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영의 중국경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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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한국이 중국과 정식 외교를 맺은 지 10년이 된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유난히 중국관련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 내용은 중국의 경제 개혁을 다루었고, 몇몇은 중국문화를 다룬 것도 있었다. 

일전에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술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누가 말하기를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된 후부터 평등 사상이 강조되어 연장자에게도 한 손으로 술을 따른다는 얘기를 했었다. '거기도 같은 유교 문화권이어서 윗사람에 대한 태도는 비슷할 줄 알았는데, 한 나라의 체제라는 게 무섭긴 무섭군' 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옛말인 것 같다. 카메라에 비친 중국은 내가 사는 이곳이랑 별달라 보이는 것이 없었다. 심지어, 어느 광장에 모인 학생부터 노인까지 모두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중국의 개혁과 개방은 결국 서구 선진국 따라하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장은 도입하되 자본은 싫다?

등소평은 '중국식 사회주의'를 천명했다. 시장은 들여오되 자본은 들여오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현대화를 지향하지만 서구식의 자유화는 철저히 배격한다고. 시장이 탈선의 기미를 보이면 당의 개입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지금 15억 인구의 미래를 내기돈으로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 

저자는 학문적 관심에서도 중국의 승리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종종 현실은 개인의 염원을 냉정하게 외면한다. 시장의 힘은 커지고 있는 반면 중국 정부의 개입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중국도 예외없이 '세계화'의 유행아래 시장과 정부의 관계가 적대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 과연 중국의 치부(致富)는 어떻게 끝나게 될까? 

중국의 실험이 성공하던 실패하던 그게 무슨 대수이랴 하고 책을 덮어보지만, 상관없다는 큰소리 뒤에 숨어있는 답답함의 정체는 무얼까? 중국여행을 마친 저자의 고민이 나에게 옮았나보다. (생각의나무, 8천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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