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별 노조에 종속된 분회는 복수노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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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교섭권이 산별노조 위원장에게 있는 초기업별 노조의 분회는 기업별 노조와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8. 1. 10. 결정 2007마1170 가처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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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부칙 제5조는 ‘노동조합 설립에 관한 경과조치’라 하여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9년 12월31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칙에서 말하는 노조법 제5조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라는 규정이다. 

태생적 불법이 아니라 ‘한시적 불법’인 복수노조

즉 복수노조 금지는 원래 복수노조가 불법이라서가 아니다. 우리나라 헌법과 노조법에 의하면 복수노조가 가능하나, 다만 노동부 등 관련기관에서 하나의 기업에 노동조합이 여러 개일 경우 사용자가 노동조합들과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단체교섭을 할 것인지 등의 실무적인 절차를 규정할 때까지의 혼란을 막기 위해 2009년까지만 한시적으로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한다면 부칙의 취지상, 하나의 사업장에 조직대상이 같은 노조가 복수인 경우가 아니라서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체결 진행상 혼란이 없다면, 후발 주자인 노조도 ‘복수노조 금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사업장에 그 기업의 노동자만을 가입대상으로 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새로이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같은 초기업별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경우, 후발 주자인 금속노조가 복수노조에 해당되는지가 문제가 된다. 이는 초기업별 노조라면 지역노조, 산별노조 어디나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1월10일 대법원에서는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은 기존의 기업별 노조인 이젠텍 노동조합과 복수노조가 아니라는 결정을 하였다. 자세히 살펴보자. 

초기업별 노조가 복수노조가 아니기 위한 조건

주식회사 이젠텍의 노동자들은 2005년 10월12일 전국 단위의 산별노조인 전국금속산업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이젠텍 분회를 설립하고 이후 금속노조는 사용자에게 단체교섭 요청을 하였다. 그런데 회사는 이미 회사에 2000년 설립된 이젠텍 노동조합이 존재한다며 노조법 부칙 제5조 복수노조 금지 규정을 이유로 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 이에 금속노조는 평택지방법원에 단체교섭 응낙 가처분을 신청하여 승소하였고, 이에 불응한 회사의 이의신청과 항고를 거친 끝에 2008년 1월10일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회사의 재항고를 기각하여 금속노조의 손을 들어 주었다.

금속노조가 기존의 이젠텍 노동조합과 복수노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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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가 기업별 노동조합과 복수노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다면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서 규정한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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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결국 초기업별 노조의 분회라고 하여 무조건 복수노조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기업별 노조만큼의 ‘독립성’이 없는 경우에만 복수노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런 경우라면 “하나의 사업장”에 조직대상이 같은 복수의 노조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법원의 기준은 두 가지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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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금속노조의 분회가 기업별 노조에 준할 정도의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②금속노조의 분회가 당해 조직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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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판례는 구체적으로 “금속노조의 규약 및 이 사건 이젠텍 분회의 운영규범을 보면 단체교섭의 대표권 및 단체협약의 체결권은 금속노조의 위원장에 있고, 이 사건 분회와 지회에서는 금속노조의 위원장의 위임에 의하여 금속노조를 대리하여 단체교섭을 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을 뿐이므로, 설령 이 사건 분회가 그 집행기관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기업별 단위 노동조합에 준하는 독립한 단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금속노조는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젠텍 주식회사는 노조법 제30조 제2항에 따라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 금속노조와의 이 사건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아니 될 성실 교섭의무를 진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헌법상 권리 제한하는 규정, 엄격하게 해석해야

산별노조의 분회가 기업별 노조만큼의 독립성이 없는 경우 복수노조가 아니라고 한 이번 법원의 결정은 매우 타당하다. 헌법상 규정된 국민의 단체교섭권을 법률로 제한하는 부칙 제5조의 경우 엄격히 해석하여 필요 최소한만 금지하는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부칙 제5조의 취지는 하나의 기업 내에 여러 개의 노조가 있는 경우 사용자는 그 기업만을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위원장들과 동일한 내용에 대하여 노조 숫자만큼 여러 번의 단체교섭을 하게 되어 혼란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교통정리할 절차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만 복수노조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산별노조의 경우 단체교섭권자가 전국단위의 산별노조 위원장인데다 교섭 내용도 기업에만 한정된 내용이 아니라 중앙교섭, 지부교섭 등으로 산업과 지역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고 전국적 기준의 교섭안이 제시된다. 사용자가 자신의 사업장에 있는 기업별 노조와 기업에 한정된 내용에 관하여 이미 교섭을 마쳤더라도 산별노조와의 교섭은 그 질과 내용이 다르므로 기업 노동자들에게 교섭의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기업의 특유한 사정이 반영된 한정된 임금인상안 등도 산별노조와의 교섭안이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 당연하지만 이미 법조문 자체가 “하나의 사업장”에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노동조합인 경우만 복수노조로 금지된다고 규정된 이상 이를 이유로 산별노조를 복수노조라고 볼 이유가 없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은 법원의 법률해석에도 불구하고 노동부와 검찰은 독자적으로 이와 반대되는 지침(노동조합과 2108 행정해석 「복수노조의 설립·단체교섭 관련 지도 및 사건 처리 방향」)을 가지고 초기업별 노조와 기업별 노조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며 사용자의 단체교섭 불응을 노조법 제81조의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보아 형사처벌이나 행정지도를 하지 않고 있다. 법의 최종 해석권한은 법원에 있으므로 위 지침은 폐기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쟁의행위, 민사 가처분과 함께 형사처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사용자 압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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