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략전쟁과 북핵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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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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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전이 4월9일 미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사실상 장악함에 따라 개전 3주만에 중대한 전황의 변화를 맞았다.
그 간 이라크전이 우리의 관심을 끈 이유는 전쟁 그 자체에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쟁 결과에 따라 남과 북이 어떤 식으로든, 특히 이른바 ‘북핵문제’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미 이라크를 ‘때렸고’ 또 승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그 직접적 표현은 ‘미국은 과연 북한을 때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 4월 11일 이라크 북부의 유전지대인 키르쿠르에서 미 제173공수사단 소속 군인들이 석유 생산시설 주위를 순찰하고 있다.  ▷ 출처:오마이뉴스 ]

미국의 세계지배전략

여 기서 주위를 환기시키는 의미에서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에 대해 잠깐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세계지배전략은 이른바 ‘미국의 가치’를 온 세계에서 구현하기 위한 ‘일극 시스템’ 구축에 있다. 여기서 ‘미국의 가치’란 미국식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말하며, ‘일극 시스템’이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말한다. 미국은 자국의 일극 시스템 구축의 동반자를 ‘동맹국’이라 하고, 자기와 다른 국제질서를 지향하는 나라들을 ‘경쟁 대상국’, ‘적국’, ‘불량국가’라면서 이분법적 분류를 하고 있다.

미국은 자기들이 임의로 정한 7개의 불량국가 중에서 특히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으며, 이들 국가가 있는 두 개 지역, 즉 한반도와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세계전략은 일단 두 지역에 초점이 놓여 있다.

미국은 클린턴 정부 시절의 이른바 ‘윈-윈(win-win) 전략’에서 최근 ‘윈 플러스(win+) 전략’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윈-윈(win-win) 전략’이란 두 개 지역에서 동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에 대처해 승리를 거둔다는 전략으로서, 통상 두 개 지역이란 한반도와 중동지역을 말한다. 그런데 두 개 전장에서의 수행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미국 정부는 최근 ‘윈 플러스 전략’으로 전환했는데, 이는 한 개 지역에서 전쟁을 수행하더라도 다른 지역은 ‘고착화’(hold)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한편으로는 이라크전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는 미국이 북한을 때리지 않을 것이란 가정이 성립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라크전이 끝나면 북한을 때릴 수 있다는 가정도 성립된다. 과연 이러한 가정들은 올바른 것이고 또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과 승전의 의미

프 로이센의 군인인 클라우제비쯔는 전쟁이론의 고전인 『전쟁론』에서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여기에 자본주의가 최고로 발달되고 또 유대인이 경제권을 갖고 있는 미국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정치는 경제에 의해 움직인다’는 문장이 덧붙여질 수 있다. 따라서 부시의 이라크침략 전쟁이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정권 재창출과 자신의 재선을 위한 ‘정치의 연장’이라 한다면, 이러한 부시의 정치 행위 뒤에는 그를 지지·지원해주는 군산복합체와 에너지 재벌이라는 경제적 행위자가 있다.

미국은 이라크 무력침략에 대한 표면상 명분으로 △ 대량살상무기 제거, △ 후세인 독재정권 전복과 이른바 민주정부 수립, △ 이라크 국민에게 자유와 민주주의 제공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국이 낯간지러운 명분을 내세우고 ‘침략’이라는 말까지 들으면서 전쟁을 일으킨 근본 목적은 앞에서 밝힌 대로 일극적 유일 초강대국으로 가기 위한 장기적 전망에서 철저하게 ‘석유 확보’를 통한 국익창출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개전 전부터 이라크 전쟁을 ‘석유전쟁’이라 간주한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던 사실이다. 벌써 종전 후 석유를 둘러싼 미국의 독식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의 기존 권리 주장 등 이권다툼이 새어나오는 것은 이 전쟁의 실제 목적이 무엇인지를 웅변해 주고 있다.

클라우제비쯔는 전쟁을 정치의 한 도구로서 봤지만 도덕적, 윤리적 가치를 지닌 주제가 아닌 것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정당한 전쟁’ 또는 ‘부당한 전쟁’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며 이 문제를 철학자의 몫으로 위임했다. 아마 클라우제비쯔는 전쟁이 도덕적으로 하자가 있다는 것을 이미 간파했음이 틀림없다. 클라우제비쯔의 간파처럼 전쟁 그 자체에 도덕적 가치가 있을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이번 침략은 역대 그 어느 전쟁보다도 형편없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이번 전쟁은 명분없는 전쟁이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사담 후세인이라는 독재자를 제거하겠다고 했지만 이라크의 운명은 이라크 민중이 선택할 일이지 다른 나라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 특히 무엇보다 미국은 자신이 만들고 주도해온 유엔의 동의조차 못 얻고 있다. 이번 이라크전은 도덕적 가치는 물론 명분조차 없는 최악의 전쟁인 만큼 미국이 승전을 한다해도 최악의 승리가 될 공산이 크다.

언 론 보도에 따르면 승전국 미·영 양국은 새 이라크 건설과 관련, 군정 → 과도정부 수립 → 제헌의회 → 주권국가(민주정부) 구성으로 이어지는 4단계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일정이 이처럼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라크는 120여 개 부족이 모인 불안한 연립국가로서 서구식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어려운 토양이기 때문에 정권교체가 곧 민주화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가 하면 “이번 전쟁으로 미국이 중동의 에너지 패권을 좌우하게 되는 등 중동에서 추구하던 이익을 모두 얻게 됐지만 아랍인들의 분노와 좌절이 커지면서 아랍인들이 이슬람의 이름으로 반미·반기독교 기치아래 단결, 아랍 민족주의가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전쟁 승리를 선언한다고 해도 과연 그 누가 나서서 친미정권을 세울 수 있을까. 아마도 그는 아랍권의 평생 표적이 될 것이다. 이라크 민중은 잘난 외세(미국)보다는 못난 정권(후세인 정권)이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미국이 전쟁 승리를 선언한다고 해도 정규전이 끝나는 대신 게릴라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민중들이 끊임없이 반제해방투쟁을 벌일 것이고 주변 아랍권이 반제연대투쟁을 전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이번 전쟁은 미국이 이기고도 이기지 못한 전쟁이 되고 ‘끝이 없는 전쟁’이 될 공산이 크다.

한국의 이라크 파병동의안 통과

이 라크전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한국군은 약속대로 파병을 결정했다. 국방부는 당초 4월 말로 예정된 선발대 파병을 17일로 앞당겼는데 이는 이라크전 조기 종전 조짐에 따라 미국의 파병 요구에 적극 호응한다는 성의를 보이려는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많 은 시민사회단체와 국회의원들의 반전평화운동과 파병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2일 국회에서 이라크 파병동의안이 통과된 데는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이 매우 컸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 국정연설을 통해 “많은 의원들과 국민이 이번 전쟁이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파병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내가 파병을 결정했다. 전쟁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면서 “명분을 앞세워 한미관계를 갈등관계로 몰아가는 것보다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북핵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파병을 결정했다는 입장은 당장 북한의 격렬한 성토에 부딪쳤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무력공격은 엄중한 주권침해 행위’라고 발표했던 북한은 남한 국회의 파병동의안 통과에 대해 ‘반전 민심을 거스르는 친미사대행위’로서 “파병동의안이 아니라 침략전쟁을 반대하는 결의를 채택해야 옳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노리는 이라크 다음의 목표는 우리 공화국(북)이라는 여론이 공개적으로 나돌고 있는 속에 남조선 국회에서 이라크 파병동의안이 통과된 것은 미제의 대조선 침략책동에 부채질하는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 시대의 지성 리영희 선생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파병은 미국의 침략 행위에 동조하는 결정으로 당연히 불법이다.…이라크 파병은 유엔 결의뿐 아니라 우리 헌법에도 위배되는 국가 범죄행위다’(한겨레신문, 2003. 4. 8)고 일갈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이라크파병 제의(압력)를 받았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의 압력에 뻣뻣하거나 아니면 굴복할 땐 하더라도 한두번 정도는 튕겨줄 것으로 기대했음직하다. 남한의 역대 정부 대개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지만 노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한미간의 문제는 자존심 문제이고 또 미국과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수평적 관계’를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번 파병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한국민의 자존심을 위해 튕기기는커녕 오히려 ‘미국의 이익을 위해’ 파병을 고집했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50%를 넘는 국민들의 반대, 예상된 북한의 반대, 심지어 자당(自黨) 국회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치 부시의 낯간지러운 이라크 침략 ‘명분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어설픈 ‘실리론’을 펴며 파병을 호소한 것은 남한이 미국에 군사적·경제적 예속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노 대통령의 국회 호소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해도 이라크의 희생 위에서 북핵문제가 잘 해결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북핵문제와 이라크 파병문제는 별개의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라크를 침략했고 북핵문제 역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처리할 뿐이다. 여기에 남한의 입지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남한이 ‘미국을 위해’ 이라크 파병을 한다고 해서 미국이 남한을 위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순진한 차원을 넘어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다.


[ 4월 2일 국회 앞 학살전쟁중단, 파병반대 범국민대회 집회  ▷ 출처:참세상 ]

미국의 승전 후 이른바 ‘북핵문제’는?

4 월 중순, 미국은 공식적으로 전쟁승리를 선언하였다. 의기양양한 미국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듯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라는 말이 매우 현실성 있게 다가오고 있다. 즉,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북한을 때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은 2001년 9·11 동시테러를 당하면서 쇼크를 받았고 또 변했다. 건국이래 한번도 당하지 않은 본토 공격을 받은 것이다. 미국은 본토 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기 전에 미리 공격한다는 의미의 ‘예방전쟁’을 선언했다. 그 본보기가 이번 이라크전에서 드러났다. 미국은 ‘석유 확보’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 제거라는 ‘명분없는 전쟁’을 일으켰고 승리했다. 미국은 자기가 만든 덫에 어떤 나라든 걸어놓고 때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라크가 미국이 내건 ‘대량살상무기 제거’라는 덫에 걸려들어 당했다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핵문제’를 걸고 넘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 북한이 “미국의 선제공격에 의한 이라크전쟁은 우리에게 오직 물리적인 억제력, 그 어떤 첨단무기에 의한 공격도 압도적으로 격퇴할 수 있는 막강한 군사적 억제력을 갖추어야만 전쟁을 막고 나라와 민족의 안전을 수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면서 “우리는 전쟁 억제력을 갖추는데 나라의 모든 잠재력을 총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제까지 북한과 미국은 핵문제 해법과 관련해 그 대화 형식에서는 각각 ‘양자회담‘과 ‘다자 구조’를 주장해 대립해 왔지만 그 해결방법에서는 두 국가 모두 평화적 입장을 밝혀 왔다. 그 한 표현으로서 미국은 “북한과 이라크는 다르다”고 늘 말해 왔다. 이는 단지 공허한 말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이라크 침략에서도 드러나듯 미국은 무엇이든 언제나 때릴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러나 또 하나 분명한 것은 이라크와 북한은 진짜로 다르다는 것이다. 무엇이 다른가.

먼저, 앞에서 밝혔지만 이라크전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미국이 종전을 선언했다고 해도 그리고 군정에 들어간다 해도 그에 관계없이 이라크 민중과 아랍권에 의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이는 식민지·반식민지 나라에서의 민족해방운동 차원이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을 치려면 이라크전이 완전 종식돼야 하는데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윈 플러스’ 전략에 의하면 아직 진행중인 이라크전을 놔두고 북한쪽으로 새로운 무력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미국은 이라크처럼 북한에 대해 대량살상무기 운운하며 시비를 걸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북한은 미국이 시비를 걸만한 일들을 하지 않았으며 또 그러한 내용들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북핵문제’는 말 그대로 의심이 가는 문제일 뿐이고 또 문제니 만큼 ‘대화’로 해결하자는 의미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만약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정말로 갖고 있다면 미국이 시비를 걸지는 않을 테니 오히려 그것이 없다는 확신이 있기에 시비를 걸 수 있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는 거꾸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시비를 걸지 못할 것이고 그만큼 북한은 자위력과 무장력을 갖고 있다는 뜻도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라크 주변국들과 한반도 주변국들간에는 천양지차가 있는 점이다. 이라크 인접 국가들은 이란을 빼면 친미성향이다. 주변 아랍권과 이슬람권의 광범한 반미반전시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만의 ‘나홀로’ 전쟁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북한만의 일이 아니다. 남한의 일이고 주변국들의 일이다. 한반도 주변에는 중국, 러시아, 일본이 있다. 모두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고 있다. 게다가 전쟁 발발시 북한에 의해 남한과 일본이 자동개입될 소지가 많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의 관계상 참전할 수도 있어 전쟁은 확대일로가 되어 걷잡을 수 없게 될 공산이 크다. 걷잡을 수 없는 전쟁이 된다는 것은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전쟁이 된다는 뜻이다. 이런 전쟁을 미국이 할 리가 없다.

따라서 이성적이고 상식적으로 보면 미국은 북한을 때리지 못한다. 그러나 전쟁은 이성이 아니라 야만이고 상식이 아니라 광기이다. 미국의 비교신화학 학자 조지프 캠벨은 강연집 『신화의 세계』에서 전쟁의 기원이 ‘할 일 없는’ 남자들의 놀이(전쟁놀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미국 역시 ‘명분 없는’ 놀이로서 얼마든지 전쟁을 일으키고 또 북한을 때릴 수도 있다. 해법은 이러한 야만과 광기에 의한 전쟁발발의 소지를 단 1%조차 없애는 데 있다. 북핵문제는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이 풀 것이다. 여기에서 단 1%의 전쟁 가능성조차 없애기 위해서는 남한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것이 이라크전이 주는 교훈이다.

남한의 역할이 중요

노 무현 대통령은 4월2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파병동의안을 호소하면서 “우리가 원하지 않는 한 한반도에서는 어떤 전쟁도 없을 것이다. 우리와의 합의가 없는 한 미국은 북핵문제를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을 것이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 호소 역시 순진하다 못해 어리석다. 그래도 이 말이 사실로 되기 위해서는 남한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은 남한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남과 북이 힘을 합치고 민족공조를 하면 전쟁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북 핵문제’ 해결과정에서 남한이 자신의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5월11일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가 예정되어 있다. 첫 방미이기도 하지만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등 한반도문제와 한미관계 등을 논의할 것이다. 이 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북핵문제의 평화적 방법에 의한 해결 의지와 이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남북이 민족공조를 할 것을 부시가 깨닫게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이 남한에 대해 “민족의 운명을 우려한다면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살리고 외세에 ‘공조’할 것이 아니라 우리 겨레를 구원하고 살리는 민족공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은 음미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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