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의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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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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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3일 금융노조는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26개 시중은행장들과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주5일제’에 합의했다. 금융노조는 1999년 산업별노조로 전환했고, 2000년 7월과 12월 두 번 총파업을 이뤄냈으며, 올 임단협을 통해 ‘주5일제’를 얻는 데 성공했다. 금융노조는 이번 합의가 ‘과거 기업별 노조 체제 하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사안’이며, ‘노동운동의 역사가 근로시간 단축의 역사'임을 보여준 쾌거로 평가했다.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을 만나 주5일제 합의의 과정과 의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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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5일제 합의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외환 위기 이후 이뤄진 구조조정으로 금융 노동자들은 하루 노동시간이 12시간이 넘는 등 노동강도 악화에 시달려 왔어요. 우리 노동자들이 주5일제로 육체적 휴식과 더불어 정신적으로 자기 계발을 할 여유를 갖게 된 점이 가장 큰 의미입니다. 금융 노동자들의 강한 요구가 있었고, 금융산업이 먼저 치고 나갈 필요성이 있었죠. 이런 배경에서 지난 3월부터 주5일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고, 합의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전체 노동자의 입장에서 주5일제 도입이 시급한데 비해 노사정위원회의 주5일제 논의는 지지부진했고, 이런 시점에서 금융노조가 주5일제의 사회적 확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교섭 과정은 어땠습니까? 

사실 정부와 금융노조의 교섭이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은행장들은 결정권을 갖지 못했어요. 관계 부처와 청와대의 입김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쪽부터 정리해야 했죠. 특히 경제 관련 부처에서 반대가 심했어요. 금융산업이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게 이유였죠. 노사정위원회도 거부감을 나타냈습니다. 은행장들은 경비 절감과 직원의 자기 계발 동기 부여를 이유로 찬성하는 입장이었어요. 노사의 자율 협상이 가능했다면 일찍 타결되었을 겁니다. 우선 정부와 청와대를 설득했고, 정부 부처간 의견 조율 문제로 결렬 위기도 있었지만, 노사정 합의로 법 개정이 이뤄지면 다시 협의한다는 전제 조건을 두고서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정부가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입니까? 

5월31일로 예정된 파업은 정부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특히 파업이 월드컵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대신 정부는 '노사 평화 선언'을 요구했고, 이 때문에 최종 합의가 한 시간 넘게 지체됐습니다. 파업 투쟁을 진행 중인 민주노총 동지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 평화 선언을 받을 순 없었고, 주5일제 도입에 따른 대고객 서비스 협조 선에서 마무리했습니다. 

교섭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은행장들이 전권을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삼중 사중으로 교섭해야 했던 점이 가장 어려웠어요. 두 차례의 파업과 지도부 구속·수배 건에 대해 정부가 엄청난 부담을 갖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사실 '이번에 결승전을 한번 치르자'는 태도로 압박했습니다. 두 차례의 파업에서 금융노조와 정부가 1대1이었으니까요.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된 주5일제 안에 대해 민주노총은 비정규노동자의 피해를 이유로, 한국노총은 노동자들의 기존 노동조건이 악화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합의로 금융노동자의 노동조건이 악화되진 않습니까? 

크게 보아 노동조건의 악화는 없습니다. 현장을 돌았는데, 반응이 아주 좋아요. 비정규직 부문에 대해서는 노조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비정규직의 임금 저하가 없도록 한다는 노조의 주장에 은행장들은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합의문에는 넣지 못하겠다고 버텨, 결국 회의록에 남기는 수준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이면으로는 임금 저하가 없도록 한다는데 합의한 것이죠. 정규직의 경우 고위직은 손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은 거의 없습니다. 상박하후의 원칙에 충실했다고 봅니다. 

이번 합의에서 주5일제 말고 주목할만한 사안은 무엇입니까?

사측이 본조로 조합비 일부를 바로 납부하는 체크오프(조합비 공제)를 얻어냈습니다. 단계적으로 본조로의 납부 비율을 높여나가, 2006년에는 전체 조합비의 25%에 이르게 됩니다. 이는 50억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하반기 사업계획은 어떤 게 있습니까?

경남, 광주은행의 우리은행으로의 통합 문제가 걸려 있는데,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일방적인 강제합병이 이뤄지지 않도록 할 계획입니다. 구조조정은 그 동안의 투쟁 결과로 정부가 금융노조를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봅니다. 산별노조 사업과 관련해서는 금년 말까지 금융노조 안에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노조 재정, 금융노동자 기부금, 사용자 기부금을 모아 금융노동자는 물론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을 펼칠 생각입니다. 그리고, 결식아동 문제는 16만 금융노동자가 책임진다는 목표를 갖고 하반기부터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조 내 관련 부서가 계획을 만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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