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 전략의 조건과 과제

부 제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의 유통노조 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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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들어가는 말
지난 2007년 여름 시작된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어느 덧 300일이 지났다. 애초 비정규직법안의 취지는 임시직, 기간제,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안정 및 차별시정’에 있었다. 그러나 이랜드 자본은 비정규직 차별시정과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담당했던 업무를 외주화했다. 비정규직 법안 통과 이후 노동계에서 우려했던 사항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비정규직법안 시행을 전후로 하여 주요 유통자본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보다는, 무기계약직화(15,320명), 외주화(866명), 직무급제도 도입(841명), 직군 분리(150명) 등의 다양한 형태로 대처했다.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종사하는 유통서비스 노동자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난 10년 동안 유통자본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동안 유통산업 종사자 10명 가운데 8명(80.8%)이 비정규직인 현실에서,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월평균 임금 117만원, 여성비정규직 93만원)은 크게 개선된 바 없다. 그럼에도 유통산업의 노조 조직률은 2007년 현재 3.6%(비정규직 1.7%)로 전체 노조 조직률의 4분의 1에 그치고 있다. 즉,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고용보호 및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이해대변기구가 매우 미비한 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민주노총은 2005년 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 전략 조직화 사업을 결의하고, 50억 기금 조성(현재 약 50% 모금)과 함께 조직 활동가의 양성?교육 및 현장배치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전략 조직화 사업의 핵심으로 유통서비스부문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조직 활동가 26명 중 절반에 가까운 10명을 배치(현재 8명)했다. 그리고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조직화 1차 사업 기간이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유통산업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 글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구체적인 내용들을 살펴볼 것이다. 첫째, 본 연구의 대상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유통서비스부문 노조 조직화 현황과 사업을 점검하고, 현재의 민주노총 ‘유통서비스부문 전략 조직화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검토할 것이다. 둘째, 현재의 유통서비스부문 전략 조직화 사업이 애초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게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만약 현 시기 유통서비스부문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이 성공적으로 볼 수 없다면 향후 전략 조직화 사업을 성공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방안과 과제가 무엇인지 탐색해 볼 것이다.

Ⅱ. 유통산업 노조 조직화 현황과 조직화 사업 평가

1. 유통산업 비정규직 조직화 현황


유통산업은 산업구조 변화와 노동시장 변화에 의해 비정규직 고용이 급격히 증가한 업종 중 하나이다. 실제로 유통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보다 직접고용(계약직, 파트타임) 및 간접고용(파견 및 용역 형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많다. 이처럼 유통산업에서 비정규직 고용이 많은 데는 유통산업의 구조개편(인수합병)과 노동시장 유연화에 따른 자본의 선택이 중요한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의 전략에 대응할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미미하고, 조직된 노동조합 역시 제조업 대공장 노동조합들에 비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유통업의 노조 조직률은 지난 2005년 8월 2.4%(2만 4천 명, 비정규직 0.8%, 7천 5백 명)에서 2007년 8월 현재 3.6%(4만 명)로 다소 증가했다. 하지만 2007년 8월 현재 유통업의 비정규직 노조 조직률은 1.7%(1만 5천 명)로, 정규직(11.9%, 2만 5천 명)의 5분의 1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노조가 있는 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가입 자격 비율은 2.9%로, 정규직의 7분의 1(20.9%)에 불과하다.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을 고용형태별로 살펴보면 직접고용 비정규직(1만 2천 명)만이 그나마 조직되어 있고, 간접고용형태는 거의 조직되어 있지 않다. 한편 유통업에서 노조에 가입된 여성 비정규직은 1만 명(1.7%)으로 남성 조합원보다 2배 정도 많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2007년 12월 말 현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에 가입된 유통서비스부문 노조 현황을 보면, 9,651명으로 2003년(6,644명)보다 약 3,523명 증가했다. 2007년 12월 말 당시 유통서비스 조합원 규모는 서비스연맹의 전체 조합원 중 54.5%(단위 노조 대비 36.3%)를 차지하고 있다. 서비스연맹에 속한 유통서비스부문 조합원 규모와 분포는 특정 업종과 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편이다. 

첫째, 유통서비스 소속 조합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과 경기(9,449명, 97.9%) 지역에 거의 대부분 몰려 있다. 둘째, 업종/업태별로 보면 백화점(2,598명, 26.9%)과 할인점(3,938명, 40.8%)에 종사하는 직영 조합원이 전체의 67.7%를 차지하고 있으며, 입점업체 판촉·판매직 조합원이 24.6%(2,382명)를 차지하고 있다. 셋째, 고용형태별로 보면 백화점(현대, 롯데미도파, 전주코아백화점) 및 할인점(홈에버, 뉴코아, 농협유통, 세이브존 I&C, 세이브존 등)의 조합원이 6,530명이고, 이 중 비정규직 조합원(뉴코아 150명, 이랜드 일반노조 600명, 농협유통 570명)은 1,330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약 4분의 1(20.3%)을 차지하고 있다. 



2. 노동조합 조직화 활동 및 평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의 조직화 사업에 대한 평가는 시기별 평가와 노사관계 차원 평가 등 두 가지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다. 먼저, 시기별 평가는 민주노총의 유통서비스부문 전략 조직화 사업이 진행된 2006년을 기점으로 1기와 2기로 구분했으며, 노사관계 차원의 평가는 노사관계와 노조 조직형태 그리고 노동조합의 활동과 태도로 구분했다.

1) 조직화 사업의 시기별 평가

서비스연맹의 조직화 사업 1, 2기 모두 부분적인 성과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지난 1기 동안 서비스연맹의 조직화 계획은 구체적으로 이행되지 못했다. 특히 일부 사업장에 조직화를 목표로 조직 활동가를 배치하기도 했지만, 조직화 목적과 방식 등의 전략 계획과 목표가 부재한 상태에서 진행돼 구체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물론 조직화 사업 1기 동안에 미약하나마 조직화가 진행되거나 비정규직 처우개선이 이루진 곳도 있다. 구체적으로 조직화 1기 동안 개별 사업장 차원에서 어느 정도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진행된 사업장으로는, 현대 백화점과 농협유통 등이 있으며, 주5일제 등 일부 단체협약이 비정규직에게 적용된 사업장으로는, 동원F&B, 한국까르푸, 농협유통 등이 있다. 또한 단협을 통해 파트타이머의 비율을 제한하고 노조 내 비정규직특위를 구성하여 구체적 사업계획을 갖고 활동한 사업장(뉴코아)도 있다. 

한편, 조직화 사업 2기인 2006년 이후부터 진행된 3년을 목표로 한 10만 조직화 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약 3천명의 신규 조합원이 증가되었지만 개별사업장에서 발생한 이직이나 퇴직 등의 자연감소와 비정규직 채용에 대한 단위노조 차원의 대응은 미약한 편이다. 물론 일부 단위노조 차원에서는 나름의 비정규직 활동(이랜드일반, 뉴코아 등)을 진행하고 있으나, 나머지 단위노조에서는 비정규직 사업이나 활동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나마 2007년 ‘서비스유통노조’라는 소산별 형태의 조직을 통한 미조직 비정규직 건설이 효과가 있었다. 그밖에도 연맹은 각 지역에서 유통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한 기초 작업(연고자, 사업근거지와 영역 확보)을 진행했고, 또한 조직 활동가 사업 등이 안정되면서 내부적인 역량이 축적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2) 조직화 사업의 노사관계 차원 평가

비정규직 조직화 문제의 노사관계 측면은 ‘노사관계의 제도화’와 ‘노동조합의 조직 특성’이라는 차원으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노사관계 제도화에 관한 문제를 살펴보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주요 유통업체의 노사관계는 다수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서비스연맹 산하 주요 6개 유통 사업장을 한정해서 보면, 최근 5년 사이에 집회나 파업과 같은 단체행동이 진행된 곳이 절반(롯데미도파, 뉴코아, 세이브존I&C, 이랜드일반노조)을 넘었다. 이들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게 된 배경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의 고용승계나 비정규직 문제 등과 관련돼 있었다. 또한 파업투쟁이 빈발했던 사업장에서는 그 후유증으로 인해 조직률이 하락하거나 정체되고 있으며, 자본은 기존의 정규직이 담당했던 업무에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고 있다.

다음으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차원에 관한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주체인 서비스연맹은 해당 업종의 조직률을 끌어 올리지 못한 채 아직 산별노조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연맹은 지난 3년 동안 산별노조 건설을 추진해 왔지만, 내부적인 준비 부족과 단위노조 간부의 의지와 조합원들의 이해 부족 등으로 2007년 12월 말 현재 산별 전환이 결의된 사업장은 산하 노조의 33%(26개), 조합원 수의 24%(94,194명)에 불과하다. 물론 현재 연맹 산하 42%(30개, 7,441명)의 노조가 산별을 추진 중이거나 진행 예정이지만, 나머지 34%(24개, 6,064명)는 산별전환 의지가 희박하다. 때문에 산별노조 건설 문제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한편, 서비스연맹 산하 유통업 조직 체계를 보면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오픈 숍(open shop) 형태다. 몇몇 사업장의 경우에는 해당 업체가 M&A 등으로 인해 타 기업에 인수합병 된 후, 노조 가입제도가 오픈 숍으로 변경되면서 노조 조직력이 약해졌다. 

마지막으로, 기존 노동조합들의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에 대한 태도 문제다. 서비스연맹 조직화 사업의 문제점으로는 유통부문 전반에 걸쳐 진행되지 못한 점과 기존 노조 역량과 결합하지 못했던 점, 그리고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조직 내부의 방침 등이 부재했던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노조가 조직돼 있는 사업장에서조차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을 위한 규약 변경이나 비정규직에 대한 단체협약 적용 등과 같은 사업은 몇몇 곳을 제외하고 아직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연맹이 2007년 단체협약 요구안으로 제시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와 노동기본권 보장 요구안’을 단위사업장 차원에서 교섭안으로 만들거나 체결한 사업장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서비스연맹은 미조직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조직화 사업은 진행은 아직 더딘 편이다.

3) 주요 성과 및 가능성

앞에서 서비스연맹의 조직화 사업의 문제점을 짚고 평가해 보았다. 하지만 서비스연맹의 유통서비스부문 노조 조직화 사업의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2년 동안 조직된 식음료 3사(롯데, 해태, 동아오츠카)나 백화점 화장품 4사(로레알, 샤넬, 엘카, 클라란스) 및 잡화(엠티컬렉션) 그리고 이랜드(홈에버, 뉴코아) 등 약 3천 명의 미조직 비정규직들이 조직화된 것은 서비스연맹의 최대 성과로 볼 수 있다. 

특히 2005년 로레알코리아 노동조합 건설은 다른 업체들에게도 파급효과(spill of effect)를 미쳐, 화장품 업체 3곳(엘카, 클라란스, 샤넬)의 노동자들이 서비스연맹에 가입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물론 기업별 노조 형태로 조직된 신규 노조이긴 하지만 화장품 4사는 조합 가입범위를 비정규직(수습, 아르바이트)까지 포함하고 있다. 화장품 4사에 노조가 건설 이후 현장에서 불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작업조건이나 상황들이 하나 둘씩 변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반 조합원들에게 노조에 대한 신뢰가 쌓여가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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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4사의 판매직 노조의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 과정과 주요 내용

백화점 화장품 회사의 경우 자사 브랜드별로 전국의 매장 매니저들이 월 1회 참여하는 영업회의가 있다. 백화점 판매직원들은 이와 같은 정기적인 모임(영업회의)을 통해 상시적으로 전 매장의 상황이나 작업조건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때문에 영업회의는 매니저들끼리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열악한 임금이나 노동조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화장품 판매 4사 노조 조직화의 출발은 이러한 영업회의가 그 토대를 마련해 준 것이었다. 결국 로레알코리아가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무사를 통해 서비스연맹과 연을 맺게 되면서, 다른 화장품 3사(엘카, 클라란스, 샤넬)도 로레알코리아 노조 소개를 통해 서비스연맹과 연결되었다. 한편 화장품 4사 모두 매니저가 매장 내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위계구조인데, 이는 화장품 4사의 조직화가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게 한 원인이었다. 매니저들이 노조 건설의 초동 주체를 담당했기 때문에 해당 매장의 직원들이 노조에 쉽게 가입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들은 노조 건설 당시 정규직뿐만 아니라 비정규직도 함께 조합원 범위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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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서비스연맹 산하 이랜드 홈에버의 경우 지난 2006년 10월부터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진행한 결과 전국 25개 매장에 분회를 건설했으며, 조직화 사업을 통해 지난 2년 사이에 조합원이 4.5배(2005년 212명 → 2007년 12월 970명)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만약 이랜드 홈에버와 뉴코아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없거나 노조 조직력이 미약했다면 해당 사업장 대부분의 일자리는 외주화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이번 이랜드 투쟁은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의 노동운동 외각진영까지 폭넓게 결합하여 노동운동과 사회운동이 함께하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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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일반노조와 뉴코아 노조의 비정규직 조직화 과정과 주요 내용

1. 이랜드일반노조


이랜드노조는 지난 2006년부터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비정규직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기 때문에 내부 조직력을 기반으로 비정규직 투쟁이 가능했다. 이는 이랜드 홈에버의 경우 까르푸가 한국 사업을 철수하고 사업장을 이랜드로 매각하는 인수합병 과정 속에서 고용불안을 느낀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이 증가했던 것이 중요한 원인이 되었으며, 또한 홈에버 노조와 (구)이랜드 노조의 통합으로 노조 집행부가 강화되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랜드 홈에버 투쟁의 상징이 된 상암점의 경우, 이랜드 3사 공투본(뉴코아, 이랜드, 까르푸노조)이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노동위원회에 비정규직 조직화 공동사업을 제안했고(2006년 10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역대책위(서대문, 은평, 마포, 용산 지역위원회)를 구성(2006년 10월-11월)하면서 연대가 성공적으로 확산되었다. 

2. 뉴코아 

뉴코아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계산원을 조직하기 위해 집행부가 조직화를 결의하고 점포별로 나누어 비정규직 간담회(2007년 4~6월)를 진행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이 각기 달라 매시간 휴게실, 탈의실에서 직접 비정규직을 만나면서 조직화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조가 계산직 외주화 문제와 관련된 소책자를 배포하기도 했다. 뉴코아 노조의 강남점 점거 투쟁 과정 또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지역대책위(서초, 강남, 강동, 관악)와 서울·경기 당원들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결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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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략 조직화 사업의 검토와 개선방안

1) 기존의 전략 조직화 방안 검토


유통산업 비정규직 전략 조직화 방안에 대한 기존 연구(김종진, 2006)는 민주노총의 유통서비스부문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태와 조직화 방안을 다루었다. 이 보고서는 유통서비스부문 조직화 방안으로 “현재의 노동조합 조직을 산별로 전환하고, 과도기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체계를 조직화 모델(organizing model)로 전환해야 하며, 노동조합 조직문화와 노동자들 스스로의 의식을 변화시켜야한다”는 조직화의 원칙과 전제를 제시했다. 또한 보고서에서는 조직화 사업을 위해 “노동조합이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체계적인 자료분석(비정규직 실태조사)을 통해 노조의 일정한 원칙과 방향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 보고서에서는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통서비스부문 전략 조직화 사업의 구체적 사업내용과 목표 8가지(△조직문화와 의식의 변화, △조직화의 광범위한 확장전략, △조직 변화와 재조정, △여성친화적 모델, △조직화의 잠재적 불만 활용, △법제도 개선투쟁, △지역사회와 노동운동의 결합, △사회적 역할과 서비스 강화)가 제시되었다.



그렇다면 민주노총과 서비스연맹의 유통서비스부문 전략 조직화 사업은 실제 어떠했을까? 첫째, 민주노총이나 서비스연맹 모두 조직화의 의지(공식화, 중심성)나 목표는 강했으나, 조직화 사업의 지속성과 연계성을 위한 조직화의 전문성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일례로 상급단체에서도 조직화 사업을 위해 산별노조나 조직화 모델로의 전환보다는 조직화 사업을 위한 정책적, 조직적 차원의 변화만 있었을 뿐이다. 민주노총은 전략 조직화 사업의 담당 단위(산별연맹과 지역본부) 설정 문제를 놓고 내부적인 논쟁이 있었으며, 조직화 사업이 전개된 현재까지도 전담기구나 부서가 부재(미조직비정규직과 조직실 담당)한 상태다. 더불어 조직화 사업을 위한 기금 역시 2008년 현재 절반 정도밖에 모이지 않았다. 때문에 전략 조직화 3기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유통서비스부문 조직화 사업을 담당할 서비스연맹의 산별전환 또한 4분의 1정도(조합원 수 24%, 노조 수 33%)밖에 진행되지 못했다. 

둘째, 전략 조직화 사업의 목표(조직 확장, 외연 확대, 강도)와 방법(집중성, 대상, 방식)에서는 일정한 성과가 있지만, 구체적 사업 내용들은 시행되지 못했거나 아직 그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서비스연맹의 경우 나름의 조직화 전략을 통해 선정된 지역(수도권과 부산 등)과 업태·업체(A업체의 매장)에 조직 활동가를 배치했다. 그리고 연맹차원에서 유통서비스노동자들의 감정노동 문제 대응이나 법제도 개선(비정규직법, 영업시간단축 개정 등)을 위한 나름의 노력을 전개했다. 하지만 전략 조직화 사업을 위한 노조 내부의 조직문화와 의식변화를 위한 노력(자원 배치, 교육 미약)이나 여성친화적 모델 모색(실제적 여성할당제 미비), 지역사회와의 결합문제(지역사회 네트워크 연계 부족), 사회적 서비스 강화 등은 구체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2) 전략 조직화 방안의 향후 과제와 방안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5대 전략 사업 중 핵심 영역인 유통서비스부문의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은, 나름의 성과도 있으나 아직 그 결실을 맺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따라서 향후 유통부문의 전략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상급단체(총연맹-연맹)의 조직화 의지와 목표 및 방식에 대한 재검토 속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유통서비스부문의 전략 조직화 조건과 과제는 다음의 [표3]과 같이 정리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유통서비스부문의 현실적 전략 조직화 방안을 위한 단계별 조직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유통서비스부문의 실천적 조직화 사업을 위한 과제와 방안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1단계로는 서비스연맹의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과 산별노조 전환을 꼽을 수 있다. 현재의 유통업 비정규직 문제뿐만 아니라, 입점 및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용조건이나 영업시간 규제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뿐만 아니라,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통한 대안 마련(산업별 단체협약 효력 확장제도 요구 등)이 필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단지 조직화 사업과 산별노조 전환을 통한 비정규직 가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조가 그들을 더 잘 대변하고 그들의 권익을 높이기 위한 여러 활동을 조직사업과 함께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된 사업장의 경우 특히 노조 차원에서 비정규직을 위한 일상활동(산업안전보건 및 건강권 관심)을 항상적으로 추진하고, 노조 내부의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이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노동조합의 조직화를 위한 일상활동의 중요성은 영국 노동조합(USDAW)의 조직화와 연관된 노조 활동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유통서비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노조 가입 의향을 갖고 있는 다수의 비정규직(72.9%) 노동자들이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로 “사측의 불이익 우려”(21.6%)보다 “노동조합의 불필요”(36.6%)를 더 많이 꼽았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 2007). 이는 노동조합이 ‘작업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상에서 고충 및 불이익을 당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조직’으로 인식되지 못함을 의미한다. 때문에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상급단체와 단위사업장 차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조 규약 및 단체협약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현 시기 노동조합이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보호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비정규직 채용비율 제한 및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한편, 유통업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주요 과제로 유통서비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권익보호를 위해 정규직화”가 가장 필요한 노조활동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고용불안’보다도 ‘임금인상’(28.3%)을 더욱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표4] 참조). 이것은 유통현장에서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집단적인 노사관계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2단계로는 현재의 비정규직법 등의 법제도를 개선·보완하기 위한 노동운동진영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동조합의 제도개선 투쟁은 비정규직보호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개별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의 계약해지 및 외주화를 막고, 정규직과 유사 혹은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의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 애초 비정규직법안 취지는 임시직, 기간제,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안정 및 차별시정’에 있다. 그러나 이미 확인된 바와 같이 현실적으로 비정규직 차별 시정의 효과는 별로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의 경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차별을 시정하기보다는 대부분 계약해지 후 외주화하거나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식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 강화와 외주화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제도적인 개선 노력은 노동조합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끝으로 유통업 비정규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통업 주요 현안 문제인 입점업체 판촉직원의 고용보호 문제나 유통업의 정기휴무 및 영업시간 규제문제 그리고 유통업 작업장에서의 산업안전보건문제나 노동과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유통업 비정규직 일자리들에 대한 직무가치와 평가에 대한 연구가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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