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시설관리 청소용역 노동자 조직화 사례

부 제목: 
[조직화 사례탐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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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화 사례탐구 연재 순서

①백화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②이랜드 홈에버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③연세대 시설관리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④의료연대 간병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⑤퀵서비스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⑥대리운전기사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⑦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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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일반적으로 시설관리업무인 경비 및 청소업무는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한 직종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사실 시설관리업무 대부분은 파견 및 용역 등 간접고용 형태이기 때문에 직접고용 노동자에 비해 고용 및 노동조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연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 역시 고용형태상 간접고용(파견, 용역) 노동자들이었다. 이런 이유로 노동조합은 실질적 사용사업주(원청)인 연세대와 공급사업주(하청)인 용역업체 모두에 대한 이중적 교섭과 투쟁을 병행해야 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연세대 시설관리 노동자 조직화 과정에서 연세대 ‘살맛’이라는 학생모임이 주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특히 살맛은 노조 조직화뿐 아니라 노조 안정화와 제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대학 시설관리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모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여기에서는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경지부 산하 연세대분회 조직화 사례를 통해 대학 시설관리(청소용역)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모델을 검토하고자 한다.


[ 2008년 1월26일 연세대분회 설립식 모습. ▷ 참세상 ]

2. 연세대 시설관리 청소용역 노동자 조직화 사례

1) 주체 형성과 노조 설립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의 비정규 조직화 과정을 보면 <학내 비정규 노동자와 지속적인 연계활동(신뢰형성) → 다른 학교 비정규 노동자와의 간담회 → 외부 사회단체 및 노조의 자문 및 도움(노동법, 기술적 내용 등) → 일상적인 현장 활동(소식지, 방문) → 연대 투쟁>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1) 초기 조직화 과정: 예비적 단계

공공서비스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설립의 배경을 살펴보면 2006년 9월 연세대학교 학생 몇 명이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서 주관한 제1회 <학생비정규포럼>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연세대 학생들은 비정규 포럼 프로젝트였던 「학내 미화노동자 대상 인권실태조사」에 참여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에 있어 일회적인 실태조사가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과의 일상적인 만남을 통한 신뢰형성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됐다. 이에 해당 학생들은 학내 비정규 노동문제를 몇몇 활동가 학생들만이 아니라 보다 많은 학생 단위들과 공유하고 함께 하기 위해 학내 주요 주체(학생회, 학보사, 운동단위 등)들에 제안해 2007년 3월에 비정규 노동문제를 고민하는 학생모임 ‘살맛’을 구성했다.

한국비정규센터 포럼을 계기로……. 그래서 여기저기 (건물을) 돌다가 “노동자분들을 만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상호 간의 신뢰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대뜸 찾아가서 설문지를 해 달라고 하면 불쾌해 하시는 분들도 많고. 대학원생이나 기자들이 와서 해 달라고 하나 봐요. 근데 ‘뭐 한번 왔다 갈 거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하시니까 신뢰가 없는 상황이었고……. 당장 어떻게 해보자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신뢰가 필요할 것 같아서, 많은 건물은 아니지만 6~7개 건물에 계시는 분들은 정기적으로 찾아뵙고 인사하고, 밥 같이 먹고 이런 식으로 해서 만났어요.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 구성원, 2008. 9)


조직화의 예비적 단계로서 준비과정을 살펴보면,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을 만든 학생들은 학내 청소 노동자 실태조사 과정에서 느낀 비정규 노동자 문제를 실천 속에서 결합하려는 자리부터 마련했다. 2007년 4월 살맛은 학내 청소 노동자 조직화가 먼저 이루어진 고려대학교 노동조합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고려대 분회 조직화 과정과 노동조합 건설 이후의 성과뿐 아니라, 노조 조직화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조언 및 충고 등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살맛은 2007년 5월 대학축제 시기 연대 장터에서 노동자들을 주점에 초청했는데 당시 약 30여명의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이 자리는 실질적으로 학생과 노동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첫 만남이었으며, 학생들과 현장 노동자 사이의 신뢰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던 행사였다. 특히 이날 학생들은 노동자들이 일하면서 느끼는 고충사항이나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 등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편 2007년 하반기에 이르러 살맛은 현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자체 제작한 유인물 1,2호를 배포했다. 유인물은 최저임금제에 관한 내용부터 연세대에서 자행되고 있는 위법사례까지 구체적으로 다루었으며, 타 학교 노동조합의 사례 등 현장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내용으로 제작되었다. 현장 소식지는 학생들과 노동자 사이의 대화와 신뢰형성의 매개였고, 유인물을 통해 전달된 학생들의 연락처를 통해 보다 일상적으로 현장 노동자들과의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동시에 타 대학 노동조합 사례를 소식지에 정기적으로 담았던 것은 현장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촉발하게 된 계기였다. 

아울러 살맛 구성원들은 학교 건물 구역을 나누어 정기적으로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실을 방문하면서 청소 노동자들이 일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고충들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당시 살맛 구성원 12명은 2007년 초까지 연세대 청소 노동자들을 접촉하기 위해 6개 구역으로 나누어 한 구역(2~12개 학교 건물)에 적게는 2명, 많게는 6명씩 조를 편성해 노동자 현황 및 조합 가입여부 등을 파악 했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백양로 북측의 12개 학교 건물의 건물별 인원, 노조 가입 여부, 담당 업무, 대표 연락처 등을 확인하는 등의 초기조직화 사업을 치밀하게 전개했다.

사실 살맛이 이처럼 청소용역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데는 일정한 자원과 네트워크 활용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조직화의 네트워크 활용 측면에서 보면 현장의 접근성 문제는 노동조합(공공노조 서경지부)의 도움을 받았고, 근로기준법과 같은 노동법은 비정규센터(노무법인)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자원 동원의 측면에서 보면 노조나 단체와 달리 물질적인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학생회와 언론사의 예산을 활용해서 소식지나 자료집 등을 발간했으며, 당시 민주노동당의 예산도 많지는 않지만 일부 지원을 받았다. 

본격적인 조직화는 여름부터 시작을 했고, 3~4월부터 (공공노조)서경지부랑 만나고 있었어요. (서경지부, 비정규센터의) 도움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이를테면 저희는 봐도 모르잖아요. 임금 명세서나 지급대장 봐도 하나도 모르는데, 노무사님이 그런 거 설명해서 위법 사례들이 뭐가 있는지 알려 주시면, 그걸 근거로 들고 가서 “어머니 이거 위법이에요!” 하고 얘기할 수 있는 거죠. 그런 거 교양 받고 간담회 몇 차례 하고 서경지부, 고대 분회랑 간담회 하고. 그런 팁을 많이 주셨어요. 어떻게 만나라든가 조심해야 될 점 알려 주시고, “(노동자 분들) 만날 때는 꼭 먹을 거 사들고 가라”부터 해서 “나중에 어느 정도 만나서 신뢰가 생기면 연락처 남기고 와라” 이런 팁을 받고. 또 비정규센터 OOO 노무사님 소개 받아서 저희가 임금 명세서를 받아 왔거든요. 그거 가지고 나름대로 분석을 해주시고, 위법적인 사례들이 많아서 그런 것 기반으로 2007년 여름부터는 저희가 유인물을 만들었어요. …… 처음엔 각자 건물 나눠서 실천 모임이라고 해서 일주일에 2번씩 어머님들 쉬는 시간 알아내서 “계속 처음부터 친목을 쌓는 거다”해서 돌고, 나중엔 소식지 나눠 드리고, 민주노총에서 나온 <비정규 노동자권리 찾기 희망수첩> 이런 거 나눠 드리고,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서경지부에서는 저희가 정기적으로 회의를 했었는데 일주일에 한번은 학생들이 회의하고, 격주 한 번씩 서경지부하고 노무사님이랑 같이 회의하고 그랬었거든요.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 구성원, 2008. 9)



[ 2008년 1월 공공서비스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와 학생들의 고용승계 투쟁 모습. ▷ 참세상 ]

(2) 공식 조직 결성의 초기 단계

이처럼 연세대 학생들이 현장 조합원들과 친밀한 정서적 유대를 맺고 있는 과정에서 용역노동자들에 대한 인사이동(2007년 11월)이 진행되었다. 매년 암묵적으로 자행되던 부당 노동행위를 한 건물 노동자가 허리 디스크를 이유로 거부하였고, 이는 곧바로 인사이동이라는 보복조치로 이어졌다. 노조 간부의 말에 의하면 연세대학교에서 가장 많은 구역의 시설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명신개발이라는 회사 부장이 매년 2차례 청소 노동자들에게 ‘봉사’를 명목으로 자신의 부인이 권사로 있는 교회의 청소를 강제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부당한 인사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용역회사에 항의 방문 및 집회를 진행했고, 그 결과 용역회사 부장의 사과 및 사과문 부착, 인사이동 철회라는 성과를 얻었다. 이는 노동자들 스스로 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행동이었으며, 학생들에 대한 신뢰형성의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아울러 부당 인사이동 저지 투쟁은 노조 건설의 1차적인 계기였다.

우리가 직접 (노조)결성하면 진짜 죽었다 깨어나도 못해요. 그런데 학생들이 본관에 다니면서 우리들의 손발이 되어가지고 우리들의 애로점들을 서로 대화하면서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먼저 조합에 가입을 해가지고 시작을 했어요. 그것도 동기가, 백양관 아주머니 한 분이 (용역업체) 명신개발 부장의 사모님 교회 일을 1년에 2번씩 가서 해줬나 봐요. 개인적인 일을……. 올해는 그 아주머니가 허리가 아파가지고 못가겠다 했더니, 거기에 앙심을 품어가지고 부당한 인사이동을……. 힘드는 데다가 소문도 안 좋고, 그런 관에다 배치를 시키려 하니까. 이 아주머니가 “이렇게는 당할 수 없다. 나는 나가더라도, 이제 사람들을 위해 희생을 당하더라도 밝혀야겠다”는 뜻으로 학생들한테 전화를 했나 봐요. 

(공공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장, 2008. 3)


저희가 유인물 뿌리면서 남기고 온 연락처가 있었거든요. 전화를 주신 거죠. “이거 어떻게 해야 되는 거냐?” 하셔서 계속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하다가 항의 방문을 계획해서 같이 갔어요. 인사이동 분위기로 봐서는 월요일 몇 시에 시킬 것 같다 하는 게 있었죠. 저희가 미리 학생회의 다른 단위들한테 제안을 해서 조직을 해서 대기하고 있었거든요. 오전부터 30~40명 대기하고 있다가 “인사이동 시켰다”는 전화 받고 본관에 먼저 찾아가 총무처에 “이거 어떻게 된 거냐? 왜 관리 감독 제대로 못하냐?” 먼저 화를 내고, 그 다음에 연합회장 사무실 가서 항의 방문했었거든요. 집회 형식으로. 그러니까 많이 쪽팔리죠. 학생들한테 쪽팔리고 본인도 인정하니까 결국엔 인사이동 철회되고 그런 과정이 있었는데 그때 많이 신뢰를 얻은 것 같아요. …… 경비는 저희가 처음엔 안 만났었는데, 그것도 경험이 있으신 서경지부에서 “경비 만나지 말고 미화부터 만나라. 다른 학교에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고대 같은 경우도 경비랑 미화를 같이 조직했었다가 경비가 배신해서 깨졌다”고, 그래서 저희는 처음에 미화부터 만났었는데, 경비 아저씨들이 소문 듣고 오시더라고요.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 구성원, 2008. 9)


(3) 노동조합의 결성

2008년 1월 약 1년간의 만남을 통해 친밀감과 신뢰가 형성된 상태였기에, 노동자와 학생들은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 필요성을 느꼈다. 통상 자신의 근무지 이외에 다른 건물 출입이 관리자들에 의해 실질적으로 금지되었던 노동자들은, 퇴근 후 학생들과의 만남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특히 당시 모임은 연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과 학생모임 살맛, 그리고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경인공공서비스지부 활동가까지 함께 만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연세대 10개 건물에 근무하는 청소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건설을 결의했다. 이를 계기로 연세대 간접고용 노동자 조직화 활동이 본격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2008년 1월 경비 및 청소용역 업체 변경이 예정됨에 따라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직면하게 되면서 노동조합 조직화가 본격화되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2008년 1월11일 공공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가 건설되었으며, 1월26일 지역의 각 단체 및 학생들과 함께 노조 출범식을 했다. 당시 연세대분회 조합원은 23명에 불과 했으나 이후 노조 효과성이 나타나면서 2008년 3월까지 노조 건설 2달 만에 조합원 수는 243명으로 약 10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2008년 11월 현재 연세대분회 조합원 수는 286명이다([그림]).



3) 주요 투쟁

2008년 2월 연세대측은 도급업체와의 재계약 시점(2008.2.28)에서 용역 노동자의 정년 단축(65세→62세)을 예고했는데, 이를 적용할 경우 정년을 초과한 노동자들이 절반을 넘게 되었다. 사실 이 시기 연세대측은 이미 주요 입찰 업체들에게 용역비 10% 인하와 정년 단축을 요구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이에 노동조합과 학생들은 총무처 및 구매과를 방문, 표준계약서 공개와 입찰 선정 시간 및 장소 공개를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학교직원이 아니므로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학교 측의 업체변경 및 재계약이 진행될 경우 약 300여 명의 시설관리 노동자 중 60% 이상의 노동자가 정년 단축 대상이 되며, 이럴 경우 대량 해고가 예상되기 때문에 연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 모두 고용승계와 고용불안 문제가 본격화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런 이유로 조합원들과 학생들은 2008년 1월 책임을 회피하는 학교측과 용역업체를 규탄하는 본관 점거 농성(2008.1.28~30)을 진행했으며, 현장 노동자들은 근무거부 투쟁 등의 부분 파업을 했다. 

이와 같은 연세대 학생 및 조합원의 고용승계 및 정년단축 저지투쟁 압력으로 연세대측은 표준 계약서 작성에 노동조합을 한 주체로 인정했으며, 원하청 간 도급계약서에 정년 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는 고용승계 문구를 삽입하라는 노조측의 요구를 받아 들였다. 한편 이 투쟁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앞으로 들어올 용역업체가 노사 간 임단협에 성실히 임할 것과 노조 전임자를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확인서에 사인을 하게 한 것이다.

4) 조직 정착

공공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는 노조 설립 이후에도 원청과 하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지난한 투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먼저 노조 정착 과정을 보면 노조 설립 이후부터는 상급단체인 공공서비스 서경지부와의 소통을 통해서 노조 활동에 대한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은 ‘연세대 비정규 노동 문제를 함께하는 공동대책위’(공동대책위) 구성의 핵심적인 구실을 했으며, 공동대책위와 노조는 노동자들의 투쟁 선전전을 함께 진행했다. 

한편 연세대분회는 노조 건설 이후 내부 문제뿐 아니라 외부 연대활동에도 참가했다. 대우센터 집회, 차별없는 서울 서부지역 행사, 노동절 연대 집회, 생활임금 투쟁 등에 참가했으며, 공동대책위와 함께 대동제 연대 장터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공동대책위에는 2008년 현재 서부비정규센터(준), 서대문 진보신당, 연세대 학생 모임(살맛, 사회주의 학생동맹, 총여학생회, 동아리연합회, 문과대학생회, 이과대학생회, 법과대학생회, 민주노동당 학생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사측이 노조와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투쟁과 안정화의 원동력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10월 연세대는 자동화시스템 도입을 이유로 공학관에서 일하던 비정규 경비노동자 12명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으나, 이 노동자들은 노조와 학생들의 집회 및 서명운동 등으로 1주일 만에 복직됐다.

3. 시사점

연세대 시설관리 청소용역 노동자 조직화 사례는 기존 노조 조직화 사례와는 사뭇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연세대분회 노조 조직화의 초동주체가 노동자가 아닌 학생이라는 점이다. 연세대분회는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이라는 소모임이 주체가 되어 노조 조직화를 한 사례였다. 이는 조직화의 주체가 노조(부산대)나 노동자(청주대, 성신여대, 덕성여대)였던 사례와의 주된 차이점이다. 연세대의 경우 학생들이 노조 조직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에 노조 건설 및 투쟁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연계가 이루어졌다. 이는 학내 구성원의 하나인 학생들이 노조 조직화에 결합함으로써 원청과 사측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과정에서 보호막이 될 수 있었던 계기였다.

둘째, 연세대분회 노조 조직화의 경우 기존 노조 조직화 건설과정의 학습효과가 있었다. 살맛은 기존 노조(고려대)와의 간담회를 통해 노조 조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나 고려사항들에 대한 조언을 듣고 이에 대한 치밀한 준비과정을 밟아 갔다. 때문에 살맛은 노조 조직화를 섣부르게 진행하지 않고 약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속에서 현장 노동자들과 친밀감 및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부터 하나하나 진행했다. 아울러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면서 노동자들 스스로 노조 조직화의 주체로서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셋째, 연세대분회의 노조 조직화 과정에서는 기존 노조 및 외부 연대단체와의 상호 소통과 유기적인 관계가 형성됐다. 고려대의 경우 연세대처럼 학생(불철주야)들이 주도적으로 노조 조직화의 주체였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연세대분회의 경우 조직화 과정에서 기존 노조(공공노조 서경지부)와의 소통과정 속에서 진행된 점이 주된 차이점이다. 또한 외부 연대단위의 도움이 노조 조직화 과정에서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학생들의 경우 근로기준법이나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부분까지 파악할 수 없는 현장의 문제가 있었으며, 조직화의 초동주체들은 주로 이와 같은 문제들에 있어 외부 연대단체들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넷째, 연세대분회 노조 조직화 계기는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부당노동행위와 같은 내부 불만이 주된 원인이었다. 연세대분회의 경우 학생모임 살맛의 조직화 노력만으로 건설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청소용역 및 경비 등 시설관리부문에서 나타나는 원청의 도급업체 재계약에 따른 고용불안과 하청업체의 불합리한 대우(관리소장 및 부장의 횡포) 등이 연세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때문에 연세대 청소용역 노동자은 그들 스스로 이해대변기구로서 노조를 결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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