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의 노동조건 현황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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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사회적 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아직 우리 사회에서 사회서비스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여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을 추진하였고, 사회적 기업은 이를 위한 하나의 통로로 모색되었다. 또한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특징을 갖는데, 이는 사회적 기업이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혹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목표와 가장 크게 연관되어 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 실현’과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창출’이라는 다소 상충되어 보이는 두 가지 속성을 지닌다. 이는 사회적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일자리 창출과 사회복지서비스 보완이라는 기능은 수행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기존 논의들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보호된 시장 및 민관 인프라 형성, 조세 및 금융지원 확대 등과 같은 운영비용을 절감시키거나 수익창출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에 반해 사회적 기업 내 노동자들의 노동실태에 대한 논의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생활협동조합, 비영리단체 등 기존의 다양한 형태의 조직이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수익창출이라는 새로운 운영원리에 적응하기 위해 일정한 기간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사회적 기업의 노동자들의 주요 노동조건을 검토함으로써 사회적 기업의 노동실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정리하고자 한다. 

2. 사회적 기업 주요 노동조건

이 글에서 제기하는 사회적 기업 노동실태는 2009년 8월부터 9월까지 사회적 기업을 유형별로 분류한 후, 지역별 할당표집방식을 적용하여 80개 인증 사회적 기업과 종사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사업체 69곳의 종사자 총 855명이 설문에 응답하였다. 

1) 고용형태 및 집단별 구성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한 목적으로 삼기 때문에 내부에 다양한 취업취약계층들이 존재하게 된다. 사회적 기업 노동자들 중 고령자와 장애인이 각각 20.7%와 16.6%를 차지하고 있고, 다음으로 저소득층의 비율이 12.7%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여성 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집단은 고령층 여성으로서 15.1%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기업 노동자의 고용형태에 있어서,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은 72.8%(610/838)이고, 남성과 여성이 각각 19.2%와 80.8%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남성은 2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인데 반해, 여성은 10명 중 8명이 비정규직으로 나타나고 있다.  



2) 임금

사회적 기업 전체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102만 원으로, 고용형태에 따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각각 132만 원, 93만 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기업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격차는 정규직을 100으로 했을 때 비정규직은 70.2%를 보이고 있다. 또한 성별에 따른 임금차이도 뚜렷이 구분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약 97만 원으로 남성의 79.9%에 불과하다. 



3) 노동시간

사회적 기업 노동자들의 주당 평균노동시간은 41.2시간으로서, 대체로 주5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당 평균노동시간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42시간과 41시간을 보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각각 40.9시간과 41.4시간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4) 근로계약기간

사회적 기업의 노동자 중 78.8%는 근로계약기간이 명시된 기간제 노동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근로계약기간이 정해진 노동자 중 약 79%가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약 20%가 1년 미만의 단기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기업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느낄 수 있는 노동조건에 처해 있음을 나타낸다. 



이상의 사회적 기업 노동자의 주요 노동조건과 인구학적 속성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대략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사회적 기업 내에는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노동자의 비율(58%)이 높다. 정부가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취약계층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황에서 사회적 기업 내 취약계층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정부의 자원 투입이 증가될 필요성을 제기한다. 

둘째, 사회적 기업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이 255만 원, 비정규직이 120만 원인데 반해, 사회적 기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각각 132만 원과 93만 원에 불과하다. 또한 사회적 기업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은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임금은 정부의 지원금(83만 7천 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셋째, 사회적 기업은 높은 고용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 기업 노동자들 중 비정규직의 비율은 약 73%이고, 여성 노동자들은 10명 중 8명(78.9%)이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은 계약기간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데,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진 노동자 중 98.8%가 1년 미만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 사회적 기업 노동조건의 과제 

사회적 기업에서 나타나는 단기·저임금 문제는 사회적 기업의 특수성을 이유로 외면되거나 미뤄질 수 없는 사안이다. 특히 사회적 기업 내 취약계층의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은 문제해결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사회적 기업의 노동조건 개선과 관련하여 정부와 사회적 기업의 책임이 동시에 강조될 필요가 있다.

본 글에서 다루고 있는 인증 사회적 기업은 공익법인, 비영리단체, 생활협동조합 등 다양한 법적 형태를 가지면서 정부(노동부)가 제시한 일정 기준을 충족한 단체를 의미한다. 이러한 방식은 정부가 개별 단체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인정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사회적 기업의 역할 중 하나를 “지속가능한 일자리 제공”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정부는 단기적 일자리 프로그램이 아닌 사회적 기업을 통해 취약계층이 일자리를 지속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사회적 기업의 운영원리로 “수익창출”을 강조함으로서 고용유지와 고용조건 개선의 책임에서 자신은 한 발짝 물러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현재 정부는 2년 간 사회적 기업이 노동자를 새로 채용할 경우 인건비를 2년 간 지원해주고, 회계 및 마케팅 등과 같은 운영에 필요한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이 정부의 지원기간 내에 안정적인 수익창출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면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을 지속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정부는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수익창출을 이루지 못하는 하나의 사회적 기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사회적 기업을 만들게 되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2008년 말 218개 사회적 기업의 재무현황을 살펴보면, 사회적 기업 1개당 39명이 고용되어 있는 가운데, 연평균 수입액은 9억 1,300만 원에 불과하다. 또한 사회적 기업은 수입액의 28%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을 만큼 재정적으로 취약하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적 기업이 취약계층 고용을 지속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사회적 기업 스스로도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구성원들 간에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사회적 기업은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목적도 동시에 갖는다. 만약 사회적 기업이 높은 수익을 얻은 후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고 사회에 환원을 한 것으로 만족한다면, 일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어떤 차이를 보일 수 있을까? 사회적 기업은 각 단체가 추구하는 사업내용과 구성원들의 가치공유에서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은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를 구성원들과 공유함으로서 사회적 기업에 취업한 노동자들이 노동조건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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