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이 아닌 노조를 원합니다."

섹션:

부 제목: 
노명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글쓴이 :

 

*************************************************************************************
때: 2002. 10. 19(토)
곳: 명동성당
만난 이: 이명규 『노동사회』 편집차장 
lee@klsi.org
*************************************************************************************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투쟁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무원 노동조합은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지금 정부는 국민들에게 공무원 노조를 허용하고 있다는 시늉을 하기 위해 '공무원조합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조합법을 뜯어보면 노동조합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명시적 조항까지 집어넣으면서까지 공무원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무원을 노동자로 보지 않고, 아직까지도 스스로를 국민 위에 군림하는 특권 계층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의 공무원조합법은 이미 있는 직장협의회 시행령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오히려 정부는 공무원조합법안에 처벌 규정을 더욱 강화시켰습니다. 우리는 노동조합을 얻기 위해 싸웠지 직장협의회 수준의 조합법을 얻기 위해 싸운 것이 아닙니다. 이대로라면 굳이 조합법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이게 뭡니까? 우리를 속인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는 말인가요?

우리는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부 태도를 보면서 마치 아버지가 자식을 믿지 못하는 것과 같은 뿌리깊은 갈등의 골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전혀 우리와 대화할 자세가 아니었습니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 조합법에 대한 의견서를 써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책상 밑에 쌓아두고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 후에 공무원 의견란에는 '별의견 없음'하고 적어 처리했습니다. 우리를 전적으로 배제하는 처사가 아니면 이게 뭐겠습니까? 대조적으로 전국총무과장협의회에서 조직단위를 광역시·도로 한 것을 시·군단위로 해달라는 의견은 그냥 들어주었습니다. 과장협의회는 어떤 면에선 사용자측에 해당하는 단위입니다. 이런 정부 태도가 전국 공무원들을 분노케 했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는 정부가 실력 대결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우리를 내몰았다고 봅니다. 

투쟁 계획을 어떻게 세워 놓고 있습니까?

투쟁 수위는 전적으로 정부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지금 결정된 상황은 10월26일 본부별 투쟁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10월28∼30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할겁니다. 그리고 10월31일 중앙위원회에서 투쟁 수위를 결정하고 11월4∼5일 총파업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투쟁일정은 지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국민선전전, 리본 달기, 배지 달기 등이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에서 힘차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또 노동계와 시민단체도 공무원 노동조합 인정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법추진을 위한 국회의원 선전 작업도 진행중입니다. 몇몇 국회의원의 동의를 받아 노동조합법 입법추진을 할 예정입니다.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정부는 이런 활동에 대해 철저히 탄압하고 있습니다. 10월17일 전국에서 올라온 1,700여명의 동지들이 모여 여의도에서 집회를 갖기로 예정됐습니다. 하지만 불허 방침이 났고 종묘로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경찰이 나타나 단지 조합 조끼를 입었다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조합원들을 연행해 갔습니다. 그래서 지금 조합원 50여명이 연행된 상태입니다. 게다가 인권국가, 민주국가를 외치는 김대중 정부가 아무런 무기도 들지 않은 조합원들을 방패나 곤봉으로 내리쳐서 2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공무원 노동조합 인정에 대한 공무원들의 정서는 어떻습니까?

우리 조합원들뿐 아니라 비가입 공무원들도 정부의 공무원조합법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입니다. 직장협의회가 있는데 노동조합도 아닌 조합을 만든다는, 겉포장만 그럴싸한 정부안에 대해 너무 기만적이다는 분노가 고조되어 있고 반드시 조합법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열망이 높습니다. 공식적 제안은 없었지만 한국노총 산하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하여 공무원조합법 폐지를 위해 저희와 연대하겠다고 했습니다. 

공무원 노조에 대한 국민 여론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저희들도 여론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한길리서치와 공무원 노동조합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 60.3%가 공무원 노동조합 결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는 각 일간지에 대국민 선전광고를 게재할 예정이고 시민을 위한 전단지도 배포중입니다. 또 민변, 노동법학회, 노동계에서 공무원조합법에 대해 의견 개진을 했습니다. 이런 국민 호응에 대해 정부는 지금 철저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일제 시대의 관료주의 정신, 지시일변도에서 한치도 벗어나고 있지 못한 집단입니다. 여기서부터 고쳐야 합니다. 정부의 공무원조합법안은 단지 이 정권의 대선 공약이었기에 중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해가 가기 전에 입법예고했을 뿐 어떤 고민도 없습니다. 통과되든 안되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국민을 신뢰하지 못하고 하위 공무원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 조직은 썩어 뭉그러진 조직입니다. 

향후 투쟁 전망을 어떻게 봅니까?

지금까지 정부의 공무원 노동조합에 대한 자세를 지켜 본 하위 공무원들은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런 공무원 노동자들의 열망으로 인해서 헌법에도 보장된 권리를 인정치 않는 정부를 향한 조합법 폐지 투쟁이 일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정부의 특별법이 아닌 일반법에 따른 노동조합 인정을 반드시 관철시킬 것입니다. 

 

제작년도:

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