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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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제목: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03.8) 결과

글쓴이 :

yskim@kls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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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03년 8월)를 분석한 결과 발견된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 비정규직은 2002년 8월 772만명(임금노동자의 56.6%)에서 2003년 8월 784만명(임금노동자의 55.4%)으로, 지난 1년 동안 12만명 증가했고 그 비율은 1.2% 감소했다. 그러나 노동부 집계 방식에 따르면 375만명(27.5%)에서 465만명(32.8%)으로 90만명(5.3%) 증가했다.

둘째,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노동조건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비정규직의 월임금총액은 2002년 52.7%에서 2003년 51.0%로 하락했고, 시간당 임금은 51.1%에서 48.6%로 하락했다. 주당 노동시간도 정규직은 44.0시간에서 41.8시간으로 3.2시간 단축되었지만, 비정규직은 45.5시간에서 44.1시간으로 1.4시간 단축되었다.

셋째, 임금소득 불평등(90/10)은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 2001년 5.2배, 2002년 5.5배, 2003년 5.6배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OECD 국가 중 임금소득 불평등도가 가장 높은 미국(4.3배)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저임금 계층은 OECD 기준으로 전체 노동자의 절반인 722만명에 이르고, 2001년 46.9%, 2002년 47.5%, 2003년 50.0%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EU의 LoWER 기준에 따르더라도 2001년 23.7%, 2002년 25.1%, 2003년 27.3%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넷째, 2003년 8월 시간당 임금이 2,510원 미만인 사람은 92만명이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63만명은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 하고 있다. 따라서 2003년 9월부터 새로이 적용된 법정 최저임금의 영향률은 2.2%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 계층 일소, 임금격차 해소, 소득분배 구조개선’이라는 본연의 목적과 달리, 있으나마나 한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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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비정규직 규모

1. 전체

통계청이 2003년 8월에 실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비정규직은 784만명(임금노동자의 55.4%)이고 정규직은 631만명(44.6%)으로,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OECD 국가들은 대부분 파트타임이 비정규직의 다수를 점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파트타임이 5.9%로 그 비중이 높지 않다. 이에 비해 비정규직의 97.9%(784만명 가운데 768만명)가 임시근로 내지 임시근로를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징을 보이고 있다.([표1] 참조)

2003년 8월 부가조사 결과를 2002년과 비교하면, 비정규직은 772만명에서 784만명으로 12만명 증가했고, 정규직은 591만명에서 631만명으로 40만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비율은 2002년 56.6%에서 2003년 55.4%로 소폭 감소했다. 

고용형태별로 장기임시근로는 547만명(40.1%)에서 459만명(32.4%)으로 88만명(7.7%) 감소했고, 계약근로는 200만명(14.6%)에서 309만명(21.8%)으로 109만명(7.2%) 증가했다. 그러나 장기임시근로와 계약근로를 합친 임시근로는 각각 746만명(54.7%)과 768만명(54.3%)으로 거의 변함이 없다. 호출근로는 증가하고, 특수고용과 가내근로는 감소했다.

[참고] 비정규직 추계 방식
200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이 글에서 비정규직 규모는 ‘①+②+③+④+⑤+⑥+⑦+⑧(중복 제외)’로 계산했고, 정규직 규모는 ‘임금노동자 - 비정규직’으로 계산했다. 각각의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장기임시근로 : 종사상 지위가 임시·일용직인 자 - 계약근로 
☞ 이 글에서 장기임시근로는 고용계약을 맺지 않고 장기간 임시직으로 사용하는 장기임시근로자(permanent temporary worker, long-term temps, permatemps) 이외에, 업체 비소속 자유노동자(casual worker), 계절근로자(seasonal worker)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② 계약근로 : 고용될 때 근로기간을 정한 자(문항 35번 응답 1) + 고용될 때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은 자로서 현 직장에 계속 고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자(문항 35번 응답 2 & 문항 43번 응답 2) 
③ 시간제근로 : 문항 46번 응답 2
④ 호출근로 : 문항 42번 응답 1
⑤ 특수고용 : 문항 49번 응답 1
⑥ 파견근로 : 문항 47번 응답 2
⑦ 용역근로 : 문항 47번 응답 3 
⑧ 가내근로 : 문항 50번 응답 1
 

2. 남녀

남자는 정규직이 452만명(54.6%), 비정규직이 376만명(46.8%)으로 정규직이 많다. 여자는 정규직이 179만명(30.5%), 비정규직이 408만명(69.5%)으로, 비정규직이 2배 이상 많다. 여성 노동자 10명가운데 7명이 비정규직인 것이다. 이러한 남녀간에 차이는 주로 장기임시근로, 계약근로 등 임시근로와 파트타임에서 비롯된다. 즉 장기임시근로는 남자가 25.0%, 여자가 42.9%이고, 파트타임은 남자가 2.9%, 여자가 11.7%로 그 격차가 크다. 그렇다고 해서 남자 비정규직이 적은 것도 아니다. 절대 수에서 비정규직은 남자 376만명, 여자 408만명으로 엇비슷하다. ([표 2]와 [그림2] 참조)

3. 연령

남자는 저연령층(20대 초반 이하)과 고연령층(50대 후반 이상)만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많다.  그러나 여자는 모든 연령층에서 비정규직이 많다. 정규직 여자는 20대 후반을 정점으로 그 수가 크게 감소하지만, 비정규직 여자는 20대 초반과 40대 초반을 정점으로 20대 후반을 저점으로 하는 M자형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자녀 육아기를 거친 여성이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하려 할 때, 그들에게 제공되는 일자리가 대부분 비정규직인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림3]과 [그림4] 참조)

4. 학력

비정규직 노동자 784만명 가운데 중졸이하 225만명(28.6%), 고졸 386만명(49.2%)으로, 고졸이하 학력이 전체의 77.8%를 차지하고 있다. 학력별 비정규직 비율을 살펴보면 중졸이하 81.5%, 고졸 61.6%, 전문대졸 44.5%, 대졸이상 29.1%로, 학력이 낮을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학력이 높을수록 낮다. 중졸이하는 5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다. ([그림5]와 [표3] 참조) 

5. 성별 혼인여부

비정규 노동자들의 성별 혼인여부별 분포를 살펴보면 기혼여자 285만명(36.3%), 기혼남자 243만명(31.0%)으로 기혼자가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성별 혼인여부별 비정규직 비율을 살펴보면 미혼남자 59.0%, 기혼남자 40.3%, 미혼여자 59.4%, 기혼여자 75.1%로, 미혼자는 남녀간에 차이가 거의 없지만, 기혼자는 남녀간에 차이가 매우 크다. 기혼남자는 10명중 4명이 비정규직인데 기혼여자는 10명중 8명이 비정규직인 것이다. ([그림6]과 [표4] 참조)

6. 노조가입

2003년 8월 현재 노동조합 조합원수는 162만명으로 노조 가입률(또는 조직률)은 11.4%이다. 정규직 631만명 가운데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은 143만명으로 정규직 노조 가입률은 22.7%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784만명 가운데 19만명만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어 비정규직 노조 가입률은 2.4%밖에 안 된다. 이에 따라 전체 조합원 162만명 가운데 88.5%가 정규직이고, 11.5%가 비정규직이다. ([그림7]과 [표5] 참조)

7. 산업

비정규직 10명중 6명(465만명, 59.3%)이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4개 산업에 몰려 있다. 산업별로 비정규직 비율을 살펴보면 광공업과 공공서비스업은 18~44%인데, 민간서비스업과 농림어업건설업은 59~100%로 10개 산업 모두 50%를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서비스업에서도 교육서비스업(47.9%)과 금융보험업(44.6%)은 그 비중이 매우 높으며, 가장 낮은 전기가스수도사업(18.4%)과 공공행정(20.4%)도 5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다. ([표6] 참조)

8. 직업

비정규직 10명중 8명(600만명, 76.5%)이 단순노무직(177만명)과 기능직(115만명), 서비스직(124만명)과 판매직(94만명), 사무직(90만명)에 몰려 있다. 특히 서비스직, 판매직, 단순노무직은 10명중 8-9명이 비정규직이다. ([표7] 참조)

9. 산업 직업

산업·직업별 비정규직 분포를 살펴보면 제조업은 138만명 가운데 113만명(기능직 43만명, 장치기계조작조립원 32만명, 노무직 38만명)이 생산직이고, 건설업은 103만명 가운데 93만명(기능직 54만명, 장치기계조작조립원 4만명, 노무직 35만명)이 생산직이다. 이에 비해 도소매업은 128만명 가운데 72만명이 판매직이고, 숙박음식점업은 96만명 가운데 81만명이 서비스직이다. 금융보험업은 31만명 가운데 17만명이 판매직으로, 이 가운데 14만명이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형태이다. 사업서비스업은 71만명 가운데 28만명이 노무직이고, 교육서비스업은 56만명 가운데 42만명이 전문가 및 준전문가로, 산업에 따라 직업별 분포를 달리 하고 있다. ([표8] 참조) 

II. 비정규직 임금·노동시간·노동복지 등

1. 월평균임금

정규직은 지난 3개월간 월평균 임금총액이 2002년 8월 182만원에서 2003년 8월 201만원으로 19만원(10.6%) 인상되었다. 비정규직은 96만원에서 103만원으로 7만원(6.9%) 인상되었다. 그 결과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2000년 53.7%, 2001년 52.6%, 2002년 52.7%, 2003년 51.0%로,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그림8]과 [표9] 참조)

2. 노동시간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2000년 47.3시간, 2001년 46.2시간, 2002년 44.8시간, 2003년 43.1시간으로 빠른 속도로 단축되고 있다. 그러나 정규직은 2000년 47.1시간에서 2003년 41.8시간으로 5.3시간 단축된데 비해, 비정규직은 2000년 47.5시간에서 2003년 44.1시간으로 3.4시간 단축됨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노동시간 격차는 0.4시간에서 2.3시간으로 확대되었다. 주5일제 등 법정 노동시간 단축운동의 성과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골고루 향유되고 있지 못 한 것이다. 특히 법정 초과근로 한도인 주 56시간을 초과하여 노동하는 노동자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하여 255만명(18.0%)에 이르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은 84만명(13.3%), 비정규직은 171만명(21.8%)이 주 56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그림9]와 [표10] 참조) 

3. 시간당임금

2003년 8월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평균은 5,855원으로 정규직(12,039원)의 48.6%밖에 안 된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2002년 52.7%에서 2003년 51.0%로 하락했음에도, 시간당 임금은 51.1%에서 48.6%로 더 크게 하락한 것은, 정규직 노동시간이 비정규직보다 빠른 속도로 단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10]과 [표11] 참조)

4. 임금소득 불평등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전산업 월임금총액 평균값을 계산하면 2000년 115만원에서 2003년 147만원으로 32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하위 10%는 45만원에서 55만원으로 10만원 증가했고, 상위 10%는 20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80만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위 10% 와 하위 10% 사이에 임금격차(90/10)는 2000년 4.4배에서 2003년 5.1배로 증가했고, 시간당 임금기준으로는 2000년 4.9배에서 2003년 5.6배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임금소득 불평등은 OECD 국가 중 임금소득 불평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보다 크게 높다는 점 뿐만 아니라,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림11]과 [표12] 참조)

임금소득 불평등도(90/10)를 남녀, 고용형태 등 각 집단별로 살펴보면,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 2002년 3.6~5.1배에서 2003년 3.9~5.4배로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각 집단 내부적으로 임금소득 불평등도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남자를 100으로 할 때 여자는 62이고,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비정규직은 49이며, 남자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남자 비정규직은 52, 여자 정규직은 72, 여자 비정규직은 38밖에 안 된다. 남녀,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 비정규직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남녀를 구분하여 비교하더라도 OECD 국가 가운데 임금소득 불평등도가 가장 높다. ([표13]과 [그림12] 참조) 

5. 저임금 

OECD는 ‘상용직 풀타임 중위임금의 2/3 이하’를 저임금으로 정의하고 있다. 프랑스 등 OECD 국가는 이를 기준으로 법정 최저임금을 정하곤 한다. 이에 따라 ‘상용직 풀타임 중위임금(180만원)의 2/3’인 ‘월평균임금 120만원 이하’를 저임금 계층으로 분류하면, 전체 노동자 1,415만명 가운데 절반인 722만명(51.0%)이 저임금 계층으로, 정규직이 144만명(22.8%), 비정규직이 578만명(73.7%)이다. 정규직은 5명중 1명, 비정규직은 10명중 7명 꼴로 저임금 계층인 것이다.([그림13] 참조) 

이밖에 EU의 LoWER는 ‘노동자 중위임금의 2/3 미만’을 저임금 계층으로 정의하고 있다. 월임금총액 기준으로는 뚜렷하지 않지만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 연도별 저임금 계층 비중을 살펴보면, OECD와 LoWER 기준 모두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14]와 [그림14] 참조) 

6. 법정 최저임금 미만 계층
 
2002년 9월부터 2003년 8월까지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2,275원이고, 2003년 9월부터 2004년 8월까지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2,510원이다. 그런데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2003년 8월 현재 시간당 임금이 2,275원 미만인 노동자는 63만명(4.6%)이고, 2,510원 미만인 노동자는 92만명(6.8%)이다. 따라서 2003년 9월부터 적용된 법정 최저금 2,510원이 미친 영향률은 2.2%(29만명)이고, 나머지 63만명은 최저임금 적용 제외자이거나 최저임금법 위반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추정된다. 

현행 법상 가내노동자와 감시·단속적 근로자, 장애자·훈련생·실습생이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취업기간이 6월을 경과하지 아니한 18세 미만 근로자는 최저임금의 90%만 적용받고 있음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상은 현행 법상 최저임금 조차 탈법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노동자가 광범하게 존재함을 말해준다. 더욱이 이들 계층은 매년 53~64만명(4.2~4.9%)으로 항상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법정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 계층 일소, 임금격차 해소, 소득분배 구조개선’이라는 본연의 목적과는 달리, 있으나마나 한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표15] 참조)

2003년 9월부터 적용된 법정 최저임금 2,510원 미만인 노동자 92만명을 고용형태별로 살펴보면, 정규직은 4만명(4.1%), 비정규직은 88만명(95.9%)으로 비정규직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성별혼인별로는 기혼여자 45만명(49.2%), 기혼남자 18만명(19.5%), 미혼남자 15만명(15.7%), 미혼여자 14만명(15.5%)으로 기혼자가 전체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학력별로는 고졸이하가 84만명(91.6%)으로 저학력층에 집중되어 있고, 연령계층별로는 55세이상 30만명(32.9%), 25세미만 23만명(25.1%)으로 고령층과 저연령층에 집중되어 있지만, 25세 이상 55세 미만 계층도 39만명(42.0%)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국민연금 9.8%, 건강보험 14.4%, 고용보험 8.9%밖에 안 되고, 노동조건 적용률도 퇴직금 7.9%, 상여금 6.7%, 시간외수당 4.6%밖에 안 된다.([표 16] 참조) 

7. 사회보험 가입 및 노동조건 적용률 

현 직장에서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률은 정규직은 80~98%인데, 비정규직은 26~29%밖에 안 된다. 정규직은 퇴직금·시간외수당·상여금을 77~99% 적용받지만, 비정규직은 11~16%만 적용받고 있다. ([그림15]와 [표17] 참조)

8. 근속년수
 
2003년 8월 현재 임금노동자의 근속년수 평균은 4.4년으로, 전년에 비해 뚜렷한 변화가 없다. 정규직은 근속년수 평균이 7.7년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비정규직은 1.7년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고용형태별로는 파견근로만 평균 근속년수가 증가했을 뿐 다른 고용형태는 모두 감소했고, 파견근로도 중위값 기준으로는 감소했다. 이밖에 정규직은 근속년수 3년 이상이 65%인데, 비정규직은 근속년수 3년 이상이 17%이다. 임시근로자 가운데 수차에 걸친 반복 갱신 등으로 근속년수가 3년 이상인 사람이 16.4%이고, 5년 이상은 8.9%, 10년 이상은 3.1%에 이르고 있다.([표18]과 [표19] 참조)

[보론] 비정규직 규모 추계 방식

2002년 8월 현재 비정규직 규모를 노동부는 375만명(27.5%), 노동사회연구소는 772만명(56.6%)으로 달리 추정하고, 이러한 차이는 비정규직 규모를 지금대로 방치할 것인가, 적절한 사회적 규제를 통해 제어할 것인가 하는 노동정책 상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2003년 8월 현재 비정규직 규모를 추정하면, 노동부는 465만명(32.8%), 노동사회연구소는 784만명(55.4%)으로 추정된다. 노동부 추정 방식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비정규직 비율이 5.3% 증가했고, 노동사회연구소 추정 방식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비정규직 비율이 1.2% 감소했다는 전혀 다른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다.

그러면 동일한 자료인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했음에도, 비정규직 규모가 2배 가까이 달리 추정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설문 문항에서 어디까지를 비정규직으로 보느냐에서 비롯된다. 노동연구원은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서 7개 설문 문항(계약근로, 파트타임, 파견근로, 용역근로, 가내근로, 호출근로, 특수고용형태) 중 어느 하나에 응답한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추계한다.([표20]에서 ②+③) 그동안 통계청이 발표해 온 임시일용직 가운데 320만명(①)이 실제는 정규직인데 비정규직으로 잘못 분류되었다면서, 그 근거로 조사원들에게 참고로 주어지는 조사지침이 잘못 작성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40년 동안 매분기 또는 매달 반복해서 실시해 온 조사에서, 조사표도 아닌 조사원들에게 참고로 주어지는 지침상의 몇 줄 때문에 320만명이 비정규직으로 잘못 분류되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임시·일용직은 일제 때부터 형성된 개념으로, 통계청은 1963년부터 상용·임시·일용직을 구분해서 조사·발표해 왔다. 비정규직, 파트타임, 파견·용역 등의 용어가 등장하기 전인 1970~80년대에도, 노사간에 많은 단체협약이 임시직 관련 조항을 체결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노동현장에서 임시·일용직은 불완전고용(비정규직)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통용되어 왔다. 따라서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임시·일용직은 일종의 ‘자기선언적 비정규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에 따라 노동사회연구소는 임시일용직 691만명(48.9%)에, 부가조사에서 확인된 상용직 가운데 비정규직 93만명(6.6%)을 합쳐 784만명(55.4%)으로 추계했다.([표20]에서 ①+②+③) 

결국 비정규직 규모와 관련된 논란은 임시일용직 가운데 320만명이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로 압축된다. 어느 주장이 타당한가는 다음 몇몇 사항만 살펴보더라도 분명해진다.

첫째,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노동자수는 1,322만명(2001년)인데, 1인 이상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체기초통계조사에서 노동자수는 1,085만명이다. 이것은 우리 나라 노동시장에 비공식 부문 내지 사업체 비소속 자유노동자(casual worker)들이 240만명 가량 존재함을 의미한다. 이들 240만명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임시일용직으로 응답했을 것인 바, 적어도 100만명 가량은 노동부 등이 정규직이라고 주장하는 320만명(①) 속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부가조사 설문 문항에 사업체 소속 여부를 추가하면 곧바로 확인 가능할 것이다. 더욱이 부가조사 설문 문항에는 계절근로, 사내하청 등이 제외되어 있어, 부가조사 7개 설문 문항으로 비정규직을 모두 포괄한다고 볼 수 없다. 

둘째, 근로기준법 제23조는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과 일정한 사업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 기간은 1년을 초과하지 못한다”라 하고 있다. 임시근로의 사유와 절차에 관해서는 사실상 아무런 제한을 가하고 있지 않아, 계약기간이 1년을 초과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임시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더욱이 대법원 판례 등으로 ‘1년 제한’ 규정마저 사문화(死文化)되어, 사용자들은 상시적으로 필요한 일자리를 ‘임시직’으로 채용하곤 한다. 일단 임시직으로 채용하면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조항을 무력화시킬 수 있고, 임시직과 정규직 사이에 얼마간 직무를 달리 하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사문화시킬 수 있으며, 기업 내에 뿌리깊이 자리잡은 차별적 고용관행으로 임시직에 대한 차별대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에는 장기임시근로가 광범하게 남용되고 있다
 
그동안 규모 논란 과정에서 장기임시근로자들이 320만명(①)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문제는 이들이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였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우리 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다른 나라의 문헌에서도 노동력 혼합전략의 일환으로 장기임시근로자(permanent temporary worker, long-term temps 또는 permatemps)를 사용하는 경우가 발견되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분류한 연구자는 찾아보기 어려우며(Way, 1992; Tsui et al., 1995), 1998년 1월 미국 대법원은 마이크로소프트사에게 수천명의 장기임시근로자(permatemps)들에게 상용직과 동등한 부가급부와 임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는 점만 언급하도록 한다.(Kaufman et al. 2003, 304쪽)

셋째, 노동사회연구소 추정 방식에 따르면 전기가스수도사업(18.4%) 다음으로 공공행정(20.4%)의 비정규직 비율이 낮다. 그러나 노동부 추정 방식에 따르면 공공행정(19.0%)이 광업(7.7%), 전기가스수도사업(13.0%), 제조업(17.2%), 운수업(18.0%)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는 믿기 어려운 결과가 도출된다. 참고로 전기가스수도사업과 금융보험업, 공공행정과 국제및외국기관은 두 가지 추정 방식 사이에 비정규직 규모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것은 이들 산업에는 업체 비소속 자유 노동자가 드물고, 장기임시근로자 비중 역시 낮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표21] 참조)

끝으로 비정규직 규모와 관련된 논란의 핵심인 임시일용직 가운데 320만명(①)의 구성과 노동조건을 살펴보면, OECD 기준 저임금 계층이 232만명이고, 법정 최저임금 미달자가 23만명이다. 시간당 임금은 5,290원으로 가장 낮고, 노동시간은 주49.4시간으로 가장 길다. 기혼여자(36.3%)와 중졸이하(25.5%) 비중은 높고, 사회보험 적용률은 20%대, 시간외수당 등 노동조건 적용률은 7%대로 매우 낮다.([표22] 참조) 

[참고문헌] 
김유선(2001a),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00.8) 결과”.『노동사회』55호: 72-87.
김유선(2001b),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01.8) 결과".『노동사회』59호: 127-159. 
김유선(2003),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02.8) 결과".『노동사회』72호: 167-184.
Kaufman, Bruce and Hotchkiss, Julie(2003), The Economics of Labor Markets.
Mishel, Lawrence, Jared Bernstein, and Heather Boushey. 2003. The State of Working America 2002/2003. Economic Policy Institute. 
OECD(1999), Employment Outlook. 
Tsui, Anne S., Hone L. Pearce, Lyman W. Porter, and Jennifer P. Hite. 1995. "Choice of Employee-Organization Relationship : Influence of External and Internal Organizational Factors." Research in Personnel and Human Resources Management 13:117-51. 
Way, Philip K. 1992. "Staffing Strategies : Organizational Differences in the Use of Temporary Employment." Industrial Relations Research Association 44th Annual Proceedings :3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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