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사례

부 제목: 
[조직화 사례탐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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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화 사례 탐구 연재순서

① 백화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② 이랜드 홈에버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③ 연세대 시설관리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④ 뉴코아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⑤ 퀵서비스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⑥ 의료연대 간병 노동자 조직화 사례
⑦ 화물연대 노동자 조직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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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7월 뉴코아노조 강남 킴스클럽 매장 점거 투쟁 ]

1. 머리말

뉴코아 투쟁을 다룬 책 『곰들의 434일』과 다큐 영화 <평촌 언니들>을 통해 뉴코아 투쟁 과정의 일부 이야기들이 세간에 알려졌지만, 아직도 우리들은 뉴코아 투쟁을 잘 모른다. 지난 434일간의 투쟁 기간 동안에도 뉴코아 투쟁은 이랜드-홈에버 투쟁에 일정 부분 가려졌던 면이 있다. 하지만 이랜드 투쟁 못지않게 뉴코아 투쟁 역시 우리나라 비정규직 투쟁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사실 비정규직이 다수였던 이랜드일반노조와 달리 뉴코아 노동조합은 정규직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뉴코아 노동조합은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400일이 넘는 장기간의 투쟁을 지속했다. 그들은 왜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을까? 어떻게 비정규 노동자들을 조직했으며 장기간의 비정규직 투쟁 과정에서는 어떤 고민과 애로사항들이 있었을까? 뉴코아 사례에는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에 관한 노동조합의 숙제들이 모두 녹아 있다. 이 글에서는 뉴코아 노동조합의 노조 내부 조직화와 비정규 조직화 과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2. 뉴코아 할인점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사례

1) 조직화의 계기


뉴코아 노동조합의 비정규직 조직화는 2001년(단협갱신)과 2004년(주5일제 적용) 비정규직 관련 논의에서부터 시작된다. 2001년 뉴코아 노동조합의 비정규직 관련 단협안은 △조합원 가입범위를 비정규직까지 확대, △비정규직 채용 제한 및 일정 조건 충족 시 정규직화, △직접고용 직원(비정규직 포함)에게 임금교섭 결과 및 단체협약 동일적용 강제 규정 등 세 가지였다. 당시 뉴코아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관련 문제에 관해 사측과 “10개월 이상 근무한 파트타이머 본인이 희망할 시 회사의 채용절차에 의거하여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후 뉴코아노조 단체협약에 따라 비정규직 일부가 2003년과 2004년에 정규직화되었다. 물론 “회사의 채용절차에 의거한다”는 조항 때문에 전체 충원 규모로 보면 기존 비정규직 중 정규직 전환자보다는 신규 입사자를 통한 충원이 더 많았다. 

한편 2004년에는 주5일제 적용(44시간 → 40시간)과 관련한 단체협약안에 있어 인력충원 문제를 두고 뉴코아 노사 간 의견차이가 있었다. 당시 사측은 계산직 추가인원을 파트타임 사원, 시간제 등의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고자 했으며 노동조합은 정규직 채용을 요구했다. 뉴코아 노동조합의 주5일제 투쟁 요구사항은 “온전한 주5일제 쟁취 및 비정규직 동일 적용”이었으나 노사 간의 의견차이로 인해 15일간의 파업을 진행했다. 당시 뉴코아 노조의 주5일제 쟁취 투쟁은 회사 부도 이후 법정관리에서 이랜드 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첫 투쟁이었으며, 뉴코아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을 조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제조업의 경우엔 파업이 발생하면 공장이 멈출 수밖에 없지만, 유통업의 경우 비정규직이나 대체 인력, 그리고 입점업체에 의해 매장이 운영되기 때문에 파업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이런 이유로 유통업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문제는 정규직 노조의 주요 과제였으며, 아래의 노조 간부 인터뷰 내용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파업 당시)계산대 조합원들이 대부분이 나갔는데도 (본사에서) 비정규직이나 계약직들을 시켜 계산대를 돌아가게 하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파업을 한다 하더라도 매장이 돌아가면, 계산대 업무가 팽팽 돌아가면 파업을 하는 의미가 없지 않느냐”, “회사에 타격을 줘야 하는데 (이렇게는 안 되겠다)”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 거죠. 결국 그래서 뉴코아 안에서 “비정규직을 조직화해야 한다”는 약간 큰 명제와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비정규직까지 같이 안고 가야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하는 원초적인 요구가 있었던 것도 중요했죠. 그리고 비정규직 보호법이 2006년에 통과가 되면서 2007년 7월부터 실행이 됐을 때 이것을 피해가기 위해 회사가 외주화라는 카드를 내놓을 것이 당연하다는 판단을 했어요. …… 지금도 사실은 절대 다수가 정규직이기 때문에, 이 투쟁을 시작한 목적 자체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사실은 “비정규직의 목에 칼이 들어왔을 경우 다음 타자는 정규직이 될 게 당연하다”는 상황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게 우리가 장기 파업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자 동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뉴코아노조 간부, 2008.12.


2) 초기 조직화와 공식 조직의 결성

뉴코아 노동조합은 2007년 6월 당시 상시 종사자 수(1,968명) 대비 조합원은 1,430명으로 가입대상 노조 조직률은 90% 수준(정규직 1,280명, 비정규직 150명)이었다. 뉴코아노조가 2007년에 비정규직을 조합원 범위에 포함시킨 이후 약 150명의 비정규직이 노조에 가입했다. 뉴코아 노동조합의 조직화 과정은 공식 조직의 결성부터 출발한다.

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는 정규직 노동조합에 의해 추진되었으며, 2005년 ‘비정규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에 대한 구체적 고민이 시작되었다. 물론 직접고용 비정규직 조직화 문제와 함께 파견 노동자 조직화 문제 또한 뉴코아 노조의 과제였다. 2005년 당시 뉴코아 사업장에는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으로 일하고 있는 도급업체 직원들이 있었으며, 주된 업무는 매장 내에서 카트 및 정리, 상품 운반, 그리고 정규직 업무보조였다. 이들은 뉴코아와 용역업체가 ‘업무위탁’ 계약이라는 형태로 고용한 간접고용 노동자였으며, 뉴코아 아웃렛 매장의 ‘모던 하우스’와 ‘홈에버’에도 간접고용 노동자가 존재했다.



당시 노동조합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불법파견 형태의 노동자 존재 여부를 파악하고 불법파견 반대 투쟁을 준비하면서 비정규직 조직화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뉴코아 노동조합은 2006년에 비정규직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현장 실태조사부터 시작했다. 각 매장을 점검한 결과 직접고용 계약직 335명, 용역 1,332명(남성 922명, 여성 410명)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1,190명)보다 많은 것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이에 노동조합은 각종 행사의 비정규직 참여를 위해 노력했고, 조합원들의 모금을 통해 명절 선물을 나누어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해 노동조합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으며, 비공식적인 노동조합과의 면담도 있었다. 

이 시기는 뉴코아 노사 간의 임단협 주요 의제가 인력충원과 비정규직 문제였던 관계로 노사관계 자체가 갈등적인 상황이었다. 2006년 노조의 단협 요구안에는 △계산직 업무 정규직 규정, △파트타이머의 정규직 전환 채용이 있었는데, 사측은 비정규직 채용 제한 조항을 삭제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뉴코아 노동조합 내부에서는 비정규직 조직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었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신뢰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 인식되었다.


[ 2007년 7월 뉴코아노조의 점거투쟁 당시 모습  ▷ 서비스연맹 ]

결국 뉴코아 노동조합은 2007년 초 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사업을 결정했으며, 중앙운영위원회에서 계산직 중심의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조직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노조 집행부의 조직화 과정을 보면, 먼저 집행부가 점포별로 나누어 지부별로 간담회(2007년 2월~4월) 일정을 잡고 근무시간대별로 업무가 끝난 이후 몇 차례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이 달라 집행부는 각 매장의 휴게실과 탈의실 등을 찾아다니면서 비정규직을 만나는 것부터 시작했다. 아울러 노조 집행부는 2007년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회사가 계산직 업무 등을 외주화할 가능성을 다룬 소책자를 배포하기도 했다.

한편 2007년 5월 뉴코아 강남 매장에서는 계약만료를 이유로 계산직 노동자가 해고당한 사건이 발생했고,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가 뉴코아 강남 킴스클럽 매장 안에서 원직 복귀를 요구하는 1인 시위(2007.5.9)를 진행했다. 당시까지는 노조가 비정규직법으로 인한 해고 및 외주화 문제를 홍보하기는 했으나, 현장 노동자들에는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의 계약해지 상황을 접하자, 2007년 7월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대량 해고가 나타날 것이라는 위기감이 매장 전체에 퍼졌다. 실제로 뉴코아 사측은 2007년 6월 약 350여 명의 비정규직을 계약해지하고 용역 도급업체 직원 채용 공고를 발표(2007.6.4)했다. 결국 노동조합은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을 유도했으며, 약 150여 명의 조합원이 노조에 가입했다.

비정규직 조직은 조금 몇 년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가요. 4, 5년쯤 전부터 조직을 했는데 초보적인 단계에서 비정규직 직원들과의 모임이라든가 이런 게 부정기적으로 있었어요. 그게 몇 년 전부터 있었죠. 예를 들어 명절 같은 경우에 정규직 조합원들은 귀향비를 조금 받거든요. 비정규직은 그런 게 없어요. 그래서 노조에서 캠페인 식으로 “만 원씩 갹출해서 자기 점포 비정규직 조합원들 선물이라도 사주자”, 이런 식으로 진행한 적도 있었고……. 그리고 계속 비정규직 조직화하려는 시도들이 조금씩 있었는데 사실 성과가 미미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얘기하면서 말이라도 띄워 놨던 부분들이 이번 외주화 문제가 터지면서 결국 비정규직들 사이에서도 노조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됐었죠. 또 그 중에서 조금 더 생각이 트였던 분들 같은 경우에는 “내가 앞장서서 알려야겠다”며 1인 시위도 하고 피켓 시위도 하고 하셨던 분도 있고요. 

뉴코아노조 간부, 2008.12.




특히 뉴코아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가 결정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구조와 공간을 제공했다. 예를 들면 노동조합은 이미 계약해지된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는 출근할 것을 요청했으며, 매장 출근투쟁이나 노조 사무실 출근, 그리고 1인 시위 등의 지부별 상황을 요청했다. 1인 시위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정규직 조합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함께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고, 지부별 상황에 맞게 진행하도록 했다. 또한 조직화 과정에서 뉴코아 노동조합은 조직구조 문제와 연동해 비정규직 전체 간담회, 지부별 간담회, 비정규직 조합원 전체회의 등 수차례의 모임을 가졌으며, 이 과정에서 뉴코아 노동조합 비정규직 대의원(22명)을 선출하는 과정까지 밟았다.

3. 시사점

뉴코아노조의 비정규직 조직화의 핵심으로는 ‘정규직 노동조합의 역할’을 꼽을 수 있다. 먼저 뉴코아노조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2001년부터 단협에 비정규직 조항을 포함시켰다. 예를 들면 2001년의 ‘비정규직 체용 제한 조항’이나 2004년 ‘비정규직 주5일제 적용 조항’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뉴코아노조는 단협체결 과정에서 파업을 수차례 경험했으며, 이 과정에서 정규직과 노조는 비정규직 조직화 문제에 대한 고민을 실천적으로 전개(실태조사, 비정규직 간담회 등)했다. 더불어 뉴코아노조는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특별기구와 같은 공식적인 조직 기구를 설립했다. 또한 조직화의 주체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대의원 선출 등)를 만들었기에 비정규직의 조직화가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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