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략조직화사업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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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민주노총 비정규 조직화 사업 평가 및 사례 분석”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요약·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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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단기적으로 그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기 어렵다. 조직이 생존하기 위한 계획이라는 측면에서, 전략을 평가한다는 것은 조직이 자신의 생존을 가능토록 하게 하는 여러 가지 조건들을 냉철하게 검토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는 개별사업의 성과 측정을 중심으로 하는 전술적 차원의 접근방식과는 판단기준이 전혀 다르다. 때문에 전략의 이름을 달고 제출되는 조직의 장기적 계획을 평가할 때는 그 장기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접근 정도와 실행과정에서의 오류수정 능력 등이 판단기준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전략조직화사업 어디까지 와 있나

이러한 맥락에서 민주노총의 미조직?비정규 조직화사업을 ‘전략사업’이라는 기준에서 평가해보자. 조직화사업은 기존의 노동조합이 갖고 있는 자원과 권력을 재분배하여 현재의 노동조합 조직을 혁신하고 노동조합의 효과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전략사업’이라 분류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전략사업으로서 노조 조직화의 구성요소들 및 차원들 중 중요한 것은 ①정책, 예산, 목표, 절차의 공식화, ②전문기구와 위원회의 설립, ③조직화에 대한 상대적 중요도 인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조직화 전략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주체와 자원의 확보, 그리고 이를 통해 실행하려는 전략적 과제의 중요성이 조직 내 구성원들 사이에 얼마나 공유되고 있는가를 드러내주는 척도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으로 민주노총의 전략조직화사업을 평가해보면, 우선 2003년 이전까지 불규칙하게 진행되던 조직화사업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산하조직에까지 종합되었다는 점이 강조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이 결의를 통해 확정한 전략조직화 방침을 조직별로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 요약하면 아래 [표1]과 같다. 



[표1]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조직화 대상 설정(targeting)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반면 인력과 재정 집중 문제를 보면, 민주노총이 추진한 50억 기금 사업은 26억 원 정도를 모금하여 목표액의 약 50%를 달성하는 데 그쳤고, 조직활동가 양성 및 배치는 90명을 목표로 했으나 24명을 양성하여 배치하는 데 그쳤다. 또한 전략조직화사업의 담당 주체인 각 산별조직에서는 일부를 제외하면 별도의 조직활동가 양성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셋째, 사업체계 구축에 있어서는 전담부서와 전담인력 확보, 미비특별위원회 구성, 비정규사업 연대단위 구성, 2007년까지 사업비 중 30% 조직화사업 투여 등을 과제로 삼았으며, 이 중 전담부서와 인력, 미비특별위원회 및 연대단위 등을 구성하는 데는 대체로 성공했다. 그러나 전담인력 확보, 미비특별위원회 및 사업단의 원활한 운영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 사업비 중 30%를 조직화에 배정하는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조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넷째, 조직문화 개선의 문제는 이행 성과가 가장 부진한 과제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서는 강령 및 규약 개정과 상시교육체계 수립이 주요 세부 과제였는데, 비정규직 강령을 별도로 제정하고 비정규직의 가입 허용과 조직화를 약속하는 규약의 개정을 진행한 경우는 산별노조 전환에 따른 강령과 규약의 제·개정 이외에는 없다고 할 수 있으며, 상시교육체계 역시 가동된 조직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사회적 연대의 확장을 통해 비정규직 이슈를 시민사회 내에 의제화하고 시민단체와의 연결망을 확장하려는 과제는, 비정규악법 반대투쟁, 이랜드투쟁, 최저임금제 캠페인 등 일련의 캠페인과 투쟁들을 통하여 어느 정도 이행되었다고 평가된다.  

각 조직별 전략조직화사업의 성과와 한계, 과제

한편, 민주노총 각급조직별로 전개된 전략조직화 사업의 특유한 전개양상을 ‘전략-성과-한계-과제’로 구분하여 특징을 살펴보면, 아래 [표2]와 같다.  



[표2]를 살펴보면 대부분 조직들이 조직화사업을 ‘전략’적 위치로 격상시키고 그에 따른 계획을 수립,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정규직노동자 중심의 조직에서 미조직/비정규사업을 전략적 과제로 추진하기에는 그 실행력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특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조건으로 여겨지는 ‘사업주체’의 안정적 확보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으면서, 거의 모든 사업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는 쉽게 극복되지 않고 있다. 전략의 핵심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 내 자원을 재배분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전략적 과제의 달성을 위한 실행조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를 결여하고 있는 셈이다. 재정자원과 인력 확보는 전략실행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그중에서도 인력 확보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즉, 각종 자원과 능력을 결합시킬 수 있는 ‘인적 역량’이야말로 핵심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 조직에서는 이러한 핵심역량 구축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 지원 없이 조직활동가 만들어지기 어려워 

이처럼 핵심역량의 구축이나 배치가 실패한 영역은 특히 산하조직에 활동가를 파견했던 ‘5대 부문 전략조직화사업’이었다. 집행기관 혹은 집행 담당자는 전략의 수행에 있어 상당한 영향요인으로 작용한다. 불분명한 사업내용, 부족한 자원, 조직 내 조합원의 지지 부족 등 전략의 집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은, 담당 주체의 노력에 따라 극복가능하거나 최소한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의 전략조직화사업을 위한 조직적 지원체계를 보면, 제대로 된 논의와 준비 없이 활동가에 대한 짧은 교육만으로 전략조직화의 주체가 형성된 것처럼 ‘가정’되었다. 때문에 전략조직화사업은 결국 해당 조직에 실무자 몇 명을 더 파견한 것과 다르지 않게 된 것이다. 

조직활동가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적인 교육으로 습득될 수 있는 단편적인 실무적 지식만이 아니다. 대중과 함께 생활하면서 조직사업을 할 수 있는 역량, 개인적 자질, 자신이 속한 분야에 대한 이론적 지식이나 구체적 사안에 대한 경험축적, 그리고 전반적인 조직화사업에 대한 일정한 전망과 기획 역량까지도 포함된다. 그런데 민주노총의 전략조직화사업에서는 대부분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과정을 거치지 못한 활동가들이 파견되었고, 이에 대한 지원책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다. 

다시 말해, 민주노총의 관리 혹은 조정·지원 시스템의 부재, 산하조직 간 경험 공유의 부재 등은 전략의 실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학습기회와, 활동가 혹은 조직 간 벤치마킹의 기회를 박탈했다. 활동에서의 문제점이나 보완사항을 공유하고 수정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으며, 일선 활동가들의 어려움에 대한 호소는 비록 의도한 것은 아니나 무시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이처럼 민주노총의 전략조직화사업은 애초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실행과정에서 나타난 오류들을 수정 보완하는 학습능력을 배양했다고도 보기 어렵다. 미조직?비정규실은 애초의 구성원 전원이 교체되었고, 전략조직화사업이 시작된 이후 최근에는 “새롭게 출발한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그 기능이 저하되었다. 총연맹과 산하조직을 연결하면서 민주노총 내에 미조직/비정규사업의 기획·집행·조직가로서의 기능을 해야 했던 미조직특위 또한 위축된 상태로 진단되고 있다. 이제 이런 조건에서 민주노총이 복원시켜야 할 몇 가지 기본적인 개선방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시급히 요구되는 조직구조와 사업주체의 복원

우선적으로 조직구조와 사업주체가 재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달성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민주노총 비정규사업 주체의 확실한 복구이다. 그리고 이들이 산하조직의 사업단위를 조직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배가하는 것이다. 둘째, 미조직특위의 복구이다. 여기에는 민주노총 중앙 및 산하조직 지도부가 얼마나 이를 지원하는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사람을 배치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셋째, 미조직특위 자체가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미조직특위가 △조직화사업에 대한 경험 공유와 상호학습의 장이 되어야 하고, △민주노총 전체 조직화사업을 기획하는 단위가 되어야 하며, △금속, 공공, 보건 등 자체 자원과 역량이 있는 조직 중심이 아닌 소규모 조직을 포괄하면서 지원하는 단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미조직특위는 지역과 업종으로 구분된 사업영역을 종횡으로 연결시키는 ‘중심축’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넷째, 지역본부의 역할 강화이다. 구체적으로 전국적으로 불균등한 산별조직을 보완하는 구조로서 지역본부의 역할이 확장되고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유능한 인력의 배치가 필요하다. 조직활동가가 일정 기간의 단기훈련을 통해 완성되는 것으로 가정하면 안 된다. 해당 산업·업종이나 지역의 사정과 대중운동에 대한 이해 등을 위해 끊임없는 교육과 경험의 축적이 바탕이 돼야만이, 기획과 조직·조정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섯째, 일회적 사업이 아닌 상시적 사업으로의 전환이다. 민주노총의 조직화전략은 많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면 산하조직에서, 전체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미조직/비정규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부각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민주노총과 같이 자원이 하부로부터 충원되는 자발적 조직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단기 이해에 매몰되기 쉬운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자원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중요성이 끊임없이 강조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일정하게는 형성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연결망 구축의 중요성

다음으로, 일상사업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사업을 구분하고, 광범위한 풀을 형성하는 대중사업과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조직화사업을 일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류에 따라 지원, 보호, 조직화 등에 대한 조직들 간 역할을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즉 조직화 방침을 경직적으로 운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안산의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여기서는 특정 연맹이 조직화사업을 하기보다는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수행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지역본부가 주변 이주노동자 단체와 노동조합 산하조직 간 연결망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적 지원사업 등을 중심으로 하면서 필요할 때 산하조직의 역량을 동원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역 연결망이 실질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즉 해당 지역에서 가용한 단체나 인력, 자원을 총망라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역 연결망의 중요성은 과거 이랜드 노동자들의 조직화와 투쟁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사업 주체와 진보정당들, 주변단체 등이 조직화의 주체로 나서면서 동시에 지원체계의 연결망을 구축했던 것이, 그 투쟁이 동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또한 공공부문의 경우 학교비정규직 조직화 과정에서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 전교조 조합원, 지역교육단체, 정당관계자 등이 연합해 간담회 등을 진행하면서 조직화를 꾀했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서비스 연맹에서 “계산노동자들에게 의자를!”이란 구호를 통해 조직화문제를 비정규직의 건강 및 인권문제로 접근하면서, 각종 노동건강단체 및 여성단체 등의 지원을 조직한 것도 좋은 예이다. 

지역 연결망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도 지역본부에 기본적인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민주노총처럼 종횡으로 조직구조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산별조직과 지역조직이 관할 및 역할, 자원부담의 문제로 끊임없이 협상을 할 필요가 있게 된다. 실제로 산별연맹과 지역본부 사이에서 관할을 두고 다툼이 벌어진 여러 사례들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즉, 지역본부가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에 대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조직을 확대하는 것이 산별조직들에게도 가능성을 더욱 확대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경우 그런 사례를 만들어냈기도 하다. 

실질적인 조직문화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한편, 민주노총의 전략조직화사업에서 중요하게 제출됐던 목표 중 하나가, 바로 비정규사업에 대한 전 조합원의 적극적 지지가 가능한 조직문화 형성이었다. 그런데 조직문화는 전략의 수정이나 조직구조의 개편, 명시적인 조직의 목표나 강령, 규약, 규칙 등을 바꾼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다. 조직문화의 개선은 매우 장기적으로 이루어지거나 혹은 조직 구성원의 다수를 교체함으로써만 가능한 경우도 있다. 즉 규범적 역할을 하는 조직문화를 바꿔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축적된 기존의 의식과 행동이 변화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단편적인 교육 및 선전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머리로만 알고 있는 규범은 사소한 이해관계의 충돌 앞에서도 손쉽게 버려진다. 버젓이 민주노총 조직의 사업장 통근버스에서, 수십 년 전 극심한 흑인차별이 횡횡하던 미국에서나 있을법한 ‘정규직 우선 자리 앉기’가 ‘당연한 권리’라는 이름으로 자행됐던 것도 그 때문일 터다.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총연맹 수준에서 진행되는 비정규직투쟁에 정규직들의 참여를 독촉하기만 하는 것을 넘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개개인들의 행동변화를 직접적으로 촉진하는 사업들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즉, 사업장 현장에서 비정규직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들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공유되고 축적돼야 한다. 이것이 개별 조합원들을 훈련시키는 과정으로 배치되어야 하며 결코 사소한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될 때만이 조직문화는 밑으로부터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보건의료노조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해서 정규직조합원의 임금인상분을 갹출했던 행동은, 양보교섭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으나, 이런 점에서 모범적인 사례에 속한다 할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이러한 모범적인 사례는 일부일 뿐이다. 현재의 전략조직화사업은 조직 내부에 내재해 있는 갈등을 드러내기 위해 투쟁하지 않고 있다. 즉,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문화적 위계화와 차별, 이해관계 충돌 시 비정규직 우선 배제 등의 경향에 대해 적당히 넘어가고 조직이 허락하는 선에서만 타협을 만들어낸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전략의 상과 내용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필요해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전략의 성패는 단기성과를 가지고 단언해서는 안 되며 장기적으로 보아야 한다. 이 때 특히 중요한 것은 전략목표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실행과정에서의 실패를 수정하려는 노력이다. 단기적으로는 끊임없이 실패하는 것처럼 보이는 전략도 장기간 지속되면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전략의 상과 내용에 대해 충분하고도 지속적인 조직적 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조직화전략을 수립할 당시 민주노총이 참고로 했던 것은 주로 직접 조직화를 중심으로 하는 영미권 모델이었다. 그러나 영미식 조직화모델은 당시에도 제도적 장치를 갖추지 못한 조건에서 실시된 것이라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유럽 노조들이 영미권과 달리 조직화모델을 강하게 추진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안정적인 제도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어쨌든 우리가 처한 조건이 영국이나 미국과 유사했다는 점에서 조직화모델을 선택한 것은 일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조직화모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전략조직화사업의 관련자들끼리도 조직별로 사람별로 이해가 달랐다는 것이다(활동가 면담 결과). 

파견되는 활동가는 상근자인가 조직가인가? 조직화와 교섭 및 투쟁은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5대 부문 선정은 올바른 판단이었나? 그 의도에 맞게 활동가들이 파견 배치되었나?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논쟁을 하기보다는 ‘조직활동가 ○○여 명의 확보’라는 측면에만 관심이 집중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들 조직활동가들의 역할과 위상 등에 대한 내부의 혼란이 존재했다. 

조직 내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갈등하는 세력들이 서로 다른 전략목표를 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같더라도 실행하는 방법이나 경로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실제로는 후자로 인한 갈등이 더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 따라서 이후에는 조직화 전략의 상과 내용을 서로 확인하는 과정을 만들어야 하고, 이 과정은 총연맹과 각 가맹/산하조직 전략조직화사업 주체들이 1차적으로 담당해야 할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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