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프랑스와 중국의 집단적 노사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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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4년 8월21일 오후 3시~6시
발표: 손영우 서울시립대학교 EU센터 연구원- 프랑스에서는 왜 단체협약 적용률이 높은가? 
황경진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연구소 전임연구원- 중국 집단적 노동분쟁해결제도-파업
사회: 이명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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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111차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동포럼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노동포럼의 주제는 해외노동운동시리즈의 일환인 프랑스와 중국의 집단적 노사관계입니다. 발표해주실 두 분을 소개하겠습니다. 프랑스에서 단체협약 적용률이 왜 높은지에 대해 설명해주실 분은 서울시립대학교 EU센터의 손영우 연구원이십니다. 중국의 집단적 노동분쟁해결제도에 대해 소개해주실 분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연구소의 황경진 전임연구원입니다. 우선 프랑스의 사례부터 듣겠습니다. 
 

 

<프랑스>

손영우) 프랑스라는 나라를 한국인의 시각에서 보는 일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해당 문제 뒤에 숨어있는 많은 차이 탓입니다. 제가 최근 프랑스 학술지에 쌍용자동차 문제에 관한 글을 기고했습니다. 쌍용차의 파업이 위력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며 노조가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문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 글에 관해 프랑스 사람과 얘기하니 “파업에 대해 위력업무방해죄가 어떻게 성립이 되느냐”고 묻더라고요. 위력업무방해죄는 누군가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이고, 파업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인데 업무방해가 어떻게 성립하느냐는 거죠. 프랑스 사람들의 논리로는 그 대립이 성립하지 않고, 프랑스 법으로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파업에 대한 규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법에서 ‘파업’을 단체행동, 쟁의행위의 한 종류로 규정합니다. 즉 하나의 적극적인 행동이나 행위입니다. 반면 프랑스에서 파업은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합니다. 그래서 법에 대한 적용도 달라지는 겁니다. 
 
노동총연맹을 필두로 한 프랑스의 5개 대표노조
프랑스의 단체협약 적용률에 대해 얘기하기 앞서 노동조합의 상황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중앙노조는 총 5개로 CGT(Confédération Générale du Travail, 노동총연맹), CFDT(Confédération Française Démocratique du Travail, 프랑스민주노동연맹), CGT-FO(Confédération Générale du Travail - Force Ouvrière, 노동자의 힘), CFTC(Confédération Française des Travailleurs Chrétiens, 프랑스기독노동자연맹), CGC-CFE(Confédération Générale des Cadre - Confédération Française de l'Encadrement, 간부직원연맹)입니다. 
프랑스 노조의 성격은 공산주의적 노조운동과 가톨릭이라는 두 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노조가 법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1884년입니다. 당시 산업사회가 형성되고,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이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19세기 말경 공산주의적 노조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종교로 가톨릭입니다. 산업사회의 형성 당시 노동자들의 상황이 너무 열악하니까 가톨릭에서 자선의 목적으로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두 노조는 비슷한 시기에 형성된 거죠. 
그런데, 도시별로는 달랐습니다. 파리나 마르세유 같은 큰 도시에서는 학문과 운동의 국제 교류가 활발하여 마르크스주의적 전통, 공산주의적 노동운동의 경향이 활성화됐습니다. 반면 내륙지역은 연대를 찾기 어려웠기에, 종교단체인 가톨릭이 노동자들의 노조를 지원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만들어진 노조가 CGT와 CFTC입니다. 
CFTC 내에는 종교색을 탈피해 자주적, 민주적인 노조운동으로 변화하자고 주장하는 세력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다수를 점해 기독교적 색채를 빼고 1964년에 프랑스민주노조연맹(CFT)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그러나 소수파가 이에 반대해서 탈퇴함으로써 노조가 2개로 나뉩니다. 이 중 다수가 CFDT이고, 소수는 CFTC입니다. CGT는 공산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만,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내에 스탈린주의에 반대하여 탈공산주의 움직임이 형성되었고, 노동운동 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CGT-FO는 소련과 선을 긋는 비공산주의 운동을 주장했습니다. 
공산주의 성향의 노조가 어떻게 프랑스의 제1노조일 수 있냐는 질문을 한국에서 많이 받습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CGT는 독일 파시즘에 대한 저항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저항운동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로 인해 정당성을 얻은 겁니다. 그러면 또 어떻게 지금까지 제1노조일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데, 일단은 노사관계의 문제 같습니다. 노사관계가 대립적일 때 조합원이나 노동자들이 어떤 노조를 택할 것이냐의 문제인거죠. 우리나라에서 민주노총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과 같은 이유입니다. 노사관계가 대립적일 때 대중은 자신이 요구하는 목적을 획득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강성 노조를 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CGT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 겁니다. 
 
노조조직률은 낮지만 협약 적용률은 높은 프랑스
오늘의 주제인 프랑스의 단체협약 적용률이 왜 높은가는 다분히 한국적인 질문입니다. OECD 국가들의 단체협약 적용률을 보면, 한국은 노조조직률과 협약 적용률이 다 낮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노조조직률은 낮은데 협약 적용률은 높습니다. 호주, 독일, 네덜란드 등도 노조조직률은 낮지만 협약 적용률은 높습니다. 노조조직률와 협약 적용률이 항상 비례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단체협약의 적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보죠. 다른 요인이 없다면 노조조직률이 높을 경우에 협약 적용률도 높습니다. 노조조직률이 높으니까 노조가 맺은 협약을 적용받는 사람이 많은 겁니다. 또 노조조직률이 높다는 것은 노조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협약 적용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적용확장제도나 교섭수준이 대표적입니다. 교섭하고 협약을 맺어 이를 법으로 확장하는 제도가 있다고 하면, 노조조직률과 상관없이 협약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노조조직률이 50% 미만인데도 협약 적용률이 50% 이상인 나라에는 모두 단협적용확장제도(extension)가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그렇습니다.  
 
왜 한국의 단체협약 적용률은 낮은가
산업 중심으로 산별협약이 많아지면 협약의 적용을 받는 사람도 많아질 겁니다. 사업장협약과 산별협약 중 어느 협약이 중심이냐에 따라 협약 적용률에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사업장 중심의 협약이 많은 나라는 단체협약 적용률도 낮습니다. 
우리나라는 단체협약 적용률이 왜 낮은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적용확대제도를 두고 우리나라에 이 제도가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의견 차이는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있는 지역단위나 사업장단위의 확장제도에 대한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사업장단위 확장제도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상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 당해 사업장 내 근로자 전체에 단체협약을 확장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의미가 없다고도 할 수 있는 문구입니다. 왜냐면 외국이나 한국의 기업 혹은 한 사업장 안에서 협약을 맺어 임금을 5% 올리기로 했으면, 이를 조합원에게만 적용하지는 않기 때문이죠. 임금인상률을 노조에게만 적용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왜냐면 조합원들에게만 적용하면 모두가 노조에 가입할테니, 사업주는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업장단위로 단협적용을 확대하는 겁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적용확장에 있어 ‘비정규직’이라는 벽 앞에 가로막히죠. 정규직만 해주고 비정규직은 확장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주의 의사나 노조와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하고 있는 겁니다.  
두 번째는 지역단위입니다. 지역에서도 동종 근로자 3분의 2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을 적용받을 때 확장적용을 받습니다. 그런데 많은 학자들은 이 조항이 실제 적용되는 산업 자체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지역의 택시나 시내버스 정도를 제외한다면, 지역 동종 근로자 3분의 2 이상이 적용받는 경우는 대부분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도의 실효성이 없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는 확장제도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겁니다. 
 
사용자를 기준으로 확대적용하는 프랑스의 단체협약
그렇다면 프랑스는 왜 협약 적용률이 높을까요? 세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는데, 하나는 산별협약이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단체협약효력확장제도이고, 마지막으로는 프랑스의 특수성과 관련해서 효력확장제도에 더해 효력확대제도(élargissement)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노사가 협약을 맺어서 이를 확대․확장한다면 ‘누구를 중심으로 확대하느냐’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우리나라는 노조 가입 여부를 기준으로 적용하죠. 그런데 약속은 노사 양측이 맺은 것인데, 왜 적용은 노조를 중심으로 할까요. 프랑스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협약을 적용합니다. 우리나라는 기업에서 협약을 맺으면 노조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정규직에게 협약을 확장하죠. 만약 프랑스처럼 사업주를 중심으로 적용한다면 이 사업주와 계약을 체결한 모두에게 적용해야 합니다. 
프랑스의 사용자 기준 협약적용은 프랑스의 고유한 역사로부터 기인합니다. 1848년에 노조가 법적으로 승인되기 전부터 프랑스에는 이미 계약, 파업, 교섭이 존재했는데, 그 전에는 르 샤플리에(Le Chapelier, 노동자단결금지법) 법안이 있어 노조와 사용자 단체 모두를 금지했습니다. 그렇다고 자본주의 형성 시기에 파업, 교섭이 없지는 않았죠. 사용자를 대상으로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고, 임금인상을 요구했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쟁의도 했습니다. 노조 승인 이전에 일군의 집단들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싸워서 이기면, 모든 파업 참가자들이 교섭에 참여할 수는 없으니 대표를 뽑아서 교섭을 하게 하고 사용자가 협약을 체결하면 이를 적용시켰습니다. 여기서 협약의 적용을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의 문제가 생깁니다. 파업에 참가한 사람에게만 협약을 적용하느냐, 아니면 파업 참가 일수에 따라 적용하느냐의 문제인데 당연히 그 당시에는 사용자와 계약을 맺은 모두에게 협약을 적용했습니다. 이런 역사가 있었기에 관례가 법으로 제도화되고,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협약의 확장적용 제도화가 20세기 초반에 이뤄졌습니다. 이 역사가 지금까지 이어져 프랑스에서는 사용자를 기준으로 협약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의 확장제도와 확대제도
그렇다면 사용자는 이것을 왜 계속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이는 규율의 문제와 연관됩니다. 규율 방식은 보통 3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법으로, 다른 하나는 대기업이 주도해서 노사관계를 형성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노조의 센 힘으로 규율되는 방식입니다. 노조의 힘이 강하다면 교섭, 협약을 통해 규율하는데,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힘이 세지 않은 상황에서만 가능한 거죠. 20세기 초반 프랑스에서는 대기업이 발달하지 않았고, 가내수공업, 중소기업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 역시 교섭을 통한 산업 관계의 규율을 선호했습니다. 교섭의 문제는 노사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기업 간의 경쟁에서도 임금, 노동조건을 규율하는 방식으로도 사용됐다는 거죠. 사용자들도 이런 방식의 교섭을 선호했습니다. 
확장․확대제도에 대해 알아보죠. 보통 확장제도라 하면 노사가 협약을 맺고 적용은 노조가 있는 곳, 아니면 노조조직률이 50%를 넘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노조가 없는 곳에는 적용되지 않는 거죠. 그러나 사용자를 기준으로 적용하는 프랑스의 경우, 사업자가 교섭단체에 가입해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데 사업자가 협약적용을 피하기 위해 사용자단체를 탈퇴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약의 대상이지만 노조가 없는 곳까지 협약을 적용하기 위해 확장제도(extension)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면 해당 산별이나 업종차원에서 협약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교섭을 해야 하는데 사용자가 해태하거나, 교섭이 결렬되면 적용하지 못하는 거죠. 프랑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사한 산업의 단체협약을 노사가 요구하거나, 노동부장관이 직권으로 ‘노사의 협약이 없으니 유사산업의 협약을 적용한다’며 확대제도를 적용합니다. 이 법은 1971년에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1981년에 제도화됐습니다. 이 제도는 사회보장 측면이 강한데 협약이 있는 곳은 나름 최저임금이 높고 근로조건도 좋은 반면 협약이 없는 곳은 사정이 열악하니 사회 보장차원에서 법을 개정한 것입니다. 이 역시 사용자들이 경쟁에서 균등한 조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봤기에 수용한 겁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협약이 존재하는 산업은 사용자가 잘 조직된 곳입니다. 사용자가 조직되지 않은 곳에는 협약이 없습니다. 결국 조직된 사용자가 조직되지 않은 곳의 사용자보다 불이익을 볼 수 없다는 것이죠.
 
프랑스의 사례로 본 시사점
프랑스 사례는 우리나라에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을까요. 물론 상황이 너무 다르기에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만 모티브로 삼을 수는 있겠죠. 우리나라는 지금 사업장 차원에서 확대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사업장은 노조조직률이 높아서 협약을 다 적용하지만, 비정규직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해결 방안이 없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얘기한 사업장 단위의 확장제도에 단서조항을 하나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업장 단위에서 반수 이상 적용되거나, 사업주가 직권으로 협약을 확장할 경우에 ‘해당 사업주와 계약을 맺은 사람을 대상으로 협약을 확장한다’는 단서조항을 단다면 비정규직까지 포함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사내하청 문제는 남아 있겠죠. 
우리나라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조건을 만들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확장제도가 많이 논의되고, 단체협상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확장제도를 얘기하는데 장기적인 측면에서 프랑스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황경진) 중국의 노사관계에 대한 발표를 맡은 황경진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에 대해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같은 유교문화권이기 때문에 프랑스보다는 편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도 중국을 보는 시각이 다 다릅니다. 중국은 하나의 국가지만 비유하자면 그 안에는 독일도 있고 프랑스도 있고 영국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도 제대로 모르는 중국을 외국인의 눈으로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중국은 변화가 굉장히 빠른데 노동환경, 노동정책, 자생적으로 태동하는 집단적 노사관계도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을 이해하는 것이 더 힘든 동시에 중국을 말하는데 있어 조심스럽다는 점을 우선 말씀드립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정부의 파업에 대한 태도는 굉장히 관대했습니다. 심천(Shenzhen, 深圳)이나 광주(Guangzhou, 廣州) 같은 지역에서는 파업이 발생하면 지방정부가 노동자 대표를 뽑도록 하고, 사용자를 같은 협상 테이블에 불러내는 등 자유롭게 파업할 수 있는 장을 열어놨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은 파업에 대해 굉장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노동자는 순진하지만, 노동 관련 NGO는 중국 사회의 불안정한 요소”라며 노동NGO가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파업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서만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자본에 대해서도 엄격합니다. 
 
많은 파업이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중국
중국의 파업 발생 현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4월 홍콩에서 활동하는 NGO인 ‘중국노동통신’에서 발표한 현황입니다. 2014년 3월 한 달 동안에만 119건의 파업이 발생했습니다. 파업의 내용을 보면 임금인상 요구는 전체의 10% 정도이고, 나머지는 폐업․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이나 임금체불 등 집단적 권리 문제입니다. 그리고 8월 현재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파업은 1,108건입니다. 그런데 이 수치는 중국에서 발생한 파업의 실제 수치가 아닙니다. 이 자료는 파업 발생 지역의 50% 이상이 광동지역이라고 하는데, 광동성 지역은 파업에 관대한 태도를 취합니다. 그래서 언론도 파업에 대해 관대한 태도로 보도합니다. 또한 광동성에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들은 SNS로 파업 소식을 빨리 주고 받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은 실제보다 파업 횟수가 많이 집계되고, 내륙지역의 파업 수는 상대적으로 적게 집계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파업이 발생하더라도 많은 지방정부는 소식을 차단하고 공장을 통째로 봉쇄하기에 파업의 소식이 즉각 외부로 알려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통계보다 훨씬 많은 파업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중국에서 파업권은 합법인가 
그러면 중국 노동자들은 파업권을 갖고 있을까요. 중국 법률에는 명문으로 파업에 관한 규정이 없습니다. 중국 헌법은 크게 4차례 개정된 바 있습니다. 1954년 헌법에는 파업권이 없었는데 1975, 1978년 헌법에는 파업을 기본권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다가 현행 헌법인 1982년 헌법 개정 당시 이를 삭제했습니다. 지금은 명문으로는 부재한 거죠. 그래서 대다수 중국 인민, 노동자들은 파업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2010년 광둥성 포산시에 위치한 난하이 혼다 자동차의 한 하청업체에서 파업이 일어나면서 생각이 바뀝니다. 파업에 중국 정부가 개입을 했고, 이례적으로 관영 중앙방송(CCTV)과 인민일보에서 파업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도 평화롭게 개입해서 결국 노동자 입장에서는 파업에 성공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중국 인민들은 자신들에게도 파업권이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사건은 중국 학계나 사회에서 파업권에 대한 논쟁의 계기가 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파업권의 법적 성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불법설을 얘기하는 학자들은 1982년 헌법에서 파업권이 삭제됐기에 파업은 불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다수설인 합법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2001년에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을 비준한 것을 두고 파업에 대한 권리를 승인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국내법으로 효력을 갖는다는 거죠. 또한 중국 정부는 2001년에 국제조약을 비준하고 공회(工會)법을 개정하면서, 파업이 발생하면 노조가 개입해서 노동자를 대표해 파업을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습니다. 국제법을 비준하면서 국내법도 그에 걸맞게 비준한 것이니 중국에서 파업권은 합법이라는 얘기입니다. 
아울러 2001년 공회법 개정 이후 정부가 공회법 영문 해설집을 냈습니다. 원래 중국에서는 ‘파업’이라는 표현을 절대 쓰지 않고 대신 ‘조업중단’이나 ‘태업’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해설집 번역 과정에서 태업을 ‘사보타주(sabotage)’가 아닌 ‘스트라이크(strike)’라고 번역했습니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파업이라는 단어는 민감하니 대내적으로는 ‘조업중단’이나 ‘태업’이라고 하고, 대외적으로 중국도 노동자들에게 파업권을 인정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스트라이크’라는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중국의 노동조합, 공회  
파업에 대한 지방정부의 인식을 보겠습니다. 6개월 전만 해도 파업에 대한 지방정부의 인식에 따라 해결방식도 달랐습니다. 심천은 노동자 대표를 협상에 직접 참여시켰고, 대련(Dalian, 大連)은 지방공회가 해결 과정에 참여해서 파업을 해결했습니다. 지금은 심천 지역을 제외하고, 공안 분야에서 파업 문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노사관계는 일반적인 시장경제 체제에서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주도 하에서 인위적으로 탄생했습니다. 따라서 경제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의 노사관계는 개별적 노사관계 영역에만 집중되어 있고,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하는 노동자의 권리의식이나 집단적 노사관계에는 부합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수 있는 제도가 전무합니다. 노동계약법이나 노동분쟁조정중재법, 공회법 등 노동관계를 규율하는 법이 있지만 노동분쟁조정중재법도 개별적 노동분쟁을 규율하는 법일뿐, 집단적 노동문제를 규율하는 법 조항은 전무합니다. 공회법도 엄격히 따지면 집단적 노동관계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중국의 공회 자체는 지방행정기구, 즉 하나의 조직입니다.
중국 공회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총공회라고 부르는 지방공회가 있고, 우리나라의 기업별 노조에 해당하는 기업공회가 있습니다. 이는 기층공회라고도 합니다. 또한 총공회의 활동가, 즉 전임자는 전부 국가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기업공회는 전부 어용조직이고, 주석은 우리나라로 치면 부사장, 부회장이 겸임하는 경우가 보편적입니다. 
 
중국의 집단적 노사관계의 한계점
중국의 집단적 노사관계의 한계를 노동 3권에 비추어 보면, 단결권 측면에서는 노동자가 자주적으로 결성한 노동자계급의 대중조직을 공회라고 규정하지만, 실제로 기업에서 공회를 만들면 상급 단체의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단결권에 제약을 받고 있는 거죠. 중국에서 복수노조가 출현하거나 자주적인 독립공회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법체계 상으로 보면 출현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단체협약 적용률이 제일 높은 국가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 정부가 통계자료로 그렇다고 발표하기 때문입니다. 2012년 중국 총공회의 발표를 보면 중국 내 노조 조합원은 2억 8천만 명입니다. 체결된 단체협약은 224만 건이며, 적용되는 사업장은 580만 개입니다. 단체협약을 적용받는 노동자 수는 2억 6천만 명 정도로 통계수치가 굉장히 높습니다. 실제 단체교섭 과정을 보면 정부가 주도하고, 단체협약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사용자가 임의로 단체협약서를 만들어 서류에 도장을 찍는 식입니다. 단체교섭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많은 제약이 있는 겁니다. 또한 단체행동권은 파업권 자체가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큰 제약이 있습니다. 
 
공회 개혁을 위한 심천에서의 직선제 실험
최근 중국 공회는 다양한 개혁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 선전지방에서 163개 기업을 대상으로 공회 주석 직선제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주석의 임기가 보통 3년인 기업이 많은데, 위 163개 기업은 단순히 선거를 해야 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선정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선제를 실시한 기업들 중 108개 기업에서는 파업이 재차 발생했습니다. 나머지 40여 개에서는 파업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 기업들은 서류로만 직선제를 실시한 거죠. 
중국 정부는 심천에서 우선 실험을 시행해서 효과를 살펴본 뒤 이를 중국 전체로 확대하려는 의도였죠. 경제 개발을 할 때도 심천 지역에 제일 먼저 실시했죠. 공회에 대한 개혁도 같은 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심천에서 이 같은 실험을 한 이유는 왕양(汪洋)이 당서기로 재직 중이던 2007년에 카메라 렌즈를 만드는 한 일본계 기업에서 공회 주석 직선제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그 뒤로 이 회사의 노사관계가 굉장히 안정되고 노동분쟁이 격감했습니다. 중국 기업의 특징 중 하나가 이직률이 매우 높다는 것인데, 노동자들이 공회 주석을 직접 뽑고 난 후 이직률이 4%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심천의 이직률이 대개 20%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죠. 결국 직선제가 노동자, 기업에게도 이득이 되자, 왕양이 이를 극찬하며 광동성 공회의 개혁 방향으로 해당 기업의 사례를 본딴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실험은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2014년에는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2단계 실험에 착수한다고 합니다. 각 단계의 차이는 1단계에서는 공회가 직선제에 개입을 하지 않은 반면, 2단계는 국제노동NGO가 개입해서 공회 주석이 선출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노조의 역할, 단체교섭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입니다. 이런 실험은 심천에서만 지방공회 주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같은 정책의 배경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급진적인 노동운동이 계속 출현하니 이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노동자들로부터 전해 들은 핵심목표는 노동NGO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는 사회건설의 요구입니다. 중국 공산당 제17대 전국대표대회 이후 공산당에서 사회건설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경제건설과 달리 사회건설은 민생, 복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정부가 단체교섭제도를 보급하고 있는 겁니다. 다음으로 노동자들의 침해받는 이익, 불만을 해결하는 하나의 채널로 사회조직 즉 민간기구를 이용하려는 것입니다. 이 때 노동NGO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문제가 발생하겠죠. 그래서 지방정부 하부에 일종의 연합회를 만들어서 노동NGO를 흡수하는 조치를 취했고, 기업공회의 주석을 직접 뽑음으로써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회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도에서 개혁선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질의응답시간에 설명하겠습니다.
 
<추가 발표>
프랑스: 프랑스의 노조조직률은 왜 낮은지,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조조직률이 낮은 것은 정부의 탄압, 사용자들의 노조배제 태도, 반공주의 문화 등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그렇지 않죠. 논쟁의 여지가 있긴 합니다만, 프랑스는 1884년에 노조가 승인된 이후 노조조직률이 30%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1970~80년대 이후 노동자들의 성향이 다원화, 이질화 되면서 다른 유럽 국가들의 노조조직률이 떨어지는 것처럼 프랑스의 노조조직률도 지금은 10% 미만입니다. 
낮은 노조조직률의 첫 번째 이유는 역사적인 전통 때문입니다. 르 샤플리에 법안이 노조를 금지함으로써 프랑스에서는 독일, 영국보다 노조가 늦게 조직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노조를 조직하고 노조조직률을 높이기 위한 우호적인 제도를 두는데 있어 노조와 사용자 모두 반대했다는 것입니다. 노조조직률이 높은 북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클로즈드숍(closed shop), 유니언숍(union shop) 제도를 채택했거나 노조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만 사회보장 제도를 적용합니다. 그러나 프랑스는 인위적으로 조직률을 변경시키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에 노조조직률이 높지 않은 것입니다. 세 번째로 높은 노조조직률은 주로 산업화에 의한 도시화 현상 중 하나인데 프랑스는 적어도 20세기 초까지 중농주의를 표방하면서 산업도시, 거대기업의 형성이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노조의 활동이 노조조직률과 연계성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의 노사협의회에 해당하는 기구의 대표자 선거를 4년마다 치르는데, 이 선거에서 얻은 지지율에 따라 노조의 영향력이 결정됩니다. 대의원대회에서 발표하는 조합원 수는 대개 부풀려지기 마련이어서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또한 단체협약을 적용하는데 있어 사용자를 중심으로 적용하므로 조합원을 엄격하게 규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1884년 노조가 승인되던 당시 프랑스 정부가 노조간부의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탄압의 역사를 경험한 노조는 명단 제출을 꺼렸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조만 단체교섭을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도 지금은 그렇습니다만, 1950년 전에는 노조가 아니더라도 종업원들로부터 대표성을 인정받으면 단체교섭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노조조직률이 역사적으로 높지 않았고, 1980년대 이후에는 여타 유럽과 유사하게 노동자들이 이질화되어 낮은 노조조직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의 응답>

참여자) 자료집에 나온 중국의 집단적 노동분쟁 발생건수를 보니, 2008년 2만 1천여 건에서 최근에는 7,252건으로 분쟁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노동분쟁 발생건수 그래프는 개별적 노동분쟁건수를 의미합니까, 아니면 집단적 노동분쟁건수를 의미합니까?
황경진) 중국의 집단적 노동분쟁의 개념은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노동자 일방 10인 이상의 공통된 청구가 있는 분쟁을 집단적 노동분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중국의 집단적 노동분쟁 개념은 우리와 다릅니다. 노조를 주체로 하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상 체결 과쟁에서의 분쟁을 집단적 노동분쟁이라고 하지 않고, 개별 분쟁 10개가 중첩되면 중재나 소송의 편의상 사건 자체를 병합시킵니다. 이를 집단적 노동분쟁이라고 합니다. 2012년의 64만건은 개별적 노동분쟁 수이고, 2010년의 7,200여 건은 집단적 노동분쟁 즉 파업, 단체교섭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개별적 분쟁이 10개 이상 되는 분쟁의 수입니다. 아울러 분쟁건수가 급감한 이유는 2008년 5월1월부터 노동분쟁조정중재법이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3인 이상의 공통된 청구가 있는 분쟁을 집단적 노동분쟁이라고 했는데, 이 법에서는 10인 이상으로 관련 인원의 기준을 높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분쟁 자체의 건수는 줄어드는 반면, 집단적 노동분쟁과 관련된 노동자 수는 더 늘어난 것입니다. 
 
참여자) 중국의 집단적 노동분쟁의 개념 속에 단체행동분쟁과 단체협약분쟁이 있는데, 이는 다르게 봐야 하는 겁니까?
황경진) 그렇습니다. 법상으로는 노동자 일방 10명 이상의 공통된 청구가 있는 분쟁만을 집단적 노동분쟁이라고 부릅니다. 단체행동분쟁이나 단체협약분쟁은 법적인 개념은 아닙니다.  단체행동분쟁은 보통 중국에서는 ‘군체성 노동분쟁’이라고 하며, 조업이나 파업 등 노동자의 집단행동을 의미합니다. 실제 단체협약과 관련한 분쟁으로, 우리가 이해하는 집단적 노동분쟁은 중국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관련 통계 자료도 발표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정부의 주도 아래서 단체교섭이 진행되므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파업은 와일드캣 스트라이크(wildcat strike, 노동조합 지도부의 의사에 반대하여 일부 조합원이 벌이는 파업)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심천의 컨테이너를 하역하는 한 회사는 노동자에 의해 선출된 공회 주석이 있었고, 일정 정도 실질적인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했지만 크레인 기사와 같은 핵심 노동직군을 중심으로 단체교섭의 유효 기간 안에 와일드캣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경우도 있습니다. 
 
참여자)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노동분쟁의 발생 빈도가 현지기업에 비해 높은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중국에서 노사분쟁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과 그에 따른 기업 차원, 정부 차원의 해결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황경진) 중국노동통신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생각하는 것 만큼 한국 기업의 파업은 많지 않습니다. 대만과 홍콩, 일본 기업에서는 파업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파업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노사관계가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일본기업에서 파업이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를 단순히 민족적 감정 때문이거나 착취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사관계에 대한 각 나라 관리자들의 인식의 차이 때문이라는 겁니다. 앞서 얘기한 심천의 일본계 기업에서 공회 주석을 직접 선출할 수 있었던 배경은 사장이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일본 기업은 파업의 조짐이 보여도 그냥 둔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나 대만 기업들은 파업의 조짐이 보이면 지방공안이나 지방공회에 연락해서 조치를 취해달라고 하죠. 그렇기에 일본 기업이 우리나라나 대만 기업에 비해 노사관계가 안정적이고, 노무관리가 체계적․선진화되어 있음에도 파업이 많이 발생한다고 하더라고요. 
 
참여자) 중국에서 파업이 많이 일어나는 원인은 주로 임금 때문입니까?
황경진) 올해 1분기 파업의 발생 원인 중 임금인상이 주요 원인인 비율은 10% 정도입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임금인상을 위한 파업이 대부분입니다. 시진핑 정부가 2013년 하반기부터 파업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노동자들의 정치적 공간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못하고, 우회적으로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취하기 어려운  법정 노동기준 미준수 사례 즉, 임금체불이나 사회보험료 미납 등을 파업의 요구로 내세우는 것입니다. 
 
참여자)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의 노조 활동이나 파업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까? 사회주의 국가의 정부로서 자국 노동자의 이익을 보장하는지, 아니면 기업 유치를 위해서 외국기업의 입장을 옹호하는지 궁금합니다.
황경진) 중국 정부는 외자기업에서 파업, 노동분쟁이 발생하면 자국기업과 달리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합니다. 법대로 대처하거나 자국의 노동자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해결하지 않습니다. 
 
참여자) 중국 정부에서 노동NGO를 경계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황경진) 자생적으로 시작한 노동NGO는 처음에는 본연의 역할을 하다가, 최근에는 대다수가 중국 정부에 포섭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기금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는데, 노동NGO의 성격과 역할이 우리나라와는 다르고 인식도 다릅니다. 실제 노동NGO가 직업화된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중국의 NGO는 다 정부에 등록을 해야 합니다. 이를 관리 및 관할하는 2개의 정부 기구가 있는데, 하나는 업무 단위이고 다른 하나는 등록 단위입니다. 그래서 한 정부기구에서 NGO의 현실적인 필요성을 이해한다 해도, 다른 정부기구에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폐쇄 명령을 내리면 해당 NGO는 폐쇄되는 구조입니다. 
 
참여자) 프랑스의 경우 단체협약의 이행 여부는 어디에서 감독합니까?
손영우) 만약 단체협약을 확대적용하기로 했는데 사용자가 이행하지 않거나 이를 둘러싼 분쟁이 생기면, 노동자가 제소를 하겠죠. 프랑스는 1심 재판소로 노동재판소가 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에서 재판을 통해 이행하는 절차와 과정을 따르겠죠.  
 
참여자) 프랑스의 경우 여론이 파업을 지지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손영우) 실제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달리 파업에 대해 우호적이더라고요. 프랑스 노조운동에 대한 2003, 2005년의 여론지지 수치를 보면 각각 67%, 65%로 파업에 대한 지지율이 높습니다. 이것은 노조운동의 성격, 특성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프랑스는 근로자의 20%가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인구당 정규직 공무원 수가 유럽 내에서 가장 많고, 공공부문의 크기가 굉장히 큽니다. 프랑스의 노조조직률이 10% 미만이라고 했는데, 공공부문 조직률은 20%가 넘습니다. 우리가 보도를 통해 프랑스의 철도, 항공, 의료부문의 파업 소식을 많이 접하는데, 실제로도 공공부문의 파업이 많습니다. 
파업의 속성을 보면 1980년대에 유럽에는 신자유주의 열풍이 불었습니다. 반면 당시 프랑스는 좌파인 미테랑(Francois Mitterrand) 대통령이 집권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테랑 대통령의 집권 14년 동안 우파 의회가 들어선 적이 있었고, 우파 의원들은 일부 부분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에 대해 공무원 노조가 반기를 들고, 공공서비스를 지키자며 파업을 했습니다. 당연히 국민들이 노조의 파업에 대해 지지할 여지가 많았던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프랑스 여론이 모든 파업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여자) 프랑스 노조에서 이민 노동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노동자 조직화나 조직확대의 흐름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손영우) 이민노동자 문제는 프랑스 노조에게 있어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조는 이민의 수용 여부에 대해 쉽게 말하지 못합니다. 이민을 확대하자고 하면 기본적인 노조의 권리가 낮아질 수 있고, 반대하면 인권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공산주의 성향인 CGT의 슬로건은 ‘자유롭게 왕래하고 이민자들도 동등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슬로건에는 자유로운 왕래를 규제하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동유럽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저임금으로 고용하기 위해서인데 동일한 권한을 준다면 이주노동자들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민자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죠. 그럼에도 분쟁이 있을 때에 이주노동자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주는 것은 영향력이 가장 큰 CGT입니다.
노동자 조직화와 관련해서 프랑스에서는 노조와 조합원이 괴리되어 있는 것을 관료주의라며 많이 비판합니다. 특히 Solidaires(연합노조)가 그렇게 주장합니다. 프랑스에서는 평생 노조전임자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전임자제도는 우리나라의 현재 전임자 제도와 과거 제도의 내용을 합친 것으로 보면 되고, 전임자 규모도 큽니다. 그렇기에 전임자로만 활동하는 사람들에 대해 현장 상황을 잘 모른다는 비판이 있는 겁니다. 연합노조는 관료주의를 비판하면서 노조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이끌어냈고, CGT도 조합원을 배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조합원이 늘었다는 얘기는 있지만, 구조 전체를 바꿀만한 흐름은 없습니다. 
 
참여자) 우리나라의 경우 한 기업 내 노동자 반수 이상이 되어야 단협이 확장되는데, 프랑스는 고용한 사람 중 노조조합원이 전혀 없어도 협약을 적용하는 것으로 압니다. 무임승차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유럽 내에서 스페인, 독일 등은 노조조직률은 낮은데 협약 적용률은 높더라고요. 프랑스와 같은 맥락인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복수노조가 있을 때 단체협약이 충돌할 수가 있는데 이 경우 어떤 것을 적용합니까?
손영우) 우선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답하자면, 앞서 프랑스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협약적용 확대제도를 갖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일단 스페인은 프랑스와 동일하게 사용자를 중심으로 협약을 적용합니다. 트랙슬러(F. Traxler)에 따르면, 확대제도는 포르투갈, 스페인, 오스트리아에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무임승차 문제는 우리의 생각과는 결이 다릅니다. 100명의 노동자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30~50명이 조합 활동을 하고, 절반 정도는 무임승차를 하면 논쟁이 되겠죠. 그런데 100명 중 5명만 활동하고 95명이 혜택을 받는다면, 활동가들을 어떻게 지원해줄까를 고민하지 않을까요? 프랑스는 후자의 경향을 보입니다. 노조전임자에 대해 많은 혜택을 보장하는 덕분에 전임자제도가 잘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임승차 문제보다는 노조관료화 문제가 더 많이 얘기됩니다. 
복수노조의 단체협약 충돌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노조대표대상과 교섭방식으로 나눠보면, 프랑스의 노조가 대표하는 대상은 미국과 유사하게 종업원 전체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창구 단일화를 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법적으로 규정된 것이고, 대표 노조만 교섭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대표 자격은 어떻게 얻냐면, 선거에서 8% 이상의 전국지지율을 얻으면 교섭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얘기한 5개 노조는 8%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거죠. 그렇게 보면 한 협상 테이블에서만 교섭하니까 단체협약이 다수일 수 없습니다.  
 
참여자) 프랑스에서 소수노조는 어떻게 보호하는지 궁금합니다. 
손영우) 소수노조에 대한 개념에 따라 다른데, 지지율이 8%가 안 되면 교섭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교섭에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국 수준에서 8%, 기업 수준에서는 10%의 지지율이 필요합니다. 일정 정도의 문턱을 넘어서야 영향력이 있는 겁니다. 소수노조라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기준으로 보면 과반수 노조 하나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소수인데, 프랑스에서는 10%의 지지율을 얻느냐의 여부로 봅니다. 지지율이 10%가 안 되는 노조는 교섭에서 힘을 발휘할 수 없지만, 노사기구에서는 대표로 나갈 수 있습니다. 출마를 통해 노사협의회 위원이나 산업안전관리위원회 위원으로 당선되면 교섭 전후로 선전전을 벌이는 등 일종의 장외투쟁을 통해 힘을 발휘할 수는 있겠죠. 
 
사회) 긴 시간 동안 발표하고 많은 질의에 응답해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것으로 제 111차 노동포럼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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