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구조조정의 현황과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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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위기 이후 정부는 합병·퇴출, 인원감축 위주의 금융기관 정리 일변도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하여 2002년 6월까지 무려 630여 개 기관을 퇴출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2금융권만 하더라도 비정규직을 포함하여 25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1997년 말 이후 2002년 상반기까지의 금융권 업종별 구조조정 현황은 [표1]과 같다.

제2금융권 구조조정의 문제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의 주요한 문제점을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 째 금융기관 재무건전성 기준을 일방적으로 적용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IMF와의 대기성차관협약(Stand-by Arrangement : 1997.12.3~2000.12.3)에 따라 1997년 12월 이후 3년간 총 11차례의 정책협의를 거쳐 세부합의서를 작성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기준은 점차 강화되었다. 지난 5년간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혁이 진행된 결과, 금융기관 퇴출 위주의 구조조정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둘째 외국자본의 잠식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보험업종을 예로 보면, 현재 외국회사는 생명보험의 경우 10개, 손해보험의 경우는 8개인데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이며, 합작사가 외국사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 전체적으로는 직원수와 모집인수가 감소하였지만 외국사는 꾸준하게 직원과 모집인을 증원하고 있고 시장점유율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도 진입규제 완화로 외국사 신규진입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방카슈랑스로 외국사의 시장잠식은 강화될 것이다. 최근 6년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외국사 현황은 [표2], [표3]과 같다.

셋 째 재벌자본의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정부 구조조정정책으로 인한 중소형사의 퇴출, 지급여력비율 미달 사실의 공표, 적기시정조치 등으로 기존 고객의 이탈현상이 격화되면서 재벌이나 특정자본 등 유력사로 집중되는 현상이 계속되어 재벌 산하의 보험, 증권, 신용카드사가 막강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되었다.

[표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생명보험의 경우는 유력 3사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하게 증가하여 5년전 64%선에서 77% 이상으로 증가된 반면 나머지 전체사는 36%에서 23%로 감소되었다. 손해보험의 경우는 [표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력 4사의 시장 점유율이 5년전 64%선에서 73%까지 증가된 반면 나머지 전체사는 40%에서 27%로 감소되었다.

넷 째 대형화·겸업화 만능주의 아래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정부는 경쟁력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면서 ‘대형화, 겸업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결국 중소형 금융기관을 계속 퇴출 및 구조조정하고 고용불안을 초래케 하며, 외국자본과 재벌사·대형사 중심으로 금융시스템을 재편하는 방향으로 귀착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전면적인 대형화 정책은 추세맹종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대형화의 실익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단순히 대형화한다고 해외의 유력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무분별한 대형화가 오히려 독과점의 폐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 숙련(Skill)과 핵심 경쟁력 향상을 우선하는 자세가 아쉽다. 금융권의 업무제휴, 합병, 지주회사를 통한 대형화·겸업화 동향은 다음과 같다. 

   ■ 은행과 보험사 제휴
      ● 국민은행+ING생명, 우리은행+AIG생명, 신한은행+BNP파리바생명, 하나은행+알리안츠생명, 한미은행+흥국생명

   ■ 증권사 합병 및 지주회사 설립
      ● 브릿지증권(일은+리젠트), 굿모닝신한증권, 동양증권(종금+증권),  LG증권(증권+종금)
      ● 지주회사의 자회사 : 우리증권, 신한증권
      ● 금융전업그룹의 전환 움직임 : 하나, 동원, 대신, 교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합의가 필요

정 부의 신자유주의 노선을 따라 주주가치 극대화의 이념 아래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금융정책 개혁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실물 경제에서 GDP 대비 총투자율이 급감했고 국민경제의 성장방식이 투자견인형에서 소비의존형으로 바뀌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고용창출이 어려워졌다.

이러한 정책은 우리 금융산업 발전에 관한 명확한 청사진이 부재한 상태에서 과당실적경쟁을 초래하면서 끊임없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으며, 기업금융의 위축과 고용창출 전망의 부재라는 국민경제의 심각한 고민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따라서 금융산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합의와 미래 금융시스템의 토대 구축이 절실하다.

중장기적으로는 ① 초국적 투기성 자본의 규제와 제한을 통해 대외종속성을 극복하고, ② 재벌의 금융지배와 경제력 집중을 극복하고, ③ 관치금융 청산과 자율·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며, ④ 다양한 금융기관의 독자적인 발전과 특성화된 전문금융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시급하게는 ① 금융기관과 노동자 정리 일변도의 구조조정 정책을 철회하고, ②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부실경영책임자 및 대주주 부담과 처벌을 강화하며, ③ 관치 금융을 청산하고, ④ 금융기관 재무 건전성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고, ⑤ 노동자의 의사결정 과정 및 소유·경영 참가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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