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노동정책의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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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 글은 지난 2014년 4월23일 열린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창립 제19주년 기념토론회 ‘지방분권 시대의 노동’에서 발표한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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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지방정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의 중요성, 지자체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관심은 각 주체마다 그 결을 달리하지만 노·사·민·정 모두의 관심이 되고 있다. 지역에 쏠리는 관심의 밑바탕에는 더 이상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한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공통적으로 깔려 있다.
주민 직선에 의한 지자체 선거가 부활한 지 20년 가까이 되는 지금, 탈(脫)중앙, 분권화, 지역주민 참여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정치구조가 확립되었다. 그렇지만 한국 지방정부의 권한은 취약하고 재정은 열악하다. 또한 지방자치를 위축시키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제도와 관행이 지배하고 있다. 개발주의와 성장주의 담론도 지방자치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이 결과 노동·복지·일자리 분야는 지방자치 행정의 변방으로 내몰려 있다. 지자체의 복지사업은 국가사업에 종속되어 있고, 독자적인 노동정책은 전무한 상태이다. 
그런데 심화되는 사회불평등과 노동양극화 현상은 지자체의 주된 역할을 ‘개발도시’가 아닌 ‘복지도시’로 바꾸어 놓았다. 지방선거 사상 처음으로 정책 사안이 부각되었던 2010년 선거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이 핵심이슈였다. 신자유주의의 거센 폭풍 속에서 보호막을 잃어버린 주민들의 생존권 요구가 복지 확충 요구로 확대된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상당수 지자체에서 노동, 비정규직, 복지, 일자리 분야의 새로운 실험들이 있었고 지자체 소속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아웃소싱의 직접고용, 생활임금 조례제정 및 시행 등 적지 않은 성과들이 나타났다. 
 
지방정부 역할의 전면적 재구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관계는 전면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먼저 정부 역할은 개발, 경쟁, 효율에서 복지, 연대, 공동체의 가치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는 ‘사람’ 중심의 행정 및 정치의 구현으로 외화된다. 한국의 사회보장이나 사회복지 부문은 서구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며, 특히 사회서비스의 수준은 상당히 낮다. 사회복지 예산은 증가하지만 주로 공적연금이나 건강보험, 기초생활보장 등 직접적 현금이전 부문에서의 재정규모 증대에 기인한 것이다. 아동·노인·장애인·여성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서비스 영역에 대한 공공지출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여전히 미미하다.  
정부 역할의 변화와 함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그간 중앙집권적으로 이루어져왔던 관행에서 탈피하여 지방과 주민들이 자율적, 혁신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사람을 포용’하는 공동체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전면적 기능재편과 역할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 이 방향에 기초하여 정치 및 행정에서 배제되어 왔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동·복지·일자리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의 역할과 노동정책
시대정신의 변화와 지역 주민의 요구에 따라 많은 지자체들이 그 동안 지방정부의 역할에서 배제해 왔던 복지와 노동 문제를 정책의 우선 순위로 올려놓고 있다. 그렇지만 중앙집권적인 노동행정 체계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행정조직의 특성상 지방정부가 담당할 수 있는 노동정책의 범위와 재원은 제한적이다. 
현재 특별지방노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는 다음과 같이 배분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업무는 직업안정, 직업훈련, 노사관계 분야이다. 노동조합관리업무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노동청의 관할 대상 노동조합의 구분은 있으나 같은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노동조합의 설립・변경신고수리, 임금 및 단체협약 신고접수 등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노사관리 기능에 있어서도 노동쟁의의 신고, 자료제출 요구 및 조사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고 지방노동위원회는 노동쟁의의 알선・조정・중재・재결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등 노사관리 기능이 지방노동위원회와 자치단체로 분산되어 있다. 직업안정분야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구인・구직 취업알선, 채용박람회 개최, 취업정보센터 운영・관리 등 일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법률상 지자체의 노동정책 수행 권한은 대단히 제한적이며, 현행 지방자치법에는 노동행정에 관련된 조항이 뚜렷하지 않다. 지방자치법 제9조(지방자치단체의 사무범위) 2항인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가 유일한 조항이고 매우 포괄적으로 언급할 뿐 노동행정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조항은 없다. 법률적으로 노사관계에 대해 지자체의 권한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10조의 노동조합 설립 신고 수리와 동법 제49조의 노동쟁의 조정과 관련한 규정 등 두 가지가 있다. 또한 ‘노사관계 발전 지원에 관한 법률’의 제3조에서 노사민정 협력 활성화 노력 책무와 시행령 제2조에서 지역 노사민정협의회 설치 구성을 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상과 같이 중앙정부가 인력과 재원을 독점하고 있지만 지방정부가 법과 제도를 핑계로 노동정책을 외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앙정부의 독점적 권한을 지방정부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법제도의 정비와 함께 현재의 조건에서도 지방정부의 권한으로 노동문제에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의 노동정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설정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지방정부가 실질적 사용자 위치에서 직·간접적으로 고용하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의 노동시장·노사관계에 관계하는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대화의 촉진을 위한 노사민정협의회 사업이다.
아울러 지방정부의 역할은 공공부문의 ‘모범사용자’에서 출발한다. 지방정부가 노사관계에서 모범사용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단지 정부가 고용하고 있는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는 △지자체가 고용하고 있는 공무원에 대한 책임과 그 대표체인 공무원노동조합과의 협력 관계 설정, △지자체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되어 있는 공공부문 종사자와 비정규직(아웃소싱) 노동자에 대한 책임, △지방정부가 수행하는 각종 발주 및 용역사업에 있어 원청으로서의 책임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또한 지방정부의 역할은 지역의 노동문제 해결을 위해 실시하는 각종 노동정책의 추진 및 감독 활동이다. 여기에는 노동복지의 확충,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 노사협력을 증진하는 각종 사업, 일자리 창출을 위한 취업알선 채용박람회, 직업훈련, 사회적 경제활동과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 수립 및 집행을 위한 노·사·민·정 협의회 사업의 추진 등을 꼽을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서울시 노동정책 사례 
서울시는 2011년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노동·고용문제에 있어 과거와 사뭇 다른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이 중 주목할 만한 것은 비정규직노동자의 정규직화, 노동정책 담당 부서의 신설, 노동복지센터의 설립 등이다. 박원순 시장은 보궐선거 당시 ‘노동존중 사회 정착’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하였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취약노동자 보호와 안정적 노사관계 정착 등을 약속하였다. 이들 공약은 구체적으로 △노동기본권 보장, △‘좋은’ 일자리 만들기, △취약노동 복지 강화, △노동조합과 거버넌스 구축, △‘노동인지적’ 서울시 행정 문화 등이다.
서울시의 노동정책은 지방정부의 노동정책으로는 획기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과거 울산시 북구 등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 비정규노동센터 설립 등의 노동정책을 추진하였으나, 서울시와 같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노동정책이 이루어진 사례는 없다. 또한 노동정책 수행을 위한 전담 부서인 노동정책과가 신설되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서울시의 노동공약은 시정 2년 만에 대부분 사업으로 집행되었다. 그 중 대표 사업을 살펴보고 성과와 한계를 정리해 보자.  
첫 번째 성과는 서울시 소속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먼저 직접고용 비정규직 1,369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이어 2012년에 1,133명, 2013년에 236명이 정규직화 됐다.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계획」은 △상시․지속적 업무 종사자 정규직 전환, △호봉제 도입, △전환제외자 처우개선, △관리제도 개선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특히 최대한의 인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중앙정부 지침에 비해 전환기준을 완화하고, 임금 및 후생복지 개선, 전환방식 등의 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다음으로 청소업무를 시작으로 간접고용 근로자의 단계적 정규직화 사업이 추진 중이다. 민간용역업체와 계약이 종료된 40개 기관 청소근로자 3,312명의 직접고용이 완료되었다. 도시철도공사, 서울메트로는 자회사 설립으로 청소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실현하였다. 시설·경비 및 기타업무는 2016년까지 직접고용을 하고, 2017년까지는 전체 간접고용 근로자의 정규직화가 마무리된다. 간접고용의 정규직화 사업에 있어 특징적인 것은 시의 예산부담이 가중되지 않고 오히려 예산 절감효과가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 청소분야 소요예산을 분석한 결과, 외주시 인건비 658억 원은 직접고용시 765억 원으로 약 16% 늘고, 소요경비는 외주시 415억 원에서 직접고용시 254억 원으로 약 39% 줄어들어 단기적으로 약 53억 원의 예산절감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입각하여 직무가치에 맞게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급’을 청소근로자에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외주업체별로 다양한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었던 서울시 전체기관의 청소근로자 임금을 통일하였다.
하지만 서울시 비정규직 대책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포괄적인 국․시․구비 매칭사업(보건복지건강사업의 간호사, 상담사, 의료급여사 등)과 25개 자치구 비정규직 문제(중앙정부와의 입장 차이, 재정분담 기준)까지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서울시의 약 380여 개(1만 7천 명 종사)나 되는 민간위탁 문제는 매우 포괄적인 법제도와 복잡한 고용구조 때문에 아직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 노동업무 담당 부서의 신설이다. 서울시는 2012년 9월 서울시 경제진흥실 산하 일자리기획단에 노동전담 부서인 노동정책과를 신설했으며, 노동정책팀·노사협력팀·노동복지팀을 두고 있고, 총 인력은 14명이다.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노동정책을 독립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부서(과)를 두고 있는 곳은 서울시가 유일하다. 
노동정책과의 신설은 노동정책 사업이 일회적인 아닌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 추진에 있어 담당 부서의 존재 유무와 인력 그리고 예산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셋째, 취약근로자 권리보호 및 복지증진 사업이다. 이 사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노동복지 종합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동복지센터 운영(4개소), △취약근로자 지원을 위한 노동단체 지원사업 추진, △취약근로자 근로실태 조사를 위한 시민모니터링단 운영(10명) 등이다. 사업 추진 실적을 보면 먼저 노동복지센터는 4곳에서 노동법률 상담, 인문학 강좌, 외국인근로자 한국어교실 등 근로자 권익보호 증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서울지역 노동단체 지원 사업으로 취약근로자 복지 증진을 위한 근로자복지관 시설 개선 및 근로자 자녀 장학금 지원 등이 집행되었다. 
이와 함께 근로자 권익보호를 위한 예방 활동이 실시되고 있는데 교육, 홍보, 시민명예노동옴부즈만 사업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표준근로조건 등 노동법 교육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치구별 근로자와 사용자 노동교육의 실시(52,946명)와 자치구 상공회의소 사용자 노무교육이 실시(5,520명)되고 있다. 또한 2013년 3월 노동권 보호를 위한 홍보 강화의 일환으로 ‘서울시민 노동권 보호를 위한 길잡이’를 제작․배포하고, ‘청소년 노동권리 수첩’을 제작하여 특성화고, 프랜차이즈본사 등에 배포하였다. 마지막으로 시민명예노동옴부즈만 근로자 상담 및 노무진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전화‧현장상담을 실시하는데 총 1,520건(월평균 169건)을 수행하여, 2012년 98건 대비 72%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보호 및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와 협약도 수행되었다. 서울시 아르바이트 청년 권리장전은 청년의 권리(8개)는 물론 사용자가 지켜야할 의무(12개), 서울시의 책무(6개) 등 총 26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시는 이 권리장전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 2013년 10월23일, 총 10개의 프랜차이즈기업과 청년단체, 관련 사용자협회와 공동선언 및 협약식을 개최하였다. 
서울시의 노동정책 사업은 다른 자치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노동정책 사업에서 제기되는 문제점도 있다. 첫째, 사회적 대화 기구로 노사민정 협의회가 구성·운영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각종 사업에 있어 민관협치와 상향적 정책 패러다임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노동영역에서 민관협치인 노사민정 협의회는 운영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노사민정 협의회가 원활하게 구성·운영되지 못하는 것이 온전히 서울시만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으나, 서울시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의지가 필요하다. 
둘째, 서울시 노동정책은 서울시 기초자치단체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및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대책, 노동정책 추진 전담부서 신설 등이 이루어졌지만, 기초자치단체의 상황은 이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서울시 산하 25개 구청 모두를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예산과 권한을 이유로 비정규직(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 특히 청소 등 이전 시기에 광범위하게 확산된 민간위탁 사업장 종사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성북·노원구와 부천의 생활임금제도 도입
노원구와 성북구는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생활임금제도(Living Wage)를 실시하고 있다. 생활임금제도는 최저임금제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적인 제도로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정책이다.
생활임금제도는 공공부문의 저임금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2014년에는 전년보다 5.5% 인상된 143만 2,000원이다. 임금 결정은 노동자 평균임금 50%와 서울시 생활물가 인상률의 절반인 8%를 합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다. 두 구청의 생활임금 적용 대상자를 보면, 노원구는 서비스공단에서 근무하는 청소·경비·주차·안내 등 68명이고, 2014년부터는 지역 도서관 4곳에서 근무하는 33명에게도 확대 적용된다. 성북구는 시설관리공단과 성북문화재단 소속 11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 부천에서는 전국 최초로 2013년 10월25일 ‘부천시 생활임금 조례’가 제정되었다. 조례는 2011년 12월20일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처음 논의된 이래 노·사·민·정의 실무 토론을 거쳐 2012년 5월 본 협의회에서 사업을 추진하여 의결하였다. 조례에 따라 부천시장은 매년 노사민정협의회에 20일 이상 심의를 요청해야 하며, 의결한 안에 따라 매년 9월15일까지 차기연도 생활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또한 생활임금위원회와 생활임금신고센터의 운영을 통해 제도의 원활한 시행을 보장하고 있다. 부천시의 생활임금의 수혜 혜택을 받는 해당근로자는 부천시 28개 부서, 근로자 406명으로 이들의 임금은 2014년도 최저임금(5,210원)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의 7%(5,575원) 인상안으로 설계되었다. 
생활임금제도는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인간적·문화적 생활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계층 간 사회양극화 해소, 지역경제 균형발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생활임금의 적용 대상자 확대, 생활임금의 결정 기준, 최저임금과의 보완성,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 해소 등 적잖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방정부 노동정책의 과제와 방향 
한국 지방정부의 노동정책은 출발 단계에 있다. 한국 사회를 지배해왔던 중앙집권적 정치사회 구조는 지역 차원의 독자적인 정책 및 사업 추진을 어렵게 했던 주된 요인이었다. 하지만 1995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전면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열렸다. 또한 2010년 6.2 지방 선거를 기점으로 복지, 일자리, 노동 등 새로운 사회 정치적 의제가 지자체의 현안으로 부상하였고, 이는 2013년 말 대선의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담론으로 귀결되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와 복지 담론의 확대에도 노동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점에서 노동 문제는 지방정부가 풀어야 할 핵심적 정치문제다. 하지만 노동의 가치는 지방정치와 행정의 본 영역으로 진입하지 못한 상태이다. 따라서 지방정부 노동정책의 방향과 과제를 몇 가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지방정치 및 행정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지방정부의 역할이 ‘성장과 개발’에서 ‘복지와 연대’로 전환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된 역할은 기업친화적 개발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의 행정 목표 및 사업 추진에 있어 그 동안 배제되어 왔던 ‘노동, 복지, 공동체’의 자리매김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지방정부의 노동정책 추진 시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는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치 및 의사소통이 원활해야 한다는 점,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지방자치의 기본 원리인 주민 참여가 보장되어야 하며, 정책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체계 속에서 마련되어야 생명력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지방정부는 고용주로서 모범 사용자의 책임을 져야 한다. 지방정부가 노동정책을 수행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은 지방정부 스스로 사용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직접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으나 실질적인 사용자 위치에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고용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다. 서울, 인천, 경기도에서 1차적으로 직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으나, 아직 민간위탁 및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방정부는 공공조달 정책을 통해 노동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다. 공공조달은 정부가 세금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공공기금을 이용하여 공공활동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공공재를 구입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조달시장은 추구하는 가치와 절차에 있어 민간부문과 차별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셋째, 지방정부 노동정책 전담부서의 설치와 재정 확충이 필요하다. 담당부서가 존재할 때 업무가 계획적이고 목적의식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방정부에서 노동정책 전담부서가 설치된 곳은 서울시 한 곳에 불과할 뿐 아니라 그것도 경제진흥실 산하 일자리기획단에 소속되어 있다. 또한 노동 정책분야에 배정된 예산도 대단히 적다. 담당부서, 인적역량, 예산은 각 지방정부의 노동정책 위상을 가늠하는 기준임을 상기해야 한다. 
넷째, 지역 노동·고용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사민정 협의회’의 설치 및 내실화가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1997년 경제 위기 상황 이후 각 지역별로 노사(민)정협의회를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지역노사민정협의회는 2013년 말 현재 17개 광역자치단체 모두에 설치되어 있고, 227개 기초자치단체 중 104곳에 설치되어 있다. 지역노사민정협의회의 기능과 역할은 지역마다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사무국이 설치되어 안정적으로 지역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곳은 22개소(광역9‧기초13)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지역노사민정협의회가 민관협치에 따른 지역 고용 및 노사관계 현안을 해결하는 기구가 아니라, 노사화합행사 등 파트너십 활동이나 지자체 시책의 전달‧홍보 기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역노사민정협의회는 민관협치의 사회적 대화기구로 그 위상을 높여 그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력 및 효율적인 역할 분담, 민간의 주도성을 강화하고 자생력을 확보하는 사업 추진, 현장 밀착형 사업의 확대, 전담 사무국과 인력 및 재정의 확충, 참여 주체의 대표성 제고 등이 시급히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노동조합의 지역 전략의 수립 및 실행이다. 노동조합운동 출신 일부 간부들의 지방정치 진출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의 지역 전략은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고 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역사가 짧고 노동운동의 정책역량이 취약한 가운데 지방정부에 대한 노동운동의 참여는 선거공간에서의 투표 참여운동과 정책 찬반운동에 머물러 있다.   
이제 노동조합운동의 대중적 역량에 기초해 지역사회 참여 전략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지방정부의 노동정책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동정책들은 자치단체의 일방적 집행 및 시혜로 머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노동의 힘에 의해 규제되고, 아래로부터 통제되는 지자체 참여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출발은 노조운동과 조합원의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동원 전략에서부터다.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은 당해 자치단체의 구성요소로서 자치운영의 원천이 된다. 따라서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지역사회 참여 여부가 지방자치 성공의 관건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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