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실태 왜곡하는 노동부 임금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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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정부발표 공식 임금통계는 10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을 조사대상으로 하는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에 근거해 왔다. 그러나 임시일용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어서고 고용형태별 임금격차가 확대되면서,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는 전체 노동자의 임금실태를 반영하는데 갈수록 한계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서는 임금통계 국제비교 등에서 왜곡된 인식을 불러 일으키고, 올바른 노동정책 방향 수립을 가로막는 등 부정적 측면이 강화되고 있기까지 하다. 

이것은 [그림1]에서 최근 한국은행 피용자보수총액과 노동부 월임금총액 사이에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데서 확인할 수 있다.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에서 임금은 97년 146만원에서 98년 143만원으로 소폭 하락한 뒤 99년에는 160만원, 2000년에는 173만원, 2001년에는 183만원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한국은행 '국민계정'에서 임금은 2001년 153만원으로 노동부 집계보다 30만원 가량 작다. 90년대 초중반만 해도 한국은행과 노동부 임금통계 사이에 격차가 크지 않았는데 외환위기를 겪은 뒤 그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그림2]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 추이를 살펴보면,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 실질임금이 하락했다가 99년에 외환위기전 수준을 회복했고 2000년에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한국은행, '국민계정'에 따르면 외환위기를 전후해서 실질임금이 하락한 뒤 아직까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 했다. 



이처럼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가 노동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는 것은, ⑴ 한국은행 '국민계정'에서 피용자보수총액은 전체 임금노동자 1,300만명을 집계대상으로 하는데,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에서 월임금총액은 '10인이상(또는 5인이상) 사업체 상용직' 500-600만명을 조사대상 모집단으로 하고, ⑵ 외환위기 이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 임금격차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림3]에서 고용형태별 임금격차가 99년 이후 크게 확대된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용형태별 임금격차는 99년에는 33만원, 2000년에는 44만원, 2001년에는 47만원으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발표 공식 임금수준 통계로는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가 사실상 유일하게 작성 발표되어 왔다. 그러나 고용형태별 임금격차 확대 등 최근 변화된 노동현실을 감안할 때,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 결과는 더 이상 노동현실에 대한 객관적 진단과 올바른 노동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임금통계가 필요한데 현재 가능한 대안으로는, ⑴ 한국은행 '국민계정'에서 피용자 1인당 월보수총액을 분기별, 산업별로 작성, 발표하고, ⑵ 통계청 '매월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월임금총액을 월별, 산업별, 직업별, 기업규모별, 남녀별, 연령계층별, 고용형태별로 작성, 발표하는 등 여타의 임금조사를 병행함과 동시에, ⑶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 결과는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임금통계로서 크게 무리가 없던 노동부 '매월노동통계조사'가 갈수록 한계를 드러내는 것은,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과도하게 남용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임금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 하는데서 주로 비롯된다. 따라서 정부는 하루빨리 비정규직 관련 법제를 정비하고, 법정 최저임금 현실화, 산업별 임금교섭 활성화, 근로감독 행정강화 등을 통해 비정규직 남용을 근절하고 이들의 노동조건 개선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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