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일터에서 안전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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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건강의 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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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안전공단……. 우리는 ‘산업’이라는 단어에 길들여져 있다. 업무 도중에 다치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노동자고,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법과 기관이라면 당연히 노동안전보건법, 노동안전공단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노동’이라는 단어를 ‘산업’이란 단어가 대체하면서 노동자들은 일터에서의 안전을 제3자의 문제로 생각하게 된다. 일터에서 목숨을 잃거나 다치게 되기까지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복잡다단한 구조들이 얼기설기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진다. 

“여전히, 지나칠 만큼” 유효한 10년 전 책

하지만 산업재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일터에서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비극을 당하지 않으려면, 일터의 노동환경을 결정하는 복잡다단한 구조들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은 그런 작업들이 기본적으로 인식해야 할 기본틀을 다루고 있다. 미국에서 10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옮긴이들의 말대로 “오늘날 한국 사회에 여전히, 지나칠 만큼 유효”하다.

이 책은 “생산의 지점”에 대한 얘기다. 지은이들은 “‘노동환경’의 이론을 세우고자 한다”고 말한다. 일터의 환경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노동자들의 삶을 결정하는 데에 결정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노동환경은 “노동자 건강은 물론 지역사회가 직면한 환경 문제의 근원”인 것이다.

노동환경에 개입하려면, 먼저 노동환경을 결정하고 통제하는 구조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이를 위해 마르크스주의, 생태주의, 여성주의 등 다양한 관점에서 그 구조들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결국 권력과 통제의 불평등이 노동환경의 문제들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념과 권력이 노동환경의 사회적·정치적 맥락을 제공하기 때문에, 노동환경의 문제는 결국은 정치적 문제일 수밖에 없다.

노동환경을 결정하는 것은 정치적 문제

이런 기본적인 인식하에, 이 책은 노동환경을 결정하는 여러 구체적인 요인들을 분석해서 제시한다. 기술선택의 문제, 규제정책, 산재보상, 직업보건연구, 노동자참여와 같은 민주적 통제 등이 그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노동환경의 결정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찰은 노동환경 결정 문제에 개입하고자 할 때 각 분야에서 관심을 두고 살펴보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한국에의 적용이 필요한 독자들을 위해 각 장의 마지막에서 한국의 관련 내용들을 정리해 둔 옮긴이들의 수고가 고맙다.

공식 통계로도 한국에서는 한 해에 2,5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다. 한 달에 200여 명, 하루에 7명꼴이다. 사망사고보다 더 심각한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질병에 걸려 몸을 고장 난 기계로 만드는 일이다. 최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일터에서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1986년 구로의원으로 시작해 꾸준히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해 활동해 온 노동건강연대 회원들이 번역을 맡아 의미를 더했다. 책의 수익금도 모두 영세사업장 노동건강 운동에 쓰일 예정이다.

존 우딩, 찰스 레벤스타인 지음 | 김명희, 김용규 등 옮김 | 한울아카데미 냄 | 2만2천 원(양장본)

※보급판(1만6천 원)은 노동건강연대(02-469-3976)로 문의하시면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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