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법 위반은 무죄, 도로교통법 위반은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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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집회가 그 주최자, 목적, 시위방법 등에 비추어 울산 플랜트노조의 주도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서 덤프연대 명의로 신고된 집회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정도를 벗어나 그 내용이 완전히 다른 집회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그러나) 참가예정단체로 신고되지 아니하였던 울산 플랜트노조원들이 집회 참가자의 대다수를 이루었고, 차도의 통행방법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신고하지도 아니하였던 점 등을 볼 때 이 사건 집회신고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고,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법익균형성 등의 요건을 충족한 정당행위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도로교통법 위반이 아니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서울중앙지법 2009도840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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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선언하여 언론·출판의 자유와 같은 지위에서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다른 기본권이나 사회적 이익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집회 개최 및 진행의 자유, 집회에의 참가의 자유에 있어서 허가제는 허용되지 않는다(헌법 제21조 제2항).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현행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상의 신고제도는 경찰행정청이 일반의 공중질서 유지를 위해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의 집회가 행하여지는지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고자 집회의 주최자로 하여금 미리 그 사실을 알려주도록 강제하고 있음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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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법상 신고제도의 취지가 신고를 받은 관할 경찰서장이 그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성격과 규모를 미리 파악함으로써 적법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보호하는 한편 그로 인한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사전조치를 마련하고자 함에 있는 것

대법원 1990. 8. 14. 선고 90도870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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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집시법의 신고 의무, 집시의 자유를 망친다

그럼에도 현행 집시법은 신고되지 않은 집회의 주최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집시법에 따르면 그 집회·시위의 시간, 장소, 방법 등과 상관없이 경찰이 재량적 판단에 의해 즉각 해산을 명할 수 있고, 이에 불응하는 참가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할 수 있다. 이렇게 봤을 때 집시법은 ‘신고의무 위반’ 자체를 범죄시함으로써 종국에는 모든 집회·시위를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집시법 제6조 제1항은 “목적, 일시, 장소, 주최자, 참가예정단체 및 참가예정인원과 시위방법(진로 및 약도포함)”을 신고 사항으로 규정하고, 시행령 제2조에서는 시위방법의 내용에 관해 “시위의 대형, 입간판 등 이용 여부와 그 수, 구호제창 여부, 진로, 약도, 차도·보도·교차로의 통행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집시법 제16조 제4항 제3호는 집회 또는 시위 주최자의 준수사항으로 “신고한 목적, 일시, 장소, 방법 등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 시 형사처벌하도록 되어 있으며,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나 시위”에 대해 경찰의 해산명령을 받고도 해산하지 않은 참가자도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세심한’ 신고 의무와 규제들은 집회 및 시위의 자유 보장 여부가 사실상 경찰의 신고제도 운영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을 초래하고 있다.

불법시위도 ‘급’이 다르다, 미신고집회와 신고범위 일탈집회

2005년 5월23일, 파업 중이었던 울산플랜트노조(플랜트노조)는 상경투쟁 도중에 덤프연대가 신고하고 주최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집회에 대거 참가해 삼보일배 행진을 했다. 경찰은 이 집회의 주최가 덤프연대가 아니라 플랜트노조이기 때문에 미신고집회라면서 집회를 침탈하여 600여 명의 조합원들을 연행했다. 경찰이 집회가 플랜트노조 주최라고 억지를 부린 이유는 단지 플랜트노조 조합원들의 수가 다른 노조나 단체의 회원들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이는 같은 해 5월17일 울산에서의 폭력 충돌과 관련하여 플랜트노조 집행부에게 발부되었던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플랜트노조의 단결력을 깨뜨리기 위한 경찰의 은폐된 의도가 표출된 결과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1, 2심 모두 당시 덤프연대 신고의 옥외집회가 <덤프노동자 생존권 쟁취 결의대회> 신고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미신고집회임을 인정하고 피고인들에 대해 집시법(미신고집회 참가자 해산불응) 위반, 도로교통법(교통방해) 위반의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피고인들 중 건설노조 간부 9명은 총 2건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연행된 나머지 대다수 조합원들은 벌금형이 확정되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 2006도9471, 2007도5205 판결은 이 집회가 미신고집회가 아니라는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집시법상 미신고집회와 신고 방법 등이 그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는 행위로 인해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를 구분하는 기준은 ‘신고의 동일성’이다. 대법원은 신고의 동일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처음부터 옥외집회 등이 신고된 것과 다른 주최자나 참가단체 등의 주도 아래 신고된 것과는 다른 내용으로 진행되거나, 처음에는 신고한 주최자가 주도하여 옥외집회 등을 진행하였지만 중간에 주최자나 참가단체 등이 교체되고 이들의 주도 아래 신고된 것과는 다른 내용의 옥외집회 등으로 변경되었음에도 이미 이루어진 옥외집회 등의 신고를 명목상의 구실로 내세워 옥외집회 등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신고의 동일성이 없어 미신고 집회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집회를 신고한 주최자가 그 주도 아래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고한 방법 등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는 행위에 이른 경우”는 신고의 범위는 일탈하였으나 신고의 동일성은 있는 경우로서 미신고집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 사건의 경우 “신고의 동일성이 없어 미신고집회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다만 ‘신고한 방법 등이 그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는 행위에 이른 때’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다”고 판결했다.

신고되지 않은 시위방법이 그 자체로 집시법 위반은 아니다

그런데 파기환송심인 서울중앙지법 2009도840판결은 대법원의 파기취지에 따라 당시 집회가 신고의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미신고집회를 전제로 한 집시법 위반은 무죄이지만, “시위의 방법”으로 삼보일배가 신고되지 않아 신고범위를 일탈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도로교통법 위반은 유죄라고 선고했다. 도로교통법 제68조 제3항 제2호는 “도로에서 교통에 방해되는 방법으로 눕거나 앉거나 서 있는 행위”를 도로에서의 금지행위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집시법상 위법이 아니라면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형법 제20조의 “법령에 의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도로교통법 위반에 대해서도 위법성이 없다. 그럼에도 파기환송심은 마치 이 사건 집회신고 사항과 관련하여 ‘삼보일배 행진 → 신고 되지 않은 행진 방법 → 행진 자체가 집시법상 보호받지 못함 → 도로교통법 위반에 있어 위법성 조각 탈락’이라는 논리로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집시법상 신고제도의 취지와 신고사항의 미비에 대해 집시법이 취하는 태도 등을 고려하면, 행진이 신고되지 않은 방법으로 이루어진 경우 곧바로 행진 그 자체가 집시법상 위법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신고 일탈 정도’ 및 ‘그로 인한 질서 침해의 정도’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요소로 작용할 뿐이다. 즉 신고를 ‘현저히’ 일탈한 시위 방법으로 인해 “질서를 유지할 수가 없을 정도”가 됐다는 이유로 ‘집회 및 시위 자체’가 집시법 위반이 되어야 도로교통법 위반에 있어서도 위법성 조각이 탈락되는 것이다.

또한 집시법에 의한 적법한 집회 및 시위의 경우에는 제3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공권력 기타 타인으로부터 보호를 받게 되는데, 집회 및 시위의 자유의 향유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교통방해 발생 및 통제, 소음 발생 등도 집시법 범위 내에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적법한 집회 및 시위의 자유 행사에 수반되는 일시적 도로점용으로 인한 교통방해 행위는 손괴, 폭행 등으로 제3자 혹은 별개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적법한 집회 및 시위의 자유 행사에 포함되어 별개의 민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삼보일배 행진과 도보 행진이 ‘현저히’ 다른 방법?

문제는 결국 이 사건 집회 및 시위가 집시법상 적법한 것이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집회가 집시법상 “신고범위의 현저한 일탈”에 해당하는가? 검찰이 파기환송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은 판결에서 이에 대해 구체적인 판단은 하지 않고 다만 그냥 신고를 일탈했다고만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집시법에 따르면 신고 방법 등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에도 “질서를 유지할 수 없을 때”,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할 때”에만 집시법상 처벌대상이 된다.

이 사건을 파기환송한 대법원은 2006도9471, 2007도5205판결을 통해 이 사건 집회가 신고의 동일성이 없는 미신고집회에 해당하지는 않고 다만 신고한 방법 등이 그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는 행위에 이른 때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있다고 하여, 신고의 동일성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사건 집회 및 시위가 신고한 방법 등이 그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는 행위에 이른 때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단한 것은 아니었다.

즉 대법원은 이에 관해서는 파기항소심에서 다시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취지로 판결을 내렸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파기 후에도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았고 미신고집회 부분은 무죄가 선고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집회가 집시법상 형사처벌이 될 수 있는 “신고한 방법 등이 그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여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지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파기환송심은 이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 집회가 미신고집회가 아닐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집회가 신고된 일시, 장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삼보일배 행진으로 진행한 편도 2차로는 원래 진행하기로 예정되었던 도로이고, △이 사건 집회가 어떠한 폭력성도 띠지 아니하였다고 판결문에 적시한 것으로 봐서는 이 사건 집회가 신고한 방법 등이 그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여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기환송심은 △이 사건 집회는 참가예정 단체로 신고되지 아니하였던 플랜트노조원들이 집단적으로 참석하여 집회참가자의 대다수를 이루었던 점, △차도의 통행방법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신고하지도 아니하였던 점, △삼보일배 행진이 약 700여 명이 이동하는 중에 앞선 100여 명이 30분간에 걸쳐 편도 2차로를 모두 차지하고 이루어진 점, △삼보일배 행진의 구체적 경위, 규모, 시간과 그로 인해 교통소통에 초래된 영향 등에 비추어 삼보일배 행진이 집회신고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어, 파기환송심이 이 사건 집회가 신고한 방법 등이 그 범위를 현저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연대집회의 특성과 집회의 자유 무시한 판결

그런데 파기환송심도 인정했듯이 이 사건 집회는 집회 목적, 일시, 장소, 주최자, 행진 방향, 참가인원 등은 모두 신고된 범위 내의 것이다. 또한 연대집회의 특성상 덤프연대의 상급단체인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과 건설연맹 소속의 다른 노조가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참가예정 단체에 플랜트노조를 명시하지 않았을 뿐이기에 플랜트노조원이 대다수였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특히 △장기 집회의 경우 이날 집회와 같이 평일에는 소수의 간부들과 상급단체 및 연대참가자들로 구성해서 집회를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집회 일정에서는 매번 연대하는 참가자들이 바뀔 수 있고, △낮에 이루어지는 집회 특성상 아무래도 파업 중인 사업장에서 연대하러 오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 △참가예정 단체에 없던 단체나 노동조합이 집회에 참석하는 것, 특히 대규모로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비록 참가예정 단체가 신고사항으로 되어 있다고 하나 집회의 주최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한 누구나 자유로이 집회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 △신고제도의 목적이 질서유지를 위한 행정편의를 위한 것인데 이 사건 집회에서 플랜트노조 조합원들의 집회 참가는 매우 평화스러웠고, △신고 인원은 3,000명이었지만 실제 집회 전체 인원은 700여 명에 불과했던 점 등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또한 파기환송심은 삼보일배 행진이 미신고였고 약 700여 명이 이동하는 중에 앞선 100여 명이 30분간에 걸쳐 편도 2차로를 모두 차지하고 이루어진 점, 그리고 이에 따라 교통소통에 초래된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할 때 어떤 복장과 어떤 방식으로 이동할 것인가는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당연히 집회 참가자들의 자유이고, 덤프연대가 이 사건 집회를 개최함에 있어 사건 당일 어떠한 형식으로 행진할 것인가 역시 덤프연대가 집회 당일의 상황을 고려하여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다. 

헌법재판소도 대사관 집회금지 위헌결정에서 “집회의 자유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보호되는 주요행위는 집회의 준비 및 조직, 지휘, 참가, 집회장소, 시간의 선택이다. 주최자는 집회의 대상, 목적, 장소 및 시간에 관하여, 참가자는 참가의 형태와 정도, 복장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2000헌바83 결정)”고 한 바 있고, 현실적으로 삼보일배는 이미 하나의 평화로운 집회 및 시위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찰의 집회 해산명령 이유도 무죄로 판명난 ‘미신고집회’

한편 삼보일배가 진행된 거리는 편도 2차로로 미리 행진이 신고되었던 곳이고, 진행거리도 채 50m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삼보일배를 통한 진행거리라기보다는 700여 명의 행진대오가 마로니에 공원에서 빠져나와 행진 대열을 갖추다보니 거리가 그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또한 삼보일배를 한 것은 행진 대오 약 100여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천천히 따라 걸었을 뿐이다. 게다가 당시 경찰은 마로니에 공원에서부터 이 사건 집회가 미신고집회라며 해산명령을 하고 마로니에 공원에 있던 집회 대오가 모두 행진 거리로 나오도록 기다렸다가, 행진의 선두가 막 삼보일배를 시작하자 바로 연행을 시작했다. 이렇게 행진 거리와 시간, 방법 등 당시 상황에 비추어 보면 막 시작되었다가 바로 끝나버린 삼보일배 행진이 신고 범위를 현저히 일탈했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2001. 10. 9. 선고 98다20929 판결)은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신고사항 미비점이나 신고범위 일탈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 기타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하여 ‘직접적인 위험이 초래’된 경우에 비로소 그 위험의 방지 제거에 적합한 제한조치를 취할 수 있으되, 그 조치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의 평화로운 삼보일배 행진의 경우 신고사항 미비점이나 신고범위 일탈로 인하여 타인의 법익 기타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하여 직접적인 위험이 초래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더군다나 경찰이 “삼보일배 행진이 신고되지 않은 사항이니까 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라 “미신고집회이니 집회 및 행진 자체를 하지 말라”고 한 점, 삼보일배 자체에 대해 한 번도 집회 주최자 및 참가자들에게 행진 방법 변경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 점, 삼보일배가 시작 되자마자 연행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 등은 경찰이 위험의 방지 제거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다고 볼 수도 없다.

설사 이 사건 집회가 신고 범위의 현저한 일탈로 공공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경찰은 미신고집회를 이유로 해산명령을 했을 뿐이다. 즉 이 사건 집회가 신고한 내용에서 현저히 일탈하여 공공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초래된 경우라고 판단해 해산명령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도 피고인들의 행위는 집시법 규정에 따른 위법성 구성요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의 삼보일배 행진은 적법한 집회 및 시위의 자유 행사에 따른 적법한 행위이므로 도로교통법 위반도 위법성이 조각된다 해야 할 것이다.
하위법이 헌법정신을 제한하는 한 법치주의는 없다

이 사건의 삼보일배 행진이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헌법상 집회 및 시위의 자유의 우월적 지위와 최대보장 취지, △집시법상 신고제도의 헌법적 한계, △덤프연대에 의한 집회 신고가 실제로 있었던 점, △집회의 목적이 노동자들의 생존권 확보와 노동3권 보장을 위한 정당한 것이었던 점, △미신고집회가 아닐 뿐만 아니라 신고된 일시와 장소의 범위를 벗어나지도 않았다는 점, △삼보일배 행진으로 진행한 편도 2차로는 원래 진행하기로 예정되었던 도로라는 점, △집회가 어떠한 폭력성도 띠지 아니하였고 삼보일배의 평화로운 방법으로 진행되었던 점, △경찰이 애당초 자의적으로 미신고집회로 규정하여 집회를 침탈했던 점, △삼보일배가 이루어진 거리와 시간이 매우 짧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삼보일배 행진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행위라 할 것이므로 형법 제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 할 것이다.

현재 이 파기환송심에 대해서는 재상고가 된 상황이고, 다른 한 건의 파기환송심 사건은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결국 4년여를 끌어온 삼보일배 행진의 적법성 문제는 파기환송심에 대한 재상고심의 판단으로 최종적으로 판단받겠지만, 현행 집시법이 헌법상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하고 본질적인 제한을 하고 있고, 실무에서는 경찰 등 공권력에 의한 침해가 그 도를 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법치주의란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인지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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