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간호사 노동과정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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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 노동과정과 실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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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 노동과정과 실태 기획연재 순서

① 카지노 딜러 노동과정
② 유통업 판매직과 계산직 노동과정
③ 멀티플렉스극장 스텝 노동과정
④ 병원 간호사 노동과정
⑤ 은행 텔러 노동과정
⑥ 제빵제과업 판매직 노동과정
⑦ 브랜드 커피숍 스텝 노동과정
⑧ 패스트푸드 템메이트 노동과정
⑨ 항공사 승무원 노동과정
⑩ 호텔 룸메이드 노동과정 
⑪ 법원 속기사 노동과정
⑫ 기타 서비스 직종 노동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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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말

최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통해 병원 간호사 인력이 약 2만 2천 명 정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서 제시된 정부의 간호 인력 대책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자세히 살펴보았으나, 현장에서 환영할 만한 것들은 거의 없어 보인다. 정부의 간호 인력 확충 방안은 노동의 질보다는 양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리나라 간호사 인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19개국 중 최하위(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일 정도로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들은 늘어나는 환자 수에 비해 간호사 정원 확대에는 소극적이다.

게다가 병원의 불합리한 교대제 운영으로, 일선 간호사들의 직장생활 만족도는 병원 내 다른 직종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편이다. 특히 최근에는 병원 간 경쟁과 의료기관 평가제도와 같은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간호사 업무 영역이 확대되면서 업무량 자체가 증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간호사의 인력과 노동실태는 실제 어떨까? 이 글은 병원 간호사의 노동과정과 실태를 탐색적 차원에서 살펴보았다.

2. 보건의료산업 인력 현황과 실태 

(1) 인력현황


2010년 현재 대한병원협회에 등록된 병원은 2,363개(서울 306개)인데, 일반병원 1,289개(서울 168개), 요양병원 774개(서울 65개), 종합병원 310개(서울 59개), 군병원 19개(서울 1개) 순이다. 한편 병원 인력은 의사와 간호사뿐 아니라 의료기사, 간호보조, 사무직, 기능직 등 다양한 직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008년 현재 총 410,981명이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병원 전체 인력의 과반은 병원급(46.9%)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의원 및 조산원(48.2%)과 보건소(4.9%)에서 근무하고 있다. 직종별로는 의사 75,976명, 치과의사 19,878명, 한의사 14,920명, 약사 3,410명, 간호사 107,343명, 기타 189,454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타 직종은 영양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행정직, 보건직, 기능직 등을 포함하고 있다. 간호사(107,343명)와 기타 직종(189,454명) 규모를 비교해 보면, 병원 인력 중에 간호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병원 간호 인력은 현장에서 느끼는 필요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간호사 면허등록자 258,568명 중 실제 의료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간호사는 42.9%(110,931명)에 불과하다.



병원 인력 부족 문제 중 하나는 자격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취업하지 못하는 인력이 많다는 점이다. 의사의 경우는 90% 이상이 활동하고 있는데 비해, 간호사는 63.6%만이 활동하고 있다. 병원 내 주요 직종의 활동비율을 직종별로 보면 간호사 63.6%, 약사 56.8%, 물리치료사 72.6%, 임상병리사 58.6%, 방사선사 77.9%, 의무기록사 57.0%, 안경사 59.1%로, 의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50~70%에 머물고 있다

한편, 간호사의 경우 비/미취업 간호 인력도 문제지만,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 지난 10년간 간호사 노동시장 흐름을 보면 간호사 평균 이직률은 15%(300명 이상 병원 이직률 13%)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직 간호사의 90% 이상이 평간호사라는 점이며, 이직자의 75% 이상이 병원이 아닌 비임상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간호 인력 부족 문제는 양적인 문제보다는 질적인 측면에 있는 것이다.

(2) 노동실태

하나의 병원에는 약 60개 직종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병원 내 직종별 노동조건도 매우 다르다. 국내 주요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의 평균 연령은 30세이고 평균 근속기간은 6.4년으로 다른 보건의료 직종에 비해 평균 연령과 근속기간이 낮다. 이렇게 평균 연령과 근속기간이 낮은 이유는 간호사의 노동강도(인력부족, 환자 수, 업무량, 근무형태)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이뤄진 보건의료노조의 실태조사 결과, 간호사의 직장생활과 노동조건(직장생활 불만족도 2.62점 , 업무량 변화 4.98점, 인력부족 2.89 점, 감정노동 수행 정도 3.18점) 등을 종합해 보면, 병원 내 다른 직종에 비해 간호사의 노동환경과 노동조건은 열악한 편으로 확인된다([표2] 참조). 물론 조사 항목에 따라 병원 내 비간호 업무 영역에 종사하는 직종의 노동환경과 노동조건이 간호사에 비해 더 열악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간병사와 약사의 인력 부족 문제가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병원 내 간호사의 직장생활 만족도(임금, 고용, 노동시간, 노동강도, 근무형태, 복리후생, 감정노동)는 매우 낮다. 현재 우리나라 주요 병원의 낮 근무 간호사는 평균 10~37명(밤 근무자는 최고 42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중소병원의 경우 밤 간호사 1명이 70명의 환자(1개 병동)를 담당하는 곳도 있다. 



3. 병원 간호사 노동과정

(1) 주요 일과 및 업무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간호사는 입원 환자를 24시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간호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러한 간호사 업무는 의학기술의 발전과 치료형태 등이 변화하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간호사의 업무는 기능적으로 △의사 처방 및 환자 상태 체크, △신규 환자 등록 및 투약 처치 보조, △기본 환자 간호 업무 수행이라는 3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산업이 발달하면서 환자 간호 업무, 의사 관련 업무, 병동 관리 업무, 병동 내외부 업무, 교육 등으로 간호 업무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특히 최근 병원 의료기관 평가제도가 시행된 이후 전통적인 간호 업무 비중보다는 부가적 업무 비중이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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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별 간호 업무]
○ 간호 업무 1: 의사 처방 체크, 환자 상태 기록 및 업무 지시 
○ 간호 업무 2: 신규 환자 등록 및 기록보조, 투약처치 보조 간호 업무
○ 간호 업무 3: 환자 기본 간호 수행 업무

[조직 내부 영역별 간호 업무]
○ 환자 간호 업무: 개인 인계, 백 케어, 약 주기, 석션
○ 간호 업무: 아이오, 교육, 환자 컴플레인 응대, 비에스티, 입?퇴원 환자 문제
○ 의사 관련 업무: 의사 오더 확인 및 처리, 검사물 준비 및 내리기
○ 병동 관리 업무: 처치실 정리, 드레인 카운트, 전화 응대(콜벨)
○ 병원 내 업무: 고객과 환자(Q&A) 응대
○ 병원 타 부서 연관 업무: 환자 이송(딜리버리), 피 검사, 의사 스터디 돕기, 서류 작업 
○ 교육: 오리엔테이션, CS 업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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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어쨌든 간호사의 주된 업무는 24시간 환자를 관찰하고, 처치하고, 돌보는 것이다. 때문에 간호사의 근무형태는 사무행정직과 달리 교대제(낮 - 저녁 - 야간)로 운영된다. 병원 간호 업무는 근무형태(교대제)와 근무지(병동 - 특수병동 - 외래)에 따라 업무 성격이 다르다. 병동 근무 간호사의 하루 일과를 보면, 출근 후 <업무 인수인계 → 병실 순회 → 오더 및 검사물 준비 → 처치 및 검사 내리기 → 정리정돈 → 병실 순회 → 인수인계> 등의 순서를 거친다. 업무 내용을 보면, 낮 근무자와 야간 근무자의 근무시간과 인력운영 그리고 담당 업무에 일정한 차이가 있다. 통상 근무자와 야간 근무자의 주된 차이는 환자 대처 방법에 따라 구분된다. 오전 간호 업무 중에는 새 환자 받기와 검사 내리기 등이 주된 업무로 포함되어 있다면, 야간 간호 업무 중에는 수술환자 물품 준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응급실과 수술실 등 특수병동의 간호 업무는 일반 병동 간호 업무와 근무시간의 차이뿐 아니라 업무 내용에도 일정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병동 간호 인계 시간이 7시30분이라면 응급실은 8시로, 약 30~40분 정도 데이(day) 출근 시간이 늦다. 더불어 특수 병동의 경우 일반 병동과 달리 업무 성격상 의사와의 상호작용 과정이 많은 작업 공간이다. 때문에 병원 내 특수 병동의 작업 과정은 직장 내 지휘명령 관계 속에서 겪을 수 있는 불쾌한 언행(감정노동의 부조화) 경험 비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응급실의 경우 다른 병동에 비해 환자나 보호자와의 마찰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간호사들에겐 부담되는 곳이다. 실제 국내 응급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일상적인 폭언과 물리적 폭력에 빈번하게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하루에 한번은 (폭언 경험) 기본이죠. 특히 나이트 근무나 이브닝 늦게 끝나면 술 취한 사람이 많잖아요. 그땐 밀치고 삿대질하면서, 너 가만히 안두겠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요. (중략) 그땐 그냥 혼자 뒤돌아서 혼잣말하고 삭히고 말죠. 대개 그 사람들 거의 술 먹은 사람인데, 보호자들이 더 그래요. (종합병원 간호사 1)

응급실에 근무하면서 (고객들에게) 많이 맞았어요. 그럴 땐 그냥 울고 말아요……. 제가 온 지 2, 3년 밖에 안 되었으면 충격 받을 수도 있는데, 저 같은 경우 이제 오래 됐기 때문에, 워낙 그런 환자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이 정도는 당연한 거……. 뭐,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요. (종합병원 간호사 2)


(2) 지휘 감독과 통제

병원이라는 사업장 특성상 간호사는 의사의 지휘명령을 받는 위치에 있다. 때문에 간호사의 주된 업무는 의사의 각종 환자 처방을 확인하고 처치하는 일이며,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는 일이다. 그런데 아래의 간호사 이야기를 보면, 간호사 업무에는 단순히 환자 상태를 체크 및 처치하는 것뿐 아니라, 의사 그리고 환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이 더 많음이 확인된다. 

회진 돌고, 처방 난 오더 정리에, 주사 및 약 돌리고, 환자분들 시간 맞추어서 검사보내고, 퇴원 처리 하다가 여기저기에서 울리는 콜벨 듣고 병실 들어가 해결하고……. 의사 일인데 환자가 안 해준다고 화내면 결국은 내가 하고, 내 일 바쁜데 의사 일까지 하고 있으면, 의사 왈, 뭐 하느냐고 아직까지 오더 수행 안 했느냐고 화내고……. ‘신환’(새로운 환자) 받고, 오더 수행하고, 수술 환자 올리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면, 화장실 들어갈 시간 없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daum ‘아고라’의 <간호사> 토론방 글 재인용, 2010. 10.17)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의사 업무가 간호사로 이전된 사업장도 많다. 대표적으로 국내 한 종합병원은 ‘환자의 IV 투여 업무’가 의사에서 간호사에게로 이전되었다. 이처럼 병원 내 의사 업무가 간호사에게 이전되는 것은 병원 내부 역학관계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병원 내에는 보이지 않는 ‘카스트제도’가 존재하는데, 의사는 가장 상층 계급(인도의 브라만 계급)에, 간호사 및 타 직종은 그 밖의 계급(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에 비교되곤 한다.

병원 내 의사와 간호사의 위계구조와 비슷하게, 간호 인력 내부에도 직종별 위계관계가 존재한다. 현재 병동 내부 간호 인력 구조를 보면, 간호사 이외에 간호 업무를 보조하는 직종(간호조무사, 보조인력, 간병사, 실습 학생)이 있다. 먼저, 병원 간호사가 근무하는 곳은 병동(일반 - 특수)과 외래로 구분되며, 다수의 간호사들은 병동에 근무하고 있다. 병원마다 병동 근무 간호사의 수에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병동에는 수간호사와 간호사(책임간호사 - 평간호사) 그리고 간호조무사 및 의료보조 인력(prn)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병동 내 위계구조를 보면 수간호사가 모든 지휘감독을 총괄하는 형태다. 수간호사의 경우 병동의 모든 간호 업무와 병동 및 타 부서 업무 등을 총괄한다. 실제로 수간호사는 일상적인 업무보고를 받고 근무형태(스케줄) 및 휴일휴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여기에 병동 간호사의 인사평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간호사는 사실상 병동 위계구조의 가장 정점이다. 물론 병동에는 책임(혹은 주임) 간호사가 있어, 수간호사 부재 시(저녁과 야간 근무) 업무 대행자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으나,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이 주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수간호사 자격은 일정한 임상경력을 갖춘 자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에, 이들은 간호 업무라는 기술재뿐 아니라 지휘감독 및 명령이라는 조직재도 갖춘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최근에는 병동의 간호보조 인력(병동어시스턴트, prn)이 간호조무사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간호조무사가 근무하는 곳은 주로 외래 병동과 병동으로 구분되며, 다수의 간호조무사들은 외래 병동을 선호한다. 병동의 경우 간호사의 지휘명령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근속기간이 간호사(평균 6.4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간호조무사(평균 13.7년)의 입장에서는 간호사와의 접촉이 적은 외래 병동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른 한편 간병사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모두에게 지휘명령을 받는 위치에 있다. 간병사의 업무 공간 자체가 병동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간호사의 지휘명령을 더 많이 받는 편이다. 

4. 맺음말

각 병원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병원 확충과 환자 증가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럼에도 주요 병원들의 인력 충원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는 간호사 노동시장 구조(수요 - 공급 불일치)와 병원의 경영합리화 전략에 따른 결과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간호사의 인력부족과 이직률 등의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발표한 적은 없다

보건의료인력 활용 및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별 사업장 차원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병원 인력 확충에 대한 제도적 개선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특히 병원 환자 수 대비 간호 인력의 법제화(선진국 수준)가 가장 시급하다. 실제 보건의료노조 산하 간호사들의 면접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간호사의 주된 요구사항은 인력 확충을 포함한 노동과정 문제(업무량, 교대제, 감정노동 등)들이다([그림2] 참조). 



간호사 노동과정을 살펴본 결과, 매우 다양한 성격의 노동들(간호 업무, 사무 행정, 감정노동 등)이 중첩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병원 산업과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기존의 전통적인 기능적 간호 업무에서 총체적 간호 업무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보건의료산업의 발전과 서비스 사회화의 과정에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이러한 환경 변화는 간호사의 노동과정을 표준화하고 획일화시킬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때문에 바로 지금이야말로 ‘노동의 인간화’를 위해서 의료산업과 보건정책에 대한 산별 차원의 노조 개입이 절실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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