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례 평가 및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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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화 사례탐구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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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화 사례 탐구 연재순서

① 백화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② 이랜드 홈에버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③ 연세대 시설관리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④ 뉴코아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⑤ 퀵 서비스 기사 조직화 사례
⑥ 의료연대 희망터 간병 및 요양보호사 조직화 사례
⑦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례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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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지날 2월 우연히 한 방송사 9뉴스를 보다가 노동부가, “어렵거나 부정적인 어감의 정책용어를 쉽고 친근한 용어로 바꾼다”는 내용을 접했다. 노동부가 바꾸겠다는 다른 행정용어는 잘 생각나지는 않는데, 내 눈에 확 들어오는 단어 두 개는 기억한다. 바로 “비정규직”과 “중간착취 금지”라는 용어였다. 노동부는 “정책 및 법령 용어 중 난해하고 낯선 용어들이 정책에 대한 인지도 및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따라 행정용어 개편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의도는 노동시장에서 착취수단으로 비정규직이 쓰이고 있는 실상을 단어나 용어 바꾸기로 가리겠다는 얄팍한 발상임이 뻔하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노동계급의 연대감 상실과 노동운동의 약화뿐 아니라 노사관계 긴장과 갈등을 초래한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증가는 사회적 불평등 심화 등을 초래한다는 것을 국민 대다수도 잘 알고 있다.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을 사용할 경우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45.5%)는 의견이 다른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비정규 노조 조직률(2%)은 정규직 노조 조직률(23.1%)의 10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보호 및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이해대변기구가 미비한 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00년 초중반부터 비정규직의 독자적인 노조가 건설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노사관계가 제도화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이랜드 및 뉴코아, 코스콤, KTX, 기륭전자 사례 등에서 드러나듯이 적게는 400일에서 많게는 1,000일이 넘는 장기 투쟁으로 비정규직 노사관계는 심각한 갈등과 대립의 궤적을 밟고 있다. 그런 경험들의 누적으로 인해 비정규 문제는 노사관계 이슈를 넘어서는 ‘사회적 이슈’가 되어버렸다. 

이에 노동운동진영 내부에서도 비정규 증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비정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과 실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이 제기한 비정규직의 차별과 노동권 보호 등을 위한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전략’은 그 방안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조직화와 관련하여 200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현재까지는 ‘미조직 비정규 50억 기금’을 걷어서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민주노총이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비정규 조직화 비율은 정체되었거나 심지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그간의 비정규 조직화 시도들을 살펴보면 제조업이나 특수고용직을 제외하고는 성공적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왜 성공적인 비정규 조직화 사례가 별로 없을까? 만약 성공적인 조직화 사례가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더불어 비정규 조직화와 투쟁과정에서 기존 노조(정규직, 상급단체)의 역할(연대)은 조직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지금까지 연재된 6개의 글은 이상과 같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몇몇 사례들을 살펴본 것이다.

2.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례 평가

『노동사회』에 연재된 6개의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례는 기존 논의들과 비슷한 내용도 있지만 전혀 새로운 사례도 있다. 예를 들면 이랜드 및 뉴코아 조직화 사례는 이미 우리 노동운동 진영에서 널리 알려진 진 반면, 백화점 화장품 판매직이나 연세대 청소용역 그리고 간병인 조직화 사례 등은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조직화 연재 글들은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의미를 두었다. 물론 일부 사례의 경우 조직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처음의 문제의식을 잘 살리지도 못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재물에 녹아 있는 조직화 계기와 과정, 그리고 제도화 과정 등의 내용은 향후 민주노조 진영에서 조직화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기초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음은 각 사례별 조직화 내용을 정리·종합한 것이다.

첫째, 노조 조직화의 계기는 조직 내부의 불만이었으며, 이를 초기 주체들이 조직화와 동원화의 계기로 연결했다. 각 사례별 특징을 보면, 백화점 화장품 판매직(근로조건 및 회사 내부 운영관리)이나 연세대 청소용역 노동자(근로기준법 위반과 관리직의 부당한 지휘?명령), 간병인(사업장 폐쇄), 퀵 서비스(근로조건 및 알선료 등), 이랜드 및 뉴코아(저임금 및 차별) 사례 모두 해당 주체들이 조직 내부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동조합을 건설한 경우다. 

둘째, 기존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조직화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표적으로 이랜드 및 뉴코아가 기존 노조에서 조직화 의지를 갖고 자원과 인력을 적극적으로 투입하여 진행한 경우다. 이외에도 서울대병원(이후 희망터) 정규직 노조 간부들은 미조직·비정규 조직화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업을 진행한 사례다. 이랜드 및 뉴코아 사례(비정규직법)나 금호타이어 사례(다른 사업장에서의 불법 파견 인정)에서처럼, 외부환경 변화에 기존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조직화된 사례도 있다.

셋째, 노조 조직화 사례 중 일부는 외부단체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조직화되었다. 대표적으로 이랜드 홈에버 상암 월드컵몰점의 경우,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노동위원회와 지역위원회(서대문, 은평, 마포, 용산) 당원들이 조직한 경우이다. 연세대 시설관리 청소용역의 경우에는 연세대학교 학생들(학생모임 ‘살맛’)이 조직한 경우다. 이 두 사례들에서의 조직화 주체인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노동위 및 지역위원회와 연세대 학생모임 살맛 모두 조직화 과정에서 기존 노조나 시민사회단체와과 유기적 관계를 맺었다. 노동조합이 가용할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 중요성이 확인된 것이다. 한편, 최근 이화여자대학교 청소용역 조직화 사례에서는 연세대에서의 경험이 해당 주체들에게 귀중한 자산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넷째,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례 중 성공적인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기존에 알려진 사례(KTX, 기륭전자, 코스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용자는 비정규 노동자와의 고용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고용관계를 인정하더라도 대립적인 노사관계가 형성된다. 이런 상화들은 비정규 노조가 조직화 과정 전후에 단체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된다. 그럼에도 다수의 사용자들은 비정규 노조와의 교섭 자체를 회피한다. 때문에 비정규 노조는 설립이 되더라도 정규직 노조와 달리 제도화되지 못하고 불안정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금속 사내하청, 화물연대, 덤프연대, 건설플랜트 등이 조직화의 성공사례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번에 연재된 사례에서는 연세대 청소용역 및 의료연대 희망터 사례가 그나마 비정규 조직화의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례는 아니나, 백화점 화장품 노동자 조직화 사례는 매우 성공적인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에 가입된 백화점 화장품 판매직 노조는 애초 로레알 노동조합 1개에서 출발했으나, 그 조직화 사례를 게재한 2009년 상반기에는 5개 노조(로레알, 샤넬, 엘카, 클라란스, 라프레리)로 늘어났다. 더 나아가 2009년 하반기에 2개 노조(시세이도, 금비)가 추가로 조직되어, 현재 화장품 7사 노조 조합원은 약 3천 명가량이 된다. 






3. 나가는 말 : 연재를 마감하면서

우리나라 비정규직 고용체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체 규모별 고용 및 노동조건의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이해를 대변할 노동자 대표조직은 미약한 상황이기에 개별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침해받아도 해결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노동운동 진영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노조 조직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한편, 비정규직 노동자들 스스로더 사업장의 오랜 차별을 경험하면서 누적된 불만을 노동조합을 통해 풀어내려 하면서 2000년대 초중반부터 각 사업장과 업종에서 비정규 조직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비정규 사업장 대부분이 조직화 과정에서 파업투쟁이 발생하는 상황이기에 비정규직 노사관계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러한 노력들에도 비정규 노조 조직률은 2~3% 수준에서 답보 상태에 있다. 사실 비정규 노조의 조직률이나 집중력은 정규직 노조에 비해 더욱 미약한 상황이다. 연구자들은 그 이유를 △경제적인 환경변화, △노동조합의 제도적 취약성, △노동조합운동 노선과 방향 등에서 찾고 있다. 즉 경제환경이나 사용자 억압 등 외부적인 변수뿐 아니라, 기존 노조의 태도 등 내부적인 요인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노동조합이 의식적이고 계획적으로 미조직·비정규 노동자 조직화를 촉진하는 것은 노조운동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 중요하다. 그 사업 수행의 귀추를 분석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민주노조진영에서 미조직·비정규 조직화 사례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자료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물론 상급단체 차원의 조직화 방안이나 일부 비정규 노조의 투쟁 과정이 조직화 사례로서 일부 소개된 적은 있으나, 종합적인 틀 속에서 분석되지는 못했다. 이에 『노동사회』에 연재한 그간의 사례들은 미조직·비정규 노조 조직화의 계기는 무엇이고, 그리고 누가, 어떻게 조직했는지(혹은 조직되었는지), 또한 조직화에 기존 노조(정규직)는 어떤 태도였고, 만약 외부단체들이 관계 했다면 어떤 역할(연대)을 했는지 등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고자 출발했다. 이를 위해 최근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의 비정규직 조직화 사례들을 중심으로, 직접고용(이랜드 및 뉴코아, 백화점 판매직), 간접고용 및 특수고용(연세대 청소용역, 간병, 퀵서비스) 사례들을 검토했다. 이러한 내용들이 향후에도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업을 고민하는 활동가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당부하시고 싶은 건, 그간의 경험을 보면 정규직 노조가 동일 사업장에 존재하는 경우, 비정규 노조의 안정적 활동은 전적으로 정규직 노조의 지원과 연대가 어떠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비정규 노조를 적극 지원했던 경우엔 초기 활동가 훈련과정, 조합원 교육, 투쟁에 이르기까지 물적 인적 지원을 받아 노조의 급성장을 이룬다. 하지만 사업장 내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 노조 지원에 소극적이거나 아예 적대적일 경우 교섭에 애를 먹거나 조직 생존 자체가 어렵게 되기도 한다. 때문에 미조직 비정규 노조 조직화 사업은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두고두고 강조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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