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통계, 함정을 피해 제대로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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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나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기관들은 고용 및 임금정책 등 노동정책에 활용할 목적으로 많은 노동관련 통계조사를 실시하고있다. 그리고 그 조사결과들은 노동조합에서도 활용한다. 그런데, 이 통계자료들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을까? 그리고 노동조합은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을까?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격언이 있다. 객관적으로만 보이는 통계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질 것을 표현하는 이야기다. 통계에 대한 불신은 사실을 밝히기 위해 통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장을 합리화하고자 사실을 왜곡시키거나 논리를 비약시키기 위해 통계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통계의 ‘객관성’에 속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통계조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며, 올바르고 쓸모 있는 통계를 식별할 줄 알아야 한다.

정부 노동통계, 어떤 것들이 있을까

노동통계는 크게 고용과 임금에 관련된 통계로 구분된다. 물론 이외에도 노동생산성통계, 노사관계에 관한 통계, 그리고 산업재해통계 등이 있다. 정부기관에서 작성되는 대표적 노동통계로는 [표1]과 같은 것들이 있다. 경제활동인구조사와 사업체기초통계조사는 통계청에서 작성되고, 나머지 통계들은 노동부에 의해 작성된다.

[표1] 정부 노동통계 조사현황


고용통계는 조사방법에 따라 사업체조사와 가구조사로 구분된다. 사업체조사는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거나, 그 중 일부분의 표본을 뽑아서 사업체 단위별로 자료를 수집하여 작성하는 것으로서, 실제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통계자료가 수집된다. 임금노동자의 규모는 물론 노동시간, 임금, 직종, 입직 및 이직, 산업재해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업체조사에만 의존할 경우 자영업자나 실업자, 그리고 소규모 사업체가 누락되기 쉽다. 반면 가구조사는 가구를 방문하여 실시되는 조사로 각 가구에서 일자리가 있는 사람과 일자리가 없는 사람을 조사하기 때문에, 사업체에 취업한 사람뿐만 아니라 주된 사업장이 없는 사람과 자영업자, 실업자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체조사와 가구조사는 상호보완적인 측면을 가지며, 경제 전체의 취업 및 실업상황 파악에 있어서는 가구조사가 상대적으로 보다 더 유용하다. 

‘객관적 통계’라는 인식의 함정 

한편 임금통계는 가계조사보다는 사업체조사 자료가 더 신뢰성이 있다. 왜냐하면 가계조사에서 취업자는 소득수령자인데, 일반적으로 소득수령자가 조사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된 소득자료는 신뢰성이 낮은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 소득 지급자의 경우는 소득을 정직하게 보고하지 않을 동기가 더 적기 때문에 소득지급자가 조사표에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체조사를 통해 상대적으로 정확한 소득조사가 이루어진다. 

[표1]에서 경제활동인구조사는 가구조사이고, 사업체기초통계조사와 이 조사자료를 모집단으로 하는 노동부의 대부분 통계조사는 사업체조사에 기초하고 있다. 통계 사용자는 자료를 선택하기 전에 우선 각 자료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분석목적에 가장 알맞은 자료를 선택하여 분석해야 한다. 

노동통계관련 정보는 주로 통계조사 기관이 제공하는 공표내용에 거의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작성 기관은 해당 통계를 발표하면서, 조사결과를 분석하여 주요특징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하고 대부분 이에 기초하여 통계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작성 기관의 배포자료는 통계작성기관 시각에서 통계내용을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기관의 시각에 치우치기 쉽다. 또 통계작성기관은 통계지표의 단기적인 변화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인 추세변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해석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 통계조사를 실시하거나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 국가수준에서 정치적 개입이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실업률 또는 노동쟁의 등이 보고되는 경우에는 정치적 입김이 개입될 위험성이 항상 있다. 이럴 경우 대표적으로 통계의 정의 및 계산방법, 발표시기 등을 변경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우선 노동정책의 주요지표인 실업률, 임금통계, 노동조합조직률 등의 예를 통해 정부 노동통계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자.

‘실업자’로 인정받기의 어려움 

경제의 침체정도와 일자리의 감소정도 등을 나타내는 실업률은 노동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통해 파악된 실업자를 경제활동인구(만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 주간 동안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하여 노동을 제공한 사람과 제공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 즉 취업자와 실업자)로 나누어 계산하는데, 같은 기간의 조사라고 하더라도 실업자의 정의 및 측정방법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실업률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실업자의 정의를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 기간(매월 15일이 포함된 1주일간)에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일을 하지 못하였으며,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였던 사람으로서, 즉시 취업이 가능한 사람”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노동기구(ILO) 방식에 따라 1주일간 구직활동을 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실업률을 추산한다. 이 방식에 의하면 1주일에 1시간 이상 수입이 있는 일을 한 사람은 모두 취업자로 간주된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의하면, “4주 동안 구직활동을 한번이라도 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이 실업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실업률이 ILO 방식에 의한 것보다 높아진다. 게다가 우리나라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은 구직단념자(일자리를 갖기 원하지만 노동시장 상황이 나빠 취업가능성이 없을 것 같아 아예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와 불완전 취업자(조사대상기간 동안 노동시장적 이유로 인해 정상적인 노동시간보다 짧게 일하였으며, 추가취업 및 전직을 원하는 사람들)를 제외하고 계산한 것이다. 당연히 이들까지 포함하면 실업률은 더 높아져야 한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실업률과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체감실업률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IMF 이후인 1999년 8월의 경우를 살펴보면, ILO방식으로 실업률을 측정했을 때는 5.8%인데 비해 OECD 기준 실업률은 6.2%로 0.4%포인트가 높게 나타났다. 그동안 우리나라 실업률 통계는 ILO 방식으로 작성됨으로써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정부가 실업률 수치를 고의로 낮추려 한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1998년 6월에 OECD 기준 실업통계를 ‘보조지표’ 형태로 처음 발표하였는데, 이 당시 정부가 눈치를 보다가 실업률이 낮아지는 시점을 잡아 OECD 기준 수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한 지는 10년 가까이 되었지만, 정부는 올해부터 OECD 기준에 의해 실업률을 발표할 계획이다.  

과대포장되기 쉬운 임금통계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임금통계는 노동부의 매월노동통계조사에 근거해 왔다. 이에 의하면 2003년 비농전산업의 평균 임금총액(정액급여+초과급여+특별급여)은 222만8천원이었다. 그런데 이 수치도 전체 노동자의 임금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통계조사는 비용이나 신속성 등의 이유로 인해 ‘모집단’, 즉 전체가 아니라 그 일부분인 ‘표본’만 조사하여 전체에 대한 예측을 내놓는 것이다. 따라서 표본이 모집단을 제대로 대표하지 않는다면, 표본만 조사한 결과에 기초하여 전체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여러 오류와 왜곡이 생길 수 있다. [표1]에서 사업체기초통계조사와 전국노동조합조직현황조사를 제외한 나머지 조사는 모두 표본조사이다.

매월노동통계조사의 경우 조사대상이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중 6,700개 표본사업체로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어서는 ‘임시일용직’ 노동자와 ‘5인 미만 소규모사업장’ 노동자의 임금이 통계조사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들 노동자의 임금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매월노동통계조사에 의한 임금통계는 전체 노동자의 임금수준을 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가 또는 지방행정기관, 군·경찰, 국·공립교육기관을 조사대상에서 제외하고,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농업·수렵업 및 임업, 어업으로 분류되는 직종들도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임금통계와 비교를 할 때는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한편, 비정규노동자와 소규모사업체노동자의 실태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매월노동통계조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사업체노동실태현황조사가 있다. 사업체노동실태현황조사는 사업체기초통계조사의 조사대상 사업체 중 상용종사자, 임시 및 일용종사자 또는 무급종사자가 1인 이상인 60,000개 표본사업체를 조사대상으로 하여 정규노동자들과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노동자들의 임금 및 근로시간 등 노동조건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현행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의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사업체조사를 추가로 실시하여 비정규노동자의 규모를 사실에 근접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실시되고 있다. 

법외노조는 조직률 통계도 빼먹어야 하나

노사관계에 있어 중요한 통계지표인 노동조합 조직률은 조합원수를 조직대상노동자로 나눈 수치로 정의된다. 그런데 조합원수와 조직대상 노동자를 어떻게 보고 조사하느냐에 따라 노동조합 조직률 또한 달라지게 된다. 노동조합 조직률을 계산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전국노동조합조직현황조사’를 통해 전체 조합원의 수를 파악하고, 이를 경제활동인구조사상의 전체 임금노동자(상용·임시·일용직) 수로 나누어 계산하는 것이다. 이 방법에 의하면 2003년 말 기준 노동조합조 직률은 10.8%이다.

노동부의 노동조합 조직률 집계방식은 이와 다르다. 1999년 이후부터는 임금근로자에서 공무원(철도, 체신 등 기능직 공무원과 국공립교원은 제외)을 뺀 수로 조합원수를 나누어 계산한다. 이 방식에 따르면 2003년 말 기준 조직률은 11.0%로 나타났다. 그런데, 노동부에 의해 매년 시행되는 노동조합조직현황조사는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이 교부된 전국의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조사표를 배포·수거하는 자기기입방식으로 조사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법외노동단체의 조합원수는 통계에서 제외되고 고용형태별 조직률 등을 계산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반면,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는 가구조사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므로 공무원노조 등 법외노조의 조합원이 분석에 포함되고, 고용형태별 조직현황의 파악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 방식에 따른 조사가 노동부의 노조를 대상으로 하는 조합원수 조사에 비해 조직률이 약간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2003년 8월 현재 노동조합 조직률은 10.8%나 11.0% 보다 높은 11.4%로 나타난다.

노동통계 제대로 활용하기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노동통계는 많은 불확정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통계 사용자가 노동통계를 제대로 해석하거나 문제의식을 갖고 통계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려 한다면, 조사방법 및 과정에 대해 살펴보고 가능하면 ‘통계원자료’를 직접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동통계자료는 통계조사 정부기관이 발행하는 통계보고서, 통계CD, 인터넷을 통해서 수집할 수 있다. 노동통계 원자료는 노동부의 노동통계(http://laborstat.molab.go.k/)와 통계청의 통계정보시스템(http://kosis.nso.go.kr)과 같은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서 무료로 얻을 수 있다. 정부 통계 데이터베이스의 가장 큰 장점은 통계작성 기관에 의해 발표되지 않은 것이라도 실제 조사된 것이라면 거의 모든 원자료가 실린다는 점이다. 그러나 개별통계에 대한 이해와 통계분석관련 지식 없이 통계원자료를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통계자료들을 자주 검색해 봄으로써 통계조사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노동통계를 잘 활용하는 기초이다.

그리고 통계를 제대로 보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사대상 모집단에 관한 정보, 자료수집의 구체적 정보, 표본의 크기와 추출방법, 실제 조사에 사용된 설문, 조사시기 등과 같은 조사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구직단념자’와 같이 누락 또는 중복되어 있거나 숨겨져 있는 자료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통계 쟁점의 변경과 같은 내용의 변화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준이나 조사목적의 변화에 따라 조사되는 통계자료는 변화하게 된다. 이를 통해 유용한 통계를 식별하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정부 노동통계가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계를 통해 현실을 밝히는 방법은 임단협 등 제반 노동관련 정책에 있어 유용한 근거가 된다. 따라서 통계가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노동통계에 대한 지속적 개선을 요구하면서, 유용한 통계를 식별하여 올바르게 해석하는 안목과 활용능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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