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노개투 선도할 양대노총 제조공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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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다시 뭉친 제조노동자들
제조노동자들이 13년 만에 양대노총 제조부문 공동투쟁본부(이하 제조공투본)으로 다시 뭉쳤다. 이번 양대노총의 제조공투본 출범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2년에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와 노동시간 단축 쟁취를 위한 양대노총 제조공투본’이 구성·운영된 바 있다. 당시 제조공투본은 주40시간으로의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공동 실천사업을 전개하였고, 이는 주40시간의 법제화를 이끌어 내는 주요한 동인(動因)이 되었다. 이후에도 2008년 현대기아자동차의 바이백(BUY-BACK, 부품 역수입 지침) 반대 투쟁, 2012년 이후 진행해 온 주간연속 2교대 공동대응 사업을 통해 제조노동자 전체 또는 양대노총 금속노동자가 다양한 수위로 공동 대응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온 바가 있다. 하지만 각각의 공동대응은 연속성을 갖고 진행되지 못한 채 일회적으로 머물렀던 한계가 있었다고 공히 평가된다.
이번 공동투쟁은 작년 12월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분과에서 먼저 논의되고 제안되었다. 특히 2014년 통상임금 투쟁이 주요한 이슈로 진행되었지만 입법화 투쟁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진행됐다. 이에 따라 사업장별 현장투쟁이 사회적 파급력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 속에서 2015년 전개될 노동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정상화 투쟁을 보다 상승·발전시키자는 측면에서도 양대노총 제조노동자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러한 와중에 작년 연말 노사정 합의와 박근혜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이라는 일방적인 노동시장 구조개악안이 나오면서 제조노동자의 공동투쟁의 요구와 필요성은 자연스럽게 각인되었으며, 제조공투본으로의 발전적 조직 전망을 갖게 되었다. 
이에 2014년 12월17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과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에 제안하여 같은 달 30일 실무진이 첫 간담회를 열고, 올해 1월13일 정책단회의, 1월22일 ‘제조공동회의’를 거치면서 3월11일 제조공투본을 대중적으로 출범시키기로 결정했다. 출범식에 앞서 2월2일에는 각 조직의 대표자들이 참가하여 공동투쟁 결의를 연서명으로 확인하고 이를 대내외적으로 선포하였다. 
제조공투본의 공동요구와 관련해 새로운 것은 없다. 원래 제조산업에 대한 발전 요구와 함께 10대 요구안을 정식화하기로 했으나, 투쟁 과정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악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는 취지에서 요구를 압축해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실노동시간 단축(주52시간 상한제)과 통상임금 정상화 입법화, △최저임금 1만 원 쟁취 등 3가지로 정식화했다. 그러면서 제조산업 발전 요구는 올해 상반기에 연구사업을 거쳐 하반기에 제조공투본의 연속사업으로 가져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제조공투본으로 하나 되기까지 
 
 
<사진: 2월 2일 한국노총에서 열린 양대노총 제조부문 대표자 공동결의식 ⓒ금속노조>
 
1) 2.2 대표자 공동결의식
양대노총 제조부문의 공동투쟁에 대해 각 조직별 내부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분출되기도 했다. 노사정위 참여를 둘러싼 논쟁, 과거 노동현안에 대한 입장차, 투쟁의 역사 등 불신을 표출하는 동지들의 의견이 부당한 것만은 아니었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불식시키고 원래 취지에 맞도록 힘 있게 공동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에 둔 사전 공동사업이 필요하다는 것과 대표자들의 연서명을 동반한 상징적인 결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러한 취지에서 진행된 사업이 올해 2월2일의 대표자 공동결의식이었다. 이는 제조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을 내부에서 결의하고 마는 것에 머물지 않고 언론을 통해 대외적으로 선언하는 첫 출발점이었다. 
 
2) 2.24 국회토론회 입법촉구 
2월에는 임시국회를 겨냥해 양대노총 제조부문 공동대책회의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국회의원들(우원식, 은수미, 이인영, 장하나, 한정애, 심상정 의원)의 공동 주최로 2월24일 국회에서 토론회 ‘실노동시간 단축, 통상임금 정상화 입법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를 진행했다. 
취지는 노동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논의는 국회 노사정소위에서 충분히 논의된 국회지원단 제시안과 여야 간사의 합의내용을 기본으로 빠르게 입법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반해고 요건 완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완화, 기간제 4년 연장 등 노동시장 구조개악안은 말도 안 되므로 당연히 거론할 가치도 없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의원과 양대노총의 핵심 간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3) 3.11 제조공투본 출범식 및 제조부문 전국노동자대회
애초에는 평일에 조합원까지 참여하는 집회를 성사시키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조공투본의 출범을 알리는 공동포스터 부착, 한 달여에 걸친 현장조직화에 힘입어 5천명의 제조부문 산별조직 노동자들이 참여한 대회를 성사시켰다. 그것도 조직화 목표를 여러 번 수정해서 결정한 3,700명을 훨씬 초과한 규모였다. 실제 전국노동자대회는 각 조직의 실정을 고려하고 존중하면서 압축적으로 진행되었다. 이 날 출범식 및 전국노동자대회는 제조공투본의 신뢰와 자신감을 획득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4) 3.27 제조공투본 간부 합숙워크숍
간부 합숙워크숍은 3월11일 개최한 제조공투본 출범식을 평가하고 이후 상반기 투쟁을 결의하는 장이었다. 체육행사, 전체회의와 단합대회로 이어진 워크숍에서 제조부문 산별조직의 간부들은 3월31일로 예정된 노사정위의 일방적 합의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방안과 5.1절 공동집회, 상반기 시기집중 투쟁, 제조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사업 프로젝트 등을 논의하고 이를 결의하였다.
 
 
 
<사진: 3월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제조공투본 출범식 및 전국노동자대회 ⓒ금속노조>
 
 
5) 3.31 제조공투본 공동기자회견
3월27일 간부 합숙워크숍에서 결정한 사항들을 발표하기 위해 제조공투본 긴급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일방적인 노사정 합의를 중단할 것, 만약 노동시장 구조개악안을 강행처리 할 경우 중대한 결단을 할 것과 20년 만에 공동 총파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 기자회견의 요지였다. 노사정 합의 시한 마지막 날인 3월31일 개최한 제조공투본의 공동기자회견은 많은 언론사의 관심을 받아 경쟁적으로 보도되었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6) 노사정위 합의 무력화 대응
제조공투본이 긴급기자회견을 가진 3월31일 오후 2시에 한국노총이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었다. 제조공투본 소속 금속노련과 화학노련의 간부들이 참관하며 중집위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우리의 요구를 담아 피켓팅을 하였다. 한국노총은 소속 26개 산별연맹·노조 위원장과 16개 지역본부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내부 회의를 통해 일반해고, 취업규칙변경 등 5대 불가 사항에 대해 최후통첩을 하기로 결의했고, 노동절에 전국집중집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4월8일 속개된 중집에서 한국노총은 최종적으로 노사정 합의 결렬 선언을 했다.  
 
7) 5.1절 공동집회 등 양대노총으로 확대된 연대전선의 요구
노사정합의가 최종 결렬된 가운데, 제조공투본으로 시작된 양대노총의 공동대응과 연대전선은 이제 총연맹 차원으로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이에 제조공투본은 양대노총에 5.1절 공동집회를 개최할 것을 제조공투본 명의의 공문을 통해 공식 요청하고 있다. 
 
연대의 정점은 최초의 시기집중 공동파업
제조공투본은 3월27일 간부 합숙워크숍에서 올해 최초의 시기집중 공동파업을 전개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공동파업을 준비 중이다. 우선 4월 초부터 조기교섭에 돌입하고 5월 집중교섭, 6월10일 전후 일시에 조정신청, 6월 중하순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6월 말~7월 초에 공동파업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조직에 여름휴가 전에 임단협 타결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조직방침을 하달할 예정이다. 특히 6월 말~7월 초에 각 조직별 규모의 10%가 참여하는 2차 전국제조노동자대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투쟁은 제조노동자의 단결투쟁에서의 수위는 물론, 올 상반기 투쟁에 있어 정점이 될 것이다. 정부가 도발할 시, ‘제2의 노개투’의 선봉장이 될 것이다.
한편 제조공투본은 상반기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투쟁만으로 그 역할을 끝내지 않기로 했다. 일회성의 공투본이 아니라 공동화, 파편화되어 있는 제조산업의 현황을 제대로 진단하고 구조적인 발전을 통해 제조노동자의 고용과 생존권을 지키는 공동사업과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 이를 위해 5월부터 ‘제조산업 발전 연구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고 오는 10월경에 결과를 내는 동시에 이를 제조산업의 발전을 위한 요구로 정식화하여 대정부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양대노총 연대전선의 견인차 제조공투본
현재까지 4개월 정도 진행한 양대노총 제조공투본의 사업은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과를 남기고 있다. 특히 전체 노동자의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전선에서 제2의 노개투를 선도할 양대노총 연대전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사실을 실천 속에서 실제로 확인하고 있고 그 결과는 노사정위 합의 무력화로 이어졌다. 한편으로 각 조직별로 투쟁을 조직화하는데 새로운 분위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으며, 제조공투본은 지역으로도 확대·구성되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업이 일회성에 머물지 않고 지속성을 띈 사회적 실천 사업단위로까지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 발전 여하에 따라 제조공투본은 노동운동의 역사를 새롭게 구축하는 작지만 굵은 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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