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과 부채탕감

부 제목: 
대안을 향한 투쟁(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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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호부터 총 9차례 연재된, 국제자유노동조합연맹(ICFTU)의 『대안을 향한 투쟁: IMF와 세계은행 정책에 성공적으로 저항한 노동조합 사례』 보고서 번역이 이번 호로 종료된다. 우리 실정과는 다소 다른 부분도 있지만 독자들의 시야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 지난 연재분은 연구소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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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빌리 UK는 가난한 나라의 부채 탕감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에게 가난한 나라의 부채를 탕감하도록 요구하는 편지들을 전달한 후 총리 관저 앞에서 찍은 사진. ▶ jubileedebt.blogspot.com ]

G8 정상회담에서조차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부채탕감이 의제로 다뤄진다. 이렇게 되기까지 반(反)빈곤 투쟁의 핵심목표로서 부채탕감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벌여온 국제노동조합운동의 노력이 있었다. 노동조합들은 빈국들의 경제성장과 인적자원 개발을 저해하는 감당 불가능한 공공채무를 탕감토록 선진국 지도자들을 압박하는 등, 1980년대 이래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들에서 채무구제 캠페인을 벌이는 데 앞장서 왔다.

개발도상국들이 안고 있는 빚의 대부분은 수십 년 전에 생긴 것이다. 이것들은 현재 “가증스런 부채(Odious Debts)”라 인식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경제개발이나 국가운영을 지원하는 데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군부나 독재정권의 개인 계좌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1970년대와 80년대 금리가 올라감에 따라 부채도 늘어났고, 이에 따라 가난한 나라들의 대외채무는 재정자원을 고갈시킬 정도로 관리 불가능하게 거대해져버렸다. 저소득국가의 외채 총량은 전 세계적으로 5,230억 달러에 이른다.

가장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02년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 관련 지출은 최소한 교육이나 보건 관련 예산보다도 더 많았다. 일례로 국민들의 20% 이상이 인체면역결핍증바이러스(HIV) 양성반응자인 말라위에서도 정부가 보건복지 관련된 것보다도 더 많은 재정자원을 외채 관련 서비스에 쏟아 붓고 있었다. 그 국가는 부채가 탕감되고 나서야 필요한 사회프로그램에 더 많은 자원을 투여할 수 있었다. 탄자니아는 일부 제한된 채무구제를 받으면서 아동 수업료를 폐지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160만명의 학생들이 새롭게 학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러한 원조로 탄자니아 정부가 매년 채무상환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부분 줄어들긴 했다. 그러나 탄자니아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그리고 아프리카개발은행에 진 부채 때문에 들어가는 돈은 2005년 한 해에만 6,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부채탕감에 관한 논쟁

비정부기구와 노동조합운동은 이러한 상황들을 제시하며 빈국의 부채를 탕감할 것을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그러나 부채탕감 제안은 국제금융기구들뿐만 아니라 선진국 정부들에게서도 저항을 받았다. 국제금융기구들과 원조제공국가 정부들은 최빈국에 대한 부채탕감이, 다른 국가들이 상환에 대한 고민 없이 외채를 빌리도록 부추기는 나쁜 선례가 될 거라고 수십 년 간 주장해왔다. 국제금융기구들의 대출정책이 가난한 나라들에게 감당 불가능한 채무의 짐을 지도록 하고 있다는 게 인정된 후에도, 선진국 정부들은 부채를 얼마나 면제할 것인지 부채탕감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두고 자기들끼리 논쟁하느라 몇 년의 세월을 허비했다.   

세계은행과 IMF의 전문가들은 원조제공국가로부터 추가적인 기여를 요구하지 않게 될 경우 국제금융기구들의 운영예산이 축소되고 더 나아가 장래 대출능력이 상당하게 위축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일부 국제금융기구 임원들은 부채탕감 프로그램의 가치까지도 의심했다. 예를 들어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G8 회담에서 재무장관들이 2005년 G8 부채탕감 협정의 세부항목을 마련하고 있을 때까지도, 채무구제가 국제금융기구의 우선사업이 되는 것에 대해서 줄기차게 공개적인 반대를 표했다.

이러한 반대에 맞서 각국의 노동조합총연맹들을 비롯하여 국제자유노련(ICFTU)과 글로벌 유니온(Global Union) 등은 비정부기구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결합하여 부채탕감을 위한 광범위한 캠페인을 조직해나갔다. ICFTU와 글로벌 유니온, 그리고 많은 노동조합들은 1990년대에 주빌리 2000 연합(Jubilee 2000 coalition)의 회원으로 활동했다. 주빌리 2000 연합은 2000년까지 빈국들의 채무를 100% 탕감하자는 목적을 가진 단체였다.


[ 올해 G8 정상회담은 독일 로스톡에서 열렸다. 반빈곤 지구촌행동촉구(GCAP)의 회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모습. ▶ www.whiteband.org ]

외채과다빈국 채무구제 프로그램  
              
종교단체와 노동조합 그리고 다양한 조직들로 구성된 주빌리 2000 연합은 세계은행과 IMF을 압박해, 제한적이나마 그들이 1996년 ‘외채과다빈국 채무경감 전략(HIPC initiative)’이라는 빈국을 위한 부채탕감 프로그램을 내놓도록 만들었다. 이는 엄격한 경제적 기준을 충족시키고 또한 융자조건으로서 요구되는 구조조정을 이행한 국가들에 대해서 최초로 시행됐으며, 이 국가들은 그들이 세계은행과 IMF에게 진 빚, 즉 다자간 부채(multilateral debt)를 경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부채탕감 운동가들은 그 크기나 범위가 너무 제한적이어서 이 프로그램이 짐을 덜어주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1999년까지 HIPC 채무구제를 받은 국가는 볼리비아와 우간다 단 둘뿐이었다.

주빌리 캠페인은 HIPC 프로그램이 더 나아지도록 하기 위한 투쟁을 지속했고, 그 결과 1999년 세계은행과 IMF는 개선된 채무경감 계획을 내놓았다. 1999년 독일 쾰른에서 개최된 G7-G8 정상회담에서 화려하게 팡파르를 울리며 공표된 HIPC 프로그램 개선안은, 그러나 아직까지도 많은 외채과다빈국들이 완수하기 어려운 길고 복잡한 과정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어쨌든 마침내 그 중 18개 국가들이 “감당 불가능한(unsustainable)” 채무부담이라는 그 프로그램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그러나 국제금융기구들은 4개의 외채과다빈국에 대해서는 “감당 가능한(sustainable)” 외채부담이라며 원조에서 실격시켰다. 다른 2개의 국가는 이행 조건 때문에 HIPC 프로그램 과정을 포기하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13개국들은 갈등 상황이나 분규 때문에 그들이 받을 수 있는 원조가 연기되는 것을 지켜봐야 해야 했다.

합격된 18개 국가들에서도 원조는 느릿하게 진행됐다.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2000년 G8 정상회담 당시 노동조합 담당자들과 모리 요시로 일본 수상과의 면담 후, 빌 조던(Bill Jordan) 전 ICFTU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창피하게도 약속은 과장되게 넘쳐흐르는데 최빈국들이 지고 있는 채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제로 취해지는 행동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너무나 희박하다.” 그 회의 이후 몇 주가 되지 않아 ICFTU와 아프리카 지역의 ICFTU 가맹 노동조합들은 “부채탕감을 위한 아프리카 행동의 날”에 동참했다. 이는 주빌리 2000이 조직한 것으로서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부채탕감에 대해 폭넓은 주목을 이끌어내고 더욱 강한 행동을 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개선된 HIPC 프로그램은 채권 국가들에게 “외채과다빈국의 채무를 일정 수준까지 경감시킬 것이며 이는 취소 불가능하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을 중점으로 채무구제 과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외채과다빈국들이 상당 기간 동안 약속된 체무구재를 받지 못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빈곤감소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서 새로운 원조를 절실하게 필요로 했고, 때문에 기존과 같은 비율로 차관을 계속해서 들여야만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세계은행과 IMF는 민영화 요구와 공적지출 상한선 부과 등의 엄격한 구조조정을 융자조건으로 부과하고 있었다. 

부채탕감을 위한 제한조건   
       
빈국들이 국제금융기구들의 부채탕감 제한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다가 보면 다른 개발 목표들에 대해서도 합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HIPC 프로그램은 세계은행과 IMF에 의해서 계획된 구조조정 프로그램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와 정부지출의 엄격한 상한 제한 등과 같은 조건들이, 그 사회적 비용은 고려되지 않고 담겨 있기도 했다. 그 실현을 통해 성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의심스런 전제 속에서 빈곤국에게 부과된 이러한 제한조건(conditionality)들은, 실제로는 빈곤층을 위한 서비스를 빈번히 감소시켰고 국제연합(UN)의 ‘새천년 개발목표(MDGs)’ 달성을 번번이 방해했다. 일례로 잠비아에서 요구된 공공지출의 상한 제한은 잠비아 정부가 9천명의 신규 교사 채용을 취소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이는 “범세계적 기초교육 달성”이라는 새천년 개발목표의 두 번째 사항 충족을 위한 잠비아 정부의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었다. 또한 IMF는 잠비아 정부가 국영기업 두 개를 민영화하지 않으면 부채탕감 프로그램에서 탈락시키겠다고 위협했다. 이미 잠비아 의회에서 그 기업들을 민영화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황이었음에도 말이다.

잠비아의 사례는 유별난 경우가 아니었다. 주빌리 UK는 “많은 국가들(기니, 기니비사우, 가이아나, 온두라스, 말라위, 니카라과, 니제르, 르완다, 상투메 프린시페)이 정치적 경제적 난관 때문에 IMF가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충족시키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기니비사우, 가이아나, 상투메 프린시페)들의 경우에는 부채탕감의 제한조건인 구조조정 달성이 지연된 것을 이유로 원조가 중단됐다.”고 보고했다.

반(反)빈곤 지구촌행동촉구의 출범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응하여 국제노동조합운동은 부채탕감에 따라 부과되는 국제금융기구들의 융자조건이 얼마나 해로운 결과를 가져오는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해왔다. 2004년 9월 세계노동연합(WCL)과 ICFTU 등의 노동조합조직들과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결합하여 ‘반빈곤 지구촌행동촉구(GCAP)’를 결성했다. 그 핵심 업무로서 부채탕감을 내건 이 연합에는 전 세계적으로 빈곤에 대한 투쟁 및 새천년 개발목표 달성에 종사하는 거의 1000여개의 조직들이 가입했다. GCAP 캠페인은 부채탕감 프로그램들이 채무국의 정치·경제를 속박하는 융자조건과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노동조합들이 2005년 개최된 GCAP의 행사에 참여했다. 여기에 동참한 각국의 노동조합총연맹들 중에는 영국의 영국노동조합회의(TUC)와 유니슨(UNISON), 캐나다노총(CLC), 인도노총(HMC), 프랑스노동자민주동맹(CFDT), 방글라데시노총(BMSF), 호주노총(ACTU),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JTUC/RENGO), 그리고 아일랜드노동조합회의(ICTU)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팔레스타인, 일본, 네팔 등의 노동조합들은 G8 국가의 지도자들이 빈곤퇴치를 위한 명확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하며 간부회의와 집회시위를 조직했다. 이러한 행사들 중에서 가장 규모 큰 것은 스페인의 노동조합인 노동자총동맹(UGT)와 노동자위원회(CCOO), 그리고 스페인 GCAP의 틀로 이들과 연대하고 있는 동료단체들이 조직한 것이었는데, 당시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집회에는 5만여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 집회에서는 부채탕감을 외치는 GCAP의 주장이 계속해서 울려 퍼졌을 뿐 아니라, 반빈곤 투쟁의 중요한 목표로서 괜찮은 일자리와 노동권 획득이 강조되기도 했다. 세네갈과 불가리아 등지의 다른 노동조합들은 GCAP 의제와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정부행정을 압박하기도 했다. 

국제산별노동조합연맹들도 GCAP 행동에 동참했다. 국제노동조합네트워크(UNI)는 GCAP 운동의 상징인 흰색 띠를 그들의 본부에 둘러 묶었다.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샤론 버로(Sharan Burrow) ICFTU 위원장이 고든 브라운(Gordon Brown) 영국 재무장관과 록 스타 보노(Bono)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GCAP 연합에 대해 연설하기도 했다. 이렇게 공적인 행사를 조직하는 것 외에도 노동조합들은 각국 정부와 국제조직들이 부채탕감을 통해 빈곤을 뿌리 뽑는 데 실질적으로 나서도록 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력을 행사했다.

거의 같은 시기에 미국 정부 역시 부채탕감에 좀 더 우호적이 됐다. 이는 아마도 사담 후세인(Saddam Hussein)이 들여온 가증스런 부채를 없애지 않는다면 이라크 경제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을 구실로 미국의 부시(George W. Bush) 행정부가 이라크 국가 채무의 95%를 탕감하기로 결정내린 데 영향을 받은 결과였다. 부채탕감 운동가들과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 정부들은 똑같이 가증스런 부채를 안고 있는 다른 빈곤국들, 예를 들어 콩고 민주공화국과 같은 국가들이 부채탕감을 기다리고 있음에도 중간수입국가인 이라크에서 채무구제가 이뤄지는 것이 공평한가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이러한 논쟁의 결과 부시 행정부가 조금이나마 더 지구적인 부채탕감 계획에 협력적으로 된 것이다.

G8의 부채탕감 협정

국제노동조합운동이 부채탕감을 위한 주빌리 2000 연합에 동참한지 거의 10년이 흐른 후인 2005년, 스코틀랜드의 글렌이글스(Gleneagles)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18개 최빈국들이 지고 있는 다자간 부채를 탕감하고 개발원조를 500억 달러까지 증가시키는 데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 노동조합자문회의(OECD TUAC)는 이를 “올바른 방향으로 한 단계 나아간 것”이라며 환영했지만, 더 많은 국가들에서 더 많은 부채탕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TUAC은 G8 부채탕감 협정 안에 세계은행과 IMF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제한조건으로 부과되어 있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그러한 제한조건이 새천년 개발목표의 달성을 훼방 놓을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노동조합들은 뉴욕에서 열린 2005년 UN총회 세계정상회담에서도 위와 같은 요구들을 되풀이했다. 즉, “부채탕감은 새천년 개발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원이 부족한, 인권을 존중하는 모든 저소득 및 저개발 국가들에게로 확대되어야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국제금융기구들이 제한조건으로 부과하는 구조조정에 구속되지 않으면서, 또한 국제금융기구들로부터 받는 우대원조(concessionary aid)를 삭감당하지 않고서, 이 국가들이 국제금융기구들에게 지고 있는 채무는 100% 구제돼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노동조합총연맹들이 이러한 의사를 되풀이해 요구했고, 비정부기구와 여타 조직들도 여기에 동참해 세계 지도자들이 빈곤퇴치행동을 취하기 위해서 이번 정상회담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UN총회 세계정상회담이 열릴 당시 뉴욕에서는 최소 25만여명의 노동자와 GCAP 활동가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노동절 연례행진을 벌였다. 

워싱턴에서 개최된 2005년 세계은행-IMF 연례회의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제기됐다. 당시 워싱턴에서 ICFTU와 GCAP 연합의 동료들은, G8 국가들이 글렌이글스 정상회담에서 부채탕감과 관련하여 약속했던 바를 지키게 하기 위해 국제금융기구들에게 압력을 가하라며, 기자회견을 갖고 다양한 로비를 펼쳤다. 또한 GCAP는 부채탕감이 정치·경제적 제한조건 속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부대조건 없음(No Strings Attached)”이라는 요구를 그 연례회의를 통해 명확히 했다. 이들은 그런 속에서 부채탕감과 차관에 부속되어 있는, 그리고 저소득국가에게 부과되는 제한조건에 대해 세계은행 전문가들과 수준 높은 논쟁을 펼쳤다.

부채탕감 캠페인이 전진하기 위하여

세계은행과 IMF가 18개 외채과다빈국에 대해서 자신들이 갖고 있던 채권을 100% 포기하는 내용의 G8 부채탕감 계획을 수용한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 속에서였다. G8 국가들은 이러한 채무면제 상쇄분을 IMF와 세계은행에게 상환하기로 합의했다. 그 합의 후 몇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부채탕감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2005년 말엽에는 IMF가 6개 외채과다빈국에게 부채탕감이 연기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채탕감 운동가들이 이에 거세게 저항하자 IMF는 곧바로 태도를 바꿨다. 한편, 2006년 초인 지금까지 외채과다빈국들에 대한 채무면제계획을 승인한 것은 IMF 이사회뿐이었다. 세계은행과 아프리카개발은행은 그 때까지도 각각 계획의 세부사항을 두고 논쟁 중이었다. 그러나 2006년 7월까지는 해당 국가들의 부채가 탕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채탕감에 대한 국제금융기구들의 이러한 선택은 전 세계에서 쉼 없이 벌어진 대중운동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노동조합은 이러한 운동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록 국제금융기구들이 정치·경제적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융자조건을 철폐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다른 외채과다빈국들에게 추가적으로 부채탕감을 확대하겠다는 확정적인 약속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어쨌든 부채탕감 운동가들은 국제금융기구들의 이러한 조치를, 제한된 것이나마 성공적인 결과로 받아들이고 치하했다. 한편 2005년 G8 부채탕감 협정은 중간수입국가들의 상황, 이를 테면 민간 채권자에게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경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ICFTU를 비롯한 노동조합조직들이 비(非)외채과다빈국들이 사회·경제적 손해와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채무불이행(default)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 부채구조조정방안을 제출했지만, 이 제안은 충분한 정치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G8 부채탕감 협정은 부채탕감 캠페인의 승리로 볼 수 있는 결과다. 하지만 활동가들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부채탕감 협정이 맺어질 당시, 충분히 구제 자격이 주어질 수 있을 정도로 무거운 채무를 지고 있던 20개 외채과다빈국들이 부채탕감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제한조건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에서 배제됐던 것이다.” 국제금융기구들은 빈국들의 재정상황을 재평가하여 외채과다빈국 지위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지만 그보다도 더 가난한, 또한 HIPC 프로그램에도 자격이 적합한 것처럼 보이는 8개 국가들의 명단을 추가했다. 이는 HIPC 프로그램 지원 적격 국가가 46개까지 이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숫자마저도 주빌리 캠페인과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 액션에이드(ActionAid) 등의 비정부기구들이 부채탕감 필요국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들의 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므로 이상에서 언급된 이슈들은 노동조합과 그들의 동료조직들의 중대한 목표로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그들이 더 많은, 그리고 더 나은 부채탕감을 위해서 투쟁을 계속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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