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쟁 사업장,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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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001년 국정감사 근거자료에 따르면 현재 장기투쟁 사업장은 20여 곳이 넘는다. 이들 노조가 투쟁해 온 기간도 40일에서부터 5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군산개정병원노조와 같이 919일째(2001.9.20 현재)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이 있는가 하면 삼미특수강노조처럼 5년여 동안 투쟁을 진행해온 사업장도 있다. 일반적으로 1년 내외인 사업장이 대부분이며, 현재 투쟁중인 비정규직 노조는 대부분 장기투쟁을 해온 노조들이다. 투쟁이 장기화되는 원인을 들여다보면 구조조정, 악덕 기업주의 횡포, 단체협약 불이행, 노조불인정 등 각 사업장마다 다양하지만, 앞의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 불법파견에 따른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대송텍노조원이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workingvoice.net ]

군산개정병원지부

군산개정병원의 문제는 서천서해병원 이상용 병원장이 1999년 1월 13일 개정병원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상용 병원장은 취임시 체불임금 및 퇴직금 100% 해결과 전원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그러나, 1999년 3월 17일에는 노조와 논의 없이 6개월 휴업을 단행하고, 개정병원 소속 간호사들과 약무원들을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서천서해병원으로 불법 파견하거나 개정병원의 의료기기와 일반 비품들을 불법 반출하는 등 부당행위를 일삼아왔다. 이후 개정병원 정상화를 위해 비상대책위가 구성됨에 따라 병원장은 인수자가 나타나면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1999년 10월 노사정 합의로 4억1천만원에 개정병원을 제3자에게 인수인계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틀 후 병원장은 일방적으로 이를 무효화했다. 

또, 병원측은 2000년 9월 21일 5명을 일방적으로 해고했으며, 10월 2일 9명의 조합원을 무더기 징계했다. 2000년 11월 11일 이상용 이사장이 임금체불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지만 보석으로 곧 풀려났으며, 2001년 4월 21일 선고공판에서는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노조는 이후 이상용 이사장이 보건복지부와 이사회의 승인 없이 은행에서 14억6천만원을 불법 차입한 사실을 들어 '업무상 배임죄'로 다시 고발했다. 한편, 2001년 5월 8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개정병원지부 조합원 14인 징계 관련 심판에서는 14명 모두 원직복직 및 해당기간 임금지급 판결을 받았으며, 이상용 이사장은 현재 '근로기준법 위반, 임금체불' 등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군산개정병원지부는 악덕 병원장의 불법파견, 부당징계, 임금체불 등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병원장의 구속 및 퇴진을 요구해온 노조는 9월 20일 현재 919일째 농성을 전개하고 있다. 

삼미특수강노조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투쟁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미특수강은 1996년 12월 16일 노조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사의 분할매각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단체협약 20조 2항의 '사업장 축소나 인원감축의 필요가 있을 시 사전에 조합과 합의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었다. 문제는 1997년 2월 17일 포항제철이 삼미특수강을 인수할 때, 포항제철의 자회사로 설립된 창원특수강이 기존의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요구하면서 제기되었다. 이 근로계약서는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을 '신규채용' 형식으로 승계하며, 수습기간 평가 결과 회사의 기준에 미달할 경우 즉시 퇴사할 것을 약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삼미특수강 노동자 중 584명은 이러한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했고, 이 중 229명은 자진퇴사, 173명은 정리해고 되었으며, 나머지 182명이 삼미특수강에 잔류하여 월 50∼60만원의 휴업수당으로 복직투쟁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의 앞날이 막막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1997년 12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되었다고 판정했으며, 1999년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이들의 복직을 인정했다. 이 과정 동안 182명이었던 조합원이 147명으로 줄어들었지만 노조는 2001년 7월 28일 대법원 판결까지 힘들게 투쟁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2001년 7월 28일 대법원은 136명의 삼미특수강 노동자에 대해 "포철은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에 대해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며 원심을 깨고, 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포철의 삼미인수는 영업상 인적·물적 조직을 포괄적으로 이전받는 영업양수, 양도 방식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채무와 함께 고용을 승계할 의무도 없다"고 밝혔다. 또, "삼미는 포철에 인수될 당시 적자누적으로 자본이 크게 잠식된 상태였고, 인수당시 공장의 자산만을 양도하는 '자산분할매각방식'을 택했으며, 이로 인해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종업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실제의 계약내용을 살펴보거나, 삼미특수강 노조가 회사측과 맺은 단체협약을 보더라도 이들을 포항제철이 고용승계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5년여가 넘는 이들의 투쟁은 대법원의 판결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현재 삼미특수강 조합원들은 대법원 판결 이후, 침체된 조합원들의 분위기를 다잡고, 추석연휴를 전후해서 무기한 상경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삼미특수강의 잔여부분을 인수한 인천제철이 7월 31일부로 휴업수당 지급을 중단함에 따라 상황은 더 어려워졌지만, 삼미특수강노조는 청와대와 포항제철을 직접 압박하면서 약속이행과 대화를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려 한다. 

건설운송노조

2000년 9월 22일 설립된 건설운송노조는 40개 사업장 70개의 분회로 시작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들을 노동자로 보지도 않고, 노조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노조활동을 이유로 조합원을 해고했다. 이에 건설운송노조는 2001년 4월 10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5월 25일부터 여의도 공원에서 노숙투쟁을 전개했으며, 6월 19일 도끼와 해머를 동원한 경찰진압으로 당산철교 아래로 옮겨 농성을 계속했다.

이들은 노조설립 이유로 500여명 해고, 50여명 부상, 4명 구속, 180여명 출두요구서를 받았다. 유진지회의 경우, 400여명 전원이 해고됐으며, 합법파업인데도 각 사업장에서는 불법적으로 대체근로가 자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노동자임을, 그리고 이들이 세운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사측과 7월말 180여건을 넘어서는 부당노동행위 고소고발에도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노조 합법성 여부를 검찰이 판단한다며 시간을 끌고 있는 정부에 있다. 노동부는 180여건의 고소고발 중 50여건만을 기소했으며, 기소된 사건 중에도 실질적으로 사용주를 처벌한 경우는 한 건도 없다. 레미콘 노동자문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용식 건설연맹 위원장과 김칠준 변호사가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했고, 7월 27일에는 레미콘 노동자 기본권 보장과 유재필 구속을 위한 100인 위원회가 결성되어 릴레이 단식을 전개했다. 또, 조합원 120명도 2001년 7월 16일부터 8월 6일까지 단식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2001년 9월 5일에는 건설운송노조 인천지부 사무처장 안동근씨가 용역깡패에 폭행당한 후 후유증으로 숨지는 일도 있었다. 

노동조합 인정, 도급계약서 철폐, 부당노동행위 사업주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레미콘 노동자들은 150일이 넘는 파업 끝에, 2001년 9월 6일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투쟁방향을 '장기화'에 놓고, 새롭게 방향을 정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60개 분회 중 14개 분회 127명은 투쟁을 계속하고, 일부 분회에서는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그러나 사업주들은 파업 참가자를 복귀에서 제외시키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신종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람만이 복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정부 고위층과의 결탁설이 나도는 유진레미콘의 유재필은 자신 앞으로 반성문을 쓰라는 요구까지 하고 나섰다. 각 사업주는 여전히 노조가입을 이유로 반성문작성요구, 선별복귀 허용, 노조탈퇴 강요 등 부당노동행위를 그치지 않고 있다. 

청주평화택시노조

청주평화택시노조는 상습적 전액관리제 위반, 불법휴차 영업 등을 일삼는 박정남 사장의 면허취소와 구속을 요구하며 2000년 8월 16일 파업을 시작했다. 박정남 사장은 지난 1998년 10월 16일 평화택시노조가 결성되자 조합원을 전원 해고하고, 그 후로도 노조에 가입하면 조합원을 해고해왔다. 또,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뿐 아니라 임금협정위반, 노조원과 비노조원 차별대우, 교섭거부 등을 일삼아왔다. 

게다가 1995∼1998년까지 매출액을 허위 기재하여 탈세했으며, 4대 보험 중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국민건강보험에 대해 근로자 납부액을 횡령했다. 조합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1998년 11월부터 2000년 9월까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되기도 했다. 또, 노조와의 단체교섭 거부, 노조 탈퇴종용, 불법직장폐쇄 등으로 충북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 동안 해고된 조합원만 30명에 이르며, 그 중 10명이 해고투쟁을 전개해 10명 모두 부당해고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사업주에 대해 노조는 임금체불, 차고지 이탈(노조 집회를 이유로 차고지 임의변경),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등을 이유로 40여건을 고소 고발했지만, 검찰은 어려운 경제에 사업주를 구속하는 것은 위축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구속 입건하는 데 그쳤다. 

노조와 전혀 대화할 자세가 되어있지 않는 사업주에 대항해 노조는 회사정상화와 노동법 준수를 주장하며 2001년 9월 20일 현재 401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노동조합

대우자동차 문제는 2000년 11월 8일 대우자동차 최종 부도처리, 11월 27일 노조 법원에 구조조정 동의서 제출, 1,603명 1차 희망퇴직, 2001년 2월 16일 1,752명 정리해고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정리해고 통보 후, 2월 17일부터 조합원, 가족 및 지역노동자들 700∼1000여명이 부평공장 점거농성에 들어갔지만, 2월 19일 경찰병력 투입으로 조합원 등 650여명이 강제 해산되었으며, 해산된 조합원들은 산곡성당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3월 7일 부평공장이 재가동됨에 따라 산곡성당을 거점으로 농성을 진행하던 노조는 노조 사무실 출입을 요구했다. 게다가 4월 6일 인천지법이 노동조합 출입자유 보장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4월 10일 노조 및 박훈 변호사가 노조 출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폭력을 행사하여 21명이 연행되고, 20명이 부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산곡성당을 중심으로 농성을 전개해온 대우자동차노조는 6월 1일 '대우차 GM매각 반대 대표단'에 함께 참여하여 미국에서 GM매각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한편,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해 대우자동차노조의 해외매각 저지투쟁과 관련해서 징계해고 당한 19명 중 5명(고남권, 최형찬, 박치문, 이범연, 나영선)에 대한 원직복직 명령을 내렸다. 8월 29일부터 채권단 및 정부에 대한 압박투쟁과 현장투쟁력 복원을 목표로 1박2일 서울 상경노숙투쟁을 시작한 노조는 GM 매각반대, 매각협상의 투명공개와 대우차 처리과정에서의 노조참여, 대우차 일괄처리를 요구하며 2001년 9월 20일 현재 213일째 농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9월 21일 대우차 매각에 관한 쟁점이 타결되고, 협상의 쟁점이었던 부평공장은 인수하지 않는 대신 GM과 6년간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 것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대우자동차노조의 앞날이 한층 더 어려워졌다.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노조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노조의 문제는 회사측의 일방적인 계약조항 변경에서 비롯되었다. 2001년 6월 15일 회사는 비정규직 직원들의 동의없이 계약서 조항을 변경하고, 재계약을 요구했다. 변경 내용은 현재 2천만원인 보증금액을 무한대로 늘리고, 보증기간도 현행 2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또, 근속기간과 규정위반 등을 기준으로 서비스기사를 4등급으로 나눠 수수료율에 차등을 두는 내용도 들어있다. 

재계약서에 따르면,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이 회사를 그만 두더라도 10년이 될 때까지 제품을 보증해야 하며, 수리 후 제품이 다시 고장나거나 제품하자 등으로 사고가 날 경우 손실액에 상관없이 서비스기사가 책임져야 한다. 이러한 부당한 재계약서에 맞서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 70여명은 6월 16일부터 출근을 거부했고, 지방 서비스기사 20여명도 이에 합류했다. 이들은 6월 18일 노조설립신고를 서울지방노동청에 제출하여, 7월 3일 설립신고필증을 받았다. 

린나이제품 수리업무를 하는 조직대상 130여명 중 102명이 노조에 가입하자, 회사는 6월 22일 농성에 참가한 조합원 98명을 계약 해지했으며, 노조의 교섭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 성과급으로 임금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적용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업무과정을 볼 때 이들은 분명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노동자다. 하루의 업무를 지시받고, 출근도 의무화되어 있으며, 지각할 경우, 사유서를 작성하며 지각이 빈번할 경우 계약해지의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노조는 일방적 재계약서 철회, 최저생계비 보장, 단체교섭 이행 등을 촉구하며, 7월 1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그러나, 2001년 8월 20일 회사는 이미 해고자의 업무를 생산직과 신규 직원으로 대체했으며, 소사장제를 도입하여 적용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원직복직과 노조인정을 요구하며 본사 사옥내에서 산발적으로 집회를 개최했고, 58명의 조합원이 2001년 9월 20일 95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장기파업의 원인

민주노총이 거론하고 있는 20여 개의 사업장이 장기파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구조조정, 악덕 기업주, 단체협약 불이행, 노조불인정 등이 주된 이유를 이룬다. 

악덕 기업주의 횡포 

앞서 제시한 군산개정병원과 동광주병원, 진해 현대의원은 병원장이 일방적으로 폐업한 사례며, 충북대병원은 임단협 결렬로 인한 파업, 영동병원은 부당해고로 인한 장기파업 사례다. 

군산개정병원의 경우, 이사장이 체불임금과 퇴직금, 전원 고용승계를 약속해 놓고도 지키지 않고, 부당해고와 징계를 일삼아 왔던 점이 장기파업을 야기했다. 

현재 파업중인 충북대 병원(2001.9.20 현재 100일) 지부는 김동호 병원장이 2000년 단협도 이행하지 않고, 일방적인 근무형태변경, 조합원 70명 징계와 직장폐쇄를 감행했기 때문에 장기투쟁 중이며, 이번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병원장은 여전히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설립 2개월만에 폐업신고를 한 진해현대의원(2001.9.20 현재 400일)은 지난 4년간 16억원을 탈세했고, 3억5천만원의 임금을 체불한 상태다. 또, 노조설립 후 폐업에 들어가 위장폐업의 소지가 다분하다.

한편, 이러한 양상은 동광주병원(2001.9.20 현재 388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동광주 병원은 개원 후 5년동안 임금동결 및 각종 수당 미지급, 결혼 후 임신 시 퇴사종용 등 부당한 대우를 계속해왔다. 이에 2000년 5월 19일 동광주지부가 결성되자 병원은 노조탈퇴를 강요하고, 강제부서이동 및 부당해고로 노조활동을 진행할 수 없도록 했다. 또, 노조가 2000년 9월 5일 파업에 돌입하자 그 해 12월 31일 폐업을 단행했다.

영동병원(2001.9.20 현재 100일) 지부는 병원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다가 구조조정을 이유로 조합원 12명을 해고함에 따라 농성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청구성심병원은 1998년부터 4년째 노조탈퇴 및 조합원 불이익 등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해왔다.

이처럼 보건의료노조 산하 장기투쟁사업장은 대부분 임금체불, 노조탄압, 부당해고, 직장폐쇄, 폐업 등의 수순을 밟아왔다. 이들이 이처럼 비슷한 과정을 겪는 이유는 중소병원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대형병원은 지역사회의 여론이나 재단 때문에 병원장이 마음대로 폐업이나 휴업을 결정할 수 없지만 중소규모 병원은 사용자가 병원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기 때문에 노조말살을 위한 폐업도 강행할 수 있는 것이다. 

노조불인정 및 교섭 결렬

노조 불인정 및 노조탄압으로 인해 장기투쟁 중인 대표적인 사업장은 건설운송노조다. 60개 중 14개 분회가 남아 9월 20일 현재 165일간의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경주세광공업의 경우도 회사가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2001년 5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방적으로 휴업조치했다. 이어 5월 18일에는 회사를 폐업하고 종업원 120명을 해고했다. 노조는 위장폐업 철회, 민주노조 사수, 조합원 생존권 사수를 주장하며 5월 18일 폐업 후 천막농성을 시작해 9월 20일 현재 126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고려자동차운전전문학원노조도 노조설립 후, 회사측이 교섭을 거부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2001년 5월 2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고, 회사는 6월 15일 폐업을 단행했다. 노조를 포함하여 8월 24일에는 '고려자동차운전학원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가 만들어졌으며, 노조는 9월 20일 현재 115일간 파업농성을 진행중이다. 

또, 농업용 비닐제작업무를 하는 세원바이켐(2001.9.20 현재 38일)은 노조가 임단협 교섭 결과 타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1주일에 하루씩 파상파업을 전개하자 7월 14일∼29일간 일방적으로 휴업을 단행했다. 게다가 8월 8일 이사회에서는 세원바이켐(주) 해산결의를 하고, 8월 9일 '정리해산 시 6개월 전에 노조와 협의한다'는 단협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폐업공고를 냈다. 당시까지도 흑자를 내왔던 회사측이 갑작스럽게 폐업을 단행한 것에 대해 노조는 노조말살을 위한 위장폐업이라 보고 8월 14일부터 공장점거농성에 들어갔다. 공장에서 농성 중이던 41명의 조합원은 9월 8일 회사측 관리자와 용역깡패에 의해 공장밖으로 밀려나온 상태다. 

한편, 민주버스 학성, 남진, 신도여객 3사 노조도 근로조건 개선, 차량정비문제, 배차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버스의 불합리한 제도개선을 위해 지난 7월 15일부터 파업에 들어가 2001년 9월 20일 현재 68일째 파업을 진행중이다. 또, 민주버스 산하 마을버스 사업장인 중앙운수분회도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고소고발, 재산가압류 등의 탄압을 계속하는 조래준 사장에 맞서 2001년 9월 20일 현재 96일째 파업을 전개하고 있다(관리자주: 민주버스 울산 3사노조는 9월 27일 회사와의 실무협상에서 쟁점사항에 합의함에 따라 파업을 종료했습니다).

구조조정 및 단협 불이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고용승계 문제로 투쟁중인 대표적인 사업장은 삼미특수강노조와 대우자동차노조다. 

이들과 함께 최근 한국시그네틱스노조도 공장이전 문제로 9월 20일 현재 60일간의 파업을 진행 중이다. 1998년 워크아웃 이후, 노조는 파주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전제로 상여금, 휴가 등을 반납해왔고, 회사도 파주공장으로의 이전 희망자를 수용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회사는 2001년 2월 1일 일방적으로 공장 가동률 10% 안팎인 안산공장으로의 이전을 통보했으며, 강제로 서울공장의 장비를 반출했다. 문제는 회사가 파주공장으로의 고용승계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공장을 정리하면서 추가시설투자도 없는 안산공장으로 이들을 강제이주시키려 한 것이다. 노조는 이 과정이 인력감축의 수순밟기라 보고, 150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파주공장 이주보장 및 손해배상, 성실교섭 등을 요구하며 7월 2일 서울 공장 휴업조치 이후부터 9월 20일 현재 80일째 농성 및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대전중앙택시 노조는 IMF동안 1인당 9만원의 임금을 반납하여 위기극복에 동참해왔지만, 사업주가 지입제, 도급제, 임금체불 등을 계속하자 2001년 6월 24일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노사합의서 이행, 완전월급제 쟁취, 불법적 회사 이전 반대를 요구하며 9월 20일 현재 89일째 농성을 진행중이다. 

비정규직 불법파견 및 비정규직 탄압

현재 투쟁중인 비정규 사업장은 대부분 장기투쟁사업장이다. 이들의 문제는 회사가 근로자 파견법 상 2년 이상 연속 근로한 경우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비정규직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 하거나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데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한국통신계약직노조다. 한국통신계약직노조가 2000년 10월 13일 합법화되었지만, 한국통신은 이들을 교섭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2000년 12월말까지 계약직 노동자 7천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직노조는 이후 화곡전화국 목동분국 점거 및 114 분사화 저지투쟁 등을 전개해 왔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도급폐지, 쟁의행위 기간 중 조합원들의 물적, 심적 피해 전액보상 등을 요구하며 2001년 9월 20일 현재 282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로부터 TKP(한국종단송유관) 운영 업무를 도급받아 일하는 대송텍노조도 불법파견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파업을 진행중이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업무변동에 따라 수시로 시간외근로, 휴일근로 등을 지시해왔으며, 근무장소나 월차휴가도 직접 통제해왔다. 이에 따라 성남지방노동사무소도 이를 불법파견으로 보고 직접고용이나 완전한 도급으로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대한송유관공사는 8월 1일 대송텍과 2개월짜리 도급계약을 새로 맺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8월 2일 대송텍이 업무폐쇄 조치됨에 따라 8월 3일 대송텍 전직원 89명을 계약해지했다.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님을 주장하며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 대한송유관공사에는 TKP를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을 때부터 근무하여 20∼30년 이상 근무한 노동자들도 있다. 노조는 국방부가 2002년 TKP 폐쇄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로 인해 고용불안이 야기될 것을 염려하여 고용안정 쟁취를 위한 투쟁을 진행중이다. 

인사이트코리아노조의 경우, 2001년 3월 21일 SK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인사이트코리아노조 조합원 4명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졌음에도 아직까지 SK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00년 3월 20일 노조결성 후, SK는 조합원을 강제 탈퇴시켰고, 1년 계약직을 강요했다. 이를 거부한 4명이 지금까지 SK본사 앞에서 꾸준히 집회를 전개하고 있으며, 2001년 9월 20일 현재 323일째 농성중이다. 

캐리어사내하청노조는 고용승계보장, 불법파견 철폐, 블랙리스트 수사 촉구 등을 요구하며 2001년 9월 20일 현재 158일째 파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7월 18일에는 회사측이 파견용역직 노동자 74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7명 구속, 45명 10억 손해청구, 블랙리스트 작성, 배포, 그리고 2년 미만 하청노동자들의 고용승계가 큰 문제로 남아있다. 한편, 9월 19일에는 블랙리스트 문제해결과 관련자 처벌, 폭력 관련자 처벌, 고용승계 보장 등을 요구하며 광주지방 노동청 옥상 기습시위를 전개했다. 

이와 함께 앞서 제시한 린나이코리아 비정규직노조도 회사측의 일방적 계약조항 변경으로 파업을 진행중이다. 

상급단체 차원의 대책마련 시급

장기투쟁 사업장 노조들은 지금까지 천막농성, 점거농성, 단식농성, 지역대책위 구성, 지역의원방문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했다. 어쩌면 더 이상 단위사업장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에 연맹에서는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이들 노조의 생계비 문제를 책임지고 있으며, 이는 화학연맹도 마찬가지다. 다른 연맹들도 장기투쟁 사업장 노조의 집회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연맹의 생계비 보조나 집회 지원으로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 차원의 장기투쟁 사업장 대책기구와 정부와의 교섭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상설적 대책기구를 통해 노동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여론작업을 벌이고, 법률단도 구성하여 고소고발이 비일비재한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으로는 1998년 노사정위원회와 올해 초 노동부와의 교섭창구 마련 등이 거론될 수 있다. 

지난 5월 25일부터 싸움을 시작한 효성노조가 9월 15일 조건없이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했다. 건설운송노조도 150일이 넘는 싸움 끝에 60개 분회 중 14개 분회만 남고 업무에 복귀했다. 장기투쟁 사업장의 안타까운 결말이지만, 이들도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계속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장기투쟁 사업장이 전개해온 힘든 싸움이 헛되지 않도록 상급단체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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