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교섭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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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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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5월 22일 개최된 민주노총 정책토론회 '산별교섭 어떻게 할 것인가?'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건의료노조를 중심으로 보완한 것이며, 필자가 『노동사회』 2000년 6월호에 쓴 「산별중앙교섭 늦출 수 없다」의 후속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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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별교섭을 둘러싼 노사정의 최근 흐름

1) 노동조합

최근 들어 노동계가 산별노조로의 발걸음을 한층 빨리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기존의 산별노조인 보건의료노조(1998년 2월 27일 창립), 대학노조(1998년 11월 9일), 전교조(1989년 5월 28일), 건설(1999년 7월 합법화), 언론노조(2000년 11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는 금속노조(2001년 2월 8일)가 건설되었고, 곧이어 민주택시노조(2001년 6월 20일 예정)가 창립된다. 그리고 공공연맹, 사무노련도 대의원대회 결의를 통해 2002년까지 산별노조 대열로 합류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노총은 '8개 산별노조-8개 산별연맹' 체제로 바뀌게 된다. 

한국노총 또한 기존의 철도, 전력, 체신노조(단일노조)에 이어 한교조(1999년 5월 16일)가 만들어졌으며, 새 천년 들어 금융노조(2000년 3월 3일), 택시노조(2000년 4월 ,27일)가 건설되었고 금속·화학연맹 등이 산별 건설을 서두르고있다. 

특히 2001년 들어 공무원과 교수들도 초기업 노조 형태로 조직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02년까지는 노동계의 대다수 노조(연맹)들이 산별노조로 조직형태를 전환하면서 명실상부한 '산별노조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미 산별노조를 건설한 조직들은 정부와 사용자 단체를 상대로 산별 교섭을 요구하고 있고, (연맹 전체가 산별노조로 전환되지 않은 상태지만) 업종별 소산별 노조들은 단위별 업종교섭을 요구하고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법, 제도, 관행의 미흡과 사측의 거부로 제대로 된 산별교섭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대각선 교섭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부분적으로 소단위 집단교섭 진행과 중앙 노사간 대화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후 새로운 교섭구조를 둘러싼 노사간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민주노총은 그동안 개별 산별 차원에서 진행되던 산별 교섭 투쟁을 올해 처음으로 조직 전체의 과제로 받아 안으면서, '산별교섭 쟁취 투쟁위원회'(위원장 박문진 부위원장)를 구성하고, 산하 산별노조와 함께 몇 차례 대책 회의를 통해 5월 22일 산별교섭 토론회를 시작으로 산별 시대 개막에 따르는 노동법 개정, 산별교섭 법제화 등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2) 사용자단체와 사용자

앞에서 살펴본 노조의 활발한 움직임과는 달리 산별노조의 교섭 파트너가 되야 할 사용자단체는 여전히 로비단체 수준에 머물러 있고, 노사관계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아니, 안하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산별노조와 산별교섭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비공식 연대와 대책회의가 계속 강화되면서 이중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경총과 일부 사용자 협회를 제외하고는 진정한 의미의 사용자단체가 구성되어 있지 않다. 현재 사용자단체의 역할과 수준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래의 보건의료노조와 병원협회 간의 조직과 예산 비교다(표2, 표3 참조).



위 표 2를 보면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병원협회의 예산이 병원노조 상급단체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6억9천만 원 : 9,000만 원). 하지만, 보건의료노조가 기업별노조 체제의 연맹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한 (그리고 본조 의무금이 이전 조합비의 15%에서 50%로 인상된) 1998년 이후부터는 회원(조합원)이 내는 회비(조합비) 수입만 비교하면, 오히려 산별노조가 사용자단체의 예산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 간격이 점점 커지고 있다.

[표3]에서 병원협회와 보건의료노조 간에 조직현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 분석해보면, 병원협회가 포괄하는 병원수가 훨씬 더 많음(우리나라 전체 900여 개 병원 중 정식 회비를 내는 병원이 514개임)에도 불구하고, 중앙 인력과 회비 수익에서 오히려 노조보다도 처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용자단체가 산별노조보다 자금력 등 자원에서 밀리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협회의 사업계획을 보면 '노사분규 대책마련' 이라는 선언적 문구만 있고, 노사관계 관련한 분과체계나 사업계획, 사람과 예산 배정은 거의 없다. 각종 회의에서도 공식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정도의 예산과 인력, 사업내용을 갖고는 사용자단체 기능을 전혀 할 수가 없고, 산별노조 시대에 교섭 파트너로서 역할이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물론 이런 사실이 사용자들이 노사관계에서 현장별 대응만 하고 중앙차원에서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즉, 사용자들은 공식적인 사용자단체 구성에만 미온적이지, 실제로는 그 이상의 공동 대응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즉, 노조가 있는 회원 병원은 실제 노사문제를 병원협회를 통하지 않고, 자체로 공인노무사 등의 자문을 받으면서 노무 인사 담당인력을 늘리고, 수시로 병원간 인사노무담당자 연대회의 등을 통해 공동대응을 강화해 가고 있다. 특히 교섭시기에는 매일 연락과 팩스를 통해 노조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교섭 결과를 서로 공유하면서 타결 문구 하나까지 공동 보조를 맞춰가고 있다. 이런 모습은 현장에서는 병원협회가 노사관계에서 그만한 역할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노사대책은 사용자단체와 실제 현장의 대응구조가 이원화되어 굴러가면서, 공식적인 대응보다는 비공식적 대응이 주를 이루게 되고, 이로 인해 무책임하고 건강하지 못한 현장 노사문화가 형성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용자단체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총은 몇 차례 노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서 '산별교섭을 거부하되 준비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병원협회도 이전에는 아예 보건의료노조 자체와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알레르기 반응(보건의료노조는 병원을 망하게 하는 불순세력으로 취급)을 보여왔으나, 올해는 정식교섭은 아니지만 회장과 위원장간 공식대화에는 응하고 있다. 다른 사용자단체도 부분적으로 대화와 교섭에 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한국노동교육원에서 조사한 결과(「2001년 임금교섭의 전망과 과제」, 원창희)를 보면 업종별 노사협의제 도입에 50.7%, 산업별 또는 업종별 노사협의로 적정한 임금인상률 제시에 75%의 사용자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사용자들의 변화조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지난 4월 산별중앙교섭 쟁취를 위해 과천 정부청사에 집결한 보건의료노조원들 ]

3) 정부

정부의 노동부 관료는 노조 토론회와 면담자리에서 '산별교섭 문제는 전적으로 노사 자율의 문제'이고, 정부가 간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항상 덧붙이는 말이 노조하기에 달렸다는 충고를 빠뜨리지 않고 있다. 즉 노조가 순화(?)되어 사용자를 안심시켜야 산별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발언에서 확인되는 것은 정부는 아직까지 산별교섭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즉, 노동부 2001년 사업계획과 정부가 말하는 소위 '노동개혁' 내용 중 그 어디에도 노조의 산별 전환에 따른 노동법 개정문제나 교섭구조의 변화, 산별교섭을 제도화하려는 계획과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노동부 스스로도 업종/산업별 노사관계 연구가 거의 안되고 있음을 시인하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에서 사용자단체로서 정부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거의 방기하고 있다. 몇몇 기관과 병원의 경우, 교육부나 노동부, 행자부, 기획예산처 등이 실질적 교섭과 타결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해당 노조의 교섭요구에 거의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볼 때, 정부는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구조조정, 비정규직, 노동시간단축, 공무원노조 등 노동현안 문제 등에 비해 산별교섭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루지 않고 있는 듯하다. 그 이면에는 아직 산별교섭 요구가 국가를 위태롭게 할 만큼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고, 더구나 노조의 전투적 성향을 볼 때 산별교섭을 제도화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부정적 정서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최근 정부가 '민주적 시장경제'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으로 정책기조 변화 속에 신자유주의로 급격히 기울면서 노동문제가 경제문제의 하위 개념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들어 정부는 '기업별노조와 기업별교섭을 반드시 전제로 하는 노동행정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전체는 아니지만, 노동부 산하 한국노동교육원이 '업종별 노사협의체' 제안했고, 연전노조와 과기노조 등 정부출연기관 일부에서도 기관장들이 노조의 산별교섭(집단교섭) 요구에 부분적으로 응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 쟁취투쟁의 어제와 오늘

보건의료노조는 1994년 연맹(기업별노조)시절부터 교섭권 위임을 통한 공동교섭을 요구하면서 산별교섭 쟁취투쟁을 시작해서 2001년 현재 8연차를 맞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제도화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투쟁 경험과 성과를 통해, 이제는 산별교섭 쟁취를 위해 더 체계적인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동시파업 투쟁과 함께 그 어느 때 보다 전 조직적 힘을 실어 산별교섭 쟁취투쟁을 전개하였고, 그 여세를 몰아 하반기 '산별노조발전전략위'를 통한 논의를 진전시키면서 다시 2001년 투쟁 전선에 나서고 있다. 주변에서 관전평을 하는 사람 중에는 병원이 업종별 동질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빨리 산별교섭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 병원협회 관계자를 만나고 의사파업을 겪어보면서 의사와 병원 사용자의 봉건적 속성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가능하겠다는 상반된 진단을 내리고 있다. 어쨌든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 가장 먼저 조직을 전환한 조직답게 산별교섭 또한 가장 먼저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보건의료노조의 산별교섭 추진경과를 종합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특히 2000년은 최초의 직선 집행부가 들어섰고, 산별교섭 투쟁과정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한 해였다. 즉, 처음으로 대규모 중앙상경투쟁과 병원협회 점거농성에 들어갔고, 거기서 처음으로 병협 회장과 정식 면담이 이루어졌으며, 이어서 ▷ 병원협회 내부에 노사대책위 구성, ▷ 산별중앙교섭을 검토하기 위한 '노사 실무소위원회'구성, ▷ 5월 4일 병협 정기총회에 산별중앙교섭 안건 상정이라는 의미 있는 노사 중앙합의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2000년 5월 4일 총회에서 사용자단체로서 올바른 역할을 위해 병원협회 정관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부결되었다. 그리고 5월 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병원협회를 상대로 쟁의조정신청을 냈지만, 현행법상의 사용자단체 규정의 벽을 넘지 못하고 병원협회가 사용자단체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조정 완료시기를 넘기고, 이례적으로 2차례나 조정회의가 열리면서 노사간 간격을 좁히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었으나, 병원협회의 무성의와 거부로 합의점을 찾는데는 실패하였다. 그리고 이후 합의했던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병원협회와의 산별교섭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4월 12일 시작된 2001년 산별중앙교섭 투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즉, 몇 년 동안 '요구와 거부'라는 평행선을 달리던 산별교섭이 올 들어 약간의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산별교섭 정착과 제도화로 나아가는 데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그동안 파행을 거듭하던 모습에 비교하면 진일보한 것이다. 

병원협회는 2001년 산별교섭에 대해 여전히 작년 중앙노동위원회 결정과 병원협회 총회 결과에 따라 공식적으로 산별교섭에 임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보건의료노조와의 대화는 이전처럼 무조건 거부하지는 않겠다면서 지난 2월 3일 비공식 면담(회장, 사무총장 참석)을 비롯하여 산별교섭 요청에도 두 차례 다 참석(4월 12일, 4월 19일)하여 적극 대화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3차 교섭(실무협의)에서는 이후 교섭진행 관련해서 몇 가지 합의(차수련 위원장이 병원협회 공식회의에 참석해서 보건의료노조의 입장을 밝히고, 이후 이를 토대로 병원협회 내부에서 논의해서 5월 안으로 병원협회와 보건의료노조 간에 임원진 간담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6월경 서로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노사 내부 워크숍을 개최한다)까지 도출하였다.

이런 최근 흐름은 1994년부터 계속된 산별교섭 성사투쟁과 특히 작년에 두 차례에 걸친 상경투쟁과 병원협회 점거농성,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신청, 현장의 산별교섭 참가투쟁 등 강력한 투쟁과 노동계 전반적 변화의 흐름을 타면서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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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의료노조 2001 산별 교섭 요구 요약
1 최근 건강보험 재정파탄 대책을 위해 병원 노사가 공동으로 <건강보험제도 개혁과 국민 건강권 실현을 위한 대국민 노사공동선언>을 채택할 것을 요구합니다.

2. 병원협회와 병원은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합의인 <1999년 약가 및 수가정상화 간담회에서 보건복지부, 의료계(의협, 병협),약계, 노동시민단체의 합의사항>과<2000년 12월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 결의사항>을 실천할 것을 요구합니다.
1) 건강보험 재정과 진료비 누수방지를 위해 아래와 같이 노력한다.
2) 환자알권리 보장을 위해 아래와 같이 노력한다.
3) 병원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아래와 같이 노력한다.
4) 조세개혁, 경제정의와 환자편의를 위해 아래와 같이 신용카드 사용을 전면 확대 실시한다.

3. 보건의료노조 2001년 6대 요구(구조조정 반대, 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 12.7%등) 에 대한 중앙차원의 합의와 현장 적용을 요구합니다.

4. 산별교섭 정착을 위해 병협이 사용자단체로서 위상을 바로 세우면서 역할에 맞는 실질적인 사업을 전개할 것을 촉구합니다

5. 대정부 공동건의 - '정부 내 의료기관 관리부처 일원화'와 '지원 확대'를 노사공동으로 대 정부에 건의할 것을 요구합니다.

6. 산별교섭 정착이후 ▷보건의료 노동자 공동복지 확충, ▷'보건의료산업 노동자 직업훈련 기관설치 및 교육강화', ▷ '보건의료산업 고용안정기금 설치 운영'등 중장기적 교섭과제에 대해 협의할 것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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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산별교섭 투쟁을 총괄해 정리하면, 보건의료노조가 꾸준히 산별교섭 쟁취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던 동력은 전술 문제라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산별노조를 통한 조직 강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즉, 보건의료노조는 산별노조 결성 후 산별노조의 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 사람과 돈의 중앙집중(조합비의 50%를 본조로 집중)을 위해 노력했고, 지역별 조합원 하루교육 참가자 확대, 본조 차원 전국 합동대의원대회 개최(2001년)등 공동연대사업을 꾸준히 발전시켜왔고, 내부의 어려운 조직과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위해 '해고자 기금 500원씩 별도 비축하여 지부 해고자까지 생계비 월 90만원 일괄 지급, 전국회의와 행사시 중소병원 간부 출장비 지원, 장기투쟁 사업장 투쟁기금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오면서, 부족하지만 산별 정신을 활동 기풍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활동의 일환으로 2000년에는 노동계 핵심쟁점으로 떠오르고있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을 전면적으로 전개 많은 성과를 거두어 '전태일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들은 이런 산별적 조직활동과 더불어 진행된 보건의료노조 산별교섭 투쟁을 통해 몇 가지 작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① 유럽식의 완성된 산별교섭 제도화까지는 분명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럼, 문제는 한국 상황에서 거기까지 아직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인 만큼 현재 우리의 조건에 맞는 교섭형태와 경로를 만들면서 목표까지 도달하려는 창조적 관점이 필요하다. 
② 한국 노사관계의 특징상 정부의 역할이 높은 만큼 대 정부 투쟁을 강화해서 법제화 요구 및 모범 사용자단체 구성과 올바른 역할을 적극 요구해야한다. 
③ 사용자단체에 대한 직접 투쟁도 중요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노사관계를 규정하는 힘은 현장에서의 노사간 힘 관계이므로 현장 사용자에 대한 투쟁을 적극 병행해야 한다. 
④ 사회적으로 산별교섭이 노동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의 사회화와 노사관계 안정 및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여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⑤ 당장의 교섭 형식 쟁취도 중요하지만, 노조 내부로 산별교섭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즉, 통일 단협 준비와 산별 연대의식 강화, 기존의 산별교섭 방식(공동교섭, 대각선교섭) 지속적 강화, 조직률 확대 등 노조 내부의 자체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⑥ 끝으로 하나의 산별노조만이 아니라 민주노총 나아가 한국노총 등 전 노동계의 공동대응이 될 때 산별교섭 정착시기는 더욱 앞당겨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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