에 나오는 그런 얘기들입니다. 
 
비정규직을 ‘노조의 틀’로만 조직해야 하는가?
조직 확대는 지금은 그 열기가 일부를 제외하면 잠잠해진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업별체제이기 때문에 조직화를 해야 할 상급단체들의 재정은 빈약하고, 그 반대인 기업별 노조들은 조직화를 해야 할 유인이 별로 없습니다. 특히 근로시간 면제제도 덕분에 조직화를 일선에서 수행해야 할 산별 지역조직들은 인력이 줄어들어 여력이 거의 없는 형편입니다. 지금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라도 조직률이 높지 않은 곳이 많은데 우선 이들부터라도 조직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비정규직 조직화는 치열한 투쟁 속에서 전개되고 있는데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비정규직이 노동자니까 ‘노동조합’이라는 틀로 조직해야 한다는 생각이 반추 없이 그냥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노동조합이라는 틀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대치하는 공간입니다. 사용자는 비정규직을 특별착취영역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비정규직 조직화를 용인하려 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비정규직 스스로 일자리를 잃을까봐 용기를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규조직도 어렵고 노조유지와 교섭이 어려운 거죠. 현재로는 매우 투쟁적인 부분만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도 지속가능성은 알 수 없지요. 노조라는 것은 대중적인 틀이지만 비정규직에게는 그렇게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정치를 통해 개선하는 것이 용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의 탄압을 피하면서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정치적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어느 한 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노조든 준정치조직이든 다양한 방안을 시도해서 상호 경쟁과 협력을 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교육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조합원이나 현장간부들의 의식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정규직 이기주의를 벗어나기 어렵고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상급단체들은 그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현장의 공감대 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옳은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힘이 실릴 수 없는 것이지요. 조금 늦더라도 충실히 교육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노조들도 핫이슈만 따라가면서 하는 운동을 개선해 보다 중장기적 전략까지 감안해야 합니다. 핫이슈를 따라가면서 하는 운동은 교육이나 설득과정 없이도 되기 때문에 간편할 수는 있지요. 또 지도부 입장에서는 일하는 것 같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발등의 불만 끄는 운동을 하다보면 결국 전술에서는 승리하나 전략에서는 패배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시기를 결산해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무얼 했느냐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또한 방어전만 하다보면 공격투쟁의 습성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한편 재정이나 인력관리를 전문적으로 해야 합니다. 노조는 ‘돈이 없다, 사람이 없다’고 항시 궁색한 얘기를 하지만 돈이나 인력관리를 제대로 하면 조직역량이든 정책역량이든 상당히 향상될 수 있습니다. 이제 주먹구구로, 정치적으로, 타성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은 탈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주적으로 당당히 서려면 궁색한 타령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단체교섭에 대해서는 진중히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아마 2000년대 중반부터 단체교섭이 침체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단체교섭 침체와 노조운동 약화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결집하고 투쟁하는 것은 단체교섭을 통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단체교섭 침체로 노조 힘이 약화되어 대정부 정책제도 개선 투쟁도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단체교섭 활성화를 통해 힘을 다시 복원해야 합니다.
끝으로 이병훈 교수 발제에서 지적되었듯이 총선과 대선은 국정 운영방향을 다시 자리매김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경제정책이 담론의 중심에 들어갈 것으로 봅니다. 양대 노총은, 비록 지지정당이 다를 수는 있더라도, 국정방향을 만드는 데 있어 진보진영과 연대해야 할 것입니다.  
 
 
배규식) 두 분의 발제 잘 들었습니다. 저도 공감하는 바가 많고, 심층 분석이나 최근의 변화에 대해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할 얘기는 발제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로, 사실 여러분들에게 조금 아픈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노조, 노동운동에 애정이 많은 사람으로서 노동운동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이야기니, 모쪼록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노사관계라는 것은 노동시장을 규율하고 규제하는 한편, 노동시장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어요. 우리 사회는 기업별 노사관계, 기업별로 노동시장이 형성되어 있기에 그것을 넘어가려 하면서도 거꾸로 그것에 얽매이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노사관계 이슈가 주로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 복지와 같은 것들이었는데, 요즘은 비정규직, 정년 연장 등 아예 질적인 것으로 이슈의 차원이 바뀌어버렸어요. 이런 이슈들은 노조가 다루기 갑갑한 문제들입니다. 그래서 옛날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문제를 풀 수가 없지요.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경제성장률은 3%대로 떨어졌습니다.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조합원들에게 임금인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성장 시기에는 임금을 인상해봤자 인상률이 얼마 되지 않죠. 그러면 조합원들은 ‘노조가 과연 무슨 쓸모가 있느냐’는 의문을 갖거나, 노조에 대한 조합원의 관심이 떨어질 가능성이 많아요. 이런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임금 인상 주장만큼 중요한 대안의 제시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와 관련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앞서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임금인상이 제대로 안 됐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다른 통계를 제시해 볼까 합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2013년 발표한 실질구매력지수(PPP - Parity Purchaing Power, 물가를 고려해서 임금으로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수준)로 따진 평균임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평균임금은 실질적으로 3만 6천불쯤 됩니다. 연간 명목상 평균임금과 실질구매력지수로 본 평균임금 사이에 통계가 다른 것으로, 일본보다 900불 가량 높고 이태리, 스페인보다 높습니다. 스웨덴도 4만 불밖에 안 됩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는 명목상의 임금은 높지 않지만 서비스요금이 저렴하고 물가가 낮기 때문에 실제로는 임금수준이 낮지 않다는 겁니다. 물론 대기업 노동자들은 굉장히 높은 임금을 받고 중소기업은 낮은 임금을 받죠.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우리나라 임금의 절대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제까지의 임금을 계속 끌어올리는 방식은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저임금층, 취약근로자, 비정규직들의 임금 수준은 당연히 끌어올려야 합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 주장뿐만 아니라,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문제점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자영업자나, 영세소기업들이 어려워지거나 망할 겁니다. 이런 것에 대한 대안 제시가 필요합니다. 한계 산업에 대해 어느 정도의 속도로 구조조정을 할 것인지, 거기에서 퇴출된 인력을 어떤 식으로 재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지금 국내에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가 많습니다. 저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많으니까, 저임금 인력의 수요공급에 의해 임금이 낮게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외국인 노동단체에서는 반대하겠지만, 저는 현재 외국인 저임금 노동력이 많이 공급됨으로써 저임금을 낮게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들은 고숙련 노동자들의 공급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죠. 현장에서 인력이 부족하면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주거나 사업이 망하게 마련인데, 국내 노동자 유입이 적은 산업에 외국인 노동자가 과잉으로 들어와서 저임금 수준을 낮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임금을 낮추게 만드는 측면으로 작용한다는 겁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되면, 경비직이나 택시산업의 사례처럼 편법으로 인정근로시간을 축소해버려요. 경비직의 경우 휴게시간을 대폭 늘려서 실제 근무시간에서 밤에 쉬는 시간을 다 빼버렸어요. 택시산업은 과거 하루 평균 8시간 일했는데, 지금은 서울의 경우 6시간 40분, 지방은 2~4시간 밖에 안 돼요. 그렇게 법망을 편법적으로 빠져나가고, 아웃소싱을 합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대처해나가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해야 설득력이 있는 겁니다.
또한 사내하청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임금격차가 큽니다. 따라서 대기업들은 이익을 늘리기 위해 가능하면 기존 인력을 줄이려하고, 중소기업으로 아웃소싱을 합니다. 이러한 임금 격차가 유지되면 아웃소싱이나 하청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막거나 제어하는 유일한 법이 있어요. 유럽의 경우 유럽 전체에 적용되는 사업의 양도양수에 따른 임금과 근로조건의 보호 입법(The Transfer of Undetakings)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아웃소싱을 할 때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저하시키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하청 노동자를 보호할 굉장히 강력한 대안인데, 우리는 이에 대한 검토가 거의 없어요. 이러한 근본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노조는 물리적인 방식의 투쟁만 하고 있어요. 
  점점 더 많은 정책 연구가 필요한데, 노조 내부에서는 아직도 연구나 정책 분야가 천시를 받고 있는 탓에 앞으로 제기될 과제들을 노조가 어떻게 감당할지 좀 걱정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수직적인 원하청 관계가 너무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공정거래상의 강력한 제재와 함께 공동책임 부과, 독점적 지대 추구행위를 견제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개혁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하청 관계 외부에 있는 한계기업이나 영세기업의 혁신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같이 고민해야 임금을 끌어올릴 수가 있을 것입니다.
 
노동시간 단축, 문제를 바로 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제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현대자동차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차가 2013년에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고 나니,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 50곳이 2교대제를 도입했어요. 그런데 과거 10/10시간, 11/11시간 일하다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이후 8/9로 변하는 과정을 보니 노동시간 단축이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근로시간이 줄면, 임금이 줄어드는데, 노동자들은 임금 저하를 반대하죠. 그러니까 임금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고안하는 게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노동자가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이 문제를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과거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당시, 노조들은 연장근로수당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해서만 관심이 보였을 뿐, 실제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를 보면 참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서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의 노조 간부들을 만나려 했는데 다 피하더라고요. 그 이유를 보니, 노동시간 단축을 반대할 수도 없고 대안마저 없으니 갑갑한 거예요. 이런 이슈에 대해서 노조가 정면으로 맞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별노조의 핵심 역할은 임금‧근로조건의 표준화
세 번째, 산별노조 운동에 대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성과는 미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산별노조의 접근 방법이나 시각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비록 제3자의 입장에 있지만 참고해서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산별노조들이 해야 하는 역할 중 핵심은 산업별, 업종별 교섭에서 무엇을 규율하고 결정할 것이냐 입니다. 산별에서 임금의 표준화나 근로시간, 근로조건의 표준화를 해야 합니다. 그동안 가령 금속노조의 사례처럼 공통으로 8%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식으로 했지만, 이런 식으로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의 표준화를 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수준 격차가 큰 상태에서 그 격차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확대될 수도 있는 식의 접근이지요. 보건의료노조처럼 대병원, 중소병원으로 나눠서 임금 인상요구를 할 수 있겠죠. 그러나 한계가 뚜렷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산업별, 업종별로 직종, 직군별로 같거나 유사한 일을 하는 근로자 집단 사이에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의 표준화를 위해서는 기업별로 그리고 기업을 넘어서서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임금 수준, 근로조건 등을 조사하여야 합니다. 가령 중소 금속제조업체에서 같거나 유사한 일을 하는 근로자들(기계나 장비를 조작하는 노동자)이 기업별로 평균하여 얼마를 받는지 조사부터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공통으로 정할 수 있는 임금이나 근로조건에 대해 생각해보는 거죠. 그리고 서로 차이가 나는 경우 그 명확한 이유나 없으면 일정하게 표준화, 평준화를 해 나가는 것입니다. 한 기업에 있는 모든 노동자들을 기계적으로 평균화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산업, 업종에 있는 같은 직업, 직군에서 같거나 유사한 일을 하는 근로자들 사이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기업을 넘어서서 표준화하거나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표준화가 되어 있어야 표준화된 임금, 근로조건 등을 인상하거나 조정하기 위한 단체교섭이 산업별, 업종별 교섭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아무리 산별노조가 노력한다 해도 임금 표준화의 성과는 없을 것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도 마찬가지예요. 노조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지만 대기업, 공공부문의 연공주의는 사실상 동일노동 동일임금 위반이잖아요. 같은 일을 하지만 나이가 많다고, 근속년수가 많다고 임금을 더 주는 문제에 대해서도 노조가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논의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산업별, 업종별로 같은 직군, 직종내에서 같거나 유사한 일을 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표준화하고 평준화하는 일을 하면서 동시에 저는 기업 내에서 직종, 숙련, 책임, 지식, 나이에 따른 차등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을 힘들게 하고 숙련이 높고, 책임이나 경험이 크고 많은 경우에는 더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좀 늦었지만 이런 부분을 과감히 인정하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까 단체협약의 효력확장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단체협약의 효력확장도 표준화가 되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선 정보부터 공개해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을 조사해 먼저 공표하고, 임금을 조정하는 것이 표준화를 위한 작업이 되겠죠. 그런데 이런 노력들은 하지 않은 채, 우리 노조들은 조금 더 받으려 하고, 적게 받으면 ‘왜 우리가 적게 받아야 하느냐’는 얘기를 한단 말이죠. 저는 경우에 따라 일부 집단이 손해를 보더라도 다수의 집단이 이익을 보면 손해를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조 내의 지도력에 대해 논의가 되고 나름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2016년 정년연장을 앞두고 고령화 이슈에 대한 검토도 필요합니다. 지금 임금피크제에 대해 노조의 거부감이 굉장히 강한데, 이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정년연장제도 시행에 따라 앞으로 굉장히 오랫동안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복지제도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도 나이 들어 빈곤층에 빠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조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고민이 아직은 적은 것 같습니다. 
 
노조의 지배구조 개혁 없이는 문제 해결도 어려워
마지막으로 노조가 조금 더 창의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조합 운영시스템, 즉 지배구조를 보면 87년 이래 한국노총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어요. 민주노총도 소위원제를 도입한 것 빼고는 바꾼 것이 거의 없어요. 물론, 선거제도는 다른 얘기지만요. 가령 양노총 노조대의원대회에서도 임원선거가 끝나면, 썰물 빠져 나가듯이 대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 나가고, 정작 중요한 연간사업계획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어요. 회의진행 방식도 민주적이질 못해서, 한 대의원이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제로 시간을 너무 끌거나, 노둥운동 내 계파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정작 중요한 문제도 대충 넘어가고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 때문에 싸우고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노조가 이런 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앞으로 다가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굉장한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심각하게 고민해서 노조의 운영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노조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노동조합 간부의 경력인정도 중요합니다. 정말 아까운 인재들이 썩고 있어요. 간부를 맡았던 사람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무노조와 관련해서는 노사협의회제도가 있는데도 너무 관심이 없어요. 활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노사협의회에 대해서도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여러분이 듣기에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노동조합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보다 창의적으로,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노조운동이 수렁에 빠진듯한데 나올 길이 없어 보여요. 노조 내부에서 노조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특위라도 만들어서 노력해볼 것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노동조합 내부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노동조합이 안고 있는 무기력증, 분파‧정파주의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줌으로써 노동운동이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이환) 토론에 앞서 창립 20주년을 축하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저는 연구소의 전신인 한국노동교육협회 초기에 이 자리에 계신 몇몇 분들과 함께 활동했습니다. 연구소가 20년 넘게 실력을 유지하고, 이렇게 훌륭한 기념식까지 열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발제문에 대해서는 짧게 이야기 하겠습니다. 사실 노사관계에 대해서만 토론하면 되는 줄로 잘못 알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노사관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병훈 교수의 발제문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에 저도 고민하는 사항,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만 여쭤보겠습니다. 
현재 노동시장의 문제, 노동 대중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노동운동이고, 노사관계일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노동운동, 노사관계가 해결의 주체가 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이 같은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거의 20년째 하고 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나 연구자들의 고민이자, 딜레마입니다.
 
정권교체를 매개로 한 노사관계의 혁신은 가능한가
사실 저도 뾰족한 해결 방법은 없습니다만, 이병훈 교수의 발제문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우선 현실적으로 정권교체를 매개로 한 노사관계의 혁신 가능성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부당 노동행위를 일소하고, 산별노조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는 등 우리 노동운동의 발전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정책을 펴겠다는 정권이 들어서면 노사관계가 혁신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런 기대를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과연 그런 기대를 할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현실 가능한 방법인지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또한 그런 공약을 내세우는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도 노동운동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있을지,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공약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 지켜진다면 과연 87년의 재림이 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저는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가능성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여러 분들이 말씀하셨기에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얘기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기존 노조, 소위 주류운동은 침체되어 있지만 새로운 노조운동이 보이고 있다고 얘기하셨습니다. 1997년 이후 비정규직 문제가 부상하면서 비정규 노동운동이 기존 노동운동을 대체할 새로운 운동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다 실망했죠. 최근 나타나는 새로운 노조운동의 사례가 희망의 단초가 될 수 있을지 묻고 싶습니다. 
 
노조 밖에서 문제 해결할 새 방안 찾아봐야
세 번째로 이 자리에서 얘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지만,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노동운동이나 노사관계를 우회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슬픈 결론이죠. 김유선 선임연구위원께서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노조조직률이 10%를 넘을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고, 이병훈 교수도 노사정위보다 국회에서의 문제 해결이 더 쉽다고 했습니다. 다소 적합하지 않은 표현이지만, 그런 것이 소위 포스트모던 노동체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기존 서구의 경험을 통해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노조운동이 주체로 서고, 산별노조가 산별교섭 등을 통해 노동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서구에서도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약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도 못한 것이 현실이지만요. 그렇다면 포기하지 말고 굉장한 노력을 하는 동시에 노동운동을 통한 문제해결의 한계를 인식한 상태에서 다른 방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노동운동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방법을 써볼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슬픈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오히려 희망이 되는 얘기일 수 있습니다. 앞서 이병훈 교수께서도 지자체의 정치적 기회 구조를 많이 얘기했는데 서구도 단체교섭이 잘 안되니까 정치적 영역에서라도 문제를 풀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동운동이 사회운동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전체 사회운동의 하나가 노동운동이니, 사회운동을 통해서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노동자들에게 좋은 법제를 만들어 내는 식으로 노조운동이 좀 더 겸허해지면, 한계는 있겠지만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노조만큼은 아니겠지만 이제는 노사협의회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노조 외에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는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질의 및 답변

참석자) 지난 10~20년간 노동운동의 두 가지 과제가 산별노조운동과 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라고 하셨는데, 제가 지난 3년간 만나 본 국내의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산별노조운동에 대해 긍정 혹은 부정으로 답변이 엇갈리더라고요.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어떻게든 그 의의를 찾으려고, ‘무늬라도 산별이어야 한다’고 답해주신 반면, 지방에 계신 지도자들은 예외 없이 ‘산별운동은 끝났다, 실패다’라는 진단을 내려주셨습니다. 이 같은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발제자들의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김유선) 저는 현 정부에선 노동자들에게 의미 있는 법·제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국회의 여야 의석을 감안할 때 앞으로 진보적인 정부가 들어선다 해도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법·제도 개선을 통해 관철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법을 제대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더 중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수진영은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다가 안 되면, 있는 법을 엉망진창으로 해석해서라도 원하는 바를 밀어붙입니다. 
제가 얘기한 노동시장 과제 중 일자리 정책은 최고임금제를 빼면 모두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공약입니다.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 고용, OECD 수준으로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현실화는 법·제도를 개선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확보해 나갈 수 있는 과제들입니다. 최고임금제는 가까운 시일 내 도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정규직 과보호’가 아닌 ‘재벌 과보호’를 쟁점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고임금제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소득세 최고세율을 대폭 끌어올리면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보수진영의 ‘비즈니스 프렌들리’가 뭔가 보니 있는 법을 안 지켜도 눈 감아 주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위반, 연장근로, 불법파견은 있는 법만 제대로 지켜도 많은 것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무늬 갖췄으니 명실상부한 산별노조로 가야
산별노조에 대해 저는 일단 무늬라도 산별노조여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무늬는 갖췄으니 명실상부한 산별노조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계신 분들과 생각 차이가 크다고 하셨는데, 산별노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산별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든지, 산별노조가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양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한데서 비롯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기업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지역이나 업종도 한 단계 진전된 것으로 보고, 다양한 차원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소득주도 성장전략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득 증가가 실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임금이나 소득을 비용으로만 간주하는 주류경제학의 논리가 팽배한 상황에서, 이와 다른 담론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소득주도 성장전략과 관련해서 저는 노조교섭력의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1930년대 미국 뉴딜정책도 핵심은 노동기본권 보장이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전략이라는 담론을 통해 노조교섭력 회복이나 노동기본권 확보로 담론을 확장시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원점에서 노동운동의 기본 동력 회복해야
마지막으로 노동정치 활성화와 재생에 대한 의견을 질문하셨는데, 저는 그동안 정치세력화와 관련해서는 발언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흔히 민주노조운동의 양 날개로 산별노조 건설과 정치세력화를 얘기합니다만, 민주노총 준비위 때는 민주노총 건설과 사회개혁 투쟁이었습니다. 사회개혁 투쟁은 노동자들과 전체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선전하고 대중사업을 전개하는 것에 방점이 있습니다. 조합원들의 이해관계만 보면 불리할 수 있어도 민주노총이 1998년에 의료보험통합을 관철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 내에서 거의 이견이 없었던 것은, 사회개혁투쟁의 일환으로 2~3년 동안 의료보험 통합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선전하면서 대중사업을 전개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민주노총 건설 이후 사회개혁 투쟁은 슬그머니 사라지고 그 자리를 정치세력화가 대신했습니다.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선전하고 대중사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당이나 국회의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정치세력화도 ‘배타적지지’처럼 원칙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대중운동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지금은 노동정치의 활성화나 재생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다시 원점에서 노동운동의 기본인 임단투 동력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사회개혁 투쟁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중구조 시정 위해서는 사회적 기구가 제 역할 해야
이병훈) 노동시장 과제와 같은 골치 아픈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답해야 할지 조금 막막하네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법이나 제도를 통해서 보호하는 길이 있을 테고, 국가정책을 통해 보호하는 길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노조의 교섭을 통해 보호하는 길도 있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노사관계에 관해 비관론이 대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지향한다면 실질적이며 진정한 의미의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기능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의 근거는 노조조직률이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노조의 보호를 받는 노동자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노동자도 있는데 이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조직 노동자들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제일 확실한 방법은 법을 통한 것입니다. 스스로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러한 정치협상의 장이 사회적 대화 기구이고 제 의견은 이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두 번째는 노동자 보호를 넘어서 사회에 고착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시정하기 위해서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사회적 기구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토론자들께서 비대칭적, 편향적인 사회적 대화기구를 문제 삼았는데 비대칭성을 온전하게 갖춰나가면서 당면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혹은 노동자 보호를 위한 보편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차원에서의 정책 협상이 중요합니다.  
또한 노조가 앞으로도 현재와 같이 침체의 상황에 있을 수밖에 없다면 철인이 등장해서 대한민국의 약자, 노동자들의 문제를 확 바꿔주길 기대해야 하는 걸까요. 문제는 노동운동의 역량 발휘 없이는 진보적인 국가, 권력이 얼마나 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저는 의문이 듭니다. 노동운동이 침체에서 벗어나 재활성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벗어나 혁신의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노동 없는 민주주의, 노동 없는 복지, 노동 없는 사회경제정책이 온전하게 정책 형성과정과 집행을 거쳐 과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조직노동이 문제에 개입해 제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현재 노동운동이 길을 찾지 못한 채 헤매고 있으니 철인이 권력을 잡아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데, 참여정부도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측으로 갔죠. 노동 없는 민주주의, 노동 없는 복지, 노동 없는 경제라는 발상을 더 이상 하지 않도록 계속 논의하고 노동의 혁신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문제를 국가적 화두에 결합시켜야 합니다. 
 
산별의 자산을 갖고 투트랙으로 가야
제가 2~3년 전 김태현 연구위원의 부탁으로 제2산별 노조운동에 대한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토론이 기억나네요. 오늘 나온 이야기처럼 주류 노동운동, 산별노조운동에서 변화를 찾기 어려우니, 다 현장으로 내려가 바닥에서부터 시작하자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반면 저는 주류 노동운동, 산별노조운동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투트랙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하나를 버려야 하는 선택의 문제로 생각하지 말자고 했어요. 알량한 자원이기는 해도 우리에게는 산별이라는 재산이 있습니다. 물론, 1980년대 삭풍 불던 시대에 한 사람이 다섯 사람을 조직했던 것처럼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양대 노총이 산별노조를 만들고 그 후배들이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따라서 지금 현실에서 변화를 찾지 못하게끔 문제를 고착화시키는 제약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이를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날개 없는 추락’이라며 노동운동의 위기론이 20년째 되풀이되는데 변화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바닥 없는 추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노조운동에 대해 비판하는 동시에 산별노조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선전과 교육활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 노동운동에 큰 아픔을 준 쌍용자동차 해고투쟁처럼 사업장을 붙잡는 투쟁을 하는 것이 노동운동, 노사관계, 노동시장의 문제를 푸는 해법인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히려 쌍용차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국가 정책이든 산별노조를 통해서든 먹고 살 걱정하지 않고 쌍용차 못지않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동운동 내에서 기업의 울타리, 벽을 허무는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바꾸자는 우리의 요구를 힘 있게 밀어붙이고 변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회자) 오늘 토론은 노조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일방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난제에 빠진 노조운동의 활성화, 노사관계를 재편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제시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약정리하면, 일단 노조운동의 기본 활동인 교육, 선전활동이 제대로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노조의 기본 활동이 복원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좋은 담론이 현장에 뿌리 내릴 수 없습니다. 산별노조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가 있지만 산별체제를 깨고 나간 노조가 없다는 현실은 마치 딜레마 같습니다. 그 누구도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지만 과거로 회귀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변화를 만들기 위해 산별체제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통적인 주제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문제도 나왔는데 이 부분은 밑바닥부터 다시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론은 권력 교체기를 앞두고 노조가 새로운 비전을 통해 국민들을 설득하고, 조직된 10%의 노동자뿐만 아니라 1,800만 노동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전에 대한  의제와 방향성은 무엇인지 내년과 내후년에 착실히 준비해야 할 것 입니다. 저희 연구소도 작지만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토론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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